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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관 르포] 인기 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 속 중국 경제
  • 직원기고
  • 중국
  • 난징무역관
  • 2017-05-15
  • 출처 : KOTRA

문은혜 KOTRA 난징무역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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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원: 봉황망 


중국 후난위성 TV에서 3월 27일부터 방영해 4월 28일 종영한 52부작 반부패 정치 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人民的名)’가 중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드라마는 국가기관 및 공무원 감찰기관인 최고인민검찰원 산하의 영화드라마센터가 제작했고, 시진핑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반부패 운동을 드라마화한 것이다. 한동성(汉东省)이라는 가상의 지방을 배경으로, 전직 한동성 서기였고 현재는 부총리급인 정부 관리 및 관련 인사들의 부패 행위에 대한 검찰관의 수사과정을 그렸다.


중국 정부가 직접 내부적인 부패 실상을 낱낱이 파헤친 드라마를 제작했다는 점에서 방영 초기부터 대내외적으로 주목을 받았고, 영국 BBC, 미국 CNBC 등 외신에서도 관심을 표명했다. 일각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올 가을 개최되는 19차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종엄치당(從嚴治黨: 엄격한 당 관리)’을 더욱 공고화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 이 시점에 반부패 드라마를 방영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인민의 이름으로' BBC 보도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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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원: BBC


중국 시청자들은 기존 드라마와는 차별화되는 신선한 소재와 짜임새 있는 스토리에 열광했다. 종영을 앞두고는 시청률이 8%를 돌파하는 등 성급 위성채널에서 최근 10년간 방영된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에는 100개 이상의 TV 채널이 존재하고 인터넷을 통해 드라마를 시청하는 경우가 많아 시청률이 2%가 넘으면 인기드라마로 분류하고 있어, 시청률이 8%를 돌파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를 뿌리 뽑기 위해 정부가 칼을 빼든 반부패 캠페인이 일반 대중들의 광범위한 공감을 이끌어낸 것이다.  

 

'인민의 이름으로'는 정치드라마이나, 개혁개방 이후 급격한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정부패를 다룬 내용인 만큼 현대 중국 경제에 대해 압축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웰메이드(wellmade)’ 경제드라마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정부가 막대한 권한을 보유하고 있고 거대 국유기업이 골간을 이루는 독특한 경제구조, 개혁개방 이후 봇물 터진 인프라투자와 이와 얽혀 발생한 권력형 부정부패, 최근의 성장방식 전환을 위한 산업구조조정까지 중국의  경제 성장 과정과 성장통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경제성장과 정경유착  

 

개혁개방 이후 중국에서는 엄청난 규모의 인프라 투자가 추진되었고, 이 과정에서 기업이 프로젝트 허가권을 보유한 정부 관리에게 뇌물을 제공하고 사업권을 획득하는 풍조가 만연했다. 이 드라마에서는 정부 고위관리가 국유기업을 마치 개인의 ‘자금세탁소’ 정도로 여기고, 고위 관리부터 말단 관리에 이르기까지 기업과 비정상적인 거래 관계를 유지하는 부패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중국 산업구조 변화와 투자 광풍

 

드라마에는 40대 민영기업 경영인 차이청공(蔡成功)이 등장하는데, 그를 통해 2000년대 이후의 중국 경제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그는 20대에 방직공장 '대풍장(大风厂)'을 인수해 경영하다 산업구조 변화로 지속적인 성장이 어려워지자 2010년 석탄시장이 호황인 것을 보고 고금리 대출을 받아 정부 관리와의 관계를 이용해 석탄광산을 매입한다. 그러나 시장 변화로 광산 사업은 실패하고 여러 가지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방직공장 대풍장은 쇠퇴기를 맞은 전통제조업을, 차이청공의 석탄광산 매입과 실패는 한때 중국 일부 지역에 만연했던 일확천금을 노린 무분별한 광산 개발을 상징하고 있으며, 부패기업인 차이청공의 인생을 통해 중국 경제 성장 과정의 성장통을 엿볼 수 있다.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과거 지방정부 관리들은 GDP 실적을 통해 역량을 인정받고 중앙정부로 진출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GDP 성장을 추구했다. GDP 숫자를 키우기 위해 지방정부 관리들은 국유기업 및 은행을 동원해 무리한 인프라 투자, 문어발식 산업 육성 정책 등을 펼쳤는데, 이는 심각한 공급과잉 및 부실기업 양산을 초래하고, 정경유착과 부정부패가 만연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무분별한 양적 성장이 환경오염 등 다양한 문제를 초래하자 중국 정부는 '질적인 성장' 추구로 정책 기조를 변경하였고, 현재까지 이러한 정책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드라마에서 '일벌레 고위 공무원'으로 등장하는 리다캉(李康) 서기는 '오염이 없는 GDP 성장'을 추구하는 인물로, 다양한 표정과 개성있는 캐릭터로 주목받았으며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GDP 서기' 리다캉(康) 이모티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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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원: 시나닷컴


출판, 관광, 드라마 소품 판매까지 전국이 '인민의 이름으로 앓이'

 

드라마의 경제적 파급효과 또한 상당하다. 중문재선(中文在 线)에 따르면 드라마 방영 후 원작소설의 인기도 치솟아 인쇄본 판매량이 138만 부를 돌파했고, 전자책의 월 클릭수가 5억 회를 돌파했다. 또한 드라마의 95%가 장쑤성(江蘇省) 성도인 난징(南京)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촬영지를 방문하고자 하는 관광객이 늘어 난징 여행도 크게 늘어났다. 뤼마마 여행망에 따르면, 4월 주말(8~9일, 15~16일)에는 난징 자유여행 패키지의 매출이 평소보다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성 있는 캐릭터로 인기를 얻고 있는 리다캉(康) 서기가 드라마에서 사용한 티텀블러 등 등장인물들이 착용한 의상이나 읽었던 책 등이 드라마가 종영한 지금까지도 온라인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소설 '인민의 이름으로'external_image

료원: 티몰닷컴

리다캉 서기의 티텀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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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원: 타오바오몰

  

변화하는 중국, 우리의 중국 비즈니스 접근방식도 변해야

 

'인민의 이름으로'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은 중국 경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우리의 중국 비즈니스 접근방식도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통 제조업에서 첨단 제조업과 서비스업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는 중국의 변화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이 언급되었지만 중국 내 비즈니스 방식의 변화에 대한 부분은 상대적으로 덜 조명되고 있는 듯하다. 2013년 시진핑 정부 출범 후 부패와 기율 위반으로 처벌받은 공직자 수가 1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반부패 운동이 강도 높게 추진되면서 중국에서 ‘꽌시’에 의존한 비즈니스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중국 공무원들과 기업인들의 접대 문화가 눈에 띄게 감소했고, 점차 법과 원칙에 기반한 비즈니스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이제 우리 기업이 글로벌 기업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꽌시’ 구축에 힘쓰기 전에 기본적으로 법과 원칙을 준수하는 것을 우선시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중국 경제를 이해하고 싶은 모든 분께 이 드라마의 시청을 권하고 싶다.



 

자료원: 인민망, 봉황망, 시나닷컴, 베이징주보, 티몰닷컴, KOTRA 난징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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