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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일본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방법
2020-03-31 김지혜 일본 나고야무역관

- 日, 과거 세대와는 180도 다른 가치관과 소비 패턴으로 무장한 새로운 소비자층 등장
- 스마트폰 검색 통해 효율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좋아하는 것이라면 비싸도 사는 양면성 보유
- 일본의 2030 세대를 사로잡은 구독 서비스, 인스타 맛집, 솔로 웨딩 등에 주목 필요 -




□ 소비지향이 사라진 일본 젊은이들


  ㅇ 최근 일본의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버블 시대에는 ‘젊은이들의 3가지 보물’이라고 불리던 자동차, 술 그리고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도가 확연히 줄어들었다고 함.

    - Business Insider의 기자인 니시야마 리오씨(20대 후반)는 일본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에 대해 “도쿄에 사는 또래 지인들 중에는 자동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라며, “스포츠카라던가 드라이브에 동경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라고 말함.

    - 이는 명품 브랜드, 화려한 결혼식이나 웨딩드레스, 값비싼 레스토랑 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음.


버블 시대(1986년~1991년) 도쿄 소재 클럽의 화려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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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산케이신문


  ㅇ 일본 총무성의 ‘2017년 전국 소비 실태 조사’에 의하면 2014년 기준 일본 청년층(만 30세 미만의 독신)의 월별 지출액은 1999년과 비교했을 때 남성은 14.4%, 여성은 4.2% 감소했음.

    - 항목별로 살펴보면 남성의 경우 교통비(주유대 등 자동차 관련 비용 포함) 및 식비가 각각 1만 4239엔, 1만 2075엔 낮아졌으며, 여성은 옷이나 신발을 사는 데에 드는 비용이 7576엔 줄어들었음.


  ㅇ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에 의하면 2018년 기준 일본 20~30대의 소비지출액은 총 32조 엔을 기록했는데 이는 2003년 기준 48조 엔과 비교했을 때 33.3%나 축소된 규모임.

    - 2019년에는 34조 엔으로 다소 회복되기는 모습을 보였으나 2020년은 소비 증세(2019년 10월부), 코로나19의 영향 등으로 인해 다시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임.

    -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의 쿠마노 히데오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최근 일본의 젊은층은 사회보장 제도, 미래에 대한 불안 등으로 인해 저축을 늘리고 있다”라며, “이 때문에 총 소비지출액이 줄어들게 돼 사회 전체의 소득과 고용이 악화되는 악순환(minus spiral)에 빠졌다”라고 분석함.


□ 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것이 달라진 것


  ㅇ 이러한 이유로 2010년 전후 일본 언론이나 학계는 당시 젊은 세대의 소비가 꽁꽁 얼어붙었다는 점에 주목해 이들을 ‘혐소비(소비를 혐오하는)’ 세대라고 정의하기도 했음.

    - 당시 젊은 세대가 버블경제 붕괴 이후 ‘잃어버린 20년’에 유년기를 보냈기 때문에 물질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 자체가 없어져서 소비를 기피하게 됐다는 이론이었음.


  ㅇ 그러나 일본 소비자청의 2017년 설문조사에 의하면 15~30세의 일본인 중 ‘쇼핑을 좋아한다’라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약 70%를 기록했으며, 이는 버블 세대를 포함한 다른 연령대 대비 눈에 띄게 높은 수치임.

    - 이 때문에 최근에는 젊은 세대가 단순히 원하는 것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기존 세대와는 원하는 것이 달라졌다는 분석이 새롭게 힘을 얻고 있음.


연령대별 쇼핑에 대한 선호도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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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소비자청(‘소비자 의식 기본 조사’)


  ㅇ 닛세이기초연구소의 쿠가 나오코 주임 연구원은 “현재 일본의 젊은 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이기 때문에 사소한 것도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찾아보면서 효율성을 따져서 소비를 하는 경향이 강하다”라고 설명함.

    주*: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해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를 원어민(native speaker)처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세대라는 의미

    - 예를 들어 일본 국세청에 의하면 일본의 성인 1인당 연간 주류 소비량은 1992년의 101.8L를 정점으로 점차 감소하기 시작해 2016년에는 80.9L에 도달했음.

    - 쿠가 연구원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술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 등 객관적인 정보를 기반으로 젊은이들이 차츰 음주를 기피하게 된 결과라고 해석함.


□ 일본 청년층의 소비 패턴


  ㅇ 한편, 일본리서치종합연구소의 후지와라 히로유키 주임 연구원은 현재 일본 젊은이들의 소비 패턴을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고 진단함.

    - 첫 번째는 철저하게 절약과 편리함을 추구하는 ‘기능 중시 소비’이고 두 번째는 본인에게 가치있다고 판단이 된다면 다소 가격이 비싸더라도 구입하는 ‘의미 중시 소비’임.


  ㅇ 2016년에 전국슈퍼마켓협회에서 연령대별로 선호하는 식사 방식에 대해서 설문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일본의 시니어층이 대개 유명한 맛집에서 비싼 식사를 하고 싶다고 답변한 것과 대조적으로 젊은 층은 집밥 혹은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식사를 꼽았다고 함.
    - 후지와라 연구원에 의하면 이는 젊은 세대가 물질의 결핍이 없는 성장 환경에서 개성을 강조하는 교육을 받고 자라난 탓에 본인의 잣대를 기준으로 행동하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임.

    - 즉, 이들은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대량생산된 공산품이나 표준화된 서비스 등에는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는 것임.


  ㅇ 또한 후지와라 연구원에 의하면 젊은 소비자는 본인의 취향이나 가치관에 따라 구매 여부를 선택하고 본인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친구 및 가족과 정보를 공유해서 연대의식을 느끼고자 하는 경향이 강함.

    - 이 때문에 이들은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는 디스카운트 스토어, SPA 브랜드나 할인 쿠폰을 이용하는 등 철저하게 낭비를 줄임.(기능 중시 소비)

    - 반대로 자신에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기꺼이 비싼 가격을 지불(의미 중시 소비) 할 뿐만 아니라 자발적으로 SNS를 통해 상품 후기 등 정보를 전파하기도 함.


  ㅇ 예를 들어 익명을 요청한 20대 초반의 일본 여성은 “평소 회사 점심시간에는 500엔짜리 주먹밥이나 도시락을 사서 먹지만 애니메이션 등 좋아하는 것에는 돈을 팍팍 쓰는 편이다”라고 말함.

    - 그녀는 “코스프레 행사에 1년에 3~4회 정도 참가하고 있는데 의상이나 소품 등을 사는 데에 연간 20만 엔 정도를 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 많이 지출하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함.


일본의 코스프레 행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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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세계 코스프레 서미트 2019’ (2019.7.27.~28, 도쿄돔)


□ 기능 중심 소비: 소비의 죄책감을 덜기 위해 서브스크립션 서비스 이용


  ㅇ 최근에 효율적인 소비 생활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이목을 가장 사로잡고 있는 것은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서비스’임.

    -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란 마치 신문이나 잡지를 구독하듯이 구독료를 지불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공급받는 신개념 유통 서비스를 일컬음.


  ㅇ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를 이용하면 식재료(Oisix), 도시락(Muscle Deli), 꽃다발(Bloomee LIFE) 등을 이용자가 지정한 시간에 지정한 장소로 배달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생활의 편리함이 극대화됨.

    - 이를 통해 필요한 것을 사기 위해 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매장에 직접 방문하거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결제한 뒤 배송을 기다리는 등의 수고를 덜 수 있음.


야채와 레시피를 정기배송해주는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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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Oisix


    -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영화, 드라마 등/월 1300엔), 애플 뮤직, 유투브 뮤직(음악/월 980엔) 등도 서브스크립션 서비스의 일종임.

    - 또한 최근에는 공유경제와 접목돼 매달 새로운 명품 가방(Laxus)이나 코디된 옷(air Closet)을 대여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새로이 등장했음.


명품 가방을 셰어링할 수 있는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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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Laxus


  ㅇ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는 구독료를 월별로 분할해 납부하는 방식을 통해서 지출에 대한 소비자들의 죄책감이나 부담감을 완화한 것이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손꼽힘.

    - 일본레코드협회에 의하면 일본의 음악 서브스크립션 시장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동안 폭발적인 성장(11.3배)을 기록함.

    - 또한 야노경제연구소에 의하면 2019년 기준 일본의 전체 서브스크립션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15.3% 성장한 6486억 엔이며, 2023년까지 33.0% 성장한 8624억 엔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됨.


일본 서브스크립션 시장의 연도별 성장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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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2018년 이후는 모두 예측치
자료: 야노경제연구소


□ 의미 중심 소비: 친구들과 재미있는 경험할 수 있다면 1시간 대기도 OK!


  ㅇ 한편 일본에서 2018년에 치즈 닭갈비 그리고 2019년에는 치즈 핫도그와 타피오카 붐을 이끌었던 주역이 바로 젊은 소비자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 치즈 닭갈비와 치즈 핫도그 열풍이 불었을 당시 신오오쿠보(도쿄의 한인 타운)의 음식점에는 매일 1시간 이상의 웨이팅이 생기기도 했음.
    - 또한 본래 대만에서 시작된 음료수인 타피오카(버블티)의 경우 2019년 상반기에 ‘대란’, ‘쟁탈전’이라고 연일 보도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그중 ‘지 아레이 나고야 타카시마야점’의 경우 오픈일에 300명이 몰려들어 5시간 동안 대기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함.


타피오카 음료를 사기 위해 줄을 선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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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주니치신문


  ㅇ 일본리서치종합연구소 후지와라 주임 연구원은 이들이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한) 맛집’에 1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유가 단순히 뛰어난 음식을 맛보기 위해서는 아니라고 설명함.

    - 그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몸소 즐거운 체험을 하고 이러한 공통의 경험을 인스타그램 등 SNS에 공유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볼 수 있음.

    -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에 11만 5619건(2020년 3월 기준)의 사진이 게시된 치즈 핫도그의 경우 많은 이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치즈를 쭉 늘어뜨린 채로 사진을 찍어서 올렸다는 점을 알 수 있음.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치즈 핫도그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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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인스타그램


□ 기업들의 대응전략 


  ㅇ 후지와라 주임 연구원은 젊은 소비자를 공략하고 싶은 기업의 경우 편리성 및 효율성을 중시하는 ‘기능의 시장’을 선택할지 감정이나 스토리를 중시하는 ‘의미의 시장’을 선택할지 명확하게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함.

    - 어중간한 가격대 설정 등 두 시장의 중간 지점에 있는 선택지는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기 때문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음.


음악 시장에서 기능 중시와 의미 중시의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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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KOTRA 나고야 무역관 자료 종합


  ㅇ 기능의 시장을 선택할 경우 코스트를 최소화하기 위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의미의 시장에서는 생산 규모 등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음.

    - 의미의 시장의 경우에는 어떤 스토리나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그리고 이 스토리나 메시지가 얼마나 강력한지가 더 중요하게 작용함.


□ 시사점


  ㅇ KOTRA 나고야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식품 전문 바이어 D사의 S씨는 “예전에는 제품 홍보를 위해서는 TV 광고가 가장 효과적이었는데 요즘 세대는 TV도 잘 보지 않는다고 하니 무슨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고민이다”라고 털어놓음.

    - S씨는 “’제2의 치즈 핫도그’를 발굴하기 위해서 수시로 신오오쿠보나 오스(나고야에 위치한 상점가로서 길거리 음식이 유명)에 발품을 팔아 시장 조사를 철저하게 실행하고 있다”라고 말함.


오스 상점가에서 팔고 있는 한국풍 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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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IDENTITY


  ㅇ 한편 인구 감소, 비혼 증가, 스몰 웨딩 선호 등으로 인해 매년 1%씩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일본의 결혼 시장이 최근 ‘솔로 웨딩’ 서비스로 활기를 띠고 있는데 이는 젊은 세대의 의미 중시 소비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음.


30대 일본 여성이 솔로 웨딩을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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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Pouch


    - 솔로 웨딩이란 미혼 여성이 혼자 드레스 및 기모노 등을 입고 웨딩 사진을 촬영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미 많은 포토 스튜디오에서 이를 패키지화(2만 엔~10만엔) 했으며, 인기 스튜디오인 ‘안샨테 도쿄’의 경우 최근 이용객 중 약 30%가 해당 서비스의 이용자였다고 함.

    - 이에 대해 닛케이비즈니스는 ‘내 인생에서 가장 예쁜 순간을 기록하고 싶다’, ‘혼자서라도 식을 올림으로써 인생의 한 단계를 매듭짓고 싶다’는 20~30대 일본 여성의 니즈를 잘 파악해 상품화한 결과라고 평가함.



자료: 소비자청, Business Insider, 동양경제 온라인,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 ‘혐소비 세대의 연구’(동양경제신보사, 2009), 닛케이비즈니스, 닛케이트렌디, 일본경제신문, EXCITE 뉴스, 야노경제연구소 및 KOTRA 나고야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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