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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들의 좋은 먹잇감
  • 외부전문가 기고
  • 중국
  • 칭다오무역관
  • 2018-01-22
  • 출처 : KOTRA
Keyword #중국사업.




이평복 IBS 컨설팅 대표


얼마 전에 한국의 한 중년 여성으로부터 국제전화가 걸려왔다. 대뜸 나보고 변호사냐고 묻기에 아니라고 했더니, 한숨부터 내쉰다. 무슨 질문이 있냐고 물었더니, 

 

"중국에 물건을 수출할 때, 세금을 내야 하나요?"
"당연하지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지금 중국 세관에 사람이 붙잡혀있는데, 어떻게 빼내야 하지요?"
  
너무나 뜬금없는 소리라,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더니 변호사가 아니라 말씀하기 어렵다는 식으로 머뭇거린다. 필자를 어떻게 알게 됐냐고 물었더니, 인터넷에서 연락처를 알았단다. 오랜 경험으로, 필자를 잘 모르시는 분들과의 상담은 별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상대가 얼만큼 받아들일 수 있을지 알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신뢰가 없으니, 상호 간에 '소통 코스트'가 상승하고, 이는 곧 무의미한 시간의 낭비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그래도 굳이 필자를 찾아 전화하신 분이고, 또 사건이 필자가 거주하는 중국 도시에서 일어났다니,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없는지 여쭤 보았다. 
 
"저희 로펌에는 세관고문도 있고 변호사도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도움을 드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분은 한참을 머뭇거리더니, 한숨만 푹푹 쉬다가 전화를 끊었다. 그 순간 '내가 만일 브로커였다면, 월척을 낚는건데…'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이렇게 정신 없이 황망스럽게 본인이 원하는 결과만을 얻고자 하는 분이야말로, 얼마나 손쉬운 먹잇감인가 ?
    
"아, 걱정 마세요. 그런 일이라면, 제가 이 도시에 공안부터 세관까지 꽌시가 탄탄하니, 금방 풀어주겠습니다. 착수금으로 ***원만 주시면, 해결해드리지요."  
 
전화거신 분은 아마도 이런 화끈한 답변을 원했을 것이다. 그런데 변호사도 아니라는 양반이 꼬치꼬치 자초지종을 따지고, 어떤 해법도 시원스럽게 제시해 주지도 않으니, 자기 비밀만 드러나고 시간만 낭비하는 듯해서 전화를 끊어버린 모양이다.
  
중국 세관에 붙잡힌 분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 분은 현재 무척 다급하다. 중국 경험이 전무한 아마추어가, 어떤 중국 사업을 해보려고 하다가 중대한 세관 법규 위반을 한 것이다. 이때 누군가가 지푸라기라도 던져주면, 덥석 잡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잔잔하고 평화로운 수면 하의 악어 떼처럼, 중국에는 한국어를 잘하는 수많은 브로커들이 먹잇감을 호시탐탐 노리고있다. 이들은 입만 가지고 먹고 살기에, 청산유수에다가 꽌시가 닿지 않는 곳이 없다.   


그러나 이런 분들에게 한번 코가 꿰이면, 빠져 나오질 못한다. 착수금이 들어가있으니, 그 돈이 아까워 계속 돈을 퍼붓다가 결국은 제풀에 지쳐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선진국 시장 같으면 엄두도 못 낼 사업을, 중국이라고 만만히 보고 성급히 달려들었다가 낭패를 당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부지기수다. 사랑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노래가 있듯이, 중국 사업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이런 간단한 진리조차도 엄청난 수업료를 탕진하며 배우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 이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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