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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나는 이렇게 시장조사 했다"
  • 외부전문가 기고
  • 중국
  • 상하이무역관
  • 2014-03-06
  • 출처 : KOTRA

 

"나는 이렇게 시장조사 했다"

Ghin Consulting 손문섭 대표

 

 

 

중국에서 창업을 준비할 때 매우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시장조사다. 한국에서는 첫째, 말이 잘 통하고, 둘째 객관적인 자료가 많이 오픈되어 있고, 셋째 조사 면적이 좁기 때문에 기본적인 시장조사가 그렇게 어렵지 않다. 하지만 중국은 일단 말이 잘 통하지 않고 또한 어떤 시장이 어떻다라는 객관적인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더라도 지역적으로 세분화되어 있다던가, 아니면 개인창업을 하는 데 도움될 만한 데이터는 구하기 매우 어렵다. 마지막으로 상하이만 해도 행정구역 면적 기준으로 서울의 10배의 크기를 가지고 있다. 어디를 가서 무엇을 봐야 하는지도 매우 막막하다. 그렇다 보니 오히려 시장조사를 전혀 하지 않고, 중국 소비자의 목소리는 들어보지 않고 감으로 창업 및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너무 넓고, 다양한 데이터가 있고, 많은 인구가 있기 때문에 막연히 이 많은 사람 중에 내 아이템에 관심 갖는 사람이 단 몇 %만 되도 사업을 시작하는 데 문제가 없다라는 접근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한국과는 시장환경이 다르다. 간단하게 경쟁자만 보더라도 한국은 한국외의 다른 나라 브랜드들이 중국만큼 많지 않다.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고, 한국 고객의 특수성이 없지는 않지만, 한국이라는 내수시장이 좁기 때문에 많은, 다양한 외국 기업이 진입해서 사업할만한 효율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그것도 1선 도시인 상하이나 베이징은 전 세계 모든 기업과 개인이 노리는 시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많은 사람이 진입해 있고, 또한 호시탐탐 중국 시장 진입을 노리는 많은 그룹이 존재하고 있다. 이런 시장에서 시장조사 없이 감으로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사실 자살행위나 다름이 없다. 시장조사에는 당연히 시장성이라는 기회를 보는 기능이 있지만, 그 외에 많은 경영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운영의 측면에서도 과연 계획단계에서 생각하는 내용이 '실현 가능한가'라는 것도 확인이 필요하다.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 중국은 오퍼레이션 부분에서 한국 및 미국과 다른 측면이 많다. 노동법이라든지, 지역별 규정의 차이라든지 등등… 아무튼 시장조사를 통해서 많은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창업의 첫 단추를 끼우는데 너무너무 중요한 것임은 한국이나 미국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늘 부딪치는 문제가 바로 "어떻게?"라는 문제다. 'HOW?" 여기서 본인이 어떻게 했는지를 말해보고자 한다.

 

"현장을 부딪쳐라"

 

그래서 시간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세운 창업 계획 시간을 2배 이상 잡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6개월 정도 걸린다라고 하면, 중국에서는 1년 정도의 시간을 예상하면 된다. 그 이유가 바로 다양하고, 많은 현장을 보고, 사람들을 만나고 하기 위해서다. 본인이 카페 사업 준비할 때나 떡볶이 사업 준비할 때 느꼈던 가장 중요한 것이 "중국 사람들은, 특히 매장이든, 기업이든 외국 사람들의 질문에 매우 관대하다"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 식당을 준비할 때 동종업계에 가서 꼬치꼬치 캐물으면 매우 싫어하고, 또한 물어보는 사람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구한테 가서 뭘 물어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또한 부끄러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은 내가 경험한 바로는 그렇지 않다. 이 넓은 땅덩어리에서 나 말고 누구 다른 사람이 비슷한 업을 한다라고 해도 그 친구를 반드시 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예전에 화장품 회사 사장님께 들은 말이 있다. 그 사장님은 장쑤성 장인이라는 도시에서 화장품 공장을 운영하고 계시는데, 갑자기 생산이 몰려서 공장 생산능력이 넘치면, 근처 공장 사장에게 공장 라인 1개 정도를 빌려서 생산한다고 한다. 서로 경쟁자일텐데 라인을 빌려주냐라고 물어봤더니, 경쟁자는 무슨… 이라고 대답하시면서, "중국에 화장품 공장이 얼마나 많은데, 이웃사촌 공장은 서로 친구다. 서로의 재료 원가도 알려주고, 비싸게 사오는 것 같으면 자기 공급상도 알려주고, 공장 빌려서 일하면 밥도 준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러시면서 이게 규모의 차이고 면적의 차이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즉, 중국 사람들은 같은 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반드시 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나의 친구가 될 수 있는지를 먼저 판단한다. 그래서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정보를 함께 공유하고, 서로 도울 수 있는 관계를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매장 등에 가서 내가 이런 사업을 준비하고 있어서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라고 이야기하면,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이렇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이 친구가 나한테 무슨 도움이 될 수 있지?" 이렇게 반응한다. 그런데 만약 그 업이 트렌디한 산업이라고 하면 예를 들면 카페라고 하면 한국의 카페들이 인테리어나 음식이나 훌륭한 것들을 중국 총경리나, 주인들이 알고 있기 때문에 혹시 도움이 서로에게 될 수 있을 수도 있다라고 판단하고 대화에 임해준다.

 

그래서 옷 잘입고, 깨끗하게 준비하고, 비주얼한 문서 혹은 동영상 자료등을 가지고 현장에 가서 부딫쳐 보면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응해준다라는 경험이 있다. 그렇게 부딪쳐서 한두번 이야기 해보면, 생각지 못한 리스크나 기회 혹은 좋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준비해야 할 것들은

 

1. 외국인의 느낌이 나도록 외향을 가꾸고 찾아가야 한다. 조그만한 식당을 준비한다 하더라도 말끔하게 양복 및 정장을 혹은 기타 세련되게 옷을 입고, 머리 헤어스타일도 잘 다듬고 찾아가면 일단, 호감을 갖고 대화에 임해준다. 이전에 젊은 친구들이 대충 머리도 잘 안 다듬고, 아주 캐주얼하게 막 시장조사를 다니는 것을 본적이 있다.

 

이 친구들은 전투적으로 젊은 사람들이 하는 일이니 상대방이 열정을 알 것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중국에서, 중국인이 본인에게 도움이 안 되는 젊은 한국인에게 그것도 그들을 대견히 여겨서 무엇인가 좋은 정보 및 관계를 맺을 가능성은 매우 적다.(이건 거꾸로 생각해보아도 이해가 될 듯) 중국에서 사업의 출발은 외국인으로서 중국친구들에게 무엇인가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보여야 한다. 라는 것이다.

 

2. 비주얼한 자료, 문서 및 동영상을 준비해서 찾아 가야 한다. 아무리 중국말을 잘 하는 한국인이라고 해도, 사업을 단 시간에 중국 친구의 기호에 맞게 설명하기는 매우 어렵다. 중국 친구들 또한 사업을 하는 친구들은 매우 바쁘기 때문에 장황한 설명을 들을 시간적 여력이 없다. 이런 친구들에게 비주얼한 중국에서 보지 못했던 보고서나 동영상을 가지고 설명하면, 훨씬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물론 이 짧은 설명 이후 중국친구들이 관심을 가지면 긴 시간 서로 토론할 수 있다.

 

3. 반드시 조그만 선물을 준비하라. 처음 만나고 헤어질 때는 반드시 조그만 선물을 건네는 것이 좋다. 한국에서 가져온(이건 생각해보면 정말 많다.) 그러면 다음번에 다시 한 번 만날 때 훨씬 우호적인 상태에서 만날 수 있다.

 

"인터넷을 뒤져라"

 

이렇게 이야기하면 그렇게 많은 중국의 인터넷을 어떻게 다 뒤지나? 현실적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한다. 이는 중국의 인터넷 사업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중국은 정말 많은 사이트를 가지고 있고,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타오바오"라고 하는 공룡 사이트가 존재한다. 쇼핑몰 거래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공룡 사이트가 존재하기 때문에 타오바오 하나만 잘 뒤져도 웬만한 상품의 시장정보는 대충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서비스업이라고 하면 "띠앤핑"이라고 하는 또 하나의 공룡사이트가 있다. 맛집 사이트로 시작한 이 사이트는 현재는 중국 전역의 서비스 산업 예를 들면, 미용에서 웨딩 등등 대부분의 산업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타오바오 사이트를 예로 들면, 타오바오가 공개하는 데이터도 매우 많다.

 

예를 들면, 어떤 브랜드가 어느지역에서 어떤 연령대에(소비자의 별자리까지도 데이터로 공개한다.) 얼마나 팔리는지에 대한 분석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어떤 카테고리에서 어떤 제품이 지금 제일 많이 팔리고 있는지 얼마의 가격에 팔리고 있는지도 전부 공개하고 있다. 이런 정보 및 데이터를 확인해보면 기본적인 지역 및 가격 등에 대한 현실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설문조사"

 

설문조사라고 하면 매우 어려운 걸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 중국에서 오랫동안 총경리를 하셨던 분들도 그렇다. 하지만 어느 날 내가 가르치던 학생들이 이틀 동안 인민광장 앞에서 500개의 샘플 설문조사를 받아왔다. 대부분의 회사의 주요타겟이 젊은 남녀기 때문에 인민광장이라든가, 푸동 따무즈 광장 같은 곳에 가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과감하고 무작정(?) 요청하면 해주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아이패드라는 좋은 디바이스가 있기 때문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직접 입력을 요청하면, 나중에 분석하는 시간도 매우 절약할 수 있다.  

얼마 전에도 한국 의류회사인 E모사의 젊은 신입사원들이 인민광장에서 아이패드를 들고 새로 론칭할 브랜드에 대해 10일간 설문조사하는 현장을 목격했다. 놀랍게도 그 친구들은 중국말을 할 줄 모르는(가장 기본적인 말만 하는) 한국에서 온 직원들이었다. 그 친구들에게 설문조사가 어렵지 않냐라고 물어보니 이 친구들 왈 "워먼 스 총 한구어 꾸어라이더 따슈에셩. 칭 저거 칸 하오마?(우리는 한국에서온 대학생인데, 이거 한번 봐줄래요?)"라고만 말하면 3명 중 2명은 설문조사에 임해준다라는 것이다.

 

물론 이런 설문조사는 현장에서 조사하는 시간적인 제약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소비패턴 등을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기본적인 생각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조사할 수 있고, 인사이트를 찾지 못하더라도 가설을 증명하는 자료로는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설문지도 요즘 한국에서 나온 좋은 책들을 참고하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작업에 대해서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본인도 처음에는 면적과 인구의 상징인 중국이라는 나라가 주는 중압감(?) 때문에 시장조사에 대해서 엄두를 내지 못했던 적이 있다. 컨설팅 회사에 근무할 때는 500, 1000개의 샘플을 해도 "과연"이라는 의문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에서의 사업을 위해서는 상시적으로 시장조사를 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더욱더 절실하게 하게 되었다.

 

중국 시장만큼 빠르게 변하고, 뭐 하나 잘 된다라고 하면 득달같이 경쟁자들이 나타나고, 그에 대응해서 변화하지 않으면 금방 또 숫자가 나빠지는 이런 시장에서는 상시 시장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업무가 잘 안 풀리거나, 머리가 복잡할 때는 그냥 현장으로 가자. 그리고 한 명이라도, 두 명이라도 만나보고 이야기해보자. 그런 시장 조사가 체질화되면 창업에 대한 자신감도 높아지고, 기업은 현장의 사실들을 가지고 사업을 계획할 수 있는 강한 유전자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 분명하다. 겁먹지 말고 현장으로 나아가자!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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