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사이트맵


Book Mark
"호주 바이어들 아쉬울 게 없고 까다롭다"
  • 현장·인터뷰
  • 호주
  • 시드니무역관 최원석
  • 2009-05-29
  • 출처 : KOTRA

 

"호주 바이어들 아쉬울 게 없고 까다롭다"

 

 

 

□ 아쉬울 것이 없는 바이어들

 

KBC에서 수출 지원을 하면서 호주 바이어들에 대해 받는 가장 큰 인상은 “아쉬울 것이 없다”는 것이다.

 

수출 지원 측면에서 “아쉬울 것이 없다”는 것은 “새로운 수입선을 찾는 데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적 경기불황시대에 조금이라도 품질이 우수하고 가격경쟁력이 있는 상품을 신규 발굴해야 적정 이윤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바이어들을 접촉하면 “현재의 공급선에 만족한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이 같은 여유는 독과점적 시장구조와 높은 유통마진이라는 호주시장의 특성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인구가 한국의 절반에 못 미치는 반면 80배나 되는 넓은 지역에 퍼져있기 때문에 상품을 공급하는 수입상, 도매상, 소매상의 수는 한국에 비해 매우 작은 편이다. 호주독과점방지위원회(ACCC)가 업계 표현에 따르자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독과점을 단속하고 있지만 중소업체들에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장규모가 작으므로 몇 개의 업체가 한계 점유율(critical mass)을 넘어서면 더 이상 진입이 어려운 장벽이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국내 제조업이 극히 부진한 것도 공급선의 수를 일정수준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이렇게 유통상에서 독과점이 일단 형성되면 이른바 “공급자 시장”이 이뤄지고 유통망은 최종소비자에게 가격 인상을 전가시킬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기존 수입선에서 어떠한 가격인상 요소가 발생하더라도 유통마진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굳이 잘 모르는 새로운 수입선을 발굴할 이유가 적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학생들까지 이베이를 통해 특정 품목을 수입해 공급하는 것과 명백히 대조된다. 양대 소매유통망인 울워스(Woolworth)나 콜스(Coles)에서조차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의 품질을 갖춘 제품을 구입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한 것도 결국 독과점의 폐해라고 하겠다.

 

다음으로 유통마진의 측면을 보면 인건비 및 모든 서비스 비용이 높기 때문에 유통비용 또한 높아진다. 따라서 수입선이 제시하는 CIF 또는 FOB 가격은 최종 가격에 비하면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어떤 동일한 상품이 FOB 기준으로 가격 차이가 10달러라면 매우 큰 차이로 여긴다. 그러나 최종 소비단계에서 가격이 1000달러가 된다면 최초 10달러 차이는 사소한 것이 될 수 있다. 호주의 경우 소비재 품목의 유통마진이 전체 300~400%까지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수출업체가 어느 정도의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어도 호주 바이어의 관심을 끌기 쉽지 않으며, 바이어들은 가격보다 안정적인 공급능력을 후하게 쳐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독과점 구조와 유통마진의 측면에서 “아쉬울 것이 없는” 호주 바이어 문제를 사회구조적인 측면까지 범위를 넓힐 수 있다. 기업 오너가 아닌 다음에야 호주 기업의 구매담당자 중 현재의 직장에 평생 몸담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직원은 하나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몸값을 높여 새로운 직장으로 옮겨가는 것이 최선의 길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기업의 직원들이 보여주는 애사심과 같은 것은 기대하기 어렵고 그것은 비즈니스상의 비적극성과 직결되는 것으로 보인다. 좀 더 범위를 넓히면 사회안전망이 잘 갖춰져 있고 기본적으로 노후를 심각하게 걱정되지 않아도 되는 곳이 호주이기 때문에 직장에서 전력투구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연락해오던 호주 기업의 담당직원이 아무 통보없이 휴가를 가고 대신할 사람을 찾아봐도 “내가 담당한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알지도 못하고 도와줄 수도 없다”는 반응에 우리기업은 울화통이 터지지만 그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 까다로운 바이어들

 

호주 바이어들과 실제 수출을 위한 코레스를 계속하면서 “물량도 많지 않으면서 굉장히 까다롭다”는 반응을 보이는 우리기업들이 적지 않다. 심지어 까다로운 요구에 계속 맞춰 제품을 변경해가다 결국 호주로 수출은 못했지만 다른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시장을 개척한 사례도 있을 정도이다.

 

이러한 까다로움은 시장의 협소함과 호주의 지리적 위치에서 크게 기인한다. 청바지를 예로 들어보자. 인구가 1억 명쯤 되고 시장지배력이 있다면 극단적으로 말해 “이런저런 디자인과 사이즈를 섞어서 5만 장” 과 같은 식의 주문이 가능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호주는 시장규모가 현저히 작은 반면 재고비용은 무척 높다. 정확하게 시장에서 소진될 수 있는 수량과 사양을 맞춰 주문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호주는 국제 수출거래상으로 보자면 “세상의 끝”이다. 일단 호주로 수입된 제품은 호주 내에서 소진되지 않는 한 재고로 남을 수 밖에 없다. 뉴질랜드를 포함한 남태평양 도서지역의 시장은 매우 작아서 유럽 등과 같이 한 지역을 거점으로 해 전역으로 퍼져나갈 수 있는 경우와는 대조된다.

 

□ “무책임한” 한국 수출업체

 

무역 사절단이나 수출 상담회를 통해 호주 바이어와 한국업체가 미팅을 가진 몇 주 후 바이어들의 불만을 자주 접하게 된다. 분명히 상담 시에는 원활한 의견교환이 이뤄졌고 사후 follow up을 통해 거래를 하기로 약속했는데 한국으로 돌아간 다음에는 도통 연락이 안 된다는 것이다. 혹은 연락이 되더라도 신속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고 코레스가 지연된다는 것이다. KBC에서 이 같은 불만을 접수한 후 한국업체를 접촉하면 1) 수량이나 사양이 맞지 않아서, 2) 영어 코레스를 담당할 직원이 없어서, 3) 바빠서 등의 이유로 코레스를 못했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중소기업의 특성상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어떠한 이유로 거래 협상을 계속할 수 없을 경우 그러한 사정을 정확하게 바이어에게 알려줘야 하며, 그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아울러 자주 접하는 바이어의 불만 중 하나는 상담 시에는 바이어가 문의한 이런저런 사양변경, 포장상 요구사항 등에 대해 모두 'Yes'라고 했는데 정작 협상이 진행되면 한국업체측에서 그러한 요구사항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즉각적으로 답할 수 없는 사항에 대해서는 상담 후 한국에 가서 검토 후 알려주겠다고 해야 하며, 상담장에서 쉽지 않다고 판단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대답을 유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하나의 업체가 불신을 주면 그것은 한국업체 전체에 대한 평가로 이어진다.

 

 

자료원 : 시드니KBC 자체자료, 바이어 인터뷰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공공누리 제 4유형(출처표시, 상업적 이용금지, 변경금지) -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KOTRA의 저작물인 ("호주 바이어들 아쉬울 게 없고 까다롭다")의 경우 ‘공공누리 제4 유형: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진, 이미지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국가별 주요산업

댓글

0
로그인 후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 입력
0 /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