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편한 소비를 선호하는 소비자 증가에 따라 주목 받고 있는 말레이시아 자판기 시장 -

- 전자결제 기능 탑재한 스마트 자판기가 업계 성장 이끌어 -

말레이시아 자판기 시장 동향

최근 4~5년 전부터 자판기를 찾는 말레이시아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유로모니터의 보고서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2019년 자판기 판매 규모는 2018년 대비 11.8% 성장한 4억6300만 링깃을 기록했다. 자판기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대부분 인구 밀집지역에 거주하고 있는데 최근 도시 인구 유입이 증가함에 따라 자판기 이용 빈도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바쁜 생활로 식료품 매장에 방문할 시간이 부족해진 소비자들이 필요 물품을 구매하기 위한 대안으로 자판기를 찾고 있다.

2019년 자판기를 통해 판매된 제품 중에 음료가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판매 규모는 3890만 링깃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판기에 대한 말레이시아 소비자의 니즈가 다양해짐에 따라 음료 외에 식품, 잡화 등의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자판기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자판기 판매 성장률 추이

자료: Euromonitor

업계 트렌드는 스마트 자판기

자판기 제품에 대한 전반적인 소비자의 수요가 증가하는 동시에 최근  ‘스마트 자판기’가 업계의 트렌드로 부상했다. 스마트 자판기는 효율성과 편의성을 무기로 공급자와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스마트 자판기의 첫 번째 장점은 효율적인 운영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 자판기의 경우에 관리자가 정기적으로 자판기의 상태를 점검하고 재고를 관리해야 하므로 관리자는 항상 자판기와 가까운 곳에 머물러야 하는 물리적, 시간적 제약이 존재한다. 하지만 무선통신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자판기의 경우 관리자가 자판기의 온도 및 상태, 재고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원거리에서도 자판기를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스마트 자판기를 사용하면 제품 관리의 유동성을 높일 수 있다. 기존 자판기의 품목이 고정적이고 제한적인 반면, 스마트 자판기는 실시간으로 소비자의 수요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어 적은 비용을 투입하여 품목을 교체하는데 용이하다. 주기적으로 제품을 교체함으로써 소비자를 지속적으로 유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스마트 자판기의 마지막 장점은 결제가 편리하다는 점이다. 기존 자판기에서는 주로 현금 결제를 통해 제품 거래가 이뤄진다면 스마트 자판기에서는 신용카드 및 스마트폰 NFC 서비스를 통해 결제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 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계속 상승하고 있어 앞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전자결제의 활용 범위도 점차 넓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동시에 스마트 자판기 이용 빈도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자판기와 스마트 자판기의 차이점

자료: Vechnology

스마트 자판기 보급을 위한 필수 조건, 전자결제 시스템

말레이시아에서 스마트 자판기가 원활하게 보급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말레이시아의 우수한 전자결제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현재 상당수의 말레이시아 소비자가 전자지갑(E-wallet)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자결제를 사용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사용 인원과 범위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스마트 자판기에는 와이파이 연결 기능과 QR 코드 기능 등이 탑재돼 있어 소비자가 전자지갑을 이용해 제품을 신속하게 구매할 수 있다. 스마트 자판기 제조사 Vechnology의 COO인 Evelyn은 "자판기 산업의 문제점은 대부분 지폐와 동전을 사용하는 전통적인 결제 시스템 때문에 나타났다"고 지적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QR코드 기반의 전자지갑을 개발했으며, 이로 인해 편의성과 거래속도가 높아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QR 코드 결제 방식의 스마트 자판기

 자료: imoney

말레이시아 주요 전자지갑(E-wallet) 애플리케이션

식사 대용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자판기 포장음식

스마트 자판기가 등장하면서 판매 품목 또한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꾸준하게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음료 제품 외에도 최근에는 포장음식이 인기 제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이전보다 바쁜 일상을 살고 있는 소비자들은 간단하고 신속한 식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이런 소비 성향은 자판기 시장에도 반영돼 자판기 제품을 식사 대용품으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자판기 회사 Nuvend는 소비자의 소비 성향을 포착해 기존에 운영하던 스무디 자판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최근 스낵류와 과자류 등을 판매하는 식품 자판기를 출시함으로써 제품 범위를 넓혔다. Nuvend는 소비자들이 출퇴근길에 쉽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식품 자판기를 전철역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 위주로 설치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하철역에 배치된 Nuvend의 치즈케이크 자판기

자료: FITGO

AR Vending는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Sungei Wang 쇼핑몰에 자판기 전용 매장을 열었다. 무인 자판기로 운영되는 해당 매장에서 소비자는 음료뿐 아니라 인스턴트 누들, 일반 식품(나시르막, 스파게티 등), 과자류(과자 및 샌드위치) 등 다양한 음식을 구매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 소비자는 무인 자판기 매장을 일종의 식당으로 인식하고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

Sungei Wang 쇼핑몰 내 자판기 전용 매장

(왼쪽부터 식사류, 음료, 스낵류 자판기) 

자료: Sungei Wang

각양각색의 자판기 종류

자판기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점차 다양해지면서 자판기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Trendy Country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이색적인 자판기를 운영하고 있다. 공항과 주요 관광지에 자판기를 배치해 지역별 여행 기념품과 충전기, 일회용 세면도구 등 여행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굳이 상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가까운 자판기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할 수 있어 여행자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Trendy Country의 여행 키트 자판기

자료: KLOW

한편 소비자는 이 자판기를 통해 소위 ‘대박’을 노리거나 단순 재미를 얻기도 한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미스터리 박스 자판기에는 각양각색의 제품이 똑같은 상자에 무작위로 포장돼 있다. 상자 안에는 공기청정기, 화장품, 스마트폰, 게임기 등 다양한 제품이 들어 있다. 자판기가 식품 등의 필수품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소비자가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미스터리 박스 자판기 업체는 Bee Bae, Vendream 등이 있으며 자판기는 주로 대형 쇼핑몰이나 공항에 배치돼 있다.

미스터리 박스 자판기

자료: SAYS News, Gateway

시사점

말레이시아인의 생활 방식이 바빠지면서 간편하고 신속한 소비 방식을 점점 더 선호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소비자에게 자판기는 단순 음료 구매를 넘어 식사 대용 목적으로 자리 잡는 추세며 여행용품, 전자기기 등 품목의 종류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발발 이후 비대면 소비에 익숙해진 말레이시아인의 소비 습관은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전자결제와 원거리 관리가 가능한 스마트 자판기 보급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앞으로 말레이시아 자판기 시장 규모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점점 커지고 있는 말레이시아 자판기 시장이 미래에는 다른 주요 유통 채널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 주목해볼 만 하다.

자료: 오상빈 현장실습생, 유로모니터, Vechnology, imoney, FITGO, Nuvend, Sungei Wang, KLOW, thestar, SAYS News. klcitywalk 및 KOTRA 쿠알라룸푸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