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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관 르포] 요즘 뜬다는 코트디부아르, 안을 들여다 보니…
  • 직원기고
  • 코트디부아르
  • 아비장무역관 신정수
  • 2017-07-28
  • 출처 : KOTRA

 



신정수 KOTRA 아비장 무역관 관장

 

코트디부아르의 눈부신 경제성장이 화제다. 코트디부아르는 2011년 내전이 끝나자마자 연평균 8% 이상의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매년 4억 달러 정도의 외국인 투자와 20억 달러가 넘는 대외 원조를 바탕으로, 각종 건설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산업 기반 구축과 건설경기를 통한 경제 성장세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직접 본 코트디부아르는 온 국토가 공사장이라고 할 만 했다. 여기저기 새로운 사무실과 아파트를 짓는 공사가 활발하다. 발전소와 교량, 도로, 항만 등 프로젝트 발주가 잇따르며 우리 기업의 진출도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 우리 기업은 복합화력발전소 2기를 건설했으며 아비장 최초의 도시철도 공사를 수주했다. 코트디부아르의 종합 개발계획이라고 할 수 있는 PND 2020(Plan National de Develppement 2020)에 의하면, 코트디부아르 정부는 545억 달러를 들여 2020년까지 소위 신흥 경제강국으로 부상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활황세인 건설경기에 비해 직접 경험해 본 내수시장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경제성장 고공행진이 탄탄한 중산층의 소비에 기반을 두지 않은 않은 빈 껍데기일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최근 개장한 까르푸 등 대형마트에 가보면 쇼핑을 하는 사람의 반 이상이 외국인이다. 그나마 손님이 적어서 복잡하지도 않다. 대부분의 공산품을 수입하는 만큼 물건 값은 외국인들에게도 지나치게 비싸게 느껴질 정도여서 도저히 내수소비로는 경제를 지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한편, 코트디부아르 인구의 45% 이상을 차지하는 빈곤층은 제대로 된 소비계층의 역할을 못하고 있었다. 또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중산층의 출현이 더디어져 건강한 소비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 실제로, 전 세계 최상위권의 점유율을 보이는 국내 휴대폰 제조사의 가나 아크라 지사장은 비교적 탄탄한 중산층이 구축된 가나에 비해 코트디부아르는 소비계층이 지나치게 양분되고 중간단계의 소비층이 없어 고급제품의 판로 개척에 어려움이 있음을 호소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내수증진을 위한 다양한 대책이 필요할진대, 이를 위한 정부의 뚜렷한 대책은 없어 보인다. 높은 실업률(코트디부아르 정부는 2013년 기준 5.3%라고 주장하나, 3년 이상 실업상태에 있는 인구는 48% 정도라는 분석도 있음)을 해소할 수 있는 제조업 개발을 위한 청사진도 부족하다. PND 2020 계획에 의하면 전체 예산의 42%에 해당하는 245억 달러를 제조업 강화 등 산업화에 투입하겠고 했으나 대부분이 카카오, 커피 등 현지생산 농산물 가공분야여서 고용창출 효과가 있는 진짜 제조업을 육성할 복안은 없어 보인다.


그나마 존재하는 실물경제를 레바논인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것도 눈여겨 봐야 한다. 전체 산업의 50%, 특히 유통산업의 99%, 건설업의 60%, 건설자재의 75%, 수산업의 80%를 현지에 거주 중인 약 9만 명의 레바논인들이 장악하고 있다. 이들은 과거 2011년 내전에도 살아남아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레바논인들은 현지에 오랜 전에 정착한 데다가,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기 때문에 언어적 문제도 없어 현지 비즈니스를 왕성하게 운영 중이다. 이들의 과도한 경제계 장악은 우리 기업들에는 그리 유리하게 작용하지는 않는 듯하다. 하도 결속력이 강하다 보니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일부 한국 전자제품을 제외하면 대부분 자신들의 모국, 또는 터키 등 친숙한 국가와의 교역을 더욱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코트디부아르는 떠오르는 신흥 시장이 아니라 지나치게 폐쇄된 시장처럼 보이기도 한다. 소비시장은 덜 성숙했고, 그나마도 레바논인들이 장악하고 있어 우리가 발붙일 곳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 그러나 이유야 어쨌든 이 나라는 매년 7% 이상 고속성장하는 국가이고, 전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까?


첫째, 인프라 건설프로젝트 수주에 주력해야 한다. 코이카 또는 EDCF 자금이 투입되는 유·무상 원조사업은 물론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에서 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은 우리 기업들도 충분히 경쟁에 참여할 만 하다. 이들 프로젝트는 공개입찰로 진행되고 각 입찰 단계마다 이 나라 정부는 은행에 모든 진행상황을 공유하기 때문에 비교적 투명하게 사업이 진행된다. 품질면에서 우리 기업이 중국 기업들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기 시작한 것도 좋은 소식이다. 코트디부아르에서 발주한 한 발전소 프로젝트를 중국 기업이 수주한 적이 있었는데 완공 후 얼마간의 시일이 지나자 계획된 발전량의 70% 수준밖에 가동되지 못하는 문제점이 드러난 적이 있다. 중국 등 외국기업들과 기술력으로 한 판 승부를 벌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둘째,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레바논인들이 장악하지 못한, 우리가 강점을 지닌 품목들로 공략해야 한다. 병원 영상장비 및 의료기기는 한국산이 최고 인기다. 또 미백 기능이 있는 화장품, 피부관리 제품, 헤어관리 제품도 바이어들의 관심이 많다. 그 밖에 냉동수산물, 의류, 각종 중고제품(휴대폰, 의류 등)을 찾는 바이어도 많다.


먼저 이렇게 틈새시장 공략을 통해 우리 제품의 점유율을 높이고, 나중에는 아예 서아프리카 시장을 목표로 현지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것도 유망해 보인다. 코트디부아르 투자청은 2012년 투자유치법 개정을 통해 세금 감면 등 다양한 외국 기업 유치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교적 우수한 인프라와 저렴한 노동력, 지리적 위치는 우리 기업들에 좋은 기회를 안겨 줄 수도 있다.


그러나 무턱대고 달려들 일은 아니다. 최근 지속되는 정치적 불안은 계속 주시해야 한다. 2011년 내전 당시 현 정부 편에서 싸웠던 군인들이 당시에 지급이 약속된 특별수당 지급이 이뤄지지 않자 지속적인 반란사태를 벌이고 있으며, 코트디부아르 정부는 쉽게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공무원들 또한 임금인상 압박을 벌이며 파업을 벌였고 이에 동조한 학생, 일반 시민들이 폭도로 변해 외국인을 습격하는 등 치안문제도 대두됐다. 최근에는 한인 교민사업가, 주재원을 대상으로 한 총격강도 사건도 발생했다. 그밖에 현지 관청의 늦은 행정, 만연한 부패, 대외원조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관료들 등 우리의 시각으로 봤을 때 여전히 불합리하고 불편한 것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러한 어려움들을 극복하면서 하나하나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코트디부아르는 전 세계의 돈이 몰리는 곳이며, 주변 국가를 통틀어서 이나마 탄탄한 성장을 이어나가며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의 중심국가로 활동하는 나라도 없기 때문이다. 코트디부아르는 우리가 개척해야 할 마지막 시장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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