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한국에서 졸업하신 후 홍콩에서 변호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Q. 홍콩에는 변호사가 바리스터(Barrister) 및 솔리스터(Solicitor)로 나뉘는데 역할의 차이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보통 소송 가액이 100만 홍콩달러가 넘는 법정 사건에서부터, 변론을 맡는 역할을 바리스터가 맡게 되고(예외적으로 솔리스터가 해당 분야의 경험이 많은 경우에는 솔리스터가 직접 변론을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그 외 의뢰인과 직접 상담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며 증거를 수집하고, 바리스터에게 업무 수임, 소송 문서 및 법원의 명령을 직접 챙기는 역할을 솔리스터가 맡게 됩니다(지방법원District Court, 판사 법원Magistrate Court 등에서는 솔리스터가 직접 변론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한편, 분쟁이 아닌, 중재 합의, 계약서 작성 등(가족 관련 또는 상사 인수합병, IPO 회사 관련), 은행 등 라이센스 관련 정부, 관계기관과의 커뮤니케이션 등의 업무도 역시 솔리스터가 주로 하는 업무 분야이기도 합니다.

  제 로스쿨 동기의 80-90%는 보통 로펌에서 월급을 받기를 희망하며, 상당한 경쟁을 통해 2년의 Trainee Solicitor Contract Offer를 받아야 하는 솔리스터를 선택했고, 재판 변호(Trial Advocacy)를 선호하는 친구들은 바리스터를 선택하여, 점점 소송 분야에 있어 서서히 독립적으로 개인적인 명성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민사 사법제도 개혁(Civil Justice Reform)을 시행하면서 법원에서도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자 소송 변론 심문 재개 전(Trial) 중간 단계에서 중재(Mediation)를 통해 합의를 시도하는 것을 강력하게 권고하게 되면서, 분쟁 중 합의를 이끌어내는 변호사의 역할과 역량이 중요하게 되었고,  의뢰인과 함께 사건을 분석하고 긴 소송으로 가지 않고 모두가 유리한 방향으로 합의점을 찾아 분쟁을 해결하는데, 저 개인적으로는 솔리스터로서 큰 보람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한편, 홍콩에서는 중국 회사 및 다양한 국가를 배경으로 한 M&A, IPO 등 거래(Deal) 관련 법무(Transaction Lawyer)의 업무 분야도 역시 넓기 때문에 자본 시장, 금융 등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솔리스터로서 활동하시면 좀 더 다양한 계약/규제 전반 업무 등도 경험하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실제로 한국인 변호사로서 한국 관련 업무를 많이 하시는지요?   

A. 처음 업무를 시작했을 때는 로펌의 클라이언트로서 다양한 나라가 관여하여 영어를 주로 사용하는(International Dispute Resolution) 사건에 배정되어, 업무의 다양성과 여러 파트너 변호사들과 팀으로서 함께 업무를 주로 진행했습니다. 한국 케이스만 받으면 폭이 좁아질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케이스에 참여하려고 노력했었습니다. 경력이 쌓이면서 한국 관련 업무도 점점 늘게 되어, 이제는 한국 관련 업무를 총괄해서 맡게 됐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과 베트남, 미국, 중국 사이에서 투자 계약을 하는데 홍콩법을 준거법으로 하거나, 홍콩 법원(중재 장소)을 재판(중재 관할)으로 했을 때 소송 진행을 도왔습니다. 유럽계 바이어가 한국 관련 동남아 공장에 제품을 주문했는데 요구 사항과 다른 제품이 납품되어 분쟁이 발생했던 케이스도 있었고, 가상화폐 관련 사이버 범죄, 예술작품 관련 계약 위반, 상해 사건, 가족 분쟁, 형사사건, 상속 분쟁 등 다양한 케이스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Q. 최근 홍콩에서 변호사를 하려는 한국 학생이 많은 추세인지요? 홍콩에서 변호사 준비하는 한국 학생들에게 조언해주세요.

A. 많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제가 대학원 공부를 했을 때에만 해도 다음 기수에 한국인 학생이 5-6명 더 계신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요즘 로펌 인턴을 구하는 한국인 학생들께 여쭤보면, 이제는 중국어를 못하면 취업을 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업무상 의뢰인과의 이메일, 주요 소송문서는 영어로 작성하지만 중국 회사와의 분쟁인 경우, 상당수 증거 자료가 중국어이기 때문에 시니어 입장에서는 주니어들이 문서 번역 등을 많이 도와주길 바라는 것은 사실입니다. 

  홍콩의 로스쿨 과정(Postgraduate Certificate in Law 포함)은 2-3년간 공부가 어느 로스쿨과도 같이 정말 힘들고 학업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들로부터 잠시 멀어지는 걸 용인해주는 케어와 스스로의 토닥토닥 격려가 참 필요합니다. 홍콩은 첫 학기를 마친 직후부터 로펌 취업의 첫 단계인 Trainee Solicitor를 지원하기 때문에 첫 번째 시험을 꼭 잘 봐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홍콩 로스쿨에 오시는 한국인 분들은 홍콩에서 자라신 분들도 계시지만, 저처럼 한국에서 자라거나 미국이나 영국 등 다른 영어권 국가에서 오신 분들도 계신 것으로 압니다. 홍콩은 한국과 가깝지만 홍콩은 한국이 아니라는 사실, 홍콩은 국제도시지만, 미국이나 영국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이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부족하신 분들이 학업 과정에서 홍콩의 문화나 판례를 이해하는데 많이 어려워하는 과정을 보았고, 저 또한 이러한 시기를 겪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홍콩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특히 홍콩에 영어 수준이 원어민(Native) 수준이 아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자의 영어(Bilingual) 수준을 요구하는 것을 인식하고, 다양한 배경의 사람을 존중하고 영어를 알기 쉽고 분명하게 설명하는 것이 홍콩 변호사로서 중요한 자질인 것 같습니다.

자료원 : 김정선 변호사 제공
 

Q. 한국인이 홍콩에서 창업을 하거나 사업을 시작하려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법적 지식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A. 제가 업무를 통해서 본 제 의견으로는 한국 기업 및 기관 또는 한국 배경의 계약 당사자께서는 한국보다는 홍콩의 법률 비용이 더 높게 책정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종종 사안의 시급성이나 오랜 거래관계에 근거하여, 홍콩 법률 의견이 필요한 의사 결정을, 그러한 법률 의견 없이 즉 리스크에 대한 분석 없이 계약 및 의사 결정을 내리신 후(미리 분쟁을 대비할 수 있었던 사안에 대하여) 홍콩 지역에서 한국 법을 일방적으로 적용시키고자 하시거나, 홍콩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국에서의 상식(Common Sense)을 문서 없이, 합의되지 않은 일방의 믿음으로 적용시키고자 하는 사례를 종종 보았습니다. 이는 상당히 근거가 없는 주장이 될 수 있으며, 불필요한 분쟁을 초래하여 예기치 못한 손해를 보실 수 있으므로 꼭 필요한 법률 쟁점에 대한 자문과 복잡하지 않은 사안이라도 간단한 홍콩의 해당 계약서 검토 및 작성을 가능하신 예산 안에서 홍콩 변호사로부터 법률 검토를 받아 보시기를 조언 드리고 싶습니다.        

  기본적인 고용 관련 지식이라면, 홍콩에는 법정 연차가 적은 대신 유급 병가(Sick Leave) 사용이 많은 편입니다. 병가는 법적으로 보호를 받는 부분이기 때문에, 한 사람에게 업무 부담을 너무 많이 하고 병가에 따른 대체 인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 손실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준비하시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한국은 임대차 보호법 하에서 임차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경우가 많으나 홍콩에서는 한국만큼 임차인을 별도로 보호하는 세부 규정이 많지 않고, 임대인과 임차인의 자유의지에 따라 합의된 계약서를 주로 보게 됩니다. 만약 홍콩에서 임차인으로서 별도의 세부 사항을 넣고 싶다면, 세부 규정을 별도로 명확하게(추가 조항: Rider Clause) 계약서에 명시해야 합니다. 한국의 법 규정을 상식처럼 생각해서 계약서 규정이 없어도 당연히 보호받으리라고 기대한다면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업하는데 필요한 허가증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업종별로 허가증이 다르기 때문에 미리 확인하시고, 사업의 형태와 장소 선정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홍콩 진출시 법률 자문을 구하는 것이 시행착오에 따른 비용을 절감하고 안정적으로 사업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Q. 홍콩에 전시 참가하는 한국 업체가 많은데 지적 재산권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참가기업이 지식 재산권 문제로 세관에서 조사를 받는 경우가 있는데, 크게 당황하여  법적인 보호를 요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홍콩 내의 거주지를 제시하여 구금 상태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두셨으면 합니다.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구금과 심리적 압박 상태를 피하고 차분히 대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홍콩에서 등록되지 않은 지식 재산권 등은 홍콩에서 보호받는데 제약이 있는 점 알아두시고, 보호가 필요한 권리는 선 등록해야 하며 타사의 권리를 도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