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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일본의 1인 가구 소비 행태
  • 외부전문가 기고
  • 일본
  • 도쿄무역관 박은희
  • 2014-12-15
  • 출처 : KOTRA

 

 일본의 1인 가구 소비 행태

 

홍순혁 도쿄대학교 총합문화연구과 박사과정

 

 

 

한국에 있을 때 고기집에 혼자 들어가 고기를 먹으려고 하면 '한 분이세요? 저희 가게는 한 분은 안받는데..'라며 거절당한 기억이 제법 있다. 한국도 이제는 1인 소비자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보편화되며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많은 변화가 있은 것으로 알지만 1인용 석쇠가 나오는 1인용 불고기 서비스가 낯설지 않은 일본에 비하면 아직 그 대응은 시작단계일 것이다.

 

하긴 일본은 1인용 노래방, 1인용 여행상품 등 바야흐로 본격적인 1인 소비자 시대를 맞이하는 상황으로 이는 상대적으로 가족 고객을 메인 타깃으로 하는 외식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양상과 명확한 대조를 이룬다.

 

1인 소비자시대 도래의 가장 큰 배경은 역시 1인 가구의 증대이다. 가족 단위로 이루어지던 소비가 단순히 개인단위로 이뤄지게 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복수 구성원으로 구성되는 가족 공동체 내에서 자체 해결하던 식사, 가사 등의 기능을 1인 가구 체제에서는 모두 자체 해결하는 것이 어려워져 이를 외부로 아웃소싱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요 또한 적지 않다.

 

1인 가구가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미혼, 이혼, 사별을 들 수 있다. 특히 미혼으로 인한 경우는 20,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클 수밖에 없으나 실제로는 주로 경제적 이유에서 부모와 동거하는 '캥거루족'(일본에서는 이를 패러사이트 싱글이라 부른다)의 양태를 띠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기에 소자고령화의 사회 흐름이 맞물리며 1인 가구의 주체는 중고령층 중심이 돼 가는 경향을 보인다. 한국 통계청의 2014년 12월 1일 발표에 따르면 한국 1인 가구의 평균 나이는 58.5세, 전체 가구 중 비중은 22.3%, 월 평균 소득은 162만 원, 월 평균 지출은 134만 원이었다. 58.5세라는 연령은 초기 베이비붐 세대와 정확히 일치하며 향후 10년간은 베이비붐 세대의 지속적 유입으로 그 비중은 더욱 커져갈 것이다.

 

한국 전쟁의 영향으로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보다 약 10년 늦게 태어났다. 이 얘기인즉슨,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는 이미 60~65세 이상 연금 수급기를 맞이해 본격적 1인 가구시대의 주체로서 위치하며 이는 한국이 앞으로 10년간 걸어가게 될 사회 양상임을 의미한다.

 

전체 가구 대비 1인 가구의 비중이 늘어나며 본격적 1인 가구 시대를 맞이하게 된 일본에서 어떠한 소비행태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살펴 보는 것은 향후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한국의 소비 행태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를 예측하는데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

 

일본의 세대별·성별 1인 가구 세대의 소비행태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2002~2006년과 2007~2011년 사이의 소비항목 비중 변화(총무부 가계조사에 기반해 컬처 스터디즈 연구소 작성)를 살펴보고자 한다. 2007년이 기준이 되는 것은 이 해가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기인 60대에 진입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우선 60세 이상 남성의 경우 2002~2006년에 비해 2007~2011년 기간 어학 강습료 지출이 13.6배 증가한 것이 두드러진다. 스포츠 강습료와 악기 강습료도 각기 2.2배와 1.4배 증가해 퇴직 이후 여가 시간을 교양·학습 부문에 활용함을 알 수 있다. 인터넷 접속료와 이동전화통신료도 각기 2.4배와 1.6배 증가해, 정보통신 부문에 대한 활용 의욕이 엿보인다.

 

식품 관련 항목에서는 냉동조리식품(2.3배), 햄버거(1.5배), 스파게티(1.4배), 마요네즈·드레싱(1.4배), 소시지(1.4배), 스낵·과자(1.2배) 등에 대한 소비가 증가했다. 자취 비중이 낮다는 것과 양식 메뉴에 대한 선호를 읽을 수 있다. 최근 청년 층의 자동차 구입·사용 경향이 뚜렷한 세태 속에서 자동차 구입 비용이 2.0배 증가한 것도 이채롭다. 전반적으로 소비 행태가 어려지는 '청년화' 경향이 엿보인다.

 

60세 이상 여성의 경우, 강습료 지출을 제외하면(직장 퇴직에 따른 여가 증가라는 변수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일 것이다) 동 연령대 남성과 유사한 소비 행태를 보인다. 인터넷 접속료와 이동전화통신료도 각기 2.4배와 1.9배 증가했고, 자동차 구입도 2.6배 증가했다.

 

햄버거(1.4배), 치즈(1.3배), 베이컨(1.3배), 스낵·과자(1.3배) 등 식품 면에서도 양식 메뉴 선호가 엿보인다. 다만 냉동조리식품은 1.3배 증가에 그쳐 기본적인 자취 능력은 여전히 보유함을 알 수 있다. 화장용 비누(1.9배), 스포츠시설 이용료(1.3배), 입욕료(1.2배) 등, 미용·건강에 대한 지향성도 확인된다.

 

34세 이하 남성의 경우, 기타 강습료 지출이 무려 41배 증가했다. 이는 PC·부기 등의 자격증 취득 관련 지출로, 취직 및 이직 환경의 변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한편 자동차 강습료도 5.4배 증가했는데 이는 독립 이전에 면허를 따던 기존의 양태에서 벗어나 뒤늦게 필요에 따라 면허를 취득하는 현 세태를 보여준다. 실제로도 자동차 구입에 들어가는 비용은 증가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전거 구입 비용이 3.6배 증가했다.

 

34세 이하 남성 1인 가구의 소비성향 변화 중, 두드러지는 것은 가사 관련 지출 증대이다. 세탁기(3.3배), 청소기(2.9배), 냄비·주전자(2.8배), 식기수납(2.6배), 냉장고(2.9배) 등의 지출이 일률적으로 늘어났으며 노년층의 '청년화' 경향과 대조적인 청년 남성의 '주부화' 경향이 엿보인다.

 

다만 이는 1인 가구로서 가사 활동에 대한 시도가 늘어났다는 것이지 남성 청년층의 자취 비율이 실질적으로 크게 상승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세부 통계에 따르면 34세 이하 남성의 경우, 식사비용 중 외식비의 비율은 59%, 여기에 조리식품류 구매를 포함시키면 그 비율은 73%에 달한다.

 

34세 이하 여성의 경우, 부모나 고향에 대한 송금 항목이 4.7배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금액상으로도 2006년 약 5000엔에서 2007~2011년 약 2만 엔으로 가계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1인 가구의 고착화에 따른 가족 내 부양의무의 증가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음악 강습료(3.5배) 증가 등의 자기투자 경향이 엿보이긴 하나, 별도 통계에 따르면 치마(0.5배), 속옷(0.6배), 파운데이션(0.3배), 스타킹(0.7배)에 대한 지출이 전반적으로 크게 감소한 것도 이색적이다. 패션의 유니섹스화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발포주 등 저가 맥주계열 음료(2.3배), 와인(1.6배), 기타 주류(1.4배) 등 주류 전반의 소비 증가로 미루어보아 퇴근 후 집에서 가볍게 한잔 하는 문화가 1인 가구 젊은 여성층에도 확대돼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5~59세 중년 남성의 경우, 응접실 세트(22배), 침대(5배), 조명기구(3.9배), 기타 침구류(3.5배) 등 주거 인테리어 관련 지출 항목이 증가 폭 상위권을 독점하고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 연령대의 1인 가구의 경우, 청년층과는 달리 이미 1인 가구로서의 기본적인 생활 환경은 갖춰진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지출 규모가 큰 주거에 대한 질적 투자를 하고 있는 시기로 볼 수 있을 것이다.

 

35~59세 중년 여성의 경우, 스포츠 관람료(3.7배), 숙박료(1.3배), 영화·연극 입장료(1.3배) 등 외부 여가활동에 투입되는 비용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스포츠 강습료(1.3배), 악기 강습료(1.3배) 등도 넓게 보면, 외부 여가활동으로 분류 가능할 것이다. 34세 이하 여성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치마(0.4배), 스타킹(0.5배), 속옷·파운데이션(0.8배) 등에 대한 지출 감소가 눈에 띈다.

 

이상 일본의 세대별·성별 1인 가구 세대의 소비행태 변화를 살펴보았는데 여기서 우리는 하나의 커다란 흐름을 읽을 수 있다. 60세 이상의 고령층은 남녀 불문하고 소비 양태가 젊어지는 '청년화' 양상을 보인다. 고령 및 중년층 여성, 그리고 퇴직한 고령 남성은 집안에 머무르기보다는 각종 강습 및 관람·관전, 스포츠 시설 이용 등을 통해 외부 활동을 늘려 나가는 '외향성'을 발휘한다.

 

반대로 사회적으로 가장 활동적인 시기인 중년 남성은 '주거'에 대한 질적 투자를 늘려나가고 청년 남성은 1인 가구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가사 관련 지출을 늘리는 '주부화'경향을 보인다. 반면, 사회 활동을 하는 중년 여성 및 34세 이하 여성은 여성적 패션보다는 중성적 패션을 선호하게 된다. 한편, 퇴근 후 집에서 가볍게 한잔 하는 '남성화'경향이 나타난다. 즉, 연령과 성별에 따른 개별화·특성화가 진행되기보다는 1인 가구로서 자생하는데 필요한 탈성별·탈연령적 니즈로 취합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자 니즈는 그대로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유니클로, 무인양품, 세븐일레븐의 각종 PB 상품, 최근 10년 동안 일본시장에서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는 상품 중에는 성별이나 연령대에 맞춰 특화되지 않은 남녀노소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범용 브랜드가 이전과 달리 상당한 비중을 차지함을 알 수 있다.

 

1인 가구의 재정 여건, 연금 제도 운영 실태 등 한국과 일본 양국 간에는 많은 제반 여건 차이가 존재해 일본의 사례를 한국에 바로 대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측면과는 별도로 성별이나 연령대에 특화되지 않는 1인 가구 자립 차원의 범용 수요라는 소비 행태 취합의 거시적 흐름은 한국의 경우에도 유사하게 전개될 것이란 결론에 큰 이견을 내기는 힘들 것이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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