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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일본 기업의 아키텍쳐 이노베이션
  • 외부전문가 기고
  • 일본
  • 오사카무역관 김경미
  • 2013-12-02
  • 출처 : KOTRA

 

일본 기업의 아키텍처 이노베이션

일본 오사카시립대 교수 박태훈

 

 

 

엔저 현상과 세계 경제 회복이 맞물려 많은 일본 기업은 올해 업적을 상향조정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래로 대지진과 태국의 홍수로 많은 어려움을 겪은 데다가 엔고로 수출이 어려워져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일본 기업이 빠른 속도로 세계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산업과 전자산업의 영업이익률도 향상되고 있다. 이러한 일본 기업의 부활은 단순히 아베노믹스라고 불리는 통화팽창정책에 의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왜 일본 기업은 다시 부활할 수 있었는가에 대해 기업의 경영전략적인 측면에서 검토해보기로 하자. 일본 기업들은 금융위기 이후 많은 시련을 통해 철저한 자기반성을 하게 된다. 지금까지 일본 기업은 기술개발 위주의 기업문화와 보수주의적인 조직문화가 자만심을 가져다주어 글로벌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할 수 없었던 중요한 요인의 하나였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일본 기업과 경영학자들이 제창한 것은 아키텍처 이노베이션을 통해 고객에게 의미 있는 가치를 가진 새로운 카테고리의 시장을 제공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는 전략이었다.

 

아키텍처 이노베이션이란 많은 자원과 인력을 동원하지 않고도 기존의 부품기술과 요소기술을 하이브리드적으로 조합해 새로운 아이디어의 상품시스템을 만들어내는 설계기술 혁신을 의미한다. 즉, 새로운 상품 시스템만으로는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고 반드시 소비자가 신선함을 느끼는 상품 카테고리를 만들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아키텍처 이노베이션은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상품에 관한 신선한 아이디어의 착상에서부터 시작한다. 신선한 아이디어는 비연속적인 이노베이션보다는 기존의 요소기술과 부품기술을 혼합적으로 조합하는 연속적인 이노베이션에 기반을 두고 있다. 왜냐하면 시장 전체의 기술을 근본적으로 뒤바꾸는 비연속적인 이노베이션은 10년에 한 번 꼴로 일어나면 이를 실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 기업이 아키텍처 이노베이션을 실현해 시장에서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을 만든 사례를 한번 고찰해보자. 파나소닉은 화장실의 변기를 가전제품화한 변기 아라우노를 시장에 내놓은 결과 좋은 반응을 얻어 고급변기시장에서 40%를 점하는 성공을 거두었다. 상품 개념은 매우 간단한 것이었다. 가전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만들 수 있는 변기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변기였다. 기존의 변기는 도기제품이지만, 파나소닉의 아라우노는 아크릴 수지를 철로 보강한 제품으로 세제를 넣으면 세탁기처럼 변기를 자동으로 세척해주며 음악감상, 절수, 혈압측정 등을 해주는 부가가치를 창출해 히트상품이 됐다. 즉, 가전제품화된 변기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든 것이다. 그러나 파나소닉이 상품개발에 사용한 기술은 전부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가전제품기술이었다. 요소기술을 잘 조합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것이다.

 

다른 사례도 있다. 세제 제조업체인 카오는 녹차음료 헤르시아로 새로운 시장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베이스가 된 기술은 카오가 세제를 개발하면서 지금까지 축적해온 기름 또는 물질을 분리세척하는 기술이었다. 녹차음료 헤르시아의 경우 소비자의 혈관을 옷으로 보고 녹차의 카테킨성분이 세제로서 혈관의 지방을 제거할 수 있도록 음료를 개발한 것이다. 소니도 전자가발을 만들었다. 기존의 가전제품과 컴퓨터기술을 응용해 여러 가지 정보와 기능을 제공해주는 제품을 만들어 몸에 항상 부착해 사용하는 전자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지금까지 간단한 사례를 열거했으나 기존의 기술을 혼합적으로 조합해 고객의 수요에 맞춰 참신한 카테고리를 만들어 일본 기업이 부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자동차산업처럼 기존 시스템기술을 바꿔 새로운 상품을 만들기 어려운 산업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일본 기업이 리드해온 가전산업과 기타 산업에서 과거의 소니가 워크맨을 만들 수 있었던 것처럼 새로운 카테고리의 시장을 일본 기업이 더 이상 만들 수 없었다는 반성에서 아키텍처 이노베이션전략이 탄생한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과거처럼 모든 기술을 자사의 힘으로 개발하기보다는 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는 기술과 내부 핵심기술을 조합해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을 만듦으로써 성공할 수 있다고 깨달은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기존의 기술을 소비자의 수요와 하이브리드적으로 조합해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 수 있는 시장이 아직도 많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일본의 기업도 매일 정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집적이 최근 일본 기업 성장세의 배경 중 하나인 셈이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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