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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일본 음식문화에는 숟가락이 없다?
  • 외부전문가 기고
  • 일본
  • 도쿄무역관 박은희
  • 2014-12-15
  • 출처 : KOTRA

 

일본 음식문화에는 숟가락이 없다?

     

홍순혁 도쿄대학교 총합문화연구과 박사 과정

     

 

 

출장 가면 흔히 맞닥뜨리게 되는 식사 자리, 한국의 경우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조금씩 달라 주저하게 만드는 일식 상차림 앞에서 당황하셨던 적은 없으십니까? 일본 바이어와의 식사자리에서 어떻게 하면 더 편하고 자신감 있게 대처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알아두면 활용하기 좋은 몇 가지 식사 예절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합니다.

     

일식에서는 아주 예외적인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젓가락만을 사용합니다. 음식을 집고, 자르고, 바르고, 건지는 행위를 모두 젓가락만 갖고 하지요. 젓가락과 관련된 기본적인 테이블 매너는 한식의 경우와 거의 같습니다. (1) 젓가락에 붙은 걸 먹으려고 빨거나 핥으면 안 되고 (2) 포크처럼 음식을 젓가락으로 찍어 먹어서는 안 됩니다. (3) 담겨 있는 음식을 헤집어서는 안 되고 (4) 젓가락을 든 채로 뭘 먹을까 상차림 위를 배회해서는 안 됩니다. (5) 젓가락을 나란히 들고 상 위에 콩 하고 내리쳐 길이를 맞추는 것도 안 되고 (6) 얘기 도중에 무심코 젓가락으로 사물이나 사람을 가리켜서도 안 됩니다.

 

나무젓가락을 쪼갤 때는 (1) 테이블 위가 아닌 무릎 위에서, (2) 세로가 아니라 가로로 들고, (3) 좌우가 아니라 상하로 쪼갭니다. 젓가락은 젓가락 받침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젓가락 받침 위에 놓고, 젓가락 받침이 없는 경우에는 젓가락이 들어 있는 종이 커버를 삼각형 또는 리본형으로 접어 젓가락 받침을 만들어 사용합니다. 본인용 간장 종지 등에 젓가락을 올려놓는 것은 에티켓에 어긋나지 않습니다만, 음식이 닿는 쪽만을 올려놓도록 합니다. 그릇 위를 가로지르게 평행하게 젓가락을 올려놓는 것은 그만 먹겠다는 신호입니다. 식사를 다 마친 경우에는 젓가락의 음식이 닿는 쪽을 젓가락 커버에 넣어 내려놓습니다.

     

일식의 경우 젓가락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된장국 등 국물이 있는 음식은 그릇째 들고 마십니다. 국물의 온도도 마시기 적합하도록 한국의 국물에 비해서는 약간 낮은 상태로 제공되지요. 국물류 그릇 이외에도 밥그릇, 소형 반찬 그릇, 메밀국수나 튀김류의 양념장 그릇, 계란찜 그릇 등은 들고 먹어도 무방합니다. 회나 튀김이 담긴 그릇, 생선구이 그릇, 찜 요리 그릇 등의 대형 식기는 들고 먹어서는 안 됩니다.

     

국물류나 소형 찜 그릇 등은 뚜껑을 덮은 채로 제공되는데, 이러한 음식은 식기 전에 빨리 먹는 것이 좋습니다. 뚜껑을 열 때는 왼손으로 그릇 가장자리를 잡고 오른손으로 뚜껑을 엽니다. 뚜껑은 위를 향한 상태로 그릇 옆에 내려놓으면 되며, 이때 뚜껑에 묻은 물기가 바닥에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 주십시오. 다 먹은 다음에는 뚜껑을 원래대로 덮어놓습니다. 간혹 그릇 내부와 외부의 압력 차로 인해 뚜껑이 잘 열리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는 억지로 열려고 하기보다는 뚜껑을 살짝 비틀어 공기가 들어가게 해 압력 차를 해소한다는 느낌으로 시도해 보십시오. 그래도 열리지 않는 경우에는 본인이 억지로 열기보다는 종업원을 부르는 것이 무난합니다.

     

초밥의 경우, 젓가락으로 먹어도 되고 손으로 먹어도 됩니다. 젓가락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초밥을 가로로 드는 것이 아니라, 젓가락 한쪽은 위쪽의 소재에, 다른 한쪽은 아래쪽 밥에 닿는 형태로 세로로 드는 것이 옳습니다. 간장을 밥에 찍느냐 소재에 찍느냐, 입에 넣을 때 소재가 혀에 먼저 닿게 넣느냐 밥이 혀에 먼저 닿게 넣느냐는 특별히 정해진 정답은 없습니다만, 소재에 간장을 찍어 소재가 혀에 먼저 닿게 거꾸로 입에 넣는 것이 일반적으로 더 맛있게 초밥을 즐기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간장을 밥에 찍을 경우에는 밥알이 간장 종지에 풀어지기도 하므로, 초밥을 측면에서 비틀듯이 뒤집으며 손으로 쥐어 소재에 간장을 살짝 찍은 다음 그대로 소재가 먼저 혀에 닿도록 먹는 것이 초밥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가장 편한 방법일 것입니다. 손으로 먹어도 뒤집어 먹어도 에티켓상 아무 문제 없으니 자신감을 갖고 당당히 시도해 보십시오.

     

군합 초밥이라 불리는 대형 김말이 초밥의 경우에는 곁들여 나오는 생강 절임에 간장을 묻혀 이를 위에 얹어 먹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생강을 같이 먹고 싶지 않은 경우에는 그냥 초밥 아래쪽 밥에 간장을 살짝 찍어 먹어도 무방합니다.

     

초밥은 소재와 밥 사이에 와시비가 들어간 형태로 제공되므로 간장에는 따로 와사비를 풀지 않아도 됩니다. 혹자는 일본에서는 간장에 와사비를 풀어 먹지 않는다고도 하는데 이는 개인 취향에 따른 문제입니다. 일본 사람 중에도 회 등을 먹을 때 간장 종지에 와사비나 생강 간 것을 직접 넣어 먹는 이도 제법 있습니다. 다만 와사비를 한꺼번에 대량 투입하는 일은 전무하다고 봐도 되겠지요. 와사비는 간장에 특유의 향과 톡 쏘는 맛을 곁들이기 위해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소량씩 넣어 먹습니다. 이는 튀김류를 찍어 먹는 양념장에 와사비나 무 간 것을 넣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초밥은 한입에 하나를 다 먹는 것이 원칙으로 아무래도 나누어 먹는 것보다는 그 편이 외견상으로도 더 좋습니다. 다만 그렇게 초밥 한 코스를 다 먹고 나면 한국인 입장에서는 지나칠 정도의 만복감에 시달리게 될 정도로 밥의 양이 너무 많다는 점을 꼭 유념해 두십시오. 일본인의 탄수화물에 대한 사랑은 우리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정식이 됐건, 덮밥이 됐건, 카레가 됐건, 대부분의 식사 메뉴에 있어서 밥 또는 면의 양이 매우 많은 것은 물론이요, 한국인의 기준에서 보면 반찬 대비 밥(탄수화물)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습니다. 실은 일본 출장 기간 중의 쾌적한 식생활을 위해서는 (물 주세요)보다 (밥 조금 적게 주세요)라는 표현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문득 생각해 봅니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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