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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열사의 땅 사우디 생생 체험기
  • 외부전문가 기고
  • 사우디아라비아
  • 리야드무역관 염기혁
  • 2013-12-29
  • 출처 : KOTRA

 

열사의 땅 사우디 생생 체험기

대우인터내셔널 담맘지사 김동주 지사장

 

 

 

이슬람교 성지인 메카, 메디나가 있는 곳. 세계 최대의 산유국, 최근 국내 건설사들이 제2의 중동 붐이라 일컬을 만큼 최대 수주의 실적(전체 해외 건설 수주 누계 중 20%를 상회)을 올리는 국가,사우디아라비아 주재원의 시각에서 본 이곳 생활을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 남자끼리 살가운 나라

 

"살라말리꿈~", "알리꿈 살람" 이 말은 아랍어로 "아이구, 안녕하세요", "네, 그쪽도 안녕하십니까?"라는 의미로 주고받는 하루에 수십 번도 더 듣는 이곳 인사말입니다. 서로 아는 사이든 모르는 사이든, 엘리베이터를 타는 사람은 이미 타고 있는 사람에게 서로가 이슬람교도 형제이며, 서로 간에 자부심을 느끼듯 주고받는 인사말입니다. 간혹 남자들끼리 손잡고 다니는 모습도 볼 수 있고, 남성들끼리 인사하면서 얼굴을 부비는 경우도 쉽게 목격됩니다.

 

반면, 여성들의 바깥활동은 제약이 많아 낮에는 바깥 출입이 제한되며, 여성의 운전이 금지돼 있어 드물게 일과시간에 볼 수 있는 얼굴을 가린 사우디 여인들이 저 같은 낯선 외국인 남자에게 살가운 인사말을 건네는 경우는 없습니다. 저도 이곳에 와서 사우디 여성에게 인사할 기회가 없어, 아직 한 번도 여성의 육성으로 인사를 들어본 적은 없습니다. 실제로 사우디 가정에 초대를 받아도 여자 유아를 제외하고는 소개를 해주지도 않고, 다들 다른 공간(부엌, 침실 등)에 대피(?)해 있어 대화는커녕 인사도 나눌 수 없습니다.

 

□ 매일 쌀라 5 combo 작렬!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국기를 사용하고 있는 나라를 꼽자면, 아마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닐까요? 아랍어로 써 있는 문장 밑에 칼이 그려져 있는 형상, 녹색 바탕은 이슬람교에서 가장 신성하게 여기는 색이며, 가운데 아랍어는 "알라이외의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무함마드는 알라의 예언자이다."라는 코란 1절의 내용인데, 이슬람 교도의 예배를 알리는 외침이라고 합니다. 바닥의 칼은 성지를 수호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건국을 상징한다고 하니, 이 나라에서 종교가 차지하는 위상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종교적 색채가 매우 강한 나라이다 보니, 하루에 다섯번씩 하는 이슬람 교도들의 기도(Salah:쌀라)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슬람교도에게 주어진 다섯 가지 의무인 신앙고백(샤하다), 자선(자카트, 종교세), 단식(사움), 메카순례(하즈), 마지막으로 쌀라가 그것입니다. 기도 시간은 해의 위치에 따라 정해지므로 새벽, 한낮, 오후, 저녁, 밤으로 나뉘며 국가마다, 도시마다 매일 조금씩 바뀌는데, 이 시간을 알기 위해 알람 시계, 스마트폰 어플, PC 내 바탕화면, 신문 공고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파돼 어김없이 지켜지고 있습니다. 기도 시간은 30분 정도이며 이 시간에는 모든 상점과 식당이 영업을 하지 않고, 길거리에는 우리 나라의 교회만큼 곳곳에 있는 모스크에서 민방위 훈련을 방불케하는 기도 방송이 울려퍼집니다.

 

업무용 빌딩 및 사막 한가운데 고속도로에도 기도를 드릴 수 있는 모스크는 반드시 있습니다. 기도는 성지인 메카가 있는 방향으로 하게 돼 있으며 제 차에는 메카 방향을 알리는 나침반 버튼이 있을 정도로 이들에게 기도는 생활의 일부입니다. 기도 전 얼굴, 손과 발을 씻어야 하기에 모스크가 있는 곳에는 화장실이나 세면장이 반드시 있다는 것도 여기서 알게 된 생활 상식입니다.

 

이슬람교도의 생활에서 기도의 중요함을 알수 있는 예로 이집트 민주화 시위 때 시위 도중 기도 시간이 돼 시위대와 경찰이 모두 기도를 올렸다고 하니, 사우디 관련 업무를 하시는 분들은 기도 시간에는 이슬람 기업가들에게 회신받기가 어렵다는 걸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비효율적인 기도시간으로 인해 업무 처리 지연 및 영업 반감 효과가 많이 우려되지만, 사막밖에 없는 이 척박한 곳에서 석유를 샘솟게 하신 알라에게 감사드리는 것을 부지런히 하는 것이 이곳 사람들에겐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할지 모릅니다.

 

□ 아랍에는 아라비아 숫자가 없다?

 

아랍어가 배우기에 어려워 엄두가 안나도, 숫자는 생활 속에서 계속 접하다보면 어느 정도 눈에 익혀지는데(운전하면서 앞차 번호판 보면서 익힘.) 이에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쓰고 있는 아라비아 숫자는 아랍 숫자와 모양, 발음이 전혀 다른데요 0(싸파), 1(와하드), 2(이띠~엔), 3(딸라~따), 4(아르바), 5(캄싸), 6(씻따), 7(싸바), 8(따마니아), 9(띠쓰아), 10(아셔라)라고 부릅니다.

 

제가 퇴근 후 처와 함께 마트에 장을 보러가서 생긴 일입니다. 마트 내에 작은 곰인형이 수북이 쌓여 있는데 가격이 ㅇ사우디아라비아리알(이하 리알)로 쓰여져 있어, 이거 왠 공짜? 하면서 한국에 있는 조카들 주면 좋겠네 하면서 처가 막 담으려 했습니다. 그러나 저희 빼곤 주변에선 아무도 관심들이 없어 하길래 다시 생각해보니, ㅇ은 숫자 0이 아니라 5였습니다. 만약 계산할 때 알았더라면 난처한 상황이 벌어질 뻔 했습니다. (한화로 환산하면, 5리알x300원/리알, 개당 1500원인 셈)

 

 

□ 남녀평생부동석

 

이곳에서 지내다 보면 이 나라 여인들이 불쌍해 보일 때가 많습니다. 이슬람교 원리에 의거 눈만 보이는 검은색 복장(일본 만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가오나시 귀신같은 느낌)을 외출 시 꼭 입어야 하며, 운전도 할 수 없고 낮에 혼자 자유롭게 다닐 수 없습니다. 해가 진 저녁때 남편과 함께 장 보러, 혹은 쇼핑을 나온 여인들이 마트와 백화점을 가득 메우는데, 이 광경은 표현하시는 분들에 따라 다양하지만 까마귀떼 같다고 많이들 표현합니다.

 

몸을 가리는 정도는 외국인 여성인 경우 아바야로 팔과 다리의 노출을 가리되, 얼굴과 머리를 모두 드러내놓을 수 있으며, 사우디 여인들은 한층 강화돼 6세 이상이 되면 히잡이라는 수건으로 머리, 얼굴을 가린 채 눈만 보이고 다니거나 아예 눈까지 다 가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트, 쇼핑몰에서 얼굴을 다 가린 여인을 마주치게 되면, 얼마나 덥고 답답할까와 함께 공포심마저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우디 내 모든 식당, 커피숍에는 남자만 출입 가능한 Single Section과 여자가 보호자 남자(남편, 혹은 가족)와 함께 출입하는 Family Section(대개 2층에 있으며, 1층의 경우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음)으로 나뉘어 사우디인들의 외간 남자와 여자와의 동석을 원칙적으로 불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전해 들은 바로는 극장, 현지인용 수영장 등도 남녀가 나뉘어 있다고 하며, 학교도 초등학교부터 성별에 따라 학급이 나뉘어 있다고 합니다.

 

□ 사우디인 전통 복식에 대해


사우디에서 남성의 전통 옷은 토브라고 부릅니다 토베는 넉넉하고 긴 소매에 원피스입니다. 사우디의 무더운 날씨에 적합하고 거의 몸 전체를 덮긴 하지만 공기가 자유롭게 통해 뜨거운 낮에 몸을 시원하게 합니다. 토베는 보통 햇빛을 반사하는 흰색으로 편안한 면을 사용합니다. 토베는 직업이나 사회적 위치와 관련이 없어 평등을 표현합니다. 때때로 남성들은 토베에 비쉬트나 미시라흐를 입는데, 금으로 장식된 흰색, 검정, 갈색의 긴 목욕가운 같은 옷입니다. 대게 왕족들이 신분의 고귀함을 상징하기 위해 입는다고 합니다.

 

이제 머리로 올라가면, 남성은 3장의 머리쓰개를 씁니다. 첫째는 타이가로 타이나, 타키야로 불리기도 합니다. 손으로 뜬 자수같은 빵모자로 머리 덮개가 미끄러지지 않게 하는 작은 흰색의 모자입니다. 둘째는 구드라로 캐피예라고도 불리는 큰 사각형 천입니다. 대각선으로 접어 삼각형을 만들어 타기야 위에 써 머리 중앙에 놓고 이마에 돌려 고정시킵니다. 흰색 머리 덮개는 보통 여름에 착용하며, 빨강과 하양의 체크무늬는 겨울에 주로 입습니다.

 

건조한 날씨의 직사광선에서 머리를 보호해주기에 이젠 실내 활동이 많아 안 어울리지만, 기후 적응을 위한 이곳 중동 아랍인들의 전통입니다. 구드라 끝은 터번으로 감싸거나 느슨하게 등이나 어깨에 걸치거나 먼지와 모래에서 보호하기 위해 얼굴을 감쌉니다. 마지막 부분은 구트라를 고정하는 아갈 혹은 이갈로 두꺼운 두 겹의 검정끈을 머리 위에 얹습니다. 제가 좀 아는 척을 하는 이유는 저도 사우디 친구에게서 선물을 받아 전해 들었고, 입어봐서 압니다. 활동성은 떨어지지만, 시원한 옷으로 안에 별도의 속옷도 입어야 한다는데 그냥 입으면 더 시원합니다!

 

이곳에 가족들을 데리고 오는 주재원들은 제일 먼저 아내를 아바야 상점으로 데리고 가야 합니다. 물론 이태원에도 아바야 상점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사우디 입국을 하면서부터 심상치 않은 시선을 받아온 아내에게 몸을 가리기 위한 아바야를 사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바야는 마치 졸업식 때 입는 가운 같은데, 기후 탓에 대부분 얇은 화섬직물을 위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현지인들에게는 아바야 종류별 가격과 품질, 브랜드도 천차만별이라지만 잘 모르는 아내에게 처음엔 저렴한 옷으로 시작해, 점차 자수가 달리고 큐빅이 박힌 화사한 것까지 추가로 사주게 됩니다. 여성의 경우 특히, 아바야의 길이가 신분을 상징하는데 소매나 기장이 짧을 경우 활동량이 많이 요구되는 메이드(가정부)로 오인되기 쉬우며, 고귀하신 부인의 경우는 우아함을 상징하는 긴 기장을 유지해, 거리 및 매장 바닥을 다 쓸고 다니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광란의 다국적 레이서

 

사우디에서는 첫째도 차조심, 둘째도 운전 조심입니다. 비단 사우디에만 해당하는 내용은 아니겠으나, 잘 닦인 도심 내 도로가 중앙의 메인로드(고속), 서비스로드(가장자리 로드)로 나뉘는데, 하루에도 곳곳에서 교통 사고 현장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처음엔 적응이 안됬지만 메인로드 1차선에서 먼저 가겠다고 쌍라이트를 터뜨려가며, 바로 앞차 뒤에 붙어서 협박하는 광란의 레이서가 많습니다. 대형 트레일러들도 덩치에 안맞는 차선 변경이 빈번하고, 3차선 이상에서 바로 좌회전하러 방향을 틀고 아무렇지 않게 가는 이들도 일상적인 수준으로 목격됩니다.

 

제가 경험한 것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리야드에서 담맘으로 출장 복귀하던 새벽 1시경 고속도로 인터체인지에서 저를 비롯 총 4대가 줄맞춰 두 줄로 라운드턴하고 있는데, 그 사이를 뚫고 본인 차량 및 총 4대를 심하게 긁고 가며 줄행랑을 친 광자(狂者) 레이서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당시 인명 사고는 없었으나, 차량 구매 후 100일 정도 지나서 일어난 일이라, 당시 긁힌 차 외관을 보면서 느끼는 심적 고통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러한 난폭 운전이 도로 위를 장악하고 있는 것은 저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볼 때 사회에 불만을 품은 자들의 화풀이 및 스트레스 해소 방편이나 젊은 사우디인 및 고급차 보유자의 허세, 정해진 영업 시간에 맞춰 장을 보고 식사를 해야 하는 생활 습관 등에서 오는 현상으로 보여집니다. 이런 형국에 이곳에 주류 판매가 허용된다면 이곳 교통 상황은 더욱 위험천만이 될 지도 모릅니다. 사우디 정부도 도로 곳곳에 속도 카메라 설치 및 탐정 단속을 병행해 점차 계도하고 있지만, 심야 시간대의 운전은 특히 조심해야 하며 방어 위주의 운전 습관을 항상 유지해, 외출 시 몸 성히 귀가할 것을 다짐하고 또 다짐합니다.

 

□ 사우디에 부는 한류 열풍

 

유럽에서 국내 아이돌 그룹의 공연으로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뉴스로 접하면서 아직은 본격적이지 않지만, 이곳 사우디도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매년 개최되는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문화축제인 자나드리아(Janadriyah Festrival) 문화축제에 2012년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청받게 된 것도 그러한 좋은 예입니다.

 

자나드리아 문화축제는 압둘라 사우디 국왕이 직접 주관하는 행사로 사우디 국민과 외국인 800만 명이 참가하는 아랍 최대 규모의 문화축제입니다. 이 축제는 2008년에 시작해 매년 1개국을 주빈국으로 초청해 첫 해 터키를 시작으로 러시아, 프랑스, 일본에 이어 2012년 우리나라가 다섯 번째 주빈국으로 초청받게 됐습니다. 국가 초청행사인 만큼 한국 정부에서도 600평 규모의 전시관 설치 및 다양한 한류 문화를 선보였다고 합니다. 사우디 내에도 본격적인 한류 열풍이 불면, 아바야 입은 젊은 사우디 여인들이 국내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춤추는 모습을 조심스레 상상해봅니다.

 

□ 적자 생존의 무대에서 일당백 정신으로

 

 

사우디는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을 비롯한 전 세계 내로라하는 다국적기업들이 일찌감치 자 잡고, 오일머니를 벌기 위해 그들과 공존하며 세계 어느 곳보다도 치열한 수주 경쟁을 밤낮으로 하는 곳입니다. 지극히 보수적이고 정적인, 때로는 비상식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이곳에서 제가 보낸 시간은 저를 되돌아보고,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 역량이 무엇인가를 찾는 절차탁마의 시간이었습니다. 처음 간 제다 출장에서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놓은 진수성찬에 꿋꿋하게 상을 물리지 않고 사우디 바이어가 권하는 음식을 먹으며 저희가 원하는 가격대에 계약체결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사우디는 이렇게 기후적·문화적으로 매우 다르고, 우리의 기준으로는 매우 불편·불합리한 것도 많지만, 그런 ‘차이’가 바로 우리 기업들이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 기회를 살려 사우디에서 근무하시는 우리 기업인들, 그리고 사우디 진출을 희망하시는 모든 분이 치열한 적자생존의 무대에서 일당백 정신으로 좋은 결실을 맺길 바랍니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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