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 및 카드사와의 협업으로 사업 다각화 -

- 포용적 금융을 이루기 위한 핵심 역할 -

코로나19로 여러 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의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되는 산업도 있다. 바로 핀테크, 그중에서도 모바일 머니 서비스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비대면 결제 서비스가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모바일 머니 서비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탄자니아의 모바일 머니 서비스는 최근 은행 및 카드사와의 다각적인 협력으로 변모를 거듭하고 있다. 포용적 금융의 핵심 축을 이뤄온 탄자니아 모바일 머니 서비스를 살펴보자.

탄자니아 모바일 머니 서비스의 다각적인 성장

모바일 머니 시스템은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핸드폰 계정에 연결된 전자화폐를 이용하는 시스템으로 탄자니아에는 2008년 처음 도입돼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탄자니아 통신규제청의 2019년도 분기별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19년 한 해 결제건수는 30억 건, 결제 금액은 446억 달러에 달한다. 2019년 12월 기준 2586만 모바일 머니 계좌가 집계됐는데 이는 2015년 12월 1763만 계좌에서 146% 증가한 수치이다.

모바일 머니 서비스 이용 계좌 2019년 4사분기 통계

자료: Tanzania Communications Regulatory Authority, Quarterly Communications Statistics Report 2019

모바일 머니는 탄자니아 일상생활의 중요한 일부이다. 개인 간 이체는 기본이고 전기세, 수도세와 같은 공과금, 인터넷과 휴대전화 요금 등을 모두 모바일 머니로 결제할 수 있다. 도로에서 신호위반 벌금을 낼 때도 모바일 머니로 결제한다. 현금 납부 시 생길 수 있는 부정부패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식당이나 슈퍼에서도 모바일 머니 결제가 가능하며, 아직 큰 규모는 아니나 급여도 모바일 계좌로 지급되기도 한다.

모바일 머니는 아프리카의 현실적인 제약 여건에서 자연스럽게 확대했다. 탄자니아 주요 도시를 제외하고는 은행이 널리 분포되지 않았지만 모바일 머니 충전소는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시골 마을에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또 은행 계좌를 열고 유지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어 은행은 부유층만을 위한 서비스라는 인식이 팽배한 반면 모바일 머니 서비스는 최소 예치금이나 여러 차례의 신용평가 없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 모바일 머니 사용 시 현금을 소지하고 이동할 때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보안상의 이유도 크다.  

국내외를 넘나드는 변화무쌍한 모바일 머니 서비스

모바일 머니 서비스는 단순 결제 서비스에서 핀테크의 선두주자로 다각적으로 변모해왔다. 모바일 머니의 빠른 성장을 목격한 은행 측에서 먼저 협업을 제안해오면서 2013년도부터 은행 계좌와의 연동이 시작됐고 2014년에는 저축 및 대출 형태의 상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간의 변모가 특히 주목할 만하다. 2019년 탄자니아 중앙은행은 각종 은행과 모바일 머니 및 결제업체들이 산발적으로 협력해 효율적이지 않던 서비스를 개선하고자 탄자니아 신속결제 시스템(Tanzania Instant Payment System)을 개발했다. 중앙은행을 비롯한 다양한 업체를 한데 모은 공통 플랫폼으로 소비자들이 보다 효율적이고 빠르게, 더 저렴한 수수료를 내고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2020년 6월 실제 상용될 계획이다.

모바일 머니는 국제 시장으로도 뻗어나가고 있다. 탄자니아 최대 통신사인 보다컴(Vodacom)은 2019년 12월 국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밋(Remit)과 제휴해 글로벌 송금 서비스를 출시했다. 세계 50개국에서 탄자니아 모바일 머니 계좌로 돈을 송금할 수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연 3억 6548만 달러가 탄자니아에 송금됐다(World Bank, (2020.5.7.)). 이때 은행을 이용하면 높게는 10%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본 서비스로 은행 계좌나 인터넷 없이도 은행보다 낮은 2%의 수수료로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활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마스터(Master) 카드사와의 협업도 흥미롭다. 가상 카드 번호를 생성해 온라인 상에서 손쉽게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로 보다컴과는 2018년 아리텔(Aritel)과는 2019년 제휴해 서비스를 출시했다. 전 세계 마스터카드 서비스 네트워크에 연결돼 호텔 예약이나 온라인 콘텐츠 등 카드가 없으면 접근할 수 없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레살람에서 보다컴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Fedrick Kibugo씨는 KOTRA 다레살람 무역관과의 대화에서 6개월 마다 카드 번호를 갱신해야 하지만 굉장히 편리해서 고객들 사이 반응이 좋다며, Fedrick씨 본인도 온라인 쇼핑과 앱 결제 시 자주 사용한다고 말했다.

보다컴의 마스터카드 제휴 서비스 광고

자료: 보다컴 탄자니아 웹사이트

모바일 머니 서비스, 포용적 금융 발전의 구심점

탄자니아 정부의 2018-2022 국가재무확장계획(National Financial Inclusion Framework)은 금융 서비스의 접근성을 확대를 목표로 한다. 금융 서비스가 예금, 저축, 대출, 창업 초기 자본 마련, 보험 등의 사회 경제 참여에 있어 필수적이나 도심의 주요 인프라에서 벗어난 지방 산간지역의 소상공인, 농부, 여성과 같은 경제 취약계층은 여전히 금융 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바로 모바일 머니 서비스가 금융 서비스 범위를 확대시키고 있다. 탄자니아의 컨설턴트 기업인 핀스코프의 2017년 연구는 2013년 대비 금융포용률이 58%에서 65%로 17%나 증가했다고 밝혔다(FinScope Tanzania - Insights that Drive Innovation, 2017). 아직은 급여 지급이나 소비 시 현금이 강세이긴 하지만 모바일 머니의 저축도 21%에서 35%로 증가했고 대출 이용자도 4%로 활발해지고 있다. 유엔자본개발기금도 2017년 금융 포용 탄자니아 국가보고서를 통해 특히 여성을 포함한 경제 취약계층의 금융 서비스 접근에 있어 모바일 머니 서비스의 역할이 컸다고 분석한다.(United Nations Capital Development Fund, Power Women and Girls Financial Inclusion Country Assessment, 2017)

항목에 따른 탄자니아 금융서비스 이용도

자료: FinScope Tanzania 2017 April-July and FinScope Tanzania 2013

시사점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비대면결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뉴노멀(New Normal)’의 삶 속에 모바일 머니는 탄자니아의 일상 생활의 중요한 부분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용적 금융을 위한 정부의 의지도 모바일 머니의 미래에 힘을 실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체, 공과금 납부, 저축과 대출을 넘어서 가상 카드 결제, 국제 송금으로 변모하는 탄자니아 모바일 머니 서비스가 어디까지 뻗어갈지 주목된다.

자료: Bank of Tanzania, Tanzania Communications Regulatory Authority, Finscope, World Bank, United Nations Capital Development Fund, Vodacom, Worldremit, 국내외 뉴스 및 KOTRA 다레살람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