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주 나고야총영사관 전문관

 중부일본은 도요타자동차로 대표되는 수송용기기 제조업의 최대 집적지로 일본 전체 생산의 절반 가까운 점유율을 자랑하는 지역이다. 이러한 자동차 왕국 중부일본에서 2015년 11월 11일 한 대의 제트여객기가 아이치현 나고야공항 Runway 34를 힘차게 달려, 오전 9시 35분 태평양 상의 시험공역을 향해 힘차게 이륙했다. 총 87분의 비행을 마치고 무사히 착륙한 비행기는 미쓰비시중공업이 중심이 되어 개발 및 제조가 진행 중인 MRJ(Mitsubishi Regional Jet)로 YS-11(터보프롭 여객기, 1962년 일본항공제조 생산) 이후 50년 만에 일본이 생산한 여객기이자 최초의 제트기로 (중부)일본 항공기산업이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2017 파리 에어쇼에서 선보인 ANA(전일본공수) 사양의 MRJ

[저작자] by Addlson Schonland, Flickr (CC BY-NC 2.0)

[이미지 출처] https://www.flickr.com/photos/bishops1975/34617753984/

향후 20년 사이로 5천 기 이상의 신규 수요가 전망되는 소형여객기 시장은 캐나다의 봄바디어(Bombardier Inc.)와 브라질의 엠브라에르(Embraer S.A.)의 과점 상태가 오랜 기간 지속돼 왔으나, 최근 중국과 러시아 기업을 비롯해 일본이 시장 진입에 도전하는 등 경쟁 심화 등 시장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는 격전지이다.

미쓰비시중공업 산하의 미쓰비시항공기 주도로 개발 및 제조가 추진되고 있는 MRJ는 단거리 노선(항속거리 3,770km)에 사용될 70∼90석 규모의 중소형 제트여객기로 판매 가격은 약 50억 엔 수준이며, 현재 전일본공수(ANA), 일본항공(JAL)을 비롯하여 미국, 스웨덴 등으로부터 총 447기를 수주(목표 1,000기)하였다.

MRJ 수주 현황

[자료출처] 미쓰비시항공기 발표자료를 바탕으로 작성

MRJ는 2008년 개발에 착수하여, 당초 2013년 납입을 예정하였으나, 5차례나 개발 일정이 지연되면서 현재는 2020년 중반 이후로 늦춰진 상태이다. 계속된 납기 연기는 수주 정체를 야기했을 뿐만 아니라 현 단계에서 옵션과 구입권 계약을 포함하여 이미 수주한 계약분에 대해서도 취소와 납입 연기에 따른 손실 청구 등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2014년 9월 미국 이스턴항공이 구입권을 포함하여 총 40기를 주문하였으나, 지난 6월 이 회사가 스위프트항공(Swift Air)에 인수됨에 따라 계약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기도 하였다.

MRJ 개발 경과

 MRJ 는 경쟁사 기종보다 대당 판매 가격이 비싼 편이나 정숙성과 30% 이상 개선된 연비를 강점으로 판매 확대를 모색하였으나, 국제유가가 몇 년 새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서 절반 정도인 50달러대로 하락함에 따라 시장에서의 매력도가 상당히 약화되었으며, 거듭된 납품 연기는 기술적인 한계에 부딪힌 것이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을 낳아 신뢰성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MRJ 개발 경과

실시 중으로, 현 단계에서 시장에서의 성패를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많은 변수가 남아 있다. 단 MRJ로 대표되는 일본의 민간항공기 개발이 쉽지 않은 상황에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2016년도 일본 항공기산업의 규모는 1조6000억 엔으로 민간항공기 부문이 약 1조2000억 엔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제조업 전체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지만 기존의 항공기부품 중심에서 완성기 제조까지를 시야에 둔 산업 생태계 구축이라는 큰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 MRJ로 대표되는 일본의 민간여객기 개발 현황을 간략히 살펴봄으로써 우리에의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한 기초 자료 수준의 글로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필자(yhkim78@mofa.go.kr)에게 문의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