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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9 2일차: ‘이동의 공간’에서 ‘체험의 공간’으로
2019-01-17 한태식 미국 디트로이트무역관

KOTRA 해외시장뉴스는 1월 8일(화)부터 1월 11일(금)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2019년 소비재가전박람회(Consumer Electronic Show, 이하 CES)의 현장을 직접 돌아보고 전시회 곳곳의 상세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두 번째 소식으로 최근 CES의 터줏대감인 가전을 넘보며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자동차 혹은 모빌리티 분야 전시를 돌아봤습니다


CES의 새로운 주역 : 자동차 혹은 모빌리티


첫 번째 소식에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CES는 제목 그대로 Consumer Electronics Show 소비재 가전 박람회입니다. 하지만, 최근 CES 전시회에서 많이 들려오는 소식은 자동차 관련 소식입니다. 혹자는 CES를 Car Electronics Show라고 부르거나, 아예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라고 이야기할만큼 자동차 기업들의 전시가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CES를 처음 방문한 사람들에게 자동차가 왜 가전박람회에 왔는지 그 이유가 궁금한 게 사실입니다. 자동차는 아무래도 모터쇼에 가서 보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니까요.

 


 * 우측 그래픽에는 CES 전시 공간에 참가한 다양한 제품군이 그려져 있다.

우측 상단에서 가장 크게 그려진 제품이 자동차라는 점에서 CES에서 모빌리티가 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있다.  


출처: CES 홈페이지 


그런데, 이 궁금증은 전시장에 들어가면서부터 바로 해소되기 시작했습니다. CES 세 곳의 전시장 중 가장 중심이 되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as Vegas Convention Center, 이하 LVCC)를 찾은 대부분의 관람객이 제일 먼저 방문하는 장소는 가전제품이 전시되는 Central Hall입니다. 그런데 이 곳을 들어가려는 입구에 미국 자동차 회사 Ford가 전시를 하고 있더군요.  전시도 차량 자체를 홍보하는 일반적인 모터쇼와 달리, 인공지능 플랫폼인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와 포드 차량의 서비스 플랫폼인 포드 패스(Ford pass)의 연동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인공지능 플랫폼이 가전을 넘어서 자동차 분야까지 확대되어가는 양상을 시작부터 느낄 수 있었습니다.



* CES의 메인 전시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as Vegas Convention Center, 이하 LVCC) 출입구에 전시된 포드의 차량.

차량 자체보다는 구글 어시스턴트와의 연동을 홍보했다.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하지만, 포드의 전시는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LVCC 입구로 들어가니 가전제품으로 구성된 Central Hall 바로 옆 North Hall은 'Vehicle Technology'라는 이름으로 전시 공간 전부를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그치지 않고 몇몇 자동차 관련 기업들은 North Hall 바깥에 전시공간을 만들었습니다. BMW는 전시장과 시승공간을 동시에 제공했고, 자동차 부품사인 미국 Visteon, 프랑스 Faurecia, Valeo, 독일 Schaeffler와 같은 자동차 부품 업체도 별도의 공간을 직접 만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CES는 최근 관심이 높아진 자율주행차량(Self-Driving Car)을 관람객에게 시승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습니다.



* CES 전시장 중 가장 큰 규모인 LVCC의 중심인 Central Hall은 가전제품이 차지하고 있다(붉은 색으로 표시).

자동차, 모빌리티 기업들은 North Hall에 모여 있고(보라색 1번), 이 곳으로 다 채울 수 없자 2번에도 프랑스 Fauresia, Valeo, 미국 Visteon, 독일 Schaeffler 같은 부품 기업들이 별도의 부스를 만들었다.

BMW는 2번에 아예 전시장과 시승 공간을 함께할 수 있는 대형 부스를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CES 주최측은 3번의 공간에 자율주행 차량을 시승해볼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배정했다.

참고로 2번, 3번은 원래 LVCC의 주차장 공간으로, 여기를 전시공간으로 쓸 만큼 자동차 기업들의 참가가 활발해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출처: CES 홈페이지



* BMW는 North Hall 전시장에 부스를 설치하는 대신, LVCC 남측 출입구에 전시장과 시승 공간을 결합한 대형 부스를 마련했다.

시장 앞 건물 벽 전체에 BMW의 광고를 게재한 것이 인상적이다.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CES를 개척한 포드의 미래차 전략 :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


그렇다면, CES에 자동차 기업들이 언제부터 이렇게 많이 참가하기 시작했을까요?  CES에 최초로 자동차 회사가 참가한 것은 2007년 포드(Ford)였습니다. 당시 포드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제휴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포드 싱크(Ford Sync)를 발표하며 자동차 제조사와 IT 기업의 산업 간 융합을 시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해인 2008년에는 GM의 릭 왜고너 회장이 기조연설을 맡았고, 2009년에는 현대, 기아차도 최초로 참가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더 많은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참가하게 된 것은 자율주행에 대한 관심 때문이라는 평가가 높습니다. 2016년 CES에서는 (1)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브랜드가 증가하고 (2) ICT와 자동차 산업간 융합이 확대되었으며 (3) 전기차 기술의 발전이 드러났습니다. 여기에 개막 50주년을 맞은 2017년에는 (1)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율주행 기술 전략을 구체화하는 동시에 각자가 그리는 미래상을 제시하기 시작했으며 (2) 인공지능과 자동차 산업의 융합 솔루션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3) 전기차 기술 역시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 위 내용은 ‘CES 2017, 자동차의 미래를 만나다’, Publy(2017. 2)에서 인용


포드는 CEO 짐 해켓(Jim Hackett)이  2018년 기조연설을 맡으며 다시 화제에 올랐습니다. 포드의 부진을 탈출하기 위해 영입된 전 가구회사 CEO인 짐 해켓은 도시, 차량 운영자 및 다른 사람들이 공유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TMC : Transportation Mobility Cloud'  플랫폼을 모바일 칩으로 유명한 퀄컴의 C-V2X(cellular-to-everything) 기술을 활용해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자동차 회사가 스마트시티 안에서 모든 이동을 지원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회사로 전환할 것이라는 그의 메세지는 미래 자동차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되었습니다.


2018년 CES기조연설을 맡았던 포드 CEO 짐 헤켓. 자동차 회사의 화려한 신차 공개 대신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축하고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자동차 기업의 변신이 어떤 방향을 향할지 한 가지 사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출처: 포드 블로그


그러면, 1년이 지난 올해 포드는 이 비전을 어떻게 발전시켜서 CES에 참가했을까요. 포드의 부스를 찾아가니 4가지 테마를 제시했습니다. (1) Driving Business 모빌리티 비즈니스 (2) Delivering Goods 제품 배송(3) Saving Lives 인명 구조 (4) Powering Health 건강증진이 그 내용입니다. 부스에 전시된 차량 역시 화려한 첨단기술 대신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차량이 어떤 서비스를 제시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는 작년에 발표한 자사의 플랫폼 TMC를 기반으로 자신들의 자동차가 만드는 도시의 미래(Urban Mobility)의 모습을 하나씩 구현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포드 부스 외부에 제시된 미래차 4대 비전. 화려한 신차 대신 포드 차량이 어떤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할지를 사례와 함께 보여줬다.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 (상단 좌측) 앞쪽의 하얀 색 차량은 미국 음식배달 스타트업 Postmates와 협업으로 개발 중인 자율주행 Level 4 수준의 차세대 무인배송 차량(Ford Delivery), 안쪽 검은 색 차량은 도로 곳곳의 카메라와 통신시스템을 연결하는 포드 텔레메틱스 경찰차

(상단 우측)  밴을 개조해서 부상자나 노인의 병원 이송 서비스 제공

(하단) 포드의 도시 교통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여러 파트너들과 협업을 진행 중.

포드는  ‘자동차 제조회사(Auto Maker)’에서 ‘모빌리티 서비스 공급자(Mobility Service Provider)’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좀 더 포괄적인 미래차 전략 : 메르세데스 벤츠의 C.A.S.E.


포드의 모빌리티 서비스 전략 역시 시사하는 바가 많았지만, 아무래도 미래차에 대한 일반적인 기대를 충족시키지는 못했습니다. 최근 우리가 많이 들어온 미래차는 화석연료 대신 전기를 에너지로 쓰고 자율주행으로 움직이는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총체적으로 변할 것으로 예측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좀 더 포괄적인 미래차 전략을 독일의 메르세데스 벤츠 부스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기억하기 쉬운 C.A.S.E라는 문구는 C가 Connected Car(커넥티드카), A는 Autonomous Car(자율주행차), S는 Shared and Services(공유 및 서비스 차량), E는 Electronics(전기차)의 앞 글자를 연결한 신조어입니다.


* 메르세데스 벤츠의 미래차 전략 C. A. S. E. 이 전략을 통해 그 동안 다양하게 접해오던 미래차에 대한 여러 뉴스를 구조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메르세데츠 벤츠는 2016년 파리모터쇼에서 발표한 미래 전략 C.A.S.E를 2017년 CES에서 직접 소개했는데, 2년이 지난 올해 CES에서는 MBUX(Mercedes-Benz User Experience)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The CLA Coupe를 소개했습니다. 재밌는 점은 벤츠가 이번 CES에서 SUV 전기차 브랜드 ’EQ’를 옆으로 밀쳐두고 전시 중앙에 올 5월부터 출시되는 내연기관 2세대 차량인 The CLA Coupe를 배치하였다는 점입니다. 이는 벤츠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이 결합된 MBUX를 내연기관 차량을 통해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으로써 미래차가 탑승자의 라이프 스타일과 취향을 분석하고 음성인식을 통한 차량제어가 가능하며 궁극적으로 운전자와 지속적인 소통이 가능하고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 메르세데스 벤츠의 MBUX를 경험하는 관람객과 이를 적용한 새로운 CLA 쿠페 모델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CES에서는 메르세데스 벤츠를 제외하고도 다양한 완성차 기업, 그리고 자동차 부품 회사들이 각자의 미래차들을 전시했습니다. 그런데 이 들을 C.A.S.E라는 틀에서 보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목할만한 자동차 관련 제품을 이 네 가지 항목으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C : Connected Car(커넥티드카)


커넥티드카는 자동차가 네트워크에 연결된다는 점을 강조한 개념입니다. 과거 일부 차량에서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었지만, 5G가 등장하면서 자동차에서 모든 경험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은 휴대폰의 모바일칩으로 유명한 퀄컴(Qualcomm)이었습니다. 퀄컴은 기존의 스마트폰을 넘어서서 모빌리티의 핵심 통신기술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인공지능이 탑재된 스냅드래곤 오토모티브 콕핏 플랫폼을 소개하는 동시에 5G 네트워크 통신기술을 통해 도로 위 다른 자동차들 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연결함으로써 미래의 도시 교통에서 자사의 역할을 강조하였습니다.



* 스마트폰 모바일칩으로 유명한 퀄컴의 부스.

GM 캐딜락 차량이 5G를 통해 네트워크와 연결되면서 새로운 서비스와 경험이 가능함을 보여줬다.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A : Autonomous Car(자율주행차)


자율주행은 운전자의 조작 없이 차가 스스로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완전한 자율주행에는 기술적 난제가 많아서 5가지 단계로 자율주행을 분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하드웨어도 필요하지만 운전자인 인간을 대신하는 시스템이 구현되어야 합니다. 이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가장 앞서 있는 곳이 과거 PC에 그래픽 카드를 공급하던 엔비디아(Nvidia)입니다.



* 엔비디아는 화려한 기술 전시를 줄이고 대부분의 공간을 비공개 비즈니스 미팅 공간으로 만들었다.

좌측 중간에 메르세데스 벤츠의 자율주행이 자신들의 기술 협력으로 가능하다는 메세지가 인상적이다.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 엔비디아(NVIDIA)는 자율주행 레벨 2+ 시스템인 앤비디아 드라이브 오토파일럿(Nvidia Drive Autopilot)과 엔비디아 드라이브 AGX PEGASUS를 전시했다.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S : Shared & Serviced(공유 및 서비스 차량)


앞서 포드의 모빌리티 서비스 비전을 소개하면서 포드가 완전 자율주행차량으로 배달 서비스를 실험하는 내용을 같이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공유 차량을 가장 좀 더 실감나게 느낄 수 있는 곳은 CES 전시장 바깥 라스베이거스 시내였습니다. 왜냐하면 18만 명의 참가자가 전시장 주변에서 가장 많이 타는 모빌리티 서비스는 공유차량 서비스인 우버(Uber)와 경쟁사 리프트(Lyft)이기 때문입니다. 



*  LVCC 입구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사진 우측 하단의 택시들. 하지만, 대부분의 전시회 참가자는 가격이 훨씬 저렴한 우버나 리프트 같은 공유차량 서비스를 이용했다. 물론, 이마저도 이용객이 한꺼번에 몰리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는 불편이 초래되었다.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자동차 모델 중에서 눈길을 끌었던 제품은 보쉬(Robert Bosch)의 ‘Bosch Iot shuttle’였습니다. 보쉬는 다양한 기반기술을 활용하여 스마트홈과 스마트카의 연결을 구현했는데, 이를 통해 차 안에서 집안의 스마트 로봇을 통해 두고온 물건을 확인하거나, 집안의 태블릿 PC의 음성인식비서를 통해 차량을 대기시킬 수 있었습니다. 또한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하여 차량 위치 정보를 활용하여 운행 중 경로가 같은 다른 승객과 차량 공유가 가능한 서비스도  소개했습니다. 



* 보쉬가 전시한 사물인터넷 셔틀버스(IoT Shuttle) 모델.

이전 차량에 비해 굉장히 단순해짐과 동시에 집이나 사무공간과 별 차이를 느낄 수 없게 만든 것이 눈길을 끌었다.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E : Electronic(전기차)


일반인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전기차 테슬라(Tesla)는 CES에서 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완성차들은 내연기관 차량이 아닌 전기차를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이 중에서 눈에 띈 차는 독일의 아우디였습니다. 아우디는 2019년 5월부터 생산 예정인 순수 전기차 E-tron 콰트로 양산형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 아우디의 전기차 E-tron. 사이드 미러가 과거처럼 유리로 된 뭉특한 모양 대신, 납작한 모양을 하고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외관 디자인은 2016년 발표한 컨셉트카와 비슷하지만 납작해진 사이드 미러에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전시를 관람하던 캐나다 대형 부품사 Magna의 엔지니어 역시 E-tron의 사이드 미러를 유심히 보면서 미래에는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센서 기술의 발전으로 더 이상 유리를 쓰는 사이드 미러가 없어질 것 같다고 예상했습니다.


C.A.S.E 이후의 미래차 : 다 너무 비슷해서, 그냥 무난한데?


지금까지 미래차를 이해하는 키워드로 C.A.S.E를 활용해서 CES에 전시된 다양한 차량을 둘러봤습니다. 미래차는 C.A.S.E 어느 하나가 강조되기보다는 이들 요소들이 결합하고 융합되면서 궁극적으로는 네 가지가 총체적으로 구현되는 양상을 띄지 않을까하는 예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화려한 디자인의 미래차들을 실컷 보고 나니 오히려 미래차가 다 너무 비슷하게 생겼다는 게 제일 기억에 남았습니다. 글로벌 대표 기업들의 미래차들을 처음 봤을 때는 외부의 유려한 곡선에 눈을 뺐겼지만, 다 보고 나면 하나같이 운전을 하는 기능이 축소되는 대신 ‘안락한 공간’이라는 이미지만 머릿 속에 남았습니다.



 * 아우디의 미래차 AICON, 사이드 미러가 완전히 없어진 외관도 눈길을 끌었지만, 차량 내부가 고급 의자가 배치된

호텔방 같은 느낌을 주면서 차량 공간의 의미가 바뀔 거라는 예상을 가능하게 했다.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CES에 전시된 20여 개 미래차 컨셉트카들의 눈에 띄는 공통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마주보는 형태의 깔끔하고 확 트인 내부였습니다. 운전하는 공간도 없으며 전기차다보니 엔진룸도 없어 공간이 더 넓습니다. 넓은 공간은 탑승자의 편의 중심으로 설계되어 가정 인테리어와 같이 쾌적하고 ‘생활공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은 느낌도 줍니다. 대다수 차량에 도입된 음성인식 비서 기능은 ‘거실에서 차량으로’ 단순히 공간의 변화만 있었을 뿐 우리에게 익숙한 부분이었으며 심지어 집과 다를게 없어 ‘특별하지 않다고’ 느끼는 착각까지 불러 일으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차 안에서 운전 말고 다른 활동을 뭘 할 수 있을까를 보여주는 전시가 많았습니다.



 * 기아자동차의  미래차 모형. 차 안에 앉은 사람들은 마치 회사 회의실이나 가정의 응접실에 앉은 것 같았다.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 B2B에 집중하는 일본 파나소닉(Panasonic)의 컨셉차량 e-Torta. 이 역시 단순한 디자인으로 차량 내부가 회의실 같은 공간으로 변모했다.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그렇다면, 서로가 비슷해져서 조금은 무난해져버린 미래차들에서 어떤 경향을 유추해볼 수 있을까요. 저희들은 다음 세 가지를 파악해볼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가 스마트홈과 스마트카의 연결이고, 두 번째는 이 연결을 주도하는 인공지능 플랫폼의 영향력이고, 세 번째는 완성차와 부품사의 애매한 경계였습니다.


미래차 들여다보기 (1) 스마트홈과 스마트카의 연결


첫 번째 소식을 전해드리면서, 삼성전자가 자사의 IoT 플랫폼 빅스비를 홍보하는 무대에서 스마트홈에서 스마트폰 그리고 스마트카까지의 연결을 시도하고 있다는 내용을 전해드렸습니다. 저희들이 돌아본 미래차들에게서 스마트홈과 스마트카의 연결을 필수적인 요소로 삼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는 스마트한 삶을 살고 싶어하는 개인의 영역이 집에서 차로 끊기지 않고 연결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독일 자동차 부품사 ZF의 자율주행 공유차량 내부



* 자사의 AI 플랫폼이 탑재된 이 차량은 차 안에서 집, 일터 그리고 스마트폰 모두가 연결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미래차 들여다보기 (2) 연결의 매개체 : 플랫폼


그렇다면, 스마트홈과 스마트카의 연결은 누가 중개하게 될까요. 여기도 가전과 마찬가지로 인공지능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가 이 연결을 주도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드러납니다
  

 
* (좌측)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기업 Kenwood에 연결된 구글 어시스턴트 (우측) 아마존 알렉사를 연결한 아우디 차량. 구글과 아마존의 인공지능 플랫폼은 가전을 넘어서 자동차에도 생태계 구축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었다.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구글은 인공지능 플랫폼을 통한 연결을 넘어서서 자율주행 차량 Waymo를 피아트 크라이슬러(FCA)와 공동으로 시험운행하는 점을 홍보하고, 자사의 부스에는 차량  플랫폼인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를 시연했습니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넘어서 자동차 전반에 자신의 플랫폼 영향력을 넓히려는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Waymo의 전시 부스, 미 서부 피닉스시에서 실제 운행 중임을 강조하고 있다.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 구글 전시부스에 전시된 포드의 차량에는 안드로이드의 모빌리티 버전인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가 설치되어 관람객들에게 시연되었다.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미래차 들여다보기 (3) 완성차와 부품사의 애매한 경계


앞서 C.A.S.E의 세 번째 개념인 S : Shared and Serviced의 사례로 보여드린 보쉬의 사물인터넷 셔틀버스(IoT Shuttle)버스는 일반 완성차와 달리 디자인이 훨씬 단순화되었습니다. 여기에 이 모델을 제조한 곳이 완성차가 아니라 부품사인 보쉬라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이런 모델을 만든 곳은 보쉬 한 곳만이 아닙니다. 일본의 덴소(Denso)도 독일의 컨티넨탈(Continental)도 비슷한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부품사가 완성차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무난한 미래차’가 대세가 된다면, 지금 유지되고 있는 완성차와 부품사의 경계가 상당부분 애매해질 수 밖에 없어보입니다.


* 일본 부품사 덴소의 전시차량

출처 : KOTRA 해외시장뉴스



* 컨티넨탈의 자율주행 셔틀 큐브. 차량 탑승자가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대형 화면과 연동해서 관람객에게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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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특별한 미래차의 사례 (1) Byton


그렇다면, 미래차는 다 이렇게 하나같이 비슷하고 무난한 외형과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까요? 어느 시장에서나 마찬가지지만, 이와 정반대의 정말 특별한 차량이 또 다른 소비자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것입니다. 이번 CES에서 그런 특별한 미래차로 가장 눈에 띈 곳은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바이튼(Byton)이었습니다.



* LVCC 전시장 입구에 걸린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Byton의 홍보물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이번 CES에서는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인 바이튼은 앞서 설명드린 C.A.S.E를 통합적으로 한 모델에 구현한 사례 중에서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특히 2019년 12월 양산과 판매를 앞둔 M-byte는 48 인치 와이드 스크린으로 구성된 운전석의 디지털 칵핏 모듈을 CES에서 최초로 공개했는데, 터치스크린으로 인해 차를 몬다는 느낌 보다는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는 느낌 마저 들게 했습니다.


   

* 바이튼의 M-Byte 차량 외관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 바이튼의 M-Byte 차량 내부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바이튼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차량 와이드스크린 내부에 탑재된 인공지능이 운전자의 얼굴인식, 스마트진단, 선호도 분석 등 학습을 통해 운전자에게 제안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전시장에서 만난 관계자는 운전자와 차량간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아마존 알렉사를 양산 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바이튼에 적용된 인공지능을 소개하는 안내문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정말 특별한 미래차의 사례 (2) Nissan


완성차 중에서 가장 눈에 띈 곳은 일본의 닛산이었습니다. 카를로스 곤 회장에 대한 수사로 어수선한 분위기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들의 미래차 비전인 ‘Nissan Intelligent Mobility’를 내세운 초대형 전시부스는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 일본 닛산의 전시부스. 안 쪽 내부 전체에 디스플레이를 설치하여 미래차의 다양한 가상 상황을 관람객에게 전달했다.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닛산은 ‘인텔리전트 모빌리티’라는 미래전략 하에 ‘Invisible to Visible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를 구현하는 자율주행 컨셉트카를 발표했습니다. 차량 외부의 클라우드에 담긴 정보와 차량 내외부 카메라 센서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통합하여 운전자의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보여준다는 뜻에서 ‘Invisible to Visible’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고 합니다. 가장 놀라웠던 시연은 외부에는 비가 오는 상황에서 차량 내부 디스플레이를 맑은 날씨를 보여줘서 운전자로 하여금 쾌적한 환경을 경험하게 하면서도 차량은 빗속을 안전하게 운행하는 장면이었습니다.



* 닛산의 자율주행 개념인 ‘Invisible to Visible’을 설명한 차량 모델. 관람객이 모델에 탑승하면 뒤편 대형 스크린을 통해 가상 상황에서 어떻게 자율주행이 가동되는지를 보여줬다.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전망 : ‘이동의 공간’에서 ‘경험의 공간’으로 변모하는 자동차


지금까지 무난해진 미래차와 그 가운데 특별해지는 각 업체들의 차별화 전략을 살펴봤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운전자의 신뢰를 확보한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하는 동안 운전자는 무엇을 할까라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마도 미래차와 관련 비즈니스의 미래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일본 Panasonic의 자동차 시연. 자사의 차량 오디오 솔루션이 Immersive Experience 몰입경험을 제시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올해 CES에서 차량을 전시한 곳에서 볼 수 있었던 용어 중 하나는 ‘Experience(체험)’이었습니다. 앞서 보여드린 미래차의 변화 속에서 과거보다 훨씬 자유로워진 운전자는 차량 내부공간에서 오락, 휴식, 업무와 같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예측 속에서 전시장에 출품한 대부분의 자동차 기업들은 인포테인먼트,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운전자의 차량 경험을 바꾸는 다양한 기술을 시연해서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반도체 기업 인텔(Intel)의 전시부스

 
*  BMW 자율차량 내부에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시연을 헐리우드 스튜디오 워너브라더스와 공동으로 제작했다.

이들이 내세운 구호는 ‘Autonomous Vehicle Entertainment Experience’. 인텔은 이러한 사례를 통해 더 이상 PC의 CPU에

집중하는 Intel Inside 대신 모빌리티, 스마트시티와 같은 새로운 영역에 진출하는 Intel Outside를 발표했다. 

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저희는 이번 CES 모빌리티 전시에서 각 완성차의 화려한 컨셉트차의 아직 채워지지 않은 ‘빈 공간’에 주목했습니다. 저 빈 공간에서 소비자들은 어떤 컨텐츠를 소비할지 궁금해하며, 자기에게 맞는 컨텐츠를 제공하는 차량에 관심을 집중하는 참관객들을 보았습니다.  배트맨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인텔 전시관에 배트맨 만화의 가상 승차 경험을 즐겼으며, 마블 코믹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우디의 In-Car Entertainment(차량 내부 엔터테인먼트)에 열광했으며 쇼핑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은 보쉬 차량을 보며 미래 구매 방식의 변화를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미래에는 자동차 제조사나 부품사가 탑승자에게 몰입된 체험(Immersive Experience)을 제공할 컨텐츠를 어떻게 발굴하고,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지에 지금보다 훨씬 높은 관심을 쏟게 될 것입니다.



CES와의 경쟁에 몰린 북미 국제오토쇼. 미국 빅3의 본진인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는

2020년부터 CES와의 경쟁을 피해 개최 시기를 1월에서 6월로 변경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출처: 북미 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 홈페이지


올해 CES도 최근 몇 년과 같이 자동차 회사와 대형 부품기업, IT기업의 참여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각자의 플랫폼, 기술을 발전시키며 미래차를 향해 한 걸음 다가갔습니다. CES가 점점 더 미래 자동차들의 전시장으로 바뀌어가면서 세계 5대 모터쇼 중 연중 가장 먼저 개최되는 북미 국제 오토쇼(North America Internatioanl AutoShow, 이하 NAIAS)가 2020년부터 시기를 6월로 옮길 수 있는 상황이라는 보도까지 나오는 중입니다. Cebit이 없어지고 CES에 더 많은 사람이 몰린 것과 같이, CES에 집중되는 글로벌 혁신 경쟁으로 자동차 산업의 양상까지 변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동향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KOTRA 해외시장뉴스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소식으로 CES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전과 자동차 산업의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세 번째는 작년 50주년 맞은 CES가 주제로 삼았던 스마트시티가 올해는 어떻게 되었는지 관련된 전시 부스를 돌아보고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작성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무역정보팀 전우형 팀장, 한태식 과장, 디트로이트 무역관 권오철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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