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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관 르포] 스페인 신정부가 해결해야 할 3가지 숙제
  • 직원기고
  • 스페인
  • 마드리드무역관 이성학
  • 2016-11-21
  • 출처 : KOTRA

- 집권 국민당의 라호이 총리가 소수정부를 구성하며 두 번째 임기 시작 -

- 노동 및 연금 개혁, 재정 건정성 확립 시급 -




□ 스페인, 10개월 만에 신정부 출범


300일이 넘도록 신정부 출범에 난항을 겪던 스페인이 지난 10월 31일 간신히 총리 임명에 성공했다. 지난 2015년 12월 이후 두 차례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없었으며, 집권 국민당(PP)이나 제1야당 사회노동당(PSOE) 모두 연정마저 실패해 올해 12월 재투표 실시까지 거론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의석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사회노동당 측에서 한 발 물러나 총리 신임 투표에서 기권하며 국민당의 라호이 총리가 1기(2011~2015년)에 이어 2기 정부를 출범할 수 있었다.


얼핏 보면 보수 정당이 재차 승리를 거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들이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국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전체 350석 중 불과 137석으로 절반에 크게 못 미친다. 나머지 의석은 사회노동당 85석, 급진 좌파 포데모스 72석, 중도 우파 시민당(시우다다노스) 32석으로 나뉘었다. 집권 국민당은 지난 1기 정부 때 의석 과반을 확보해 야당의 견제를 피해 자유로이 정책을 만들고 실행했으나, 이번 2기에는 소수 정부를 이끌어가야 하는 상황이므로 앞으로 입법 등에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사회노동당 측도 국민당에 우호적인 제스처로 기권한 것이 아니며,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이러한 장기적인 국정운영 마비가 국가적으로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해 내린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사회노동당은 기권을 완고히 반대하던 페드로 산체스 당 대표를 사임시키면서까지 국민당이 소수 정부를 구성하도록 허용했기 때문에, 당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제1야당으로서 여당과 더욱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난 4년간 유럽연합의 요구사항에 맞춰 국정을 운영해 온 국민당이 다시 한 번 정권을 잡게 돼, 앞으로도 국가경제 정상화를 위한 일관성 있는 정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유럽 정치권이나 해외 투자가들에게 어느 정도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여당은 앞으로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항상 야당의 협조를 구해야 하기 때문에 국민의 경제상황도 어느 정도 반영된 균형감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된다. 여야 어느 누구도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할 수 없는 힘의 균형이 그간 허리띠만 졸라매던 스페인 경제에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다.


□ 라호이 2기 정부의 세 가지 숙제


국가부도 위기 직전까지 갔었던 스페인 경제는 라호이 집권 기간 중 다소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다. 2015년 스페인 경제성장률은 3.2%로 유럽 평균을 크게 상회했으며, 2016년에도 관광업 호황과 수출 진작에 힘입어 2.9%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스페인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도 상당 부분 개선돼,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2016년 1~9월 중 소매판매지수가 전년동기대비 2.0% 상승했다. 그러나, 경제위기를 온전히 극복하기 위한 스페인의 과제는 아직 산더미 같이 쌓여있다. 난항에 난항을 거쳐 간신히 출범한 이번 신정부가 해결해야 할 세 가지 숙제는 다음과 같다.


 1) 신규 노동개혁 추진


현 스페인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높은 실업률이다. 스페인의 실업률 2008년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상승하다, 2013년 1분기에 이르러 26.9%를 기록하며 최고점에 도달했다. 이 후 경기안정과 함께 실업률도 꾸준히 감소해 2016년 3분기에는 18.9%를 기록하고 있지만, 여전히 실업인구수는 무려 432만 명에 달한다. 이렇게 실업인구수가 많다는 것은 소득세 등 각종 세금 징수가 감소하는 반면, 국가에서 막대한 실업보조금을 지불해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국민의 구매력이 약화됨에 따라 소비시장이 크게 침체돼 결과적으로 국가재정뿐만 아니라 민간시장이 파탄의 지경에 이르는 주원인으로 지적된다. 따라서 스페인 정부는 이러한 고실업률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절대 국가경제를 정상화 할 수 없다는 것이 현지 경제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라호이 정부는 지난 4년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여러 차례에 걸쳐 노동개혁을 실시했다. 모든 근로계약의 해고보상금을 감액하고, 시간제 근로계약직을 활성화 하는 등 경직된 노동시강에 유연성을 가해 기업이 직원을 간편하고 저렴하게 채용 또는 해고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이러한 방식은 숫자적으로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는 있었으나, 노동자에게는 불리한 근로계약만이 범람하는 결과를 낳았다. 한 예로, 스페인에서 가장 많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이 관광업인데, 관광업은 성수기에만 일시적으로 종사인구가 늘어났다가 비수기가 되면 다시 원상태로 되돌아가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 정규직 채용은 소수에 불과하고 단기 계약직만 늘어나는 노동시장의 불균형을 초래했다.


스페인 정부도 정규직이 많아져야 국가경제와 민간소비가 안정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집권 국민당은 중도 우파인 시민당과의 협약을 통해 이번 정권에서 노동계약 형태를 세 가지로 축소해 '많은' 일자리는 물론 '좋은' 일자리를 만들도록 노력하는 한편, 인턴직도 정규직과 같이 해고로 인한 보상금을 지급하며 계약직의 해고 보상 수준을 넓히는 등 노동자들의 권익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2) 연금 시스템 개혁


스페인은 다른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기대수명은 늘어나는데 반해 출산율이 낮아지는 인구구조를 갖고 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규모 실업인구가 발생해 세수가 크게 감소해, 공공연금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경제위기 이후 스페인의 사회보장제도 재정이 급속도로 악화돼, 올해는 국가 GDP의 1.7%에 달하는 190억 유로의 적자가 발생할 전망이며, 2017년에는 연금 지급 예비금(Reserve Fund)이 고갈될 위기에 처해있다. 따라서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정치권 인사는 현행 연금 시스템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신정부에서는 현행 사회보장제도의 자금조달 방법 등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사회노동당에서는 지급되는 연금의 일부에 세금을 매기는 방식 등을 거론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논의 방향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3) 재정 건정성 확립


스페인의 공공재정은 2007년 2% 흑자에서 2009년 11% 적자로 주저앉아 국가부도 위기 상황에 여러 번 직면했다. 이후 초강력 긴축정책과 세율 인상을 통해 적자폭을 조금씩 줄여나가, 올해 말에는 재정적자율을 GDP의 4.6%까지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 정부는 유럽연합 집행위에 재정적자율을 2017년과 2018년 각각 3.1% 및 3%로 미만으로 낮출 것으로 약속했으며, 이를 어길 시 막대한 벌금을 물어내야 하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당장 2017년 국가예산 편성과 관련된 55억 유로 규모의 긴축재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다소 나아지기는 했으나, 공공재정의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정부는 앞으로도 계속 지출을 줄이고 수입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어느 정도까지 국회의 협조를 구할 수 있을지 아직 불투명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라호이 2기 정부가 세입 확대를 위해 법인세 조정 및 담배․주류세 인상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 전망 및 시사점


길고 긴 진통 끝에 라호이 2기 정부가 출범했다. 하지만 이번 정부가 앞으로 4년간 직면해야 할 외부적 또는 내부적 문제는 산더미 같이 쌓여있으며,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미래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정책 수립에 신중함을 기할 수밖에 없다. 외부적으로는 영국의 브렉시트 선택,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 등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적절히 대응해야 하며, 내부적으로는 카탈루냐의 독립요구나 급진 진보의 약진 등과 같은 정치․사회적 변화에 대한 요구에 어떻게 응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스페인은 한국과는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별 관계가 없는 먼 나라로 치부될 수 있다. 그러나, 스페인은 유럽연합에서 다섯 번째로 경제규모가 큰 국가로 이들의 경제적 붕괴는 유로존을 파탄에 이르게 할 수 있을 만큼의 잠재적 파급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스페인 시장 진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우리 기업은 스페인 신정부가 앞으로 앞서 언급된 여러 문제를 잘 헤쳐나가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자료원: 스페인 언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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