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사이트맵


Book Mark
[무역관 르포] 스페인 바이어와 상담 시 가장 큰 문제점과 해결방안
  • 직원기고
  • 스페인
  • 마드리드무역관 이성학
  • 2016-05-27
  • 출처 : KOTRA

 

스페인 바이어와 상담 시 가장 큰 문제점과 해결방안

 

이성학 KOTRA 마드리드 무역관

 

 

 

□ 경제회복의 명암

 

2016년 5월 19일, 경기도 유럽 통상 추진단과 스페인 바이어 간의 비즈니스 상담 행사가 열렸다. 작년까지만 해도 경제위기로 인한 극심한 침체가 지속된 여파 때문인지 바이어들이 신규 공급선 발굴에 소극적이었으나, 올해에는 스페인 최대 백화점 체인기업인 엘 코르테 잉글레스(El Corte Ingles)도 상담장을 찾을 만큼 거래 상담 분위기가 상당 부분 좋아진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물론 이번 비즈니스 상담이 실제 수출 성약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여러 단계와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적어도 최근 몇 년간 냉랭하기 그지없었던 상담장 분위기가 이번만큼은 조금이나마 훈훈해졌다고 느껴져 앞으로 우리 기업의 대스페인 수출 환경이 전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기에 충분했다.

 

스페인의 2015년 경제성장률은 3.2%로 유로존 평균보다 두 배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수치상으로는 스페인의 경제회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세부 내용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스페인의 경제회복은 관광산업과 수출을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 즉, 해외관광객이 스페인에 체류하면서 지출한 돈과 현지 제조기업이 해외시장에서 제품을 팔아 거두어들인 돈이 스페인의 경제를 지탱해 줬다는 뜻이다.

 

스페인이 여전히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위축된 내수경기이다. 2016년 1분기 실업률이 무려 21%로 아직 직장을 얻지 못한 실업인구 수가 무려 480만 명에 달한다. 스페인 국가경제는 건강을 조금 회복했을지는 몰라도, 국민들은 여전히 돈에 쪼들려 산다. 우여곡절 끝에 구직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낮은 봉급 또는 언제 전과 같은 생활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예전같이 호기롭게 지갑을 열 엄두를 내지 못한다.

 

막대한 공공재정 적자도 간과할 수 없는 거대한 문제다. 스페인 정부는 당초 GDP 대비 공공재정 적자율을 2013년까지 3% 미만으로 낮춰야 했으나, 2015년이 지난 2016년이 되도록 적자율은 여전히 5%대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목표달성을 위해 앞으로 긴축재정정책을 이어 갈 수밖에 없으며, 이는 여러 부문에서 공공지출의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음을 뜻한다.

 

□ 상담의 처음과 끝, 가격

 

이러한 암울한 상황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스페인으로의 수출활로를 개척해 나갈 수 있을까? 물론 가능하다. 쉽지는 않겠지만 현지 상황을 이해하고 바이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 이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리고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한다면 언제 어디서든 수출 성약의 기회를 노릴 수 있다.

 

그렇다면 스페인 바이어가 비즈니스 상담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무엇일까? 바로 가격이다. 가격이 상담의 시작과 끝을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가격 책정은 전 세계 어떠한 비즈니스 상담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지만, 요즘 스페인 바이어들은 심각하다고 느낄 정도로 가격에 집착한다. 왜 그럴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최근 국가 경제회복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소비자들의 구매력은 여전히 낮다. 2016년 3월 소매판매지수는 90.3p로 전년동월대비 2.5% 증가했다. 그러나 경제위기가 한창 진행 중이었던 2010년 3월 소매판매지수가 99.0p였음을 감안하면 소매유통시장 상황은 과거보다 현재가 더 부정적이다. 국가적인 경제위기는 출구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국민 개개인의 경제위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페인에서 품질이 매우 우수한 고가의 신규 브랜드 제품이 인기를 얻는 건 매우 어렵다. 심지어 한국 기업과 상담 시 품질 대비 가격경쟁력보다, 제품 가격이 얼마나 절대적으로 저렴한지에만 관심을 보이는 바이어가 태반이다. 경제위기를 통해 최소한의 품질만 보장된다면 무조건 싼 제품을 사겠다는 생각이 현지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뿌리박혔기 때문에, 현지 바이어들도 아시아에서 공급선을 발굴할 때 일단 낮은 가격을 부르는 업체와의 거래상담을 우선으로 한다. 과거에 비해 한국의 국가 이미지가 상당 부분 개선돼 한국산이 중국산보다 품질이 우수한 것은 대부분의 바이어들이 이미 알고 있지만, 현지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는 현시점에서 스페인 바이어와의 성공적인 상담을 위해서는 일단 가격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볼 때 순수하게 가격으로만 경쟁해 중국 기업을 상대로 이길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대다수의 스페인 바이어들은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찾겠다는 기대감으로 아시아 지역의 업체와 컨택을 희망하기 때문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이러한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제안을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한국 업체가 스페인 바이어에게 거래를 제안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략은 한국산이 유럽산과 비교해 품질 수준은 비슷하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점에 대해 공감하고 한국 제품을 구매하는 바이어도 상당수이다. 이번 시장개척단 행사에서 만난 바이어들이 한국 제품에 대해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한 부분은 품질대비 가격경쟁력이 우수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매우 약화된 현시점에서 스페인 바이어들이 더 원하는 것은 '고급제품 치고 가격이 저렴한 편인 것'보다 '어느 정도 쓸 만한데 가격 부담이 없는 제품'에 더 가깝다. 이번 비즈니스 상담에 참여한 잡화 유통업체 A사는 상담 후 “중국산 제품 품질이 아주 형편없는 것도 아니고 현지 소비자들도 평생 사용할 제품을 찾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품질만 유지된다면 가격이 더 저렴했으면 좋겠다”고 평가했으며, 심지어 보안기기 수입업체인 B사는 “세계 여러 브랜드 간에 실질적인 품질 차이가 크게 나지 않으므로, 중국 브랜드 제품의 불량률이 다른 국가 브랜드보다 높은 것을 감안해도 중국 제품을 취급하는 것이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물론 모든 바이어가 다 동일한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제품에 관심을 가지는 바이어 중에는 절대적인 가격보다 제품의 참신함이나 혁신성, 품질 등에 초점을 두는 이들도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페인 바이어를 상대로 성공적인 수출 성약을 이끌기 위해서는 유연하면서도 다양한 가격전략을 구상해야 하며, 바이어를 설득할 수 있는 여러 논리를 갖춰야 한다. 예를 들어, 단순 가격 비교로는 중국 제품이 한국 제품보다 훨씬 저렴할 수밖에 없지만, 한국산 제품이 평균수명이나 교환주기가 훨씬 길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산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우수하다는 점을 수치적으로 짚어주는 전략을 고려해볼 수 있다.

 

스페인은 유럽국이지만 경제규모나 1인당 소득수준 면에서 독일이나 프랑스와 비교해 다소 격차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에서 통하는 가격 정책이 스페인에서는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더군다나 스페인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은 매우 보수적이다. 흔히 스페인 국민들의 외향적인 성격으로 인해 소비문화도 개방적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스페인 소비자들은 전통을 중시하고 자신들에게 익숙치 않은 것을 받아들이는 데에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나 북미, 다른 유럽지역에서 크게 성공한 아이디어 상품이기 때문에 스페인 소비자들이 부담스러운 가격에도 그것을 구매할 것이라는 섣부른 생각은 실망스러운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스페인 바이어와 컨택 중이거나 단기간 내 컨택할 계획이 있다면, 무엇보다 어떻게 하면 이들에게 매력적인 가격을 제시할 수 있을지 깊게 고민해야 하며, 그 밖에 품질이나 기타 거래조건은 차근차근 풀어나가면 된다.

 

□ 스페인, 포기할 수 없는 전략시장

 

이러한 모든 상황을 감안할 때 현시점에서 스페인 시장으로의 진출은 분명히 쉬운 과제는 아니다. 그렇지만 쉽게 포기할 수도 없는 유럽의 중요한 시장이기도 하다. 경제규모로나 인구수로 보나 스페인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에 이어 유럽 5위 시장이다. 여기에 유럽과 북아프리카를 잇는 교두보라는 지정학적 위치와 중남미와의 사회 및 역사적 유대감까지 고려한다면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지역이다. 그리고 스페인 바이어와 첫 거래가 성사되기까지는 무던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일단 거래가 시작되고 신뢰가 쌓이면 작은 가격 변동 때문에 거래선을 쉽게 바꾸지 않고 기존 공급업체와의 의리를 지키려고 하는 좋은 면도 있다. 따라서 현지 경제사정과 바이어들의 심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이들이 원하는 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한다면,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장기적으로 거래를 지속할 수 있는 사업파트너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공공누리 제 4유형(출처표시, 상업적 이용금지, 변경금지) -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KOTRA의 저작물인 ([무역관 르포] 스페인 바이어와 상담 시 가장 큰 문제점과 해결방안)의 경우 ‘공공누리 제4 유형: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진, 이미지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댓글

0
로그인 후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 입력
0 /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