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정부 소비 쿠폰, 현금과 같이 사용할 수 있어 소비 진작 효과 상승 -

- 소비재 업종에 미치는 영향 커, 대형 유통플랫폼들도 동참 -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사태 이후 많은 국가들은 국민생활 안정과 소비 진작, 경제회복을 위해 정부 주도하에 많은 정책을 발표하고 있으며, 한국의 경우 일반 국민,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원한 바 있다.

중국의 경우 각 지방정부에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소비 쿠폰(消费券)을 발행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으며, 이 정책이 효과를 보기 시작하자 중국 내 기업들 역시 비슷한 쿠폰들을 발행하며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존의 할인 쿠폰 등과 비교할 때 방향성, 혜택 등에서 많은 차이점을 보이는 이 쿠폰은 현재 중국의 소비 진작을 위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경제 회복을 위한 열쇠, 소비 쿠폰

코로나 사태 발발 이후 중국 내 소비 관련 지표는 그야말로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며 요식업계 영업이익은 43.1%, 자동차와 가전제품류의 매출액은 각각 37%, 30% 감소하는 등 2020년 1~2월 중국 사회소비재 총매출액*이 전년대비 20.5% 하락했다.

    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사회 전체의 각종 경제 형태의 요식업, 제조업 등 소비재 매출액의 합계

중국 사회소비재 총매출액 변화(2019~2020.2.）

자료: MINSTRY OF COMMERCE OF THE PEOPLE’S REPULIC OF CHINA

이러한 경제 침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코로나 사태 극복을 위한 정책들을 발표했으며, 그중 소비 진작을 위한 정책으로 소비 쿠폰을 발행하고 있다. 할인 쿠폰과는 달리 현금과 똑같이 쓸 수 있는 이 쿠폰은 각각 요식업, 여행업, 도서업 등 그 사용처가 정해져 있어 소비자들로 하여금 해당 쿠폰의 사용을 통해 경제, 특히 오프라인 경제를 살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 쿠폰 정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국제금융위기 이후 중국 지방정부들은 경제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소비 쿠폰 정책을 시행했으며 특히 항저우시의 경우 2009년 총 9억1000만 위안의 소비 쿠폰을 발행한 바 있다. 그러나 최초 목적과는 달리 80% 쿠폰들이 생활필수품에 쓰이며 타 업종, 특히 현지 가전제품 기업들의 손실 회복에는 별다른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2020년 3월 15일 난징시는 시 경제 회복을 위해 3억1800만 위안 상당의 소비 쿠폰을 순차적으로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기존과 달리 실명 인증을 통한 제한시간 내 추첨 방식으로 배포되는 한편, 쿠폰별 사용 업종을 달리하며 한 업종에 집중되지 않게 했다. 쿠폰들은 크게 요식업, 체육용품, 도서업, 교외지역 여행 , 인터넷, 빈곤계층지원, 노동조합 지원의 7대 업종으로 온∙오프라인 구별 없이 사용 가능한 점, 플랫폼과 브랜드에서 자체적으로 발행하는 소비 쿠폰과 중복 사용이 가능하게 해 그 효과를 극대화했다.

난징시 소비 쿠폰 추첨 화면

자료: KOTRA 난징 무역관 촬영

난징시 상무국은 첫 발행 5일간(3.18.~22.) 총 3만4522장, 액면가 942만9300위안 상당의 소비 쿠폰을 발행했으며 설문조사를 통해 95%의 온라인 유저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3월 17일 난징시는 두 번째로 1300만 위안 상당의 교외지역 여행에 사용 가능한 쿠폰 배포를 발표했다. 3월 18~21일까지 총 4일간 진행한 이번 배포는 배포시마다 30분 내 전부 소진됐고 3월 31일, 난징시 52개 교외지역 여행객이 8만2100명으로 전년대비 70%가량 회복되는 효과를 보였다.

난징시 내 각 지방정부들도 이러한 소비 진작 정책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난징시 쟝닝개발구(江宁开发区)는 6월 18일부 2000만 위안 상당의 소비 쿠폰을 배포해 개발구 내 소비 진작에 앞장섰고 항저우시 역시 소비 쿠폰을 배포하며, 상무국 통계 기준 소비 쿠폰 발행 56시간 후에 4억5300만 위안 상당의 소비가 발생했고 그중 정부 발행 소비 쿠폰의 사용액이 2893만 위안이 포함되며 약 15배의 소비 진작 효과를 낳았다고 발표했다.

장쑤성 장닝개발구 소비 쿠폰 이벤트 화면

자료: KOTRA 난징 무역관 촬영

소비 쿠폰 발행, 플랫폼도 뛰어든다

중국 내 대형 브랜드 및 플랫폼 역시 이러한 정부 정책과 보조를 맞춰 소비 쿠폰을 발행하고 있다. 3월 25일 난징의 대형마트인 쑤궈(苏果)마트는 총 액면가 1억 위안 상당의 소비 쿠폰 100만 장을 배포했고 배포 후 매출액이 45% 이상 증가하며, 소비 쿠폰의 효과를 알렸다. 이후 타 대형마트들 역시 각 마트별 소비 쿠폰을 발행하며, 이 마케팅 행렬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중국 내 대형 쇼핑 플랫폼인 티엔마오(天猫)는 최근 '6.18. 온라인 쇼핑 이벤트' 기간 40억 위안 상당의 현금 소비 쿠폰을 발행했다. 쿠폰별 액면가는 각각 30, 20, 10, 5위안으로 매일 10시 앱을 통해 발급받을 수 있으며 기존 행사 할인과 별개로 중복돼 사용할 수 있어 그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만약 사용자가 30위안 상당의 쿠폰을 사용할 경우 티엔마오의 300위안 이상 구매 시 40위안 할인을 먼저 적용받은 후 다시 30위안이 차감되는 구조로 최종적으로 20%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2020년 티엔마오 6.18. 행사에 발행한 쿠폰 화면

자료: T-Mall

각 지방 정부, 플랫폼 내 브랜드들도 함께 본 행사 간 소비 쿠폰 및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누적 금액 140억 위안 이상의 금액을 지원했다. 데이터로 살펴보면 20만 개 이상의 판매자가 소비 쿠폰이 포함된 주문을 받았으며, 총 판매금액 6982억 위안으로 2019년 동기 1700억 위안보다 약 411% 높아진 수치를 보였다.

SUNING 新소비 발표회장 전경

자료: SUNING

6월 2일 난징시 상무국과 쑤닝(苏宁, SUNING)은 '퀄리티 있는 생활, 쑤닝新소비로(品质生活, 苏新消费)'라는 이름의 난징 도시권 소비 협약을 발표했다. 이 협약에는 디디추싱(滴滴出行, 택시∙카풀), 어러마(饿了么, 음식 배달앱), 피자헛, 까르푸, 버드와이저, 네슬레, 이리(伊利 , 유제품) 등 다수의 대형 브랜드가 함께하며 디디추싱은 50% 택시 할인 쿠폰, 어러마는 난징 시내 배달 시 5~15위안 즉시 할인 쿠폰 등을 내놓았고 총 10억 위안 상당의 소비 쿠폰을 발행했다. 이는 6.18. 행사 기간 플랫폼상에서 12시간마다 접수된 주문이 전년 동기 대비 139% 이상 높아졌고 행사 상품의 판매량이 850% 이상 증가하며, 매출액이 129% 이상 늘어나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소비 쿠폰 이벤트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되며, 중국 내 가장 큰 온라인 플랫폼인 타오바오 역시 7월 1일부 17일간 중국 전국에서 사용 가능한 소비 쿠폰을 배포하겠다고 발표했으며, 그 액면가는 총 100억 위안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시사점 및 전망

코로나 기간 중국 정부는 소비쿠폰정책을 통해 온∙오프라인 소비 진작에 앞장섰으며 같은 기간 대형 브랜드, 플랫폼 등도 함께 이벤트를 진행하며 생활 안정과 경제 회복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이러한 행사를 통해 기업 및 플랫폼들은 매출액과 판매량 등에서 많은 이익과 더불어 마케팅 효과까지 누릴 수 있게 됐다. 특히 중국 정부는 코로나 기간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업종인 요식업, 여행업에 집중해 소비 쿠폰을 발행했으며 각각 80%, 42.5%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소비 진작 관련 정책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기업 및 플랫폼 역시 함께하며 그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난징대학교(南京大学) 경제학부 및 창장산업경제연구원(长江产业经济研究院)에서 활동하고 있는 류즈뱌오(刘志彪) 교수는 소비 쿠폰 발급 정책에 대해 유효기간 설정을 통해 빠른 경기 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점, 사용처 지정을 통한 업종별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 또한 저소득층 지원을 통해 정부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기존 지원 정책보다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 SUNING, 난징상무국, 난징시 정부, National Bureau of Statistics, Taobao.com, KOTRA 난징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