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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아르헨티나 정부, 권불십년이며 화무십일홍인데
  • 외부전문가 기고
  • 아르헨티나
  • 부에노스아이레스무역관 윤예찬
  • 2014-12-11
  • 출처 : KOTRA

 

권불십년이며 화무십일홍인데

 

박채순 아르헨티나 국립 라플라타대학교 국제교류재단 파견교수

 

 

 

1983년 민주화 이후 국민의 직선으로 선출된 아르헨티나에서 대통령은 다양한 방법으로 임기를 마감했다. 민주화를 성취했던 라울 알폰신(Raúl Alfonsín) 대통령은 국가 사회가 혼란한 가운데 임기 5개월 남겨두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오랜 독재를 이겨내고 민주화를 이루었지만 인플레이션과 외채 등 경제가 그의 임기를 단축시켰다. 뒤를 이은 깔르로스 메넴(Carlos Menem) 대통령은 3선의 꿈을 버리지 못했으나 국민이 외면했고 임기 중에 있었던 무기 밀수출 등 때문에 퇴임 후에 법원을 오고 가는 신세가 됐다. 메넴으로부터 정권을 이어받은 페르난도 델라 루아(Fernando De la Rúa) 대통령은 국가적인 대혼란으로 다수의 사상자를 낸 후에 임기의 반만을 겨우 채우고 헬기를 타고 집무실에서 도망쳤다. 그 후에 이어진 짧은 시기에 네 명의 대통령이 교체됐던 아르헨티나의 혼란 속의 임시 대통령 시대는 세상에 잘 알려진 사실이다.

 

네스토르 키르츠네르(Néstor Kirchner)는 부인에게 정권을 넘겼으나 졸지에 사망했고 그의 부인 크리스티나는 남편의 치적으로 쉽게 대통령에 당선됐고 남편의 사망으로 동정표를 얻어 재선에까지 성공했다. 당시 국민 사이에는 서방 세계에서 맨 처음 부부 사이에 정권을 인계인수했던 키르츠네르 대통령 부부가 재선이 가능한 헌법을 활용해 번갈아 가면서 20년 이상 대통령 자리를 유지할 꿈을 꾸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키르츠네르의 사망으로 그 꿈이 무너지고 크리스티나의 3선 길이 헌법에 의해 막히자 2013년 10월 27일 총선에서 2/3를 획득해 헌법 개정으로 3선을 이루고자 하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젊은 정치 신인 세르히오 마사(Sergio Massa)가 돌풍을 일으켜 그녀의 3선 꿈을 접게 됐다.

 

아르헨티나에서 친 크리스티나 진영을 키르츠네르(Kirchner)의 K자의 ‘K’그룹이라고 표현한다. 또한 다른 행동 조직으로 그의 아들 막시모(Máximo Kirchner)가 실제적으로 운영하는 라 캄포라(La Campora)그룹 - 캄포라(La Cámpora)는 1973년 페론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대통령에 당선된 후 49일 만에 사퇴한 캄포라(Héctor José Cámpora)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것이다-이 있다. 라 캄포라는 당시 유행하던 표현인 '캄포라를 정부에 페론을 권력에(Campora al gobierno, Peron al poder)'처럼 오로지 크리스티나를 위해서, 페론에게 충성을 위해 바쳤던 캄포라의 정신으로 크리스티나에게 충성을 다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성공한 10년'이라고 주장하던 크리스티나 정부는 현재 경제적 곤경과 부정 부패에 연루돼 앞길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임기가 끝나가고 권력의 힘이 고갈돼가는 것과 발 맞추어 야당, 노조, 법원 판사와 기업인이 올리보스(대통령 사저)에 강하게 반대 입장에 서고 있다. 그런 이유로 아르헨티나 국민에 존경을 받고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아르헨티나 출신 프란시스코 교황도 유수 일간지 라 라시온지와 대담에서 '아르헨티나가 민주주의 방식을 통해 권력을 평화롭게 이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배경에는 임기가 1년 남은 크리스티나 대통령의 개인 축제 문제가 연일 매스컴에 대서 특필되고 있는데도 원인이 있을 것이다. 그가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평화적으로 정권을 후임자에게 이양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남편인 키르츠네르 시기보다 경제 상태가 나쁘고 불황이 계속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그들 부부 취임 이후 가장 높은 40%에 달하고 2중 환율 구조에서 수출이 급감해 기업에서 해고가 늘어남은 물론 개인의 실질 소득이 줄어들어 국민의 불만이 높아진 것이 이 정부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다.

 

홀드아웃 채권(부이트레 채권)의 미법원의 판결로 기술적인 디폴트에 빠졌으나 2015년 1월 전까지는 해결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외부에서의 차입은 막혀있는 상태다. 2015년 선거의 해에 경제 문제를 원활하게 해결하지 못하면 정권이 야당 진영으로 넘어갈 개연성 또한 높은 것이다. 더구나 2015년 선거의 해에 국고에서 상환해야 할 해외에 도래한 채무 상환액이 120억 달러에 달한다는 것이다.

 

오래 전부터 크리스티나의 부정 부패와 자금 불법 도피책임자이며 키르츠네르 부부의 동업자로 알려진 사업가 라자로 바에즈(Lázaro Báez)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언론인 호르헤 라나타(Jorge Lanata)는 2013년 4월 14일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에서 ‘K 자금의 탈출 경로’를 폭로했다. 몇 회에 걸쳐서 파헤친 내용은 키르츠네르 고향 친구 사업가 라자로 바에즈는 키르츠네르의 후원과 혜택을 바탕으로 많은 돈을 축척해 여러 가명 회사를 통해서 국외로 빼돌려 안전한 국가에 예치했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처음 폭로 때와는 다르게 많이 잊혀진 사건이다. 그러나 미국 법원에서 부이트레 채권자가 아르헨티나에 채권을 추심하는 과정에서 키르츠네르 정부와 연관을 걸어 친 키르츠네르 기업인인 그와 크리스토발(Cristóbal López)을 제소해 12월 12일 미국 법원에 출두하게 돼 대통령에게 문제가 매우 복잡해졌다.

 

그 뿐만 아니라 키르츠네르와 크리스티나 정부에서는 부통령을 비롯한 많은 각료와 비서관 등 고급 공무원이 불법 재산 증식 등에 연루돼 있다. 부두(Amado Boudou) 부통령은 물론 키실료프(Axel Kicillof) 경제장관, 밀라니(César Milani) 육군참모총장, 레칼데(Mariano Recalde) 국영 항공사 사장, 통신부 차관, 전 세계은행 아르헨티나 책임자 등 적어도 12명이 부정과 불법 재산 증식으로 법원의 조사를 받거나 소환 중이다.

 

그러나 이번에 그와 가족이 여러 개의 호텔을 가진 회사를 부정하게 운영한다는 것과 부정 축재, 탈세와 돈 세탁 협의로 연방법원의 클라우디오 보나디오(Claudio Bonadio) 판사가 그녀와 자녀의 재산을 전반적으로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 사건은 대통령에게 치명적일 가능성이 커 대통령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자기를 조사하는 판사와 고발자 그리고 야당과 은행에 역으로 고발조치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그러나 퇴임 후에 닥칠 제반 문제에 대해서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2015년 대통령 선거에서 여권주자가 확실하게 당선될 가능성이 약하고 또 여권의 가장 강력한 후보인 다니엘 시올리(Daniel Sciloi)부에노스 주지사를 크게 신임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정권이 야당으로 넘어가도 살아남기 위해 일정 지분의 국회의원을 확보할 방안 등 퇴임 이후의 안전을 위해 노심초사한다.

 

최근 12월 4일에 중미 에콰도르에서 열린 제 8차 남미국가연합(UNASUR: Unión de Naciones Suramericanas) 회의에 참석한 수반은 아르헨티나가 구상하는 새로운 국가 채무 조정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해 주었다.

 

그녀와 그녀의 K와 라캄포 등 추종 세력은 3선이 어렵게 된 이후 오래 전부터 4년 후에 다시 대통령으로 복귀한다는 계획을 구상 중이다.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남미국가연합의 사무총장이나 메르코수르 의회(Parlasur: Parlamento del Mercosur)에 진출을 고려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름철이면 발생했던 국민의 소요사태가 당장 염려된다. 내년 임기 말까지 버터야 할 활화산 같은 경제 문제와 측근 부정 부패는 물론 본인 가족의 불법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크리스티나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갈 것이다.

 

동양에서 말하는 권불십년(權不十年)이나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의미를 아마 크리스티나 대통령과 추종 세력은 잘 모르는 듯하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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