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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관 르포] 양곤 무역관장의 미얀마 브리핑
  • 직원기고
  • 미얀마
  • 양곤무역관 안재용
  • 2017-07-14
  • 출처 : KOTRA

안재용 KOTRA 양곤 무역관 관장

 


무역관장은 자신이 주재하는 지역을 세계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며 일을 한다. 지난 3년 6개월간 세계의 중심 미얀마에서 격동의 시기를 보낸 무역관장으로서 이임을 하기에 앞서 마지막으로 미얀마의 투자환경을 짚어본다. 국내기업의 미얀마에 대한 관심도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포스트 차이나, 포스트 베트남으로 불리며 아시아에 남은 마지막 기회의 땅이라는 평가가 공론화 되어있지만, 막상 미얀마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제도의 불투명성, 전력 및 물류 인프라 부족, 높은 부동산 가격 등 다양한 난관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미얀마가 베트남과 같은 투자 적격지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얀마는 매력적인 시장인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중국, 인도 등 강대국과 연결되는 유리한 지정학적 위치와 많은 인구와 값싼 인건비를 바탕으로 한 노동력, 풍부한 자원 및 개발 초기단계에 있는 인프라 시설. 그리고 한국에 긍정적인 한류의 영향까지, 부족한 만큼 많은 기회가 곳곳에 숨어있는 곳이 바로 미얀마이다. 정치적 쇄신을 거치며 경제적 쇄신을 준비하는 만큼 미얀마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을 통해 좋은 기회를 선점할 수 있길 바란다.


미얀마에 투자하지 마라 ?


지난 5월 25Reid Kirchenbauer라는 젊은 블로거가 쓴 “Don’t invest in Myanmar, Here’s Why”라는 글이 SNS를 통해 주목을 받았다. 관료주의와 눈에 보이지 않는 각종 투자장벽, 유명무실한 주식시장 등으로 인해 아직은 투자할 때가 아니라는 논지다. 별 특별할 것도 없고 일부는 동의할 수도 없는 글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게 된 것은 아마도 미얀마 사업을 추진하면서 느낀 어려움들을 자극적인 제목이 대변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2013년 테인세인 정부가 경제 개방을 표방하면서 많은 한국기업들이 마지막 기회의 땅 미얀마를 찾았지만 제도의 불투명성, 전력 및 물류 인프라 부족, 높은 부동산 가격 등 다양한 난관을 겪어왔다. 젊은 서양인의 당돌한 불만 제기에 내심 공감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중국과 베트남 이후 대체시장으로 주목을 받는 미얀마를 그리 간단하게 평가할 수 있을까? 좀 더 냉정하게 장단점을 짚어보자.


양날의 칼, 미얀마의 지정학적 입지

 

미얀마는 세계 3대 신흥경제권의 접점에 위치하고 있다. 중국(인구 137000, GDP 118000억 달러), 인도(127000, GDP 25000억 달러), 아세안(인구 63000만 명, GDP 25000억 달러) 등 인접하고 있는 3대 경제권은 세계 인구의 44%326000만 명, GDP23%168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석유·가스 등 전략물자의 수급선을 다변화하기 위해 미얀마를 통한 인도양으로 교역로가 절실하다. ‘말레카 리스크로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싱가포르-말레이시아 연안의 말레카 해협을 통한 교역로는 미국의 영향력 안에 있기 때문에 중국에는 큰 불안요인 중 하나이다. 짜욱퓨-쿤밍(Kyauk Phyu-Kunming) 간에 가스관 및 송유관은 이미 건설돼 있고, 짜욱퓨 경제특구(Kyauk Phyu SEZ)와 심해항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중국-미얀마 간 경제협력의 최대 골칫거리인 미쏜(Myitsone)댐 개발 중단과 관련해서 중국이 짜욱퓨 심해항에 대한 지분으로 보상으로 요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인도의 경우에도 낙후된 북부 6개주의 개발을 위해서는 미얀마의 도움이 절실하다. 미조람 등 6개 주는 방글라데시로 인해 사실상 벵갈만으로 통하는 길이 막혀있다. 인도는 칼라단 프로젝트를 통해 미얀마를 경유하는 교역로를 개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인도 미조람에서 발원하여 벵갈로 흘러드는 칼라단 강에서 따온 것으로 미얀마 시트웨(Sittewe)까지의 도로와 운하, 항만 개발까지 포괄한다.
 

미얀마의 지정학적 위치

  양곤무역관

자료원 : KOTRA 양곤 무역관


미얀마는 장기적으로 중국, 인도, 아세안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서의 입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입지는 단기적으로는 미얀마의 산업화를 저해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세계에서 가장 가격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드는 나라가 중국, 인도, 태국이다. 이들과 접경한 미얀마에 투자한 기업은 늘 치열한 가격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심지어 국경무역이 제도화되고 밀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관세를 내지 않고 몰래 수입되는 물량도 만만치 않다. 철강 등 주요 중간재 경우 관세율이 너무 낮은 것도 투자측면에서는 장애요인이다. 국내 제조업 기반이 부족하다보니 관세율을 너무 낮춘 것이 화근이다. ASEAN 경제통합의 분위기 속에 관세율을 올리기는 어렵고 비관세 장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얀마 상무부가 타국 정부에 반덤핑·세이프가드 등 비관세 장벽 운영 노하우를 요청하고 있는데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미얀마의 고민을 읽을 수 있다. 

 

미얀마의 입지적 중요성은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패권경쟁에서 더 두드러진다. 미국은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Trans-Pacific Partnership)을 통해 아세안을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에 대응해 중국은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으로 한국 등 동북아와 아세안은 물론 인도까지 포괄하는 경제동맹을 주도하고 있다. 미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서 TPP는 추진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반면 RCEP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다시 인도양 중심으로 경제패권이 이동한다는 주장을 굳이 차용하지 않더라도 벵갈 중심 경제권의 발흥은 이미 체감되고 있다. 인도차이나 반도의 동쪽 해안선 3,260km는 베트남 땅이고 서쪽 해안선 2,800km는 미얀마 땅이다. 태평양 시대에 베트남이 거둔 눈부신 성장을 지켜봤기 때문에 다가올 인도양 시대에 미얀마에 거는 기대가 크다. 만달레이, 양곤, 다웨이가 미래의 하노이, 다낭, 호치민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최대의 장점은 양질의 노동력, 생산성은?


미얀마 투자의 가장 큰 매력은 저렴한 양질의 노동력이다. 코트라가 각 무역관을 통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미얀마의 최저임금(90달러/)은 중국(332달러), 베트남(143달러)은 물론 캄보디아(140달러), 라오스(135달러)에 비해서도 낮다. 초과 근무수당을 포함한 실 지급 임금수준도 150달러/월 미만으로 중국의 1/5, 인도네시아·베트남의 1/2 수준에 불과하다. 2017년도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달라는 노동계의 요구가 거세기 때문에 상승 가능성은 높지만 여전히 인건비 경쟁력 면에서는 비교우위에 있다. 올 1DICAJICA가 공동으로 조사한 인건비 실사 자료를 봐도 일반 노동자(General Worker)의 중간임금은 124000짜트(1달러=1350짜트) 수준이다.


유의해서 봐야할 것은 관리직원의 급여다. Managing Director의 중간 급여는 500만 짜트로 높은 편이며, 특히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난 2010년 이후 일반 노동자의 임금은 완만하게 상승된데 비해 General ManageManager의 임금은 3배 이상 폭등했다. 이는 미얀마 노동력의 취약성을 보여준다. 비숙련 노동자는 비교적 쉽게 채용이 가능하고 임금도 제도의 틀 안에서 관리가 되고 있는 반면 관리직원은 극심한 구인난 속에 비정상적으로 임금이 올라가고 있다. 실제 최근 띨라와 공단에 진출한 한국기업들도 중간 관리자급 직원 채용에 큰 애로를 겪고 있다.


미얀마 인건비가 저렴한 반면 생산성이 낮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중국, 베트남 등에서 임가공을 해 본 경험이 있는 기업들은 라인 당 생산성을 중국의 50%, 베트남의 70% 수준이라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베트남의 경우 미국 등에서 오는 대량 오더가 중심이고 미얀마는 아직 유럽이나 한국/일본의 다품종 소량 오더가 중심이어서 당연히 생산성이 차이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다품종 소량오더 중심의 여성의류 공장을 미얀마와 베트남에 모두 가지고 있는 기업 사장님이 말하는 대로 같은 조건일 경우 생산성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의견이 훨씬 설득력을 갖는다.


 양곤무역관

자료원 : KOTRA 양곤 무역관


직무별 미얀마 인건비

양곤무역관

자료원 : 미얀마투자회사관리국(DICA)


양곤무역관 

자료원 : KOTRA 양곤 무역관

 

농업, 수산업, 광물자원의 보고


우리가 알고 있는 미얀마는 아직 제조업 기반이 취약하고 농업이 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숫자로 보는 미얀마의 GDP 구조는 다소 뜻밖이다. <4>에서와 같이 2000/01GDP57.3%에 달하던 농업의 비중은 2015/16년에는 26.2%로 급감했다. 반면 공업과 서비스업의 비중은 크게 증가해 각각 35%38.8%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미얀마의 GDP 구성은 여느 선진국의 모양새를 띠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미얀마 산업구조의 취약성을 보여주고 있다. 임가공 중심의 제조업에 해외투자가 늘어난데 비해 농업의 부가가치 창출은 제자리걸음을 했고 영세 소상인들의 비중도 늘어났다. 미얀마 신정부의 경제정책에 투자유치 최우선 분야로 농업분야를 꼽고 있는 것도 농업의 기계화를 통해 과거 쌀 수출대국의 영예를 되찾겠다는 절박함에 기인한다.


미얀마는 2,800km에 달하는 긴 해안선으로 인해 수산자원이 풍족하고 복잡한 지질구조를 가지고 있어 에너지 자원 및 광물자원이 전역에 분포되어 있다. 특히 석회석, 구리, , 아연, 주석, 텅스텐 등의 광물은 상업성이 검증되어 외국기업들의 투자가 진행 중이고, 가스는 이미 미얀마 최대 수출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미얀마 산업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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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원 : KOTRA 양곤 무역관


미얀마 자원 보유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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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원 : 미얀마 자연환경보전부(Ministry of Resources and Environmental Conservation)


미얀마 투자의 3대 걸림돌, 전력·부동산·물류


<전력>은 미얀마에 대한 제조업 투자의 가장 큰 장애물이다. 미얀마의 전력보급률은 30% 정도에 불과하다. 풍부한 수력자원과 양질의 가스가 나지만 전기는 여전히 부족하다. 지난해 세계은행 산하 IFC가 나서서 수력발전을 위한 Working Committee를 구성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중국과 꼬여있는 미쏜(Myitsone) 댐 문제가 정리되기 전까지 대규모 수력개발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이 댐은 중국과 미얀마 전력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공사비 36억 달러, 발전용량 6,000MW의 대규모 프로젝트다. 그러나 환경파괴, 부실한 이주민 대책 그리고 전력의 90%가 중국으로 수출된다는 점으로 인해 문제가 되어 왔고 테인세인 정부 때 잠정 중단되었다. 이미 30% 정도의 투자가 진행되어서 양국 간의 정치·외교적인 해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얀마의 가스도 80%가 파이프라인을 통해 해상 플랫폼에서 직접 중국과 태국으로 수출된다. 20%만으로는 미얀마내의 가스화력 복합발전소의 수요를 충당하기 어려워 수출된 가스 일부는 되사오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 추가적인 가스전 개발이 진행 중이다. 대안으로 일본, 한국 등이 대규모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해 왔으나 아웅 산 수지 정부 출범 후 환경보존을 위해 전면 보류되었다.


미얀마 전력의 문제점은 발전용량 뿐 아니라 송배전 인프라에서도 나타난다. 수력발전소는 북부 산악지대에 위치하고 전력은 주로 양곤 등 남부에서 소비되기 때문에 송전과 배전 과정에서 25% 가량의 전력이 누실된다. 또한 가스관 역시 수출을 위해 동서간 라인은 잘 개발되어 있으나 남북간 가스관은 부족하여 실제 쉐(Shwe) 가스전의 미얀마 할당분 20%도 미처 소진을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표 민 테인(U Phyo Min Thein) 양곤 주지사와 한국 진출기업간의 간담회에서는 전력과 관련한 새로운 문제의식이 제기됐다. 2016년 양곤주의 전력보조금으로 4,700억 짜트의 예산이 소요됐고 600MW에 달하는 전력 수요를 모두 충당하기 위해서는 9000억 짜트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예산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전기의 혜택을 못 받는 70%의 국민이 낸 세금으로 30%의 전기 사용자를 지원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친환경 이슈와 함께 전력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수치정부의 시각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얀마 정부의 입장도 변하고 있다. 지난 630일 미얀마 전력부는 현지 신문사인 미얀마 타임즈(Myanmar Times)와의 인터뷰에서 선진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국가에는 수력과 석탄화력발전 프로젝트를 승인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는 2030년까지 전력보급률 100%를 달성하겠다는 미얀마의 정부의 계획상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보인다. 아시안개발은행(ADB)이나 세계은행의 지원을 통해 관련 인프라 개발도 한창이다. 한국도 EDCF 차관을 활용해 500KV 송전망 사업이나 가스관 교체사업 등 시의적절한 인프라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부동산> 가격은 미얀마에 사무실을 얻거나 공장부지를 찾는 기업들을 놀라게 할 정도로 높다다운타운 지역의 경우 S/M당 임차료가 4만 짜트에서 6만 짜트에 달한다. 외국기업들이 입주한 랜드마크 건물의 경우 S/M70달러까지 치솟았으나 2016년 미얀마 플라자가 건설된 후 40달러 선으로 다소 주춤하고 있다. Colliers사 등 부동산 전문 컨설팅사들은 장기적으로 S/M30~40달러 선에서 고급 사무실 임대료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곤무역관

 자료원 : KOTRA 양곤 무역관
 

공단 임차료도 2~3년 전까지 S/M에 연간 3달러 정도였으나 최근 6~7달러까지 치솟았다. 50년 장기임차료의 경우 가장 비싼 띨라와 SEZ 기준으로 1단계 Zone AS/M75달러였으나 Zone B는 현재 85달러에 분양 중이다. 비교적 높은 임대료에 불구하고 현재 CJ, 고려전선, 요진건설, 아주산업 등 6개 한국기업이 입주를 결정했다. 지난 6월 16일에는 LH와 미얀마 건설부 간에 산업단지 개발에 관한 합의각서가 체결돼 한국 전용공단의 개발도 눈앞으로 다가왔다. 태광 등 민간차원의 산업단지도 개발 중이어서 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공장부지가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정부 역시 높은 공단임차료를 투자유치의 장애요인으로 보고 있다. 민간이 개발한 공단이 경우 워낙 비싸서 인해 비어있는 곳이 많지만 가격은 떨어지지 않는다. 미얀마는 금융시스템의 불안으로 인해 부동산을 축재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자기자본만으로 부동산을 구입했기 때문에 이자 부담이 없어 가격인하 압력에도 좀처럼 부동산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정부 소유 부지를 공단으로 추가 개발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특히 양곤주는 개별기업별로 토지 계약을 추진하기는 어렵지만 50개 기업 정도가 기업 당 3에이커씩 총 150에이커 정도의 공단 개발을 요청할 경우 민간토지의 1/10 가격으로 불하할 수 있다고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양곤무역관

자료원 : KOTRA 양곤 무역관

 

<물류> 측면에서는 도로, 철도, 항만 등 모든 면에서 낙후돼 있어 샨·카친 등 잠재력 있는 내륙지방에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최근 ADB AIIB 중심으로 도로/철도 인프라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발주되면서 오히려 프로젝트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그러나 양곤 인근에 심해항이 없다는 점은 미얀마 투자를 위해 간과할 수 없는 단점이다. 잘 알려진 대로 양곤항은 하천항으로서 수심이 낮아 2만 톤급 이상의 배는 접안할 수가 없다. 주로 싱가포르에서 피더선으로 환적해서 양곤항에 들어오다 보니 다른 아세안 거점 국가들에 비해 원자재 수입에 2, 완제품 발송에 2주 총 1개월 가량의 추가적인 리드타임 소요된다. 현재 짜욱퓨(Kyauk Phyu)와 다웨이(Dawei) 지역에 심해항이 개발 중이지만 양곤과의 거리를 고려할 때 물류를 유기적으로 연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정부는 대안으로 달라(Dala)지역 최남단에 신규로 심해항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나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단기적으로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


통신, 기회인가 장애인가?


과거 통신분야는 전력 못지않은 투자애로 요인이었다. 그러나 2014년부터 OoredooTelenor 등 외국기업들이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면서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 2014년 무역관에 처음 근무할 때만해도 인터넷 환경이 열악하여 하루 종일 전자결재만 끝내도 큰 일 한 것같이 느껴질 때가 있었다. 물론 한국의 통신환경을 생각하면 여전히 낙후된 수준이지만 개선 속도는 다른 인프라에 빠른 편이다. 특히 무선통신 보급률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휴대폰 대수가 2012370만 대에서 20154150만 대로 급성장했으며 2017년 현재 SIM 카드 보급률이 인구 미얀마 인구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반면 브로드밴드와 유선통신 시장은 아직도 답보상태다.


통신환경의 변화는 미얀마의 소비문화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미얀마 휴대폰 시장은 2014년 이후 급성장했고, 소비자 대부분이 폴더폰 시대를 건너뛰고 스마트폰부터 접하기 시작했다. 이는 SNS에 매우 친숙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FacebookViber 등에 항시 접속하며 서로 소통한다. 이러한 매체를 통한 홍보는 미얀마에 진출하는 한국기업들에게도 가장 좋은 마케팅 방법이다. 그러나 미얀마 소비자들의 적극성에 비해 실제 구매력은 아직 미미하다는 검을 간화해서는 안된다. SNS를 통해 한국제품에 관심을 보인 소비자가 10만명도 넘는다면 대박을 꿈꾸게 되지만 실제 구매의사를 갖은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미얀마 내에 한국의 아이돌 그룹 EXO의 팬클럽이 17만명으로 전 세계 4위라고 한다. 그러나 모두가 EXO 콘서트 표를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8> 미얀마 ICT 산업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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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원 : ITU 2016


미국의 선물, 경제제재 해제


미국 미얀마 경제 제재 해제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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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원 : KOTRA 양곤 무역관


20169.14일 수치여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오마바 전 대통령은 만난 자리에서 미얀마에 대한 GSP(일반특혜관세)의 부여를 발표했다. 미얀마에 대한 GSP1113일부터 발효되면서 5,000개 품목을 무관세로 미국시장에 수출하게 되었다. 비록 품목이 제한적이기는 하나 현재 동남아에서 미국의 GSP 혜택을 받고 있는 국가는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에 불과하여 베트남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여건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미국은 107일 미얀마에 대한 경제제재를 전면 해제했다. 6개 행정명령을 취소하고 203명의 SDN 기업 및 기업인들 역시 제재대상에서 제외했다. 특히 미국이 가장 경계하던 Asia World나 Htoo와 같은 소위 Crony라 불리는 재벌기업들은 물론 UMEHL과 MEC와 같은 군부 지주회사 역시 제재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미얀마-미국 양국간 달러 송금도 자유로워져 미국의 미얀마 직접투자 및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제3국의 미얀마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트렁크, 수트케이스, 핸드백 등 가방류의 관세율은 6.3%에서 최대 20%에 달하고 커피 및 조제품도 8.5~10%에 달해 관세율 인하폭이 크다. 지난 3월 풍국이 미국 수출을 위해 Coach 핸드백 공장을 착공하는 등 한국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기업들의 가장 큰 관심을 갖았던 의류분야는 대부분 5,000개 GSP 수혜품목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즉각적인 혜택을 보기는 어렵다. <표 8-1>과 같이 미얀마의 의류수출은 GSP와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2000년대 초 일본 2012년 EU-GSP 공여 후 수출이 급등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조금 다르다. 1989년 GSP 중단 이후에도 대미 의류수출은 계속 증가하다가 2003년 버마 민주화법으로 경제제재가 본격화되면서 급락했다. 따라서 미국이 GSP를 재부여한다고 해도 단기적으로 대미 봉제수출이 급등하기는 어렵다. 경제제재의 효과가 투자로 이어지기까지 시차와 미국의 까다로운 소셜 컴플라이언스에 적응하기 위한 시간을 고려해야 한다.


<표 8-1> 미얀마 주요국별 의류 수출 현황

양곤무역관

자료원 : Global Trade Atlas, KOTRA 양곤 무역관


한류, 한국만이 가진 비밀병기


미얀마 투자여건을 고려할 때 한류 특히 한국 드라마에 대한 선호도를 빼 놓을 수 없다. 미얀마에 사는 분이라면 매일 황금시간대에 미얀마 공중파를 장악하고 있는 한국 드라마의 위력을 실감하고 계실 것이다. <9>는 일본의 JETRO 소장이 준 자료를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다. 닛케이리서치에 의뢰해 미얀마의 국별 선호도를 조사했는데 1위 싱가포르 2위 한국 2위 일본 등의 순이었다. 일본은 수십억달러의 원조자금을 퍼붓고 있는데 한국의 드라마에 밀릴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었다. 특히 연령대별로 보면 20~30대 미래 소비계층에서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아 기대감을 갖게 한다.


 <표 9> 미얀마 국민이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는?


양곤무역관

자료원 : 닛케이리서치

 

한국에 대한 호감은 방송 컨텐츠, 화장품, 음식 등 한류상품 진출에 직접적인 영향도 미치지만 한국제품에 대한 고급이미지와 연계되었을 때 그 경제적인 파급효과는 더욱 크다. 양곤주정부-KOTRA-포스코 대우간의 스쿨버스 공급계약은 좋은 사례다. 주정부로부터 한국산 스쿨버스 200대 구입을 위해 정부간(G2G) 계약을 추진하자는 제안을 받은 것은 금년 1월이다. 이미 시내버스 1천대를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으로 구입한터라 다소 뜻밖의 제안이었고, 특히 지난해 있었던 스캔들로 인해 미얀마 사업에 대한 한국정부의 경계심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태였다. 반신반의하던 차에 표민테인 양곤주지사가 면담에서 한 말은 그간의 의구심을 없애기에 충분했다. ‘일반인들이 타는 시내버스는 저렴한 차를 구입해도 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품질이 좋은 한국차를 태우고 싶습니다. 품질이 좋은 차를 만들어 주세요


최초 제안 후 단 4개월만인 510일 아시아 국가와의 최초 G2G 수출계약이 체결됐다. 미얀마의 늑장 행정을 고려할 때 경의적인 속도였다. 포스코대우와 현대차의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프로젝트였지만 가장 그 저변에는 한국제품 대한 브랜드 이미지, 경제한류가 자리잡고 있었다.


   양곤무역관

자료원 : 동아일보


신 외투법, 무엇이 바뀌나?


모두에 Reid Kirchenbauer는 블로거가 밝혔다시피 부족한 인프라보다도 관료주의와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투자를 가로막는 경우가 많다. 미얀마 투자청(DICA)은 세계은행의 지원하에 투자관련 법·제도를 전면 수정해 왔고 지난 해 외투법 제정과 금년 3월말 관련 시행령 제정으로 결실을 맺었다. 지난 66일 네피도에서 개최된 Myanmar Invest Forum에서 투자청장 Aung Naing Oo는 자아비판에 가까운 반성으로 PT를 시작했다. MIC(외국인투자위원회)의 지나친 신중함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는 점, 복잡한 심사절차로 인한 비용부담과 비일관성, 토지 관리 주체의 중복성으로 인한 어려움 , 투자보호제도 미흡 등 투자청이 파악하는 문제점은 블로거의 비판보다 오히려 심각하다.

외투법은 투자승인 절차의 간소화, 인센티브의 차별화, 투자애로 해소 등으로 요약된다. 과거 모든 외국인 투자건이 MIC 승인을 거쳐야 했던데 비해 5백만달러 이하의 건은 지방정부에서 직접 승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정식 투자승인 외에 Endorsement 절차를 만들어 보다 간소한 절차로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특히 <9>와 같이 투자심의 기한뿐 아니라 반려할 경우의 시한까지 규정화함으로써 불필요하게 절차가 지연되는 것을 방지했다.


<10> 투자 승인 절차 

투자 승인 절차

양곤무역관

Endorsement

양곤무역관

자료원 : 미얀마 투자회사관리국(DICA)


투자인센티브는 크게 3개 지역으로 구분하여 차등화 했다. 과거 외투기업의 법인세 면세기한이 5년으로 단일화 되었던 것에 비해 양곤 32개 타운쉽과 만달레이 14개 타운쉽은 3년으로 축소되었고 반면 122개 타운쉽은 종전과 같은 5, 저개발지역 166개 타운쉽은 7년으로 확대되었다. 양곤지역의 투자인센티브가 축소됨에 따라 법인세 혜택이라는 면만 놓고 보면 SEZ법에 의해 최대 7년까지 면세를 받는 띨라와 SEZ가 상대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밖에 외투법은 분쟁해결 기구와 절차(Grievance Mechanism)를 새로 만들어 외투기업의 분쟁과 애로사항 해결해 나서고 있다. 

 

투자청 뿐 아니라 상무부도 최근 외투기업 친화적인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지난 6.30일 상무부는 5개 분야에 대해 100% 외자법인도 무역 라이센스를 받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5개 분야는 비료, 종자, 농약 등 농업관련 제품, X레이 등 의료기기, 시멘트, 파이프와 같은 건축자재 등이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은 외국인 투자에 대한 미얀마 정부의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 제도뿐 아니라 제도를 시행하는 관료들의 관행과 문화가 바뀌는 것이 보다 중요하지만 우선 미얀마 정부의 정책방향 자체는 우리기업의 투자진출에 호의적이라고 판단된다.


개발 정도에 따른 지역 구분

1. Less Developed Zone

(166개 타운쉽)

2. Moderate Developed Zone

(122개 타운쉽)

3. Developed Regions

(양곤/만달레이 46개 타운쉽)

양곤무역관

양곤무역관

양곤무역관















자료원 : 미얀마 투자회사관리국(DICA)


미얀마 투자동향


미얀마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정부 출범 후 미얀마에 대한 투자는 다소 축소되었다. 미얀마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표  11>과 같이 시장개방 직전인 2010/11 연도 200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경제개방 이후 오히려 감소했다가 회복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표 12에서 보듯이 개방 전 투자는 가스전 개발이나 발전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개방 후에는 제조업, 교통/‘통신, 호텔/관광, 부동산 개발 등으로 다변화되어 가고 있다

 

 국별로는 중국이 186억 달러로 전체 누적투자의 26.3%를 차지하고 있고, 최근에는 싱가포르를 경유한 투자가 크게 늘어 누적기준 169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표 11>

양곤무역관

<표 12>

양곤무역관

자료원 : KOTRA 양곤 무역관

 

한국은 제6위의 미얀마 투자국으로 누계기준 36억 달러로 전체 투자의 5%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13>과 같이 쉐 가스전 투자가 77%를 차지하고 있어 제조업 등 기타 투자는 8억 달러 정도에 머물고 있다. 미얀마에 진출한 한국기업 수는 <표 14>에서와 같이 총 516개사이다. 이는 외투법에 의해서 설립된 기업 140개사 외에 회사법에 의해 진출한 기업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서비스 업종이 369개사로 가장 많고 제조업 101개사, 무역업 38개사 등이다.

 

<표 13>

양곤무역관

<표 14>

양곤무역관

 자료원 : 미얀마 투자회사관리국(DICA)


미얀마가 풀어야할 고차방정식


미얀마의 지정학적 위치, 부존자원, 인적자원 등을 고려할 때 미얀마의 잠재력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전력 등 산업인프라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각종 인프라 프로젝트가 개발되고 있어 또 다른 사업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베트남과 10년의 경제시차가 있다고 보고 발 빠르게 진출을 준비해온 기업들은 미얀마의 더딘 경제개발 속도에 실망하곤 한다. 특히 신정부 들어서고 지난 1년간 미얀마는 투자가들의 마음을 잡는데 실패했다. 테인세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당초 약속과는 달리 이미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을 재검토하면서 지연시켜 왔다. 특히 고층건물 프로젝트들이 반년 가까이 중단되면서 건설경기가 위축됐다. 경제개발 정책도 NLD 출신의 싱크탱크가 중심이 되어 만들었지만 아직도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결여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결과 경제성장률은 7% 밑으로 떨어졌고 외국인 투자도 94.8억 달러에서 66.5억 달러로 감소했다.


그러나 군부의 60년 통치 끝에 민주정부가 들어섰다는 점을 고려하면 초라한 경제성적표에도 불구하고 신정부를 평가절하 하기는 어렵다. 특히 미얀마는 국가 발전전략으로 PDD 즉 평화(Peace), 민주화(Democracy), 경제개발(Development)3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고충을 안고 있다. 소수민족과의 국가통합과제나 정치적인 민주화 그리고 경제발전을 조화롭게 추진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 해 선거혁명으로 3가지 국가목표 중 민주화가 급진전되면서 미얀마는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국민들의 자긍심과 기대감을 충족시킬 정도의 경제발전을 이루어 내야하고 뿌리 깊은 소수민족과의 내전도 종식시켜야 한다. 행정경험이 없는 새 정부로서는 복잡한 고등수학이다.


미얀마가 베트남과 같이 경제개발에 속도를 내기 어려운 점이 여기에 있다. 그러나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만도 없다. 선거를 통해 집권한 만큼 다음 선거를 위해서는 경제발전이 필수적이다. 신정부 2년차에 접어들면서 외국인 투자를 진작시키려는 정부의 조바심을 느낄 수 있다. 임기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어야한다는 조바심은 외국인 투자 규제의 완화로 이어지고 있다. 미얀마 경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게 되는 이유 중 하나다.


세계은행이 매년 발표하는 Ease of Doing Business 랭킹에서 미얀마는 다소 개선되고 있으나 여전히 170위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만큼 실제 비즈니스를 하기 위한 고충은 다 헤아릴 수 없다. 그럼에도 매력적인 투자처인 미얀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위험감수는 불가피하다. 훈수 두는 무역관장 입장에서 치열한 비즈니스 현장의 미래를 속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서구의 어느 젊은 블로거가 미얀마에 투자하지 말라고 단언하듯이 3년 반짜리 무역관장도 치기를 방패삼아 주장해 본다.


미얀마에 기회가 있다, Do Invest in Myan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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