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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호주 그리고 호주 음식문화 속 한국 음식
  • 외부전문가 기고
  • 호주
  • 멜버른무역관 홍효숙
  • 2013-12-23
  • 출처 : KOTRA

 

호주 그리고 호주 음식문화 속 한국 음식

Claire Kwon (Oriental Merchant 이사)

 

 

 

음식은 한국인이 한국말을 쓰고 한국의 얼굴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처럼 태어난 가족환경과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기 마련입니다.

 

한 살 때 이곳 호주에 와 한국말은 어눌고 서툴러도 김치찌개만 있으면 맛있게 밥을 말아서 먹는 우리 아이들, 한국말에 제일 서툰 막내 녀석이 한국 입맛에는 제일 귀신인 걸 보면 신기하기 짝이 없습니다. 신김치와 멸치국물로 끓여놓은 시원한 김치찌개에 두부를 넣어서 만든 한국 토종 음식이 그 녀석 입맛에 제대로 배었으니 말입니다.

 

서양의 치즈도 발효 음식이라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어도 먹고 자라면 특유의 치즈 맛에 군침이 도는 서양 꼬마들, 두리안이라는 열대성 과일의 강하고 특유의 냄새가 숨이 막히는데도 아랑곳없이 손가락까지 빨아가며 먹는 말레이시아에서 자란 친구를 보면서 음식이란 "익숙함"이 주는 입을 통해 느끼는 최대의 행복감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호주의 식품업계에 아시안 음식을 유통하는 중국계 호주회사에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호주 식품업계에 대한 유통 구조의 설명을 드리자면 이렇습니다.

 

원래 호주는 영연방에 속해 영국 중심의 유럽 브랜드와 서양 식료품을 주로 취급하는 울워스(Woolworth)와 콜스(Coles)라는 거대한 슈퍼마켓 체인이 전국에 약 2000개의 슈퍼마켓 매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유럽계들을 위주로 한 식료품만을 취급했습니다만,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를 중심으로 아시안 이민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아시안 식료품 확장을 과감하게 시도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 15년 동안 괄목할만한 성장을 누리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운이 좋게도 저희 회사는 이때를 기점으로 양대 슈퍼마켓을 상대로 아시안 식품 공급을 선점해 시장을 주도하게 됐습니다.

 

사실상 아시안 식품군이 슈퍼마켓에서 가장 빠르게,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는 분야로 해를 거듭할수록 매대와 종류가 새롭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호주 슈퍼마켓 바이어들은 새로운 아시안 식품에 대한 관심도 많습니다.

 

호주는 원주민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민자로 구성된 나라입니다. 지정학적으로 동남아시아 남쪽에 자리해 골드러시와 함께 정착한 중국인, 1970년대 후반 베트남 난민을 받고 1980년대 후반부에는 정책적으로 해외 아시안 유학생 유치와 기술을 보유한 전문 외국인에 대한 이민 정책을 계속한 결과, 2010년 호주 인구조사 자료에 의하면 이민자 10명 중 4명이 아시아인이라고 합니다.

 

호주 내의 아시아 열풍은 최근 부를 축적한 중국 유학생과 이민자 수가 계속 증가하면서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영국 시스템을 갖춘 호주에 정착하면서도 쉽게 바꿀 수 없는 것이 음식문화이기에 이제는 이민자들이 가져온 전통적인 아시아 입맛이 유럽계 이민자의 80% 이상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호주인이 즐겨먹는 점심 메뉴나 아이들 스낵으로는 김으로 둘둘 만 일본식 핸드롤이 가장 인기 있는 메뉴 중 하나이고 일과 후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은 유럽계 호주인은 스시를 집에서 말아서 먹거나 아시안 요리를 해먹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한국 음식의 호주 내의 현재 마켓 포지션은 타이 음식, 중국 음식, 일본 음식 순이며 외식 문화 선호도가 보여주듯이 상당히 미비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현지 식품회사에서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한국 식품에 대해 다음과 같은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1. 외식문화로서 한국 음식점의 숫자와 분포는 시드니를 중심으로 한 한인 상대 지역에 많이 집중해 백인 중심의 호주 사회에는 아직도 거리감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한국 음식점 분포가 대중이 주로 가는 지역 백화점 상가의 Food court를 중심으로 지역마다 분포된다면 한국 식품이 슈퍼마켓에 놓여도 사람들이 제품을 알고 구매해 가정에서 조리할 것이고 비로소 안정된 한국 식품 마켓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2. 한국의 식품은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의 제품에 비해 세련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포장 재질, 제품의 질이 상당히 좋습니다. 그러나 한국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한국 식품회사들은 해외 시장을 위한 영문 포장, 영문 알레르기 표기사항, 영문 조리법, 영문 원료 성분, 바코드의 크기 등이 현지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제품의 포장 사이즈도 한국 내수시장에서 잘 팔리는 단위(중 또는 대용량)보다는 일주일에 한 번 또는 두 번 필요할 때마다 구매할 수 있는 소포장으로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4. 전통적인 맵고 짠맛으로서의 밥반찬에서 주요리로서의 개념 변화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5. 호주는 인구 약 2300만 명의 작은 시장입니다. 그러나 아시아인들이 자연스럽게 백인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 나라로 호주를 보신다면 유럽, 미국, 동남아시아, 중국 등 세계 어디를 겨냥하더라도 그 나라로 들어가기 전 "테스트 마켓"으로서 꼭 한번 거쳐가야 할 매력 있는 나라임에 틀림없습니다. 호주인의 아시아 음식의 관심과 이해, 매운맛을 즐길 줄 아는 점, 요리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는 점도 한국 음식을 소개할 수 있는 좋은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도 누군가는 세계가 이해할 수 있는 한국 제품으로 계속적인 마케팅과 브랜드 강화, 가격 경쟁력을 가진 제품, 또는 외식 브랜드로 시작해 이제 해외 시장도 차근차근 공략하길 기대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김치맛을 아는 데 걸리는 시간과 다양한 시간, 예를 들면 처음엔 물어 씻어서 먹여도 보고 김치를 부침개에 넣어도 보고, 볶음밥도 만들어주면서 애쓰고 걸리는 만큼만 노력하면 될 것 같습니다. 한식에 대한 믿음과 열정, 기다려줄 줄 아는 인내가 함께한다면 누구나 넘을 수 있는 세계 시장입니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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