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취업방법이 효과적 -

- 싱가포르 취업 통해 문화적 다양성과 글로벌 프로젝트 기회 얻을 수 있어 -

KOTRA 싱가포르 무역관에서는 최근 싱가포르 IT기업에 취업한 노수진님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한국에서 경력을 쌓은 후 해외취업에 성공한 취업자의 준비과정과 싱가포르 취업 이후의 정착과정을 통해 싱가포르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현재 직무 및 자기 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만 3년 경력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입니다. 한국에서는 라인 및 네이버에서 iOS 앱 개발을 해왔습니다. 올해 2월 동남아에서 택시 호출, 음식 배달, 모바일결제 등의 서비스를 하고 있는 Grab이라는 회사로 이직을 해서 싱가포르로 왔습니다.

싱가포르 취업이유

해외 이직을 염두해두고 있었던 와중에 싱가포르 회사에서 면접 기회를 얻어서 도전했습니다. 몇 년 전에 일주일 정도 싱가포르 여행을 왔었는데 그때 좋은 인상이 남았고 그때의 기억으로 이 곳에 거주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직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싱가포르와 한국 회사의 문화나 근무환경의 차이

싱가포르 회사에서 근무한지는 한 달밖에 안됐지만 제가 느낀 가장 큰 차이점은 다양성입니다. 다양한 인종과 종교가 섞여있는 나라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출근을 했던 첫 주에 팀원들과 점심 회식을 했었는데 회식을 준비하신 분께서 팀원들이 못 먹는 음식을 조사했습니다. 종교나 개인적인 신념에 따라 특정 음식을 선호하지 않거나 특정 방식으로 요리된 것을 먹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제가 근무하는 회사가 어느 정도 대표성을 가지는지는 모르겠지만 원격근무 및 재택근무가 활성화돼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는 바람에 저는 입사한 다음날부터 재택 근무를 하게 됐는데 회의가 전부 화상으로 진행돼 집에서도 업무를 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싱가포르에는 싱가포르에서만 사업하는 회사보다는 동남아 전체 혹은 글로벌로 사업하는 회사가 많으니 사무실이 여러 나라에 있고 원격으로 협업을 해야 하는 곳이라면 다른 곳도 비슷하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한국에서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대부분 연차를 쓰고 쉬는데 싱가포르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병가를 내는 것이 쉽고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싱가포르 취업을 고려할 때 필요한 조건이나 역량

잘 정리된 한 장짜리 이력서와 면접을 통과할 수 있는 역량이 최소한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로의 해외 취업이 어려운 이유는 서류 통과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작정 온라인으로 이력서를 제출해서는 서류 전형을 통과해 면접 기회를 잡기에도 힘듭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직원의 추천을 받아서(Referral) 지원을 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좋은 것은 링크드인으로 해당 기업 인사담당자의 연락을 받는 건데 이건 평소에 링크드인 프로필을 잘 관리하고 담당자로부터 연락을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것이 없긴 합니다. 그래도 제 경험상 희망적인 것은 직원 추천 없이도 싱가포르 기업들 여러 군데에 지원했었는데 면접 제의를 여러 기업에서 받았습니다. 현재 싱가포르 기업들의 개발자 채용이 활발해 이력서를 잘 정리한다면 자력으로도 면접 기회를 충분히 얻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합니다.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은 면접관도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은 적다는 것입

니다. 싱가포르 회사에는 싱가포르, 중국, 동남아, 인도, 유럽, 영미권 출신 직원들이 섞여 있기 때문에 면접관의 영어 실력도 편차가 있고 각자 억양이 다릅니다. 저는 면접관의 억양이 너무 강해서 질문을 못 알아듣고 당황했던 적도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사람마다 잘 못 알아듣는 억양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인도 사람이 하는 영어를 잘 못 알아듣는데 저는 인도 영어는 잘 알아듣습니다. 대신 베트남 영어를 알아듣는 것이 어렵습니다. 싱가포르에서 가장 많이 들을 영어가 “싱글리시"와 인도 영어인데 생소하시다면 한 번쯤은 인터넷에서 찾아서 직접 들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회사에 들어와서 일을 해보니 영어를 원어민처럼 구사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모두 어느 정도 서로의 부족한 영어에 적응하고 맞춰가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취업과정에서 어려웠던 점 혹은 싱가포르에 정착하는데 예상치 못한 난관

취업 과정에서 특별히 어려웠던 점은 없었습니다. 싱가포르 회사들은 면접 결과도 금방 알려주는 편이었습니다. 시차도 한 시간 밖에 나지 않아서 화상 면접 시간을 잡을 때도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처음 입국해서 심카드를 만들고 은행 계좌를 만들고 거주지를 구하는 일은 조금 까다롭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집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싱가포르 내 은행의 계좌 개설이 먼저 돼있어야 하고 보증금을 해당 계좌에서 발행한 체크(수표)로 지불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허나 계좌 개설을 위해서는 신분을 보증할 수 있는 취업비자와 거주지 우편주소를 서류에 기재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처음 싱가포르에 취업해서 오신 분들은 회사에 출근하기 전까지는 신분증을 수령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출근하기 전에 거주지를 구하고 싶다면 미리 조사를 하고 입국을 하셔야 덜 당황할 수 있습니다. 또는 당분간 머무를 거처를 정하고 오시길 추천 드립니다. 그리고 출근 이후에야 은행 계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환전을 충분히 하거나 해외 결제가 되는 카드를 가져오셔야 합니다. 그래도 다행히 싱가포르 법에 따라 회사는 피고용인이 입사하고 2주 안에 첫 월급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초기 부담은 금세 덜어지는 편입니다.

싱가포르 취업의 장점

미국이나 유럽까지 멀리 가지 않고도 직장과 일상에서 영어를 주 언어로 쓰면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규모가 크고 영향력 있는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시차가 거의 없어서 한국에 있는 가족, 친구들과 연락도 쉽게 할 수 있고 오고 가기에도 부담이 적습니다. 또한 도시가 깨끗하고 치안이 좋다는 점이 한국과 비슷해서 초반에 적응할 때 너무 낯설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비자 발급의 불확실성도 다른 국가에 비해서는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취업비자는 할당제, 추첨제라서 회사에 합격을 했어도 비자 때문에 못 갈 수 있어 좀 더 장기적으로 계획을 해야 하는 반면 싱가포르 취업 비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현지 인사담당자의 의견에 따르면 여러 항목(학력, 경력, 연봉, 국적)을 기준으로 취업비자 발급 여부를 심사한다고 하고 한국인의 경우, 비자 발급이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진다고 합니다.

※ 이 원고는 해외취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한 내용으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