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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케냐 프로젝트 현장을 감독하며 느낀 몇 가지
  • 외부전문가 기고
  • 케냐
  • 나이로비무역관 윤구
  • 2017-12-26
  • 출처 : KOTRA

김길웅 ㈜삼안 전무이사, 케냐 마사빗 현장 토목시공 기술사

 

 


아프리카 케냐는


2017 6월 가족의 배웅을 뒤로 하고 자정 쯤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11시간 비행 후 케냐 나이로비로 가기 위한 중간 경유지인 아부다비에 도착하여 대기실에서 잠시 밖을 바라본 순간, 지평선 저 멀리 아침 햇살이 불기둥처럼 솟더니 곧 부챗살처럼 뿜어져 뜨거운 열기로 아프리카에 첫발을 딛는 나를 감싼다. 활주로의 일출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잔은 11시간 밤새 날아온 피로를 말끔히 씻기에 충분했다.

 

두 시간 가량 지났을까 나이로비로 가는 작은 비행기로 오르니 기내는 몇몇의 동서양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흑인들이다. 5시간 정도 날아와 최종 목적지인 아프리카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의 외곽에 위치한 조모케냐타 국제공항에 현지시각으로 오후 한 시에 도착했다. 공항규모는 한국 지방의 작은 공항을 연상케 했다.


50달러와 함께 입국수속을 마치고 공항대합실을 나오니 의외로 선선한 가을 날씨에 놀랐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숙소는 시내 중심가에 있는데 가는 동안 500만이 모여 사는 대도시의 극심한 매연과 함께 교통체증에 시달려야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시내의 여러 차종은 90%가 일본 도요타 수입제품으로 중고 7~5년 차가 주종으로 매연에 대한 법적규제는 너그러운 듯하다.


나이로비 시내 전체가 해발 1700m가 넘는 지리산 정상 정도로 사계절 대신 일 년 중 비가 적게 오는 소우기 (봄/9~11월)부터 - 건기 (여름/12~2) - 대우기 (3~5/가을) - 건기 (6~8/겨울)의 계절로 나뉘고 연 평균 기온이 22°C로써 한여름 낮도 28°C를 넘지 않고 한겨울 밤도 10°C 아래로 내려가는 날이 없는 쾌적한 날씨를 보인다.


케냐의 허리를 적도가 가르고 국제항구 도시인 몸바사에서 서쪽 내륙으로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빅토리아 호수에 이르기까지 약 1000㎞의 주변지역은 해발 1500~2000m에 분포하여 비옥한 토양과  적합한 기후와 강우량으로 풍부한 농산물의 산지로써 리빙스턴과 스탠리의 아프리카 탐험으로 영국 왕실에 알려지면서 유럽 서방국가들이 너도나도 탐을 내어 이곳으로 진출한 것은 충분이 짐작이 간다.


1961-63년 영국령이었던 동아프리카에서 우간다, 탄자니아, 케냐로 각각 독립하여 케냐는 임기 5년의 대통령 중임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2017년 8월에 시작한 대통령선거는 11월 최종 재선까지 치르는 우여곡절 끝에 4대 대통령 취임을 무사히 마치고 사회적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는 가운데 주변 국가의 경제, 산업, 무역분야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공용어는 영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47개 주와 42개 종족으로 지방이나 부족 간에는 우간다와 탄자니아도 사용하는 스와힐리어를 사용하고 있다.


며칠 전 아내를 불러 함께 마사이 마라를 다녀왔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초원과 맞닿은 하늘의 시작은 지평선이다. 가이드는 10월인 지금 마라강을 건너 탄자니아 세렝게티 쪽으로 이동한 동물이 많아 케냐 마사이 마라에 남아 있는 동물은 얼마 없다고 했지만 우리는 들소, 물소, 얼룩말, 기린, 코끼리, 임팔라, 가젤, 멤피스, 하마, 악어, 타조, 사자, 표범, 하이에나, 치이타 등 크고 작은 많은 동물을 볼 수 있었다. 나이로비에서 준비해 온 저녁거리로 신선한 저녁을 먹고 발전기로 10시까지 가동한 후 불이 끊긴 한밤중 올려다본 아프리카의 선명한 은하수는 50년 전 김제평야의 밤하늘을 본 듯했다.


60년을 넘게 수많은 경쟁 속에 숨 가쁘게 살아온 나는 급할 것이 없이 천천히 살아가는 케냐인들의 삶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각 부족 간에 화합과 결속력은 사회적인 어떠한 구성 요인보다 우선하고 기독교, 가톨릭교, 이슬람교가 한데 어우러져 서로의 종교를 존중하는 가운데 살아간다. 한 예로 케냐 인구의 20% 정도만 이슬람교이지만 이드 피트르를 국가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

 

케냐에 오게 된 것은


약 1년 전 필자가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케냐 농수산부로부터 발주된 사업에 낙찰되었으니 약 6개월 이내 출국할 수도 있다는 통보를 받은 후 본 사업에 대한 준비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국내의 인프라 구축은 거의 완성단계에 왔으며 특히 건설엔지니어링분야의 사업은 이미 포화상태로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년 남짓으로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본 사업과 유사한 사업의 국제 입찰조건 중 기술자의 점수 80%와 회사의 점수가 20%로 국내 입찰과는 그 반대의 구성비다. 특히 Team-Leader (국내에서 단장)의 자격을 중시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그 첫째로 대학원 이상의 학력과 해당 지역의 해외경력과 유사한 사업의 감독, 감리경력 등의 순서로 평가하고 있다. 다행히 필자는 1980년대 중반 3년간 해외경력과 함께 위의 요건에 충족된 듯하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에서 발주되는 MDB사업에 맞는 우리나라 기술자의 양성과 요건구축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의 나이가 62세로 다음 세대가 요건을 갖추어 아프리카에 진출할 때까지 그 공백을 메워야 할 것이다.

 

케냐에서 업무는


본 사업은 나이로비 북쪽으로 550㎞ 위치한 해발 1500미터 높이의 화산 산의 한 계곡을 막아 댐을 만들고 8㎞의 송수관을 설치하여 2만3000명이 모여사는 도시형태의 마을까지 상수도공급시설과 또 그 물을 사용한 후 발생하는 하수의 처리시설까지 설치하는 사업으로 AFDB(아프리카개발은행)의 지원자금 약 300억 원의 사업비와 36개월의 기간이 소요되는 사업이다.


회사의 계약범위는 4개월간의 설계검토업무와 시공사가 선정된 후 30개월 간 진행될 공사의 감독, 감리업무로 계약금은 각종 세금을 포함해 30억 원 정도이다. 5월 30일 발주처인 케냐 농수산부 산하기관과 계약하여 계약 개시일인 6월 13일 최초 회의를 시작으로 현지 설계사와 하도급계약을 맺고 설계검토업무를 부분별로 제시된 기한 내에 수행해 왔으며 계약 개시일부터 42일 내 선금급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으나 6개월이 지난 12월 12일 현재까지 받지 못하고 있다.

 

선급금 지급절차에 따라 발주처와 회사 그리고 국내은행과 케냐은행 본점 및 지점에 이르기까지 5개의 관련 창구를 돌고 돌면서 보증금, 부가세, 원천징수세, 해당기술자 소득세 등과 맞물려서 진행하는 동안 발주처 각각의 담당과 유선 상 통화는 10번 시도 중 한번 가능할 정도이고 공문은 물론이요 이메일은 보름이 지나 열어본 것이 확인되어 전화로 하면 다음부서로 넘겼다고 해서 다음 부서로 확인하면 아직 못 받았다는 말을 듣기를 여러 차례, 천신만고 끝에 겨우 확인을 받아 다음 절차이행을 위한 해당은행으로 찾아가 진행하려 하면 은행 측에서는 우리는 민간을 상대할 수 없다는 답변으로 다시 반복 이행하는 과정을 거쳐 지난 주 발주처 담당과 겨우 통화가 되어 문의해 보았더니 다음 주에는 확실히 입금될 거라고 말해준다. 선급금 청구 후 20일 내에 지급하도록 되어 있고 이를 하루라도 어길 시 담당공무원은 크게 문책을 당하는 국내 현실과는 사뭇 다르다.

 

케냐에서 노동허가증(work permit)을 얻기까지


2017년 6월 10일 싱글 3개월 비자로 확인 받아 입국했다. 어차피 3년간 케냐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허가증을 받기 위한 절차를 알고 제반 서류를 갖춰 이민국에 제출하고자 했으나 처음부터 삐걱거리고 말았다. 공공 행정수수료 외에 소위 급행료라는 현실 앞에 갈등으로 한 달을 훌쩍 넘긴 후에 여권사진 2매, 여권 복사, 영문졸업장, 재직증명서, 경력증명서, 발주처 계약서(당사자이름), 발주처의 소개장, 최근 경력 등의 서류와 접수비 1만 실링(100달러 상당액)을 내고 나니 접수번호를 주고 연락을 줄 때까지 기다리란다… 2개월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어 알아보니 언제 될지 모른다고 했다. 3개월 비자 기한이 다가옴에 따라 우선 추가 3개월 비자연장을 신청해 결국 영수증 없는 20만 원 상당의 급행료를 지불하고 연장을 받았다.


다시 연락이 오면 Employment Profession class “D”로서 일년간 머물 수 있는 -수수료 200만 원을 납부하는 조건으로 - 노동허가증을 발급해 준단다.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영수증 없는 급행료 120만 원과 수수료 200만 원으로 5개월 만에 드디어 노동허가증이 내손에 쥐어졌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고 있는데 오랫동안 케냐에 사는 한국사람들이 다들 대단하다고 한다.


일주일 후 10만 원과 여권사진 두 장과 함께 외국인 카드발급을 위해 다시 이민국을 찾았다. 열 손가락 지문을 찍고 나오니 두 달 후에 외국인 등록카드를 찾으러 오란다. 나는 3년간 머물 계획이라서 매년마다 이민국에 가서 위의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케냐를 바라보면서

 

지난 주 본사에서 ‘케냐 정부의 재정공사로 한 프로젝트가 발주되는데 어떻게 응찰할까요?’ 라고 물어왔기에 지난 수년간 10여개 업체들이 수행한 MDB 사업조차 수금이 안 되는 현실을 설명해 주었다.


우리나라는 70년대 전후로 IBRD 등 국제금융자금을 지원받아 중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고 이제는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여 한 세대인 50년도 채 안 되는 빠른 시간 내에 지원을 받는 국가에서 지원을 하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되었고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상당수의 나라들도 서서히 국제금융자금의 지원을 되갚아 나가면서 우리나라의 뒤를 이어 경제적인 독립국가로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의 아프리카 케냐도 이러한 국가들의 배경을 찾아 하루 빨리 경제적인 자립국가로 성장하기를 희망한다.


현지 KOTRA는 아프리카에 진출한 업체들의 의견이나 경험 등을 수렴하여 향후 기업이나 단체들이 겪게 될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자 여러 가지 형태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 11월에 3일간 개최된 ‘동아프리카에 대한 프로젝트 플라자’는 케냐와 주변국들의 관련 부처와 사업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가정책 정보와 관련된 프로젝트의 설명과 해당 프로젝트에 적합한 우리나라의 선진화된 기술력을 소개하고 참여함으로써 수주까지 이어지는 특히 우리 기업들에 매우 유익한 자리가 되었다고 본다. 그 동안 이 행사를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다시 한번 코트라 직원들의 숨은 노고에 감사 드린다.


결론적으로...


천혜의 기후와 드넓은 대륙을 보면서 분명 기회의 땅이라는 생각을 갖는다. 우선 사람이 살기에 최소한의 물은 있어야 한다. 한 통의 물을 얻기 위해 아침부터 집을 나서 오후에나 돌아오는 아이들과 아낙네를 보았다. 나이로비에서 현장까지 550㎞를 수 차례 다녀오는 동안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사바나 기후 지역의 도로 주변에서 많이 본 광경이다. 인간의 기본적인 삶을 살아가기에 필요한 우선 순위의 인프라 구축을 위해 장기적인 정책과 함께 이들의 문화와 풍습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는 가운데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김길웅(kwkim2@samaneng.com)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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