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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중국 비즈니스에서 꼭 기억해야 할 것들
  • 외부전문가 기고
  • 중국
  • 칭다오무역관
  • 2013-12-16
  • 출처 : KOTRA

 

중국 비즈니스에서 꼭 기억해야 할 것들

하오산동(好山)도진수 대표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접하게 된다. 우리는 이럴 때마다 상식도 통하지 않는다며 흥분하지만, 우리의 목적은 상식의 교류도 아니며 한국 화의 우수성을 가르치기 위한 것도 아니다. 물론, 그들이 원하는 것도 아닐 것이다.

 

중국에서 16년 동안 있었지만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그들의 모습으로 여전히 당황할 때도 있다. 하지만 최소한 당황은 해도 큰 숨 한번 들이쉬고 돌아서 생각할 수 있는 여유는 생긴 것 같다.

 

부디 한국인의 ‘은근’과 ‘끈기’라는 정신으로 중국 비즈니스 성공 신화를 모두 만들기를 기원하면서 글을 시작해보려 한다.

 

1. 계약서 체결 - 말은 말일뿐, 계약서가 해결사

 

한국 기업인들이 중국인과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당황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중국과 비즈니스를 해본 사람이라면 비즈니스 상담 과정에서 분명히 제품 생산이 가능하고 가격이나 생산일정에 문제가 없다고 해 즐거운 마음으로 비즈니스 상담을 마치고 돌아왔지만, 정작 계약을 위한 업무 진행과정에서 뭔가 계속 이야기가 달라지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그렇다. 중국에서의 상담은 그저 상담일 뿐 그 어떤 의미도 부여하지 않는 것이 좋다. 흔히 ‘말바꾸기’라고 비난하며 신뢰할 수 없다고 비즈니스를 포기한다면 아마 중국에서는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기가 어려울지도 모른다.

 

반면, 계약서상에 명기된 내용에 대해서는 중국인들은 상당히 순종적이다. 물론 그 내용이 구체적이고 명쾌했을 경우에 한해서이다. 따라서 계약서 작성 시에는 업무 내용을 명확히 작성하고 변호사를 통해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계약서 작성 시 꼭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손해 배상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이다. 한국인은 습관상 계약은 신뢰에 기반을 두고 계약서는 일종의 형식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계약서상에 "무엇을 하지 않으면 얼마를 보상해야 된다"는 식의 처벌적 문구로 인해 상대방과의 신뢰를 의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소 잃고 그럴 줄 몰랐다"고 후회하기보다는 이 방법이 가장 안전하다.

 

중국인의 표현 중 우리를 아마 가장 당황스럽게 하는 말이 있다면 이런 말일 것이다.

 

  - 하오(好, 좋다): 계약 조건이나 가격 등에 대해서 상대방이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꼭 그렇게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지금은 좋은 거 같은데 뭐 다른 내용도 전체적으로 봐야하고 다른 상황도 있을 수 있으니 그때 다시 이야기해보자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커이(可以, 괜찮다, 할수있다): 하오(好)와 비슷한 개념도 있지만, 이 제품의 생산이 가능한가와 같은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 하는 대답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정확한 건 그때 가서 보자'의 뜻이다. 이런 경우 해봤더니 이런 어려움이 있고 저런 어려움이 있으니 가격을 올려줘야 한다는 식으로 재상담이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 마상(上,곧, 금방): 약속한 시간이 지나도록 뭔가 미뤄지고 있을 경우 많이 하는 말이다. 금방 된다는 말이고 금방의 개념은 1시간이 될 수도 있고 하루가 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구체적으로 몇 시, 몇 일로 재질문해서 확답을 받는 것이 좋다.

  - 메이요우원티(问题, 문제없다): 가장 빈번하고 가장 혼란스러운 말이다. 전혀 문제가 없다는 대답에 좀 더 구체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항상 이런저런 난감한 이야기를 하는데 이때 문제없다고 하지 않았냐고 다그쳐도 아무 소용이 없다. 문제가 없다고 말하면 지금은 없지만 언제든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자.

  - 차부뚜어(差不多,별 차이 없다): 중국의 문화혁명을 일으킨 핵심 인물인 후스(胡适: 1891~1962)가 미국 유학을 마치고 북경대 총장까지 역임한 인물로 대충대충 두루뭉술한 중국인의 문제에 대해 자각해야 한다는 의미로 ‘차부뚜어선생”이라는 책을 썼을 정도로 많이 사용되는 말이다. 이렇게 대답할 경우 만약 친한 사이라면 차이완빠첸공리(差一万八千公里: 1만8000㎞ 차이)라는 식으로 웃으며 넘어가는 센스를 가진다면 중국인을 반쯤은 이해하게 된 건 아닐까 싶다.

 

2. 개인주의의 결정체 – 팀워크가 뭐지?

 

직원 교육 차원에서 2명씩 3개의 조를 짜 보고서를 조별로 1부씩 제출하라고 했다. 결과는 보고서 내용의 문제점보다 더 황당한 것이었다. A조의 보고서는 2부가 나왔고 B조의 보고서는 1부지만 한 명 혼자서 작성한 것이었고 C조는 미제출이었다.

 

내용을 확인해보니 두 사람이 어떻게 각자의 역할을 정하고 공동의 과제를 해결할지를 모르는 것이었다. 너무 당황스러워 학창시절 혹은 전 직장에서 팀 과제를 해보지 않았냐고 물어보니 대답은 ‘노’였다.

 

팀 공동 목표 달성의 개념보다는 평가가 용이한 개인 실적 위주의 교육에 익숙한 것이었다. 또한, 다른 사람의 잘못에 의해 본인이 처벌받는 것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강하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회사 업무의 특성상 주도적 업무가 많고 업무량으로만 평가하기가 힘들어 대략적인 기대치에 대해서 업무 목표를 잡아줬을 경우와 전체 업무를 일일이 수치화시켜 목표량을 정해줬을 때 차이는 실로 경이로웠다. 거의 3배의 효과를 나타냈는데 이 역시도 목표와 책임 소재가 명확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두 가지 예를 참고하면 중국에서 사업을 진행할 때 왜 기업이든 기관이든 담당자 관할 업무가 아니면 나 몰라라 하는지 어느 정도 이해될 것이다. 이 업무는 내 담당이 아니니 나는 모른다식의 대처가 많고 다른 담당자에게 찾아가 처리하라는 안내 정도도 기대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거꾸로 이런 개인주의를 이용하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구체적인 업무 지시와 책임 소재에 따른 업무 집중력은 사실 경험해보지 못한 큰 성과였고 회사에 대한 이유없는 집단적 대항도 적은 편이다.

 

3. 일본의 ‘혼네”, 중국의 ‘혼네’ 그리고 미엔쯔!

 

일본인을 대표하는 말이 다테마에(겉모습)와 혼네(속마음)가 있다면 중국에는 무엇이 있을까?

 

물론, 중국인도 속마음을 감추는 데에는 일가견이 있다. 세계 3대 상인이라고 하니 상술의 기본인 속마음 감추기에 얼마나 능하겠는가? 일본의 ‘혼네’와 ‘다테마에’를 상대방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의 싫은 소리 못하는 것으로 본다면 중국인의 속마음은 ‘의심’에서 비롯된 ‘두려움’으로 손해보지 않기 위한 감춤임과 동시에 ‘이익’을 위한 ‘사업적 수단’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유추의 시작은 중국 혼란의 근현대사이다. 1840년 아편전쟁으로 시작된 중국의 근대사는 100년이 넘는 동안 전쟁에 시달리는 시기를 맞게 된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립으로 사회주의 국가체제로의 기틀을 마련했지만, 지금의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1966년에 시작돼 마오쩌둥이 사망한 1976년까지 있었던 10년간의 문화대혁명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문화대혁명 10년은 파괴와 숙청의 기간이었는데 중국의 화장실에 문이 없는 이유가 화장실에서 한 밀담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니 속마음을 입 밖으로 낸다는 것은 사실상 죽음을 의미하던 시절이었지 않나 싶다.

 

중국인의 ‘혼네’는 이런 속마음 노출에 대한 거부감과 중국인의 생활화된 흥정을 위한 생활습관의 하나로 남아있는 것이다.

 

이런 중국인의 ‘속마음’을 이해한다면 회사에서 직원들과 회의를 할 때 특히 공개된 자리에서 부정적 의견을 제시하는 직원이 없는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중국에서 가장 조심해야 되는 교류 방식이 바로 ‘미엔쯔(체면)’이라는 것이다. 중국인들의 교류 방식은 사실상 미엔쯔로 시작해서 미엔쯔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에서의 체면은 자존심으로 이어지고 이 자존심이 상하게 되면 비즈니스는 사실상 어렵다고 보는 게 맞다. 문제는 이런 미엔쯔가 중국인들의 오랜 보복심리와 연동이 되면 사실상 최악의 상황이 될 것이다.

 

회사의 경우 직원을 야단쳐야 할 때에도 공개적인 방식의 꾸중은 대상 직원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다. 한국이야 공동체라는 개념이 있기 때문에 또한, 꾸중이 곧 퇴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중국에서는 공개적인 자리에서의 꾸중은 첫째는 ‘미엔쯔’의 문제이며 둘째는 꾸중 자체로 인한 불이익이 생길 것에 대한 두려움을 제공한다.

 

계약을 진행하는 과정이든 파기하는 과정이든 중국인을 대할 때는 항상 상대방의 체면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받아들일 수 없는 방식으로 힘들게 할지라도 그것은 그들의 비즈니스 방식이 그런 것이지 결코 그들에게는 잘못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4. 가격흥정 그리고 시장 가격 정책

 

한국에서 물건을 구매할 경우 하다못해 노점에서 물건을 구매하더라도 흥정이 가능한 비율은 10~20% 정도 수준일 것이다. 아마도 그 이상의 할인을 요구한다면 판매자로부터 호된 야단을 맞고 무안한 표정으로 돌아서야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인의 흥정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들의 가격 흥정은 두 가지 방식이다. 첫째는 생각지도 못한 비율의 할인 요청이고 둘째는 설득력 없지만 참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할인의 근거나 이유를 이야기하는 끈질기고 집요한 할인 요청이다. 때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극단적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일종의 흥정 과정이지 거래를 그만두겠다는 건 절대 아니다. 필요하면 꼭 다시 나타날 것이다.

 

중국에서는 제품 가격 결정 중 소비자 가격을 통제해 가격을 결정할 경우 재미있는 현상이 하나 있다. 한국의 경우 원가와 제품의 특성을 고려한 후 시장에 먼저 진출한 경쟁 제품의 가격에 따라 소비자 가격을 결정하고 어느 정도의 유통 마진을 확보해 유통업자들과 수익 배분에 대한 협의를 한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유통업자들에게 소비자 가격은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들은 자기가 공급받는 가격과 소비자 가격 사이에서 얼마의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이 거래를 할지 말지를 결정짓는 주요 사안일 뿐이다.

 

다시 말해 중국에서 제품 판매를 위해 유통업자와 상담을 한다면 소비자 가격은 고민하지 마라. 유통업자에게 주는 가격과 유통업자가 확보할 수 있는 마진율이 50% 이상이 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 그에 따라 소비자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다. 한국인의 생각으로 본다면 경쟁력있는 소비자 가격을 갖춰야 판매량이 늘고 판매량이 늘어나면 마진이 설령 적더라도 큰 이윤과 함께 지속적인 시장점유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유통업자에게 주는 마진율이 적다면 그들은 아예 계약도 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유통업자가 원하는 마진을 만들어주고(대신 공급자의 마진을 최소화하는 식은 절대 안 된다) 소비자 가격이 결정되면 얼마를 팔 수 있을지를 꼭 묻고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판매는 유통업자의 능력이고 특이하게도 유통업자는 자기 마진이 확보되면 판매를 만들어낸다.

 

5. 조급하지도 절대 지치지도 마라

 

중국인의 상담은 길다. 상담 전 어느 정도 준비된 자료를 가지고 업무적인 내용으로 짧은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상담을 마치고 결론을 내기를 바라는 한국인의 비즈니스 방식으로 중국인을 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큰 실수이다.

 

중국인들은 비즈니스 상담을 하면서도 비즈니스와 관계없는 이야기로 시간을 보낸다. 준비된 자료도 없고 그냥 얼굴을 마주 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이미 이야기가 끝난 내용에 대해서도 반복적인 수정을 요구하거나 특정 사안에 대해 ‘불가능’을 통보했음에도 끊임없이 요구하는 모습은 때론 사람, 아니 한국 사람을 질리게 하기도 한다.

 

필자의 경우 사전 상담을 통해 계약조건을 모두 협의한 후 계약서 초안까지 메일로 발송해 최종 확인을 받은 상태에서 마지막 계약 체결을 하기 위해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나기로 했다. 계약 장소에 나타난 사람은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대표였지만, 웬일인지 우리가 최종 확인을 마치고 가져온 계약서가 아닌 자신들이 준비한 계약서에 사인할 것을 요구했다.

 

우리는 계속해서 이미 회사의 법인 도장을 찍어왔으니 그냥 도장만 찍어주면 된다고 했지만, 그들은 같은 내용이라면서 자신들의 계약서에 사인해 줄 것으로 요구했고 무례한 행동일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도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려 중국 측 대표와 향후 비즈니스에 대한 핑크빛 전망을 이야기하는 동안 동행한 일행에게 계약서를 비교해보라고 지시했다. 그 결과 전체 계약서에서 한 줄의 계약 내용이 수정된 것을 확인했고 그 내용이 전체 계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웃으며 우리 계약서를 다시 내밀었지만, 상대방의 반응은 참으로 당황스러웠다. "뭔가 착오가 있었던 모양인데 그 내용을 수정해서 가져올 테니 사인하자"며 담당자는 자리를 비웠고 한참 후 가져온 계약서의 그 부분은 수정돼 있었지만, 또 다른 페이지에서 유사한 내용의 계약 조건이 삽입된 것을 발견했다. 그 뒤로도 표현만 애매모호하게 바꾸는 등 두 차례의 계약서 수정이 있었고 그렇게 상담은 오후 2시에 시작해 저녁 8시까지 계속됐다. 결국 식사하러 가지는 호의를 거절하고 계약서가 제대로 수정되면 연락달라는 말과 함께 자리를 일어났다.

 

다음날 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우리가 원하는 내용의 계약 체결을 약속하자는 전화를 받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작성한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 우편으로 발송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 뒤로 약 한달간의 전화통화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계약서를 돌려받을 수 없었다.

 

1차원적인 계약서의 농간은 둘째치고라도 길어지는 미팅에 조급해하며 섣부른 결정을 하기보다는 억지 계약은 안 하지만, 안 좋은 모습으로 자리를 박차고 나올 필요도 없는 것이다. 언제 어떻게 또 그 사람 또는 그 사람의 지인과 만나게 될지 모르니까…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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