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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아르헨티나 경제개혁, 10월 중간선거가 분수령
  • 외부전문가 기고
  • 아르헨티나
  • 부에노스아이레스무역관 윤예찬
  • 2017-09-13
  • 출처 : KOTRA

- 정치경제 개혁 지속 여부의 기로에 선 아르헨티나 -

- 10월 중간선거 결과로 개혁 방향 결정될 전망 -

 

 

 

송태근 변호사(주아르헨티나 대사관 자문변호사)


최근 한국 언론에서 가장 자주 회자되는 단어를 꼽으라면 아마도 '적폐청산'이 아닐까 싶다. 최근 몇 년간 한국사회에 누적된 구조적인 문제와 모순들을 해소하고자 하는 개혁의 다른 이름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이 적폐청산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모양인지 소위 '적폐'로 규정된 세력들이 정말 적폐인지에 대한 논쟁부터, 적폐청산을 구체적인 정책과 방향의 혼선, 그리고 이러한 청산에 대한 구기득권세력의 강력한 반대가 겹쳐 벌써부터 혹시나 했던 기대가 역시나 하는 실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는 것 같다.

 


흥미롭게도 아르헨티나에서도 일종의 적폐청산이 진행 중이다. 201512월 취임한 마우리시오 마끄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직전 Kirchner 정권 12년간(Néstor Kirchner 4, 이후 그의 아내 Cristina Fernández de Kirchner 8년) 이루어졌던 광범위한 경제실정(=적폐)으로 인해 망가졌던 아르헨티나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개혁(=청산)을 진행 중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개혁의 장애물은 곳곳에 포진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Frente para la Victoria 정당을 포함한, 실정을 펼쳤던 전 정권세력이 여전히 상하원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어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있고, 왜곡된 경제시스템을 바로잡기 위해 정상화조치들은 불가피하게 단기적인 불황을 몰고와 즉각적인 경제회복을 기대했던 사람들의 실망을 초래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대 교역국인 브라질이 사상 최악의 불황에 빠지면서 내수시장 부진을 만회할 탈출구도 막혀버렸다.

 

정권만 바뀌면 두부 자르듯 하루아침에 세상이 갑자기 바뀔거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개혁의 고통이 이렇게 깊고 길 것이라고도 예상치 않았던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과연 마끄리 정부의 개혁을 계속 지지해 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곧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오는 1023일로 예정된 중간선거는 하원은 1/3, 상원은 절반의 의석이 걸려 있어 일종의 현정권 중간평가의 성격이 강하다. 현실적으로 현 여당연합(Cambiemos)이, 1940년대 중반 후안 도밍고 페론이 대통령에 집권한 이후부터 굳건히 아르헨티나 정치의 중심부에 위치했던 페로니즘 정당을 밀어내고 과반수를 차지할 가능성은 전무하다. 그러나 현재 상원 17(72), 하원 86(257)에 불과한 의석 수를 늘릴 수 있다면 이는 현 정부의 개혁정책에 대한 강력한 신임투표가 될 것이라 전망할 수 있다. 반대로 여당연합이 부진할 경우 이에 고무된 야당이 현재의 개혁을 좌초시키는 일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아르헨티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이 질문에 대한 리트머스 테스트가 이미 지난 813일 예비선거 형태로 있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아르헨티나 유권자들은 현 정권에 대해 조건부 신임을 주는 절묘한 선택을 했다. 여당연합은 전국적으로 36%의 지지율로 전국 10개 주에서 승리하고 지지율도 1위를 기록했으나, 크리스티나 전 대통령의 출마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에서는 크리스티나 전 대통령이 불리츠 전 교육부 장관을 2만324(0.21%) 차이로 제치고 1위를 차지함으로써 여전히 페로니즘 계열의 정당이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2015년 아르헨티나의 정권교체에 이은 2016년 브라질의 탄핵, 페루의 쿠친스키 대통령 취임, 볼리비아의 모랄레스 대통령 연임제한 폐기에 대한 국민투표(반대)를 거쳐 2017년 베네수엘라의 심각한 경제위기에 이르는 일련의 사건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10년간 중남미를 휩쓸었던 '핑크타이드'의 퇴조가 돌이킬 수 없는 흐름처럼 느껴졌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야말로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오, 강산도 바뀐다는 10년 사이에 중남미 정치경제가 얼마나 많이 변화했나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영어속담에 'Old habits die hard'란 말도 있듯, 100년에 가까운 시간을 페로니즘의 거대한 그늘 아래에서 살아온 아르헨티나가 한순간에 중도우파 마끄리 정권에 마음을 주기는 어려워보인다. 어쩌면 아르헨티나 유권자들은 중도우파 정권과 핑크타이드 사이에서 아르헨티나의 미래를 놓고 밀당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30, 40년의 시간이 지난 후 지금을 되돌아보면 아르헨티나 정치지형의 거대한 변화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1023일이면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더 명확한 대답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남은 1달여간 각 정당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어떤 공약과 선거전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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