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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나는 이렇게 창업을 시작했다
  • 외부전문가 기고
  • 중국
  • 상하이무역관
  • 2014-05-05
  • 출처 : KOTRA

 

나는 이렇게 창업을 시작했다

 

Ghin Consulting 손문섭 대표

 

 

 

중국에 온 지 만 5년, 그쯤 내가 하는 강의에서 우스갯소리지만 뼈있는 농담을 가끔 할 때가 있었다. "상하이 진출 5년 이상된 사업가의 4가지 비애"란 이야기였는데, 이는 2005년 이후 중국을 생산기지로서가 아니라, 시장으로서의 관점으로 중국에서 어떤 상품을 팔기 위해서 들어온 사업가들에게 많이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첫째, "돈을 벌지 못했다." 2005년 이후 중국 시장의 거대함을 보고 중국 시장에 뛰어 들었기는 하나, 중국에 대한 준비부족(이는 열거할 것이 너무 많아서 쓰기가 어렵지만, 중국 문화 및 사회에 대한 학습부족, 중국인에 대한 이해부족, 중국 시장의 유통구조에 대한 정보 부족, 중국사업 Network의 전무함 등)으로 돈을 번 사람이 손에 꼽히는 정도로 적었으니 나 역시 돈을 벌지 못했다. 하지만 괜찮다. 5년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 벌면 된다.

 

둘째, "건강이 좀 나빠졌다." 상하이에 온 후 몇 가지 변화가 생겼는데 그 중 중요한 것 하나가 한국에서 가끔 가던 동네 뒷산도 가지 않는다는 것, 정말 평지에 가까운 상하이라는 것, 운동 혹은 다른 활동을 위한 모임에 가입해 보지 못했다라는 것, 운동은 오직 골프 하나만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것, 기름진 음식에 늘 높은 도수의 술, 가끔 양주라도 마시게 되면 거의 100%에 가까운 가짜 양주를 마시는… 이런 생활을 5년 정도 하다보니, 눈도 좀 침침해지고, 스트레스를 해결할 방법이 없으니, 뒷목도 좀 뻣뻣하고… 건강에 대한 걱정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젊다. 앞으로 좀 더 관리하면 좋아질 거다. 아마도….

 

셋째, 어디가면 "한국분이세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즉 외모는 중국스럽게(?) 바뀌었다. 중국에서 5년 정도 생활하다 보니 한국에 가 옷을 사올 만한 시간도 별로 없고, 초반에 가지고 왔던 옷들은 이미 조금씩 낡았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스럽지 않은 외모를 가지게 되었고... 오히려 길에서는 더 자연스럽고... 피부며, 치아이며 등등 가끔 한국에 가면 내가 한국사람들처럼 옷을 입지 않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지만 한국에는 1년에 몇 주 있지 않으니 돌아오면 다시 잊고… 하지만 괜찮다. 곧 돈을 벌면 한국에 돌아가서 다시 패셔너블해지면 된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넷째에 이르면, 얼굴에 웃음기보다는 긴장감이 역력해진다. 중국에 5년 이상 살았는데 "중국말을 못한다"라는 것이다.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한 후 빨리 영업, 마케팅을 하려고 서둘다 보니 언어를 배우기보다는 상하이에 있는 두 가지 언어가 다 되는 조선족 교포를 채용해서 모든 통역을 시키며 일하다 보니 중국어가 늘지 않았다. 기초적인 중국어 외에 잘 하지 못한다. 그러면 당연히 중국 친구가 거의 없다. 주변에는 조선족 교포 몇 명만이 중국인으로 아는 지인이 된다. 한국에서 막 온 사람들이 보기에는 중국 전문가(?)처럼 보이고, 이야기 하지만, 실상 스스로를 생각해보면 앞으로 중국 사업을 어떻게 풀어야 하나 막막하다. 휴…

이런 상황에 도달한 분들을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도 있었기 때문에 과장을 좀 해서 하던 강의다.(물론 이 사실보다는 이런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준비하자라는 취지로 강의를 했었다.)

나 역시 위의 내용에 전부 해당된다고는 할 수 없었으나, 또 완전히 해당이 안된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태였다. 5년이 지나가는데, 돈도 벌지 못했고, 건강은 조금씩 자신 없어져갔고, 중국친구들도 그렇게 많지 않았고... 가끔 한국분이냐는 웃지 못할 질문도 받았고...

 

'무엇인가 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기존 비즈니스 컨설팅으로만은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가 없으므로(컨설팅 사업은 경제상황에 따른 변화가 심한 사업이기 때문에 큰 회사가 아닌 개인이 하는 컨설팅 회사는 수입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고정적인 수입이 들어올 수 있는 비즈니스가 절실해졌다. 그러던 어느날, 주변 사람들이 상하이 어느 지역에 즉석떡볶이 집이 생겼는데, 매일 파이뚜이(줄을 선다라는 중국어)를 한다라는 것이다. 떡볶이 사업이 대박이 났다라는 것. 나 역시 즉석떡볶이 사업에 관심이 많았고, 브랜드나(로고 디자인,상표출원 등), 운영 방법이나(직원운영 방안, 원재료 소싱방안 등), 레시피 등을 미리 준비해 놓았었기 때문에 유심히 그 집을 관찰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중국 친구 중 한 명이 저녁을 같이 먹자라고 해서 즉석떡볶이라는 한국 음식이 있는데 어떠냐?라고 물었더니 좋다라고 해서, 같이 가게 되었다. 그 친구는 Entertainment쪽 사업을 주로 하고 있어서, 한국 문화에 매우 친근한 편이었다. 같이 식당에 가보니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고, 이 중국 친구는 한눈에 바로 이거다 싶었던 모양이다. 이 사업을 한류랑 연결시키면 좋겠고 이야기했고, 난 이미 준비했던, 한류를 콘셉트로 한 즉석떡볶이 가게를 설명해 줬다. 이 친구가 당장 동업을 제안했다. 난 속으로 좋았지만,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고, 만약 네가 점포를 좋은 조건으로 찾을 수 있으면 너하고 함께 동업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정확히 1주일 후 전화가 왔다. 점포를 찾았는데 보러가자고… 그렇게 시작을 해서 몇 개의 점포를 더 보고 상하이 쉬자후이 꽝치청이라는 쇼핑몰 지하 1층의 1호점을 오픈하게 되었다.

 

"혼자 할 것인가?"

 

첫째, 중국에서 식당을 하고자 할 때 한국인 혼자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너무 많다.(이후 하나하나 설명할 수 있도록 하겠다.) 본인이 경험한바 가능한 한 중국인 친구와 함께 창업을 하는 것이 이후 식당운영을 안정적으로 하는 데 훨씬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이익은 적겠지만… 중국에서 거주한 지 오래되었고, 중국말로 중국인을 관리할 수 있고, 1개 혹은 2개 정도 운영하려고 한다면 혼자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식당아이템, 규모 등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

 

둘째, 중국 파트너와 함께 창업하는 경우 중국 파트너가 자발적으로, 먼저 참여한다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한국인이 중국인보고 같이 하자고 조르는 형태가 돼서는 나중에 운영이 어렵다.(이는 한국인이 가진 능력 및 문화적 차이에 기인한다.)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중국 파트너가 맡은 역할, 정부 관련, 재무 관련, 점포개발 관련 등 한국인이 하기 어려운 역할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지고 업무 영역에 대해서 서로 분명히 인식할 수 있다.

 

셋째, 중국 파트너와 동업으로 창업하는 경우, 둘이 하지 말라(한국인 1명, 중국인 1명) 갈등이 생기면 중재할 수 없다. 반드시 3명이(한국인 1명, 중국인 2명 혹은 한국인 2명, 중국인 1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국인 사장들은 현장에서 일하기보다는 차 마시면서 이야기하는 것을 즐긴다. 즉, 현장 중심으로 일하지 않는다. 이런 문화를 잘 이해해야 한다. 너무 같이 놀기만 하면 식당이 관리가 안 되고, 또 너무 식당에서만 있고, 다른 중국인 파트너들과 소통하지 않으면 주주 사이에서 사소한 일로 갈등이 발생해서 골치가 아프거나, 길게 가지 못하고 깨지는 경우가 많다. 일에서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까지도 고려해서 일을 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작할 때는 그렇게 완벽하게 종업원들에게 업무를 시키려고 하는 것보다 고객이 불만하지 않을 정도의 서비스 수준에서 만족할 수 있는 인내심을 가지고 출발해서 지속적으로 서비스 수준을 높여 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넷째, 중국 파트너와 동업할 경우 내가 혼자 만든거다라는 콘셉트를 완전히 지우는 것이 좋다. 즉 한국의 경우 창업하는 사람과 투자하는 사람이 분리되어, 창업의 노하우 및 기술이 있는 사람이 기술지분도 가지고, 월급도 받고 하는 경우가 매우 일상적이지만, 중국 파트너와 동업할 때 이런 사항을 요구하면 시작도 어려울 뿐더러, 시작 이후 계속 부딪치게 된다. 중국 파트너와 동업할 경우에는 투자금 비율로 지분을 가지고 사업 진행 시 필요한 비용 정도를 본인의 보상으로 받고 시작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그리고 중국 파트너의 역할을 조금씩 넓혀갈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함께 만들어 간다라는 콘셉트를 분명히 하는 것이 좋다.

 

"가장 먼저 준비할 것은 무엇인가?"

 

첫째, 만약 중국 친구들과 동업을 할 경우 사업 계획서를 매우 비주얼하게 만들면 좋다. 중국 친구들은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끌리는 사업에 대해 지지하는 경우가 많다. 입점을 위해 개발상 등과의 협의 시 이런 자료가 없으면, 한국에서 유명한 회사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거절당하기 쉽다.

 

둘째, 상표나 로고, 사업콘셉트(점포의 경우 인테리어 콘셉트)는 반드시 미리 등록, 제작, PPT 작성 등으로 준비해 놓아야 한다. 중국 친구들과의 사업은(크지 않은 사업) 매우 급속도로 이야기가 진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자료가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말만 꺼내는 사람이 되기 쉽다.

 

셋째, 상표 출원은 반드시 본인의 명의로 하라. 중국에서는 외국인도 상표등록이 가능하다. 만약 외자 법인을 세웠다면 법인 명의로 등록하되, 내자 법인으로 할 때는 본인 개인의 명의로 미리 등록해 놓는 것이 좋다. 이런 경우 향후 비즈니스 갈등이 있는 경우 브랜드에 대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창업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어디선가 본 글인데, "사람들은 네잎클로버를 따기 위해 세잎 클로버를 밟는다. 세잎클로버 꽃말은 행복이고 네잎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다. 행운을 잡기 위해 수많은 행복을 짓뭉개는 식이다." 즉 현재 창업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데도, 향후 무엇인가를 해야 하고, 대박을 만들어야 하고 해서, 현재 잘할 수 있는 일을 그만두고 창업하는 것은 말리고 싶다. 그렇게 시작한 창업은 실패로 끝나는 경우를 많이 봐 왔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간, 내가 창업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정말 절실하고, 이루어야 하는 목표가 분명한 경우에 시작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전략이다. 왜냐하면, 본인의 경험상 중국에서의 창업은, 그리고 그 창업을 계속 유지해 나가는 것은 "절박함, 진정성"이라는 콘셉트가 없으면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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