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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브라질 현지 법인: 효과적인 경영 현지화 방안
  • 외부전문가 기고
  • 브라질
  • 상파울루무역관 최선욱
  • 2013-12-26
  • 출처 : KOTRA

 

브라질 현지 법인: 효과적인 경영 현지화 방안

Demarest Advogados 김민곤 변호사

 

 

 

필자가 브라질에 첫 발을 디딘지 벌써 17년이 다 되어간다. 이 세월 동안 제2모국으로 정한 이 땅에서 많은 것을 몸소 보고, 느끼고, 배우며 법률 지역전문가로 성장했다.

 

브라질은 남아메리카 대륙 중앙에 위치하며 1500년 카브랄(Cabral)에 의해 발견되었다. 인구와 면적에서 세계 5위 대국이며 칠레와 에콰도르를 제외하고 남미 10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특이하게 라틴아메리카에서 유일하게 포르투갈의 식민통치를 받아 대륙 내 다른 나라와 달리 스페인어가 아닌 포르투갈어를 사용한다. 브라질 인구는 2억 명에 달하고 정치체제는 연방공화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화폐로는 헤알(Real)을 쓰고 있다.

 

브라질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세계 2위 그리고 중남미 지역 최대 외국인 투자 유치 국가로 부상하였고 브릭스(BRICS)의 일원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을 해오고 있다. 이러한 성장의 요인은 풍부한 천연자원, 큰 내수시장, 안정적 거시경제, 자유로운 경영환경, 높은 성장성 및 수익성을 들 수 있다.

 

앞서 나열한 성장 요인으로 한국 기업이 이미 상당수 진출해 있으며 한국 정부도 브라질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인정해 전보다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14년 월드컵에 이어 2016년에 하계올림픽 개최국이 되면서 세계 각국에서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사회기반시설 관련 한국 업체를 포함한 해외 투자자들이 브라질을 찾고 있다.

 

이제 브라질은 우리나라 기업에 유망한 투자 매력 지역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브라질 현지법인 설립을 통해 더 적극적인 투자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투자 진출에 항상 거론되는 애로사항이 있다. 바로 한국 업체들의 효과적인 경영 현지화 문제이다.

 

한국 업체들이 브라질 현지 법인 설립을 진행할 때 가장 많이 직면하는 문제는 브라질 법률상 브라질 거주인(영주권 또는 시민권) 소지자를 대표경영자로 하여 설립정관을 작성하고 등기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일단 한국 업체 중 이곳에서 사업을 시작하기 전 브라질에 어떤 근거를 둔 업체는 없기 때문에 보통 믿을 수 있는 변호사나 회계사를 임시 경영자로 두고 현지 사업 준비를 시작한다.

 

이후 법인투자금을 통해 이곳에 올 법인장 또는 주재원의 영주비자 취득 절차를 진행해 영주비자를 받고, 브라질에 들어오면 법인정관 변경을 통해 임시 경영자를 교체하게 된다. 이렇게 하면 현지 법인의 영업활동이 한국에서 파견된 주재원의 100% 경영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문제는 관리 차원이 아닌 현지 상황을 숙지하여 판단해야 하는 현지 시장 진출 계획을 브라질 사정과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주재원들의 판단으로만 결정한다는 점이다. 물론 주재원이 현지 사업계획을 작성할 때 현지 직원을 통해 조사를 맡기고 이를 토대로 결정하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현지 정보를 주재원이 충분히 이해하고 결정에 반영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좋은 예가 있다. 1995년에 브라질 자동차산업에 진출한 프랑스 르노사다. 이 업체가 브라질에서 생산하여 판매할 차량 중 "Scenic"라는 모델이 있다. 당시 현지 경영 대표자는 브라질 사람이었는데 출시 전 르노 본사 및 주재원들에게 검은색 Scenic는 생산하지 말라고 지시받았다고 한다. 이는 그 당시 유럽에서 Scenic검은색은 거의 팔리지 않을 정도로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현지 경영 대표자는 이 결정에 "반기"를 들었고 반드시 검은색 차량을 생산해 판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찰이 있었지만, 현지 경영대표자의 판단대로 검은색 차량을 생산해 판매했고, 결과는 검은색 차량이 다른 어떤 색의 차량보다 많이 판매됐다는 사실이다.

 

현지 직원이 아닌 의사결정권을 가질 수 있는 현지 경영인을 우리 기업에서 채용하는 경우는 손꼽을 정도로 흔치않다. 이는 서양과 달리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의 기업문화 및 정서 차이에서 오는 듯하다. 우리나라 기업문화는 대부분 상명하달이다. 말 그대로 위에서 명령하면 복종해야 한다. 이 같은 문화는 브라질처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의사표현을 하는 문화와는 많이 다르기에 본사가 단독으로 투자해 설립한 현지 법인에 굳이 현지 경영인까지 두어 의사결정에 마찰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단편적인 예로 브라질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업체 설립을 위해 토지를 알아보고 여러 대상을 조사하고 나서 회사 대표의 방문과 결정을 기다린다. 현지 상황에 밝지 않은 회사 대표가 와서 문제가 있는 토지로 결정하면 업체가 설립된다. 만약 잠재된 문제로 토지 구매 관련 문제가 생겨도 다른 후보 토지를 재조사해 업체를 옮기는 것보다 어떻게 해서든 문제를 해결하고 비용 및 시간 문제가 있더라도 해당 토지에 업체를 설립하려고 한다. 경영진이 결정했기 때문이다. 만약 현지 상황에 밝은 경영인이 있었다면 이러한 결정을 바꾸어 좀 더 융통성있게 업체 설립을 진행했을 것이다.

 

우리 기업은 브라질에서 사업을 하지만 모든 경영방식 및 결정, 인사 관련 방침조차 한국 본사에서 익숙한 형태로 적용하여 현지 직원들이 "협박"으로 느낄 수도 있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한국 기업인 대부분은 성실하고 부지런하며 개인보다는 회사를 우선시한다. 브라질에 주재원으로 와도 이런 자세로 현지 법인을 운영한다. 반면 브라질 사람은 한국 주재원들과 달리 회사가 아닌 개인생활을 더 중요시하며 직장은 개인생활을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회사로부터 신임을 얻는 문제를 떠나 개인생활을 방해하면 미련 없이 퇴직할 준비가 돼있다.

 

브라질에 진출한 한국 업체를 위해 법률 컨설팅을 하며 가장 많이 듣는 얘기는 현지인 직원 또는 경영인의 태도와 자세이다. 어떻게 저렇게 자기가 일하는 회사를 생각하지 않고, 믿음을 줄 수 없을 만큼 개인적인 행동을 하고, 휴가와 13번째 월급을 다 챙기고, 평소에는 야근수당까지 챙기며. 조금만 아파도 결근하는 점들을 이해해주고 달래며 퇴직시켜 주었더니 회사를 상대로 노동소송을 걸었다고 분개한다. 브라질 현지 사정에 비춰보면 이러한 직원의 행동에는 이상한 점이 없는 데 주재원들과 다르다며 섣부른 판단을 한다.

 

중요한 점은 각 나라의 기업문화에 옳고 그름은 없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기업문화 덕분에 한때 브라질과 한국이 경제적으로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40년이 지난 지금 브라질과 달리 한국은 선진국을 눈앞에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업장이 브라질이라면 브라질 현지 문화를 이해하고 브라질 직원을 채용해야 하며 현지인의 소리를 듣고 결정할 수 있도록 브라질 사람을 경영진으로 채용하는 것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좋은 방법이라고 판단된다.

 

최근 브라질에 진출한 한국 기업 중 내수시장을 타깃으로 삼아 한국 수입품을 공급/판매하는 업체들이 현지 경영인을 판매대표자로 고용하는 사안으로 법률컨설팅을 해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브라질 문화와 시장, 포르투갈어 소통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 주재원을 통해 바이어를 발굴해 판매하는 것보다 현지를 이해하고 네트워크를 가진 브라질 경영인을 앞세워 판매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이다.

 

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물론 요즘 대기업에서 오는 주재원들은 도착 전에 이미 브라질 문화 및 현지 사정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많이 알고 오지만, 아무래도 실전에서 몸소 보고 느끼고 현지를 파악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는 듯 한다. 또한 보통 3년에서 4년으로 제한된 주재원의 임기를 고려할 때 현지 업무 진행을 위해 믿을 수 있는 현지 경영인의 의견을 토대로 업을 진행하는 것이 어떨까 하다.

 

브라질 법률에 따라 현지인의 경영 권한을 회사정관에 규정하고 주재원들이 측면 관리를 통해 협력하면 경영을 현지화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경영 현지화에 있어서는 현지인에게 한국사람이 일하는 스타일을 기대하지 말고 현지 문화와 충돌되지 않는 선에서 개선될 수 있는 점만 지적하여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한국 주재원의 성실함, 회사에 대한 신뢰, 부지런한 현지 경영인을 채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 회사가 추진하는 사업 분야에 현지의 목소리가 필요하다면 이 부서에 과감하게 현지 경영인을 채용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기업의 이윤도 극대화할 수 있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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