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명절 활용 마케팅을 구사하라

Casablanca, 심재석(trustmaroc@hotmail.com)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르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어느 나라를 가든 그 나라의 법, 관습,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이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가장 기초적인 사항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로코에는 국가 독립일, 국왕 즉위기념일, 이슬람 종교와 관련된 성탄절, 라마단 직후 소 명절, 희생절(대 명절) 등등의 휴일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라마단 기간과 대명절을 모로코 사람들과 함께 지내며 느낀점을 비즈니스와 연계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라마단 기간에 초대하거나 초대받는다.

라마단 단식월에 가능한 모로코 바이어를 초청하거나 초청받아 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 기간에 저녁 식사(프토르)는 모든 가족이 모여서 하며 흔히 여러 사람을 초청해 식사하기 때문에 가족 및 친지들과 인사를 나누며 교분을 쌓는데 아주 용이합니다.

식사 후 차를 마시며 밤늦게까지 담소를 나누기 때문에 친분을 쌓으면서 혹시 중요한 상담이 있으면 이때 의논하면 아주 좋습니다. 라마단 기간의 계절 상품으로는 TV, 위성수신기, 비디오 제품 등과 대추야자, 유제품, 케익, 과자, 설탕류 등이 계절상품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2. 대명절(희생절 Aid Adha)은 가장 중요한 명절입니다.

이슬람에서 가장 성대한 축제인 EID ADHA, 우리 나라로 치면 추석 명절처럼 온 가족이 다 모여서 함께 명절을 보내며 가족 친지들을 찾아뵙고 안부를 묻기도 하며 주변 친구들과도 특별한 교류를 하는 날이므로 이런 기간을 현지화의 일환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친목을 도모함으로써 현지 비즈니스를 하는데 윤활유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이날 모든 가정의 가장은 가능한 한 마리씩 양을 구해서 희생절을 준비해야 합니다. 양을 준비하든가 염소, 아니면 낙타, 소등을 준비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대명절 전후로 한달 정도는 비즈니스 대부분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오로지 이 명절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전통시장은 명절 이후 약 2주간 연휴에 들어갑니다.

대명절용 계절 상품으로는 냉장고 수요가 특히 많으며 여러 가지 양념류, 주방기기 등에 더 많은 수요가 있습니다.

이 기간에 현지 기업이 마케팅으로 하는 사업은 양을 구매해 직원들에게 지원하기도 하고 주변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수십~수백 마리의 양을 지원해 기업의 사회적 이익뿐만 아니라 홍보 효과로 톡톡한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에이드 알아드하(Eid al-Adha) 또는 에이드 알 케비르(Kebir; Great Feast)는 이슬람의 전통적인 명절로 아랍어로 "에이드"는 명절이라는 뜻이며 "알 아드하"는 "가축 도살, 희생물 헌납"이라는 뜻을 가집니다. 이 때문에 이 명절을 "희생절"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희생 제물로 바치는 동물은 양, 염소 낙타, 소 등으로 양이나 염소는 2살 이상, 소나 낙타는 5살 이상의 것으로 한정돼 있습니다(너무 어린 양이나 동물들을 제물로 하지는 않지요). 제물로 바친 동물을 판매하거나 거래하는 것은 절대로 허용되지 않으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신이 인간에게 자선을 베풀어라고 내려주신 소중한 날이라 할 만합니다

희생절날 도축돼 마련된 고기는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 먹습니다. 3분의 1은 가족과 친척들이 희생절날 함께 나누어 먹습니다. 3분의 1은 멀리 있는 친구들에게 보냅니다. 나머지는 주변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부하게 됩니다.

희생이나 헌신, 기부라는 것은 단지 가축을 바치거나 음식을 이웃과 나누는 이러한 단순한, 일회성 행사로 우리가 저지르는 죄나 잘못이 다 씻어지겠지라는 자기최면, 자가당착인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희생이나 기부의 행위는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포기하고 나눔을 행하는 것이며 친구들과의 우정을 돈독하게 하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을 주는 것으로 마음을 열고 어려운 주변의 이웃들과 함께 작지만 소중한 것을 나누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신이 인간에게 가축을 죽이고 그 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허락했으나 우리가 가축을 도살하거나 할 때는 반드시 "신의 이름으로"라고 이야기를 하고 도축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절차는 희생절뿐만 아니고 어떤 가축을 도축할 때 반드시 행함으로써 가축의 소중한 생명이 희사되고 희생되는 의미로 여겨지게 됩니다.

그래서 이슬람의 음식을 "할랄"이라고 합니다(즉, 금기시되는 재료,행위 등이 배제된, 모든 절차나 음식 재료가 규율에 따라서 잘 준비된 신성하게 허가된 음식이라는 뜻입니다).

특히, 한국을 방문하는 중동 바이어들이 할랄 음식을 반드시 찾을 것입니다. 이 지면을 통해서 할랄이라는 개념을 숙지해두고 아랍 바이어들에게 할랄 음식점을 데려가는 등 신경을 써주는 것이 아랍 비즈니스에 반드시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