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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오스트리아 바이어와의 상담 시 유의사항
  • 외부전문가 기고
  • 오스트리아
  • 빈무역관 김현준
  • 2013-12-17
  • 출처 : KOTRA

 

오스트리아 바이어와의 상담 시 유의사항

 

MINA TRADE 대표 강순희(sales@minatrade.eu)

 

 

 

유럽 한가운데 위치한 오스트리아는 인구 800만의 크지 않은 시장 규모, 세계적으로 알려진 대형 다국적 기업의 부재 등의 이유로 한국 기업들의 큰 관심을 끌지 못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요즘은 그런 분들이 많지 않지만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캥거루’가 있는 호주와 혼동하는 분들도 꽤 있었던 것이 사실이며, 오스트리아라는 나라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 분들이라도 ‘모차르트’로 상징되는 ‘문화 예술의 나라’ 이미지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제나 산업 측면에 대해 덜 알려진 것 또한 사실입니다. 게다가 지리적 인접성, 같은 독일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점 때문에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이웃 나라 독일 경제의 한 부분으로까지 인식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오스트리아라는 나라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비즈니스 측면에서 의도하지 않은 실수 또는 손해를 보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보아서 그동안 현지에서 직간접적으로 겪은 경험을 토대로 오스트리아 바이어와 만날 때 특히 유의할 점을 몇 가지 적어보고자 합니다.

 

□ 비즈니스적인 측면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 필요

 

오스트리아 기업을 상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오스트리아 기업들의 속성상 한두 번의 거래를 위해 생산업체를 물색하는 경우는 드물며, 지속적인 거래 관계 유지가 가능한 생산 업체와의 접촉을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일단은 소량 주문을 통해 제품의 시장성 테스트, 생산 업체의 약속 이행 여부, 품질 준수 여부 등 거래의 기본 요소들을 점검한 후 신뢰가 쌓이면 주문량을 늘리는 관행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초기 단계의 소량 주문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일단 신뢰가 구축되면 장기적인 비즈니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므로 초기부터 많은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꾸준히 관계 형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며 인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경험상 한국 업체에는 이 부분이 가장 어려운 것으로 보여지는데 상담 후 혹은 요청 자료를 오스트리아에 보낸 후 빠른 시일 내에 답변이 없을 경우 이러한 상황을 못 견뎌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업체들의 경우 한국 업체가 보낸 서류에 대한 검토도 자신들의 업무 계획에 맞춰 일정을 진행하기 때문에 독촉할 경우 오히려 반감을 살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대형 유통업체의 경우는 구매 부서가 별도의 회사로 분리돼 구매 본부의 형태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고 구매 본부의 본연의 업무인 제품 소싱이 연중 계획하에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회신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현지 상담 후 또는 정확한 담당자를 알게 되어 관련 자료를 송부한 후 회신이 없더라도 좀 더 기다리거나 우호적인 안부 편지(제품 검토 결과에 대한 재촉이 아님)를 규칙적으로 보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유도하는 노력이 무척 중요합니다.

 

한국 IT 장비를 수입 공급하는 한 교포 기업인의 경우 모든 것이 빨리 진행될 것이라는 IT 장비 제품에 대한 선입견에도 불구하고 현지 오스트리아 업체가 1년 전에 보내 줬던 샘플을 보관하고 있다가 구매 수요가 생기자 뒤늦게 비로소 이 사장님께 직접 연락을 취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꾸준하게 인내하는 장기적인 접근 전략이 필요합니다.

 

상담 시 주제 전환은 자연스럽게

 

오스트리아 바이어와의 상담시에는 직접적으로 본론에 들어가기보다는 기본적인 대화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담 없는 화제로는 가족 사항이나 취미, 스포츠 등이 적당한데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가족 사진을 지갑에 넣고 다니는 습관이 있으므로 현지인과의 대화 시 가족 사진을 보여 주는 것도 신뢰를 쌓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오스트리아인 대부분은 1차 세계 대전 이후 오스트리아가 소국으로 전락한 것을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으며 특히 독일이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것에 대해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콤플렉스를 해소시켜주면서 그들로부터 환심을 살 수 있는 방법 중 좋은 것은 오스트리아를 ‘문화적 대국’이라고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음악, 학문 등에서의 오스트리아가 낳은 업적을 이야기하며 오스트리아를 ‘문화 대국’이라고 칭해 줄 경우 오스트리아 바이어들이 매우 흡족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밖에 오스트리아 황정에 대한 향수를 가진 사람도 많으므로 한-오스트리아 외교 관계가 1892년 조선조 고종 황제와 오스트리아의 프란츠 요셉 황제 사이에 성립됐다는 이야기도 친근감을 자아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가격 문제는 어느 정도 타협이 가능하니 언제나 약간의 여지를 두고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터무니 없이 많이 깎아주면 오히려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국제 경쟁 가격을 고려하여 협상에 들어가야 합니다. 가끔 30일 이내에 결재할 경우 할인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에 대비하여 가격을 책정해야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오스트리아와 처음으로 거래하는 경우 통상적인 안전 장치로 신용장 사용을 고려해볼 수 있으나 높은 은행 수수료 때문에 대체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강합니다. 보통의 경우 T/T 방식이 일반적이므로 현지 여건에 맞게 거래 조건에 있어 탄력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거래 관계에서는 오스트리아측의 문의에 가부 간의 정확한 답변을 신속히 하는 것이 신뢰를 구축하는 길입니다. 본인이 거래를 주선한 몇몇 한국 업체는 거부 의사가 있는 경우 정확한 답변을 기피해 빈축을 사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 같은 방식은 특히 삼가해야 합니다.

 

□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 측면

 

어떻게 보면 비즈니스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서로의 역사적 배경,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10여 년간 현지에서 비즈니스를 하면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보면 한국 업체들의 경우 특히 다음 사항을 유의했으면 좋겠습니다.

 

독일 이야기는 ‘눈치껏’

 

개인적으로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한국과 독일과의 4강전을 야외의 큰 광장에서 관전하면서 나름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주위에서 같이 경기를 관람하던 오스트리아 국민 상당수가 이웃 나라 독일이 아닌 ‘잘 알지도 못하는’ 한국을 응원하는 장면이 그것이었는데 이 사건을 통해 우리의 흔한 ‘상식’과는 달리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독일에 대한 감정이 별로 호의적이지 않은, 아니 다소 부정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오스트리아 경제는 독일 경제와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성향, 시장 및 산업 구조 등이 독일과 많은 유사성을 가지고 있으며, 역사적 배경, 같은 언어 등의 이유로 사실 한 나라라고 불러도 크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이러한 사실들을 근거로 오스트리아 사람이 독일이라는 나라에 대해 상당한 호감 또는 동질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결론부터 말하면 이건 커다란 오산이다. 실제로 한국 업체 중 오스트리아 업체와의 상담 시 이러한 ‘잘못된 선입견’을 근거로 상대적으로 잘 아는 독일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꺼내는 경우가 있는데, 결과적으로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독일에 대한 이와 같은 반응은 양국 간 역사적 배경에 그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과거 화려한 합스부르크 왕가를 이루었으며 1815년 빈 회의 결과 독일 연방의 맹주로 군림하였던 오스트리아는 독일어 문화권의 정통이라는 자부심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 독일이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성장한 반면, 오스트리아는 1차 세계 대전 이후 이전 영토의 3/4을 잃고 소국으로 전락한데 이어 1938년에는 히틀러에 의해 병합을 당하는 등의 사건을 겪으면서 오스트리아 국민은 커다란 상실감 및 약간의 콤플렉스를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도 오스트리아 국민이 느끼는 ‘상대적 왜소감’은 충분히 수긍할 만한 여지가 있습니다. 유로화 도입 이전부터 오스트리아는 자국 통화인 실링(Schilling)의 환율을 독일 마르크화에 고정시킨 정책을 수행해 왔으며 EU 가입 이후에는 Billa, Merkur 등의 Rewe 그룹, Saturn 등의 독일계 대형 유통 체인들이 식생활용품, 전기/전자 등 주요 부문의 유통시장을 장악해왔습니다.

 

이러한 현지 상황을 고려하면 오스트리아 업체들과 비즈니스를 시작하려는 한국 업체의 경우 반대로 2차 세계대전 등을 언급하며 자신들이 독일에 대해 덜 우호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방법일까요?

 

아이러니컬하게도 꼭 그렇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오스트리아에 거주하는 외국인 4명 중 1명이 독일 사람이라는 통계에서 나타나듯이 현재 오스트리아에는 많은 독일인이 생활하고 있으며 특히, 비즈니스 부문의 경우 이 비율은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업체는 단순히 외모만으로 독일 사람들과 오스트리아 사람을 구별하기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고 또 국적이 오스트리아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 혈통을 따라가다 보면 독일계 뿌리를 가진 사람도 적지 않은 바 결국 비즈니스 상담시 독일 이야기는 가급적 꺼내지 않는 것이 최선이며 부득이한 경우 ‘눈치껏’ 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 결론

 

오스트리아 시장은 한국 업체들에 크게 매력적인 시장이 아닌 것은 사실입니다. 한국에 잘 알려져있지 않아 관련 정보도 많지 않고, 인구 800만 명이 조금 넘는 내수 규모는 한국 업체가 원하는 수준의 주문 물량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시장 자체가 다소 보수적이어서 신규 업체의 시장 진출이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점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 번 거래가 성사되면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는 한 거래처를 쉽게 바꾸지 않는 ‘의리’가 있으며 과거의 역사적 배경으로 동유럽 국가와 훌륭한 네트워크를 형성한 업체가 많은 바 이들 지역 진출의 주춧돌로 활용할 여지도 많습니다. 오스트리아 시장에 더 많은 한국의 중소기업이 진출하기를 바랍니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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