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기고] 중국과 월드컵과의 함수관계, '중국의 월드컵 앓이'
- 외부전문가 기고
- 중국
- 베이징무역관
- 2014-07-10
- 출처 : KOTRA
-
중국과 월드컵과의 함수 관계, '중국의 월드컵 앓이'
김용경, 중국 칭화대(淸華大) 신문방송학 박사과정
요즘 지구촌의 가장 ‘핫’(hot)한 이야깃거리는 무엇일까? 바로 4년 만에 다시 찾아와 전 세계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고 있는 월드컵! 일 것이다. 물론 월드컵에 버금가며 세계 대다수의 나라가 참가하는 올림픽이 있지만 축구라는 단일 종목을 가지고 전 세계가 관심을 보이는 월드컵이 단연 최고일 것이다. 4년 동안 고르고 고른 세계 각 대륙의 32개 진출국의 열띤 향연이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열리고 있다. 브라질에 가지 못한 중국은 강 건너 불구경하는 구경꾼일 수밖에 없지만, 그 관심과 열기는 어느 나라 못지않게 뜨겁고 강렬하기까지 하다.
무너진 중국 축구의 자존심
대부분의 한국 남자가 '군대에서 축구'했던 이야기를 하는 것만큼 9회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가지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은 축구에 관한 여러 스토리가 있다. 하지만 이에 비해 중국인 스스로 디따런뚜어(地大人多: 땅이 넓고 사람도 많다)라는 대국적 자존심이 강하지만 가장 부끄러워하는 주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중국 축구'이다.
2008년 북경올림픽에서 1위를 차지한 지구 최강 팀이라는 탁구팀과 각종 운동 종목을 석권하는 스포츠 강국이 바로 중국이다. 하지만 오직 유달리 11명이 뛰는 '축구'라는 종목에서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유일하게 본선 진출한 기록뿐이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3위라는 초라한 성적을 가지고 있다.
한국인과 중국인이 교류를 할 적에도 서로 간의 축구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 1978년 대한민국과 중국이 국가대표 A매치 축구경기를 한 이래 2012년 2월 일본 동경에서 3대 0으로 처음 승리하는 동안 무려 34년 동안 한국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해서 공한증(恐韓症: 한국을 두려워하는 증상)이라는 말을 만들어 놓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성격을 가진 중국인 친구가 중국 13억 인구에서 1억 명 가운데 1명씩만 뽑아도 축구선수 11명이 금방 만들어지는데 어떻게 인구 5000만밖에 안 되는 한국팀을 이기지 못하는지 통탄스럽다고 속마음을 토로한 적도 있다.
그러나 이번 브라질 월드컵 32개국 출전국 가운데는 우리 대한민국 인구보다도 적은 코스타리카와 크로아티아는 중국의 어지간한 대도시 인구도 안 되는 500만 명도 안 되니 반드시 인구와 축구 실력이 비례하지는 않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중국은 지난 2013년에는 중국보다 한 수 아래로 여겨지던 태국에 5대 1로 처참하게 패배한 적도 있다. 어찌 되었든 스포츠 강국을 자처하는 중국인에게 축구에 있어서 만큼은 정말 얼굴 뜨거운 현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월드컵 열기만은 이미 본선 진출국!
월드컵이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시차로 인해 대부분의 경기가 새벽 시간에 열리게 된다. 그러나 중국 치우미(球迷: 구기 종목을 좋아하는 팬을 의미하는 중국어)의 열정은 막을 수 없는 법! 일부 광적인 중국 치우미는 새벽 경기 관람 후 다음날 출근하기 어려울 것을 미리 대비하기 위해 가짜 병원진단서를 발급해주는 인터넷 쇼핑상품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또한 일부 남성 치우미는 과도한 축구 관람을 이유로 여자 친구에게 절교 선언을 당했음에도 축구경기 관람을 강행하는 강심장(?)을 보여주는 것이 화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축구 경기를 관람하면서 최근 월드컵 기간에 중국의 유행어 중에 "맥주가 없다면 축구도 없다(沒有啤酒, 沒有足球)"고 할 정도로 맥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이로 인해 벌어지는 월드컵 응원으로 인한 과도한 소음을 막기 위해 각 호프집을 돌아다니며 단속하는 ‘소음 방지 및 단속을 위한 경찰 전담반’이 만들어지기도 할 정도이다.
일부 보험사는 이러한 중국 내 월드컵 열기를 사업적인 기회로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 각종 재기발랄한 보험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월드컵 경기를 밤늦게까지 시청하는 축구 팬을 겨냥한 ‘월드컵 밤샘보험’, 응원하던 팀이 탈락할 경우 실망하게 될 축구팬을 위한 ‘월드컵 유감보험’, 관전 중 지나친 음주나 과식으로 질병이 발생할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는 ‘월드컵 과음보험’과 ‘월드컵 과식보험’이라는 듣기에도 생소하지만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경우도 있어 월드컵 분위기를 한껏 북돋고 있다.
뭐든지 지나치면 탈이 나는 법! 최근 밤새 월드컵을 시청하던 중국 치우미가 벌써 여러 명이 사망하고, 며칠 밤 연속으로 축구 경기를 관람하던 임신부가 심지어는 유산에 이르기까지 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들린다. 또 도박을 좋아하는 중국인의 특성상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보여주고 있는 도박 열기는 이미 세계 챔피언급이라고 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 중국 본토에서는 도박이 불법이라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러한 축구도박 게임을 즐기려는 중국 내 인터넷 모바일 사용자가 8억50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축구도박을 하기 위해 가산을 탕진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도박 빚에 시달리던 한 사람이 안타깝게도 투신자살을 했다는 뉴스까지 나오기도 했다.
월드컵 8강에 진출한 중국잉리(中國英利)
올림픽과 더불어 세계적인 홍보 효과가 있는 월드컵은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기업에는 큰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대한민국의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공식스폰서로 참여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경기가 있는 날에는 한국어로 된 맥주회사의 광고판을 볼 수 있다. 앞서 필자가 언급한 열정적인 많은 중국 치우미가 있고 나날이 성장해가고 있는 중국시장을 많은 세계적인 기업이 놓칠 리가 없다.
이 때문에 중국 축구팀은 비록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월드컵 곳곳의 중국의 영향력을 느낄 수 있다. 이미 지난 여러 번의 월드컵 대회에서 맥주 회사인 버드와이저가 'Budweiser'라는 영어 명칭 이외에도 월드컵을 관람하는 중국 치우미를 위해 百威(바이웨이)라는 한자어 광고판을 동시에 사용한 것은 유명하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월드컵 문턱을 넘지 못한 중국 축구선수와 달리 남아공 월드컵에 이어 중국 기업이 직접 공식 스폰서로 활약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2007년도에 미국 뉴욕 증시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태양광 관련 업체인 중국잉리(YINGLI SOLAR)이다. 일부 중국인은 전 세계 8개 대형 월드컵 스폰서의 하나로 이미 월드컵 8강에 들었다고 자평을 하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의 매 경기 중국 광고를 8분 이상 노출함으로써 잉리는 월드컵을 관람하는 전 세계 축구팬에게 ‘중국’이라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중국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비록 잉리는 유럽의 반덤핑 관세 등의 이유로 최근 몇 년간의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국내시장에만 안주하고 머무르려는 중국 기업이 해외로의 저우추취(走出去: 밖으로 나가다)를 위한 한 걸음을 내딛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잉리는 앞으로 브라질 월드컵을 발판 삼아 다시 한 번 인지도를 올리고 세계를 상대로 하는 시장 확대를 위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월드컵 관련 제조업에서는 이미 중국이 우승!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의 공장’인 중국은 이번 월드컵 곳곳에서 중국 축구팀을 보내지 못했지만 ‘메이드 인 차이나’를 보내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 공인구인 브라주카가 파키스탄 등의 국가에서 제조가 되긴 했지만 아동노동착취의 혐의가 있어 중국 제조업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광둥지역에서 대부분 제작되었다. 공인구 브라주카 이외에도 세계 각국의 응원단의 열띤 응원을 돕고 있는 각국 깃발, 모자, 가발과 같은 대부분 응원 도구와 캐릭터 인형 등이 대부분 ‘메이드 인 차이나’이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을 계기로 중국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대만 화강(華岡) 그룹은 이번 브라질 월드컵을 맞아 800만 개 이상의 월드컵 관련 아이템을 생산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에 생산했던 200만 개의 4배 수준이다. 전 세계 최대 도매시장이 있는 중국 절강성의 이우(義烏) 시장은 지난 남아공 월드컵에 비해 월드컵 관련 아이템의 수출이 대폭 증가했다는 후문이다. 이렇듯 ‘메이드 인 차이나’로 월드컵을 계기로 벌어들이는 중국 기업의 수익은 이미 챔피언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계속 이어지는 중국의 월드컵 꿈
중국 치우미의 자조 섞인 유머 가운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한·중·일 3개국 팬이 하느님에게 자국이 언제 월드컵 우승을 할 수 있는지 묻자 한국에는 50년, 일본에는 100년이라고 대답해주자 한국과 일본 팬이 죽기 전에 볼 수 있을까 걱정하여 울며 돌아갔다. 하지만 마지막 중국 치우미에게 하느님은 "내가 과연 중국 월드컵 우승을 볼 수 있을까?"라고 하며 하느님이 오히려 울고 말았다는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이런 농담이 만들어지는 것은 중국인의 자조와 더불어 애증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새로운 지도자 시진핑은 ‘중국의 꿈(中國夢)’을 정치구호를 내걸고 있으며 축구 광팬으로도 유명하다. 유럽방문 시 축구장을 방문하여 시축을 하기도 했고 그 사진을 집무실에 걸어 놓기까지 했다고 한다.
어느 한국의 정치인사가 대한민국의 축구스타 박지성 사인볼을 건네주자 무척 기뻐하며 시진핑 자신의 꿈이자 중국 치우미의 꿈인 ‘중국의 월드컵 참가, 월드컵 개최, 월드컵 우승’을 논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를 위해 중국은 축구계 개혁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중국 광주 헝다(恒大)가 한국 FC서울을 물리치고 아시안 챔피언스 리그컵을 최초로 우승하기도 했으며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한 선수 중 6명이 중국 클럽리그에서 뛰고 있다며 역사상 가장 많은 숫자라고 높아진 자국 축구 수준을 선전하기도 하며 중국 리그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기 했다.
또한 2022년 카타르가 월드컵 유치 당시 뇌물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개최권이 취소가 될 가능성이 생기면서 한국과 중국이 월드컵 대행을 위한 개최를 위해 다툴지도 모른다는 성급한 중국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우리 한국도 지난 2002년 월드컵을 거치면서 축구를 통해 온 국민의 단결과 역량을 보여준 바가 있다. 이와 같이 중국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축구라는 매개를 통해 중국 내 소수민족 문제, 지역 갈등, 계층 간 갈등과 같은 각종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려 하고 있다.
축구, 아니 스포츠는 내셔널리즘의 상징이라는 정치적인 의미와 더불어 그 막후에 있는 각종 시장논리가 움직이는 거대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나날이 대국굴기(大國崛起)를 하고 있는 중국이 각 방면에서 그 힘을 보여주고 있는 현재 중국의 축구에 대한 열정이 어떻게 변해갈지 앞으로 중국 정치와 경제와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포인트가 될 것이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KOTRA의 저작물인 ([전문가 기고] 중국과 월드컵과의 함수관계, '중국의 월드컵 앓이')의 경우 ‘공공누리 제4 유형: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진, 이미지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
1
식용버섯계의 강자로 떠오른 중국 표고버섯
중국 2014-07-10
-
2
中, 버섯먹고 건강해지자
중국 2009-07-30
-
3
Q&A로 알아보는 UAE 노무관리
아랍에미리트 2012-04-30
-
4
폴란드, 저가 수주는 이젠 그만! 새 공공입찰제도 도입
폴란드 2016-09-07
-
5
2017년 일본 제조업 순풍, 회복 기조
일본 2017-05-24
-
6
[수출직결정보] 캐나다 바이어 메디컬 스파용 미용기기 구입 원해
캐나다 2012-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