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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중국 금융위기의 뇌관, ‘그림자금융’ 주의보
  • 외부전문가 기고
  • 중국
  • 우한무역관
  • 2014-05-12
  • 출처 : KOTRA

 

중국 금융위기의 뇌관, ‘그림자금융’ 주의보

기업은행 중국우한분행 부행장 정성현

 

 

 

지금으로부터 대략 1년 전 일로 기억된다. 담당 구청으로부터 도로 및 조경공사를 독점으로 수주받은 기업에 약 2억 위안(350억 원)가량의 대출을 진행해줄 수 있느냐는 문의를 받았다. 한국이라면 다수 사업자를 대상으로 입찰해 업체를 선정하고, 공사 기성에 따라 지방 정부에서 자금을 집행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문의가 다소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대출 희망기업의 실무자와 접촉을 통해서도 궁금증은 가중돼갔다. 대출금 기간은 약 3년, 연이율 20%까지의 금리를 수용할테니 신용여신을 지원해달라는 것이었다. 당시 시장 금리가 6%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귀를 의심할 정도로 파격적인 제안이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그 제안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다른 중국계 은행 직원에게 중국 지방정부는 지방채 발행 등으로 부족한 세수를 확보하는 것이 아닌 이러한 방식으로 출자한 기업을 통해 우회적으로 대출을 받아 재정을 충당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몇 개월 전부터 ‘그림자금융’과 관련한 리스크를 걱정하는 내·외신 보도가 증가하고 있다. 규모는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렵지만 2012년 말 기준 약 32조 위안(5600조 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중국은행 대출(약 67조 위안)의 약 48%, GDP(약 52조 위안)의 약 62% 수준으로 엄청난 규모이다.

 

※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 은행과 같이 엄격한 감독과 규제를 받지 않는 은행 밖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금융서비스

 

인플레이션과 부동산 가격 상승 방지를 위해 중국 정부가 은행 규제를 강화하자 은행 대출이 어려워진 지방정부와 현지 기업들이 다양한 형태의 그림자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서 급속히 확대돼 왔다.

 

그림자금융은 주로 아래의 3가지 경로로 시장에 유입된다.

 

① 위탁 대출

 

기업 간 대출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중국에서 계열사 간 자금거래나 상거래에 상품 판매자가 상품 매입자에게 신용을 공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던 거래였으나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2010년 말) 이후 저금리(6%)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우량 기업이 대출이 어려워진 부동산 개발업자 등에게 고금리(20%)로 위탁 대출해주며 성행하게 됐다. 이러한 금융방식은 채무기업이 채무불이행을 하는 경우 위탁대출 자금을 제공한 우량 기업으로까지 손실이 확산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② 자산관리상품(WMP: Wealth Management Products)

 

자산관리상품은 은행 예금금리(3%)에 비해 높은 수익률(평균 5~10%)로 기업과 개인의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을 받으며 급속하게 성장했으며, 중국 은행업 감독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13년 3월 말 은행 WMP 잔고는 8조2000억 위안(약 1435조 원)에 달한다. 자산관리상품은 단기(판매되는 상품 중 50% 이상이 3개월 미만 상품)로 자금을 조달받아 장기로 부동산 인프라 투자 등의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어 유동성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③ 은행인수어음(BA: Banker's Acceptance Bill)

 

홍콩은행이 신용장(L/C)을 근거로 발행된 중국 수출회사의 환어음을 인수하고 그 수출 대금을 지급받아(할인율 연 2%) 수출회사는 달러를 위안화로 환전한 후 단기자금시장에 투자(연 4% 이상 수익)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은행인수어음으로 인해 중앙은행이 관리할 수 없는 자금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으며 이러한 자금의 상당수가 그림자금융으로 지방 정부나 중소기업으로 유입된다.

 

최근 이러한 그림자금융과 관련한 우려가 일부 현실로 나타났다. 작년 말에 중성신탁(中誠信託)이 발행하고 공상은행이 대리 판매한 자산관리상품(WMP) 30억 위안과 올해 초에 길림신탁(吉林信託)이 발행하고 건설은행이 대리 판매한 자산관리상품 10억 위안이 지급 불능에 빠졌다.

 

또한, 작년 4월 홍콩과 중국 간 위장무역 규제강화로 은행인수어음 자금공급이 줄어들게 되면서 상하이 은행 간 단기대출금리(SHIBOR)가 급등하기도 했다.

 

시진핑 정부가 경제성장 둔화를 용인하고 부동산 투기 억제정책을 추진하면서, 고금리를 사용하는 기업과 지방정부의 부실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며 이를 논하려는 것은 더욱 아니다.

 

다만 그림자금융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 그림자금융을 이용하는 중국의 기업들, 특히 중소 기업이 자금난으로 도산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며, 이들과 거래하는 한국 기업의 매출채권 장기화와 손실의 가능성으로 연결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중국 경제를 뒤흔들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그림자금융’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중국 파트너 기업의 자금 현황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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