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수정재정법으로 지분제한규정 등 걸림돌 제거 -

- 금융, 물류유통, 관광업 등 서비스분야 외국인투자 활성화 기대 –

그 동안 알제리 외국인 투자유치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이 되었던 외국인투자 지분 제한 규정 철폐 등 외투 관련 규정 개정사항이 포함된 2020년 재정법 수정안이 5월 31일 하원 의결을 거쳐 6월 2일 상원에서 채택되었다. 2020년 수정재정법 내용을 반영하기 위해 산업부는 투자법 개정을 준비 중이라 발표한 바, 그 동안 정체되었던 알제리 경제에 외국인투자 유입으로 인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2020년 수정재정법으로 외국인투자 관련 규정 개정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이로 인한 국제 유가 폭락 및 초유의 국가 보건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마련된 2020년 재정법 수정안이 상, 하원 의결을 거쳐 발효를 앞두고 있다. 앞서 발표된 내용 중 약간의 수정을 거친 사항들도 있지만 외국인투자 관련 규정은 원안 그대로 통과되었다.

원안대로 5대 전략분야 (석유가스산업, 군수산업, 철도·항만·공항 인프라, 제약산업)을 제외한 전 산업분야에 대해서 외국인투자가의 지분을 최대 49%로 제한하는, ‘51/49 rule’로 통칭되는 외국인투자 지분 제한 규정이 폐지되었고 국가의 우선매수청구권을 없애고 외국인투자 사전 승인제로 변경되었으며 투자재원의 현지 조달 의무가 폐지되어 대외 파이낸싱도 가능하게 되었다.

처음이 아닌 ‘51/49 rule’ 폐지

사실, 알제리에서 외국인투자지분제한 규정이 폐지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알제리의 외국인투자 관련 법령의 역사를 살펴보면, 1993년 최초로 투자법이 제정될 당시 및 2001년 신 투자법 제정 시에는 투자 자유화를 기본 틀로 하여 제정이 되었으며, 외국인투자 지분제한 규정은 당초 투자법에는 존재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2008년 부테플리카 前 대통령의 2선 집권 당시, 석유가스 부문을 제외한 산업에서의 성과가 미미하고, 높은 실업률 및 외국인투자가들의 국내프로젝트 수행에 따른 이익이 국외로 반출되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높아지며 당시 정권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알제리 정부는 2008년 수정재정법 규정에 외국인투자가 지분제한(최대 49%), 투자인센티브 및 투자수익 재투자 의무화 등 외국인투자 제한조치 등을 포함하여 통과시키며 지분 제한 규정을 도입하게 되었다.

원유, 가스 수출이 전체 수출의 95% 가량을 차지하고 국가 재정 수입의 절반 가량을 비중을 차지하는 알제리 경제 구조 특징 상, 이러한 외국인투자 규제는 국제 유가가 100달러 이상의 높은 가격 선에서 유지되던 시절에는 알제리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14년부터 시작된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며 알제리 경제 침체가 심화되자 경제 회복 및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산업 다각화가 시급해진 알제리 정부는 2016년 외국인투자 지분 제한 규정 폐지 등 투자법을 대대적으로 개정하여 외국인투자 유치 활성화를 시도한 바 있으나, 이는 곧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충돌로 같은 해인 2016년 수정 재정법을 통해 지분 제한 규정이 부활하게 되며 무산된 바 있다.

외국인투자 활성화로 산업다변화 및 경기 활력 기대

그 동안 외국인투자 지분 제한 규정으로 인해 대부분의 외국인투자가들은 알제리에 직접 투자를 망설여왔다. 알제리의 낙후된 금융산업 및 각종 인프라, 규제 일변도의 정부 정책, 복잡하고 까다로운 행정절차 등 걸림돌이 한 두 개가 아니었던 것에도 이유를 찾을 수 있지만, 경영권을 통제할 수 없는 기업에 투자 결정을 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알제리 국, 내외의 대부분의 전문가들과 기업인들은 세계은행이 매년 발표하는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에서 알제리가 항상 하위권을 차지하고 경제 규모나 잠재력에 비해 외국인투자 유입이 미미했던 것에 대해 51/49 규정을 그 첫 번째 이유로 꼽는다.

알제리 외국인직접투자 유입(FDI Inward flow) 동향

(단위: USD 백만)

자료: UNCTAD Stat (2020.6.1.)

알제리 기업인들은 이번 지분제한 폐지로 침체되어 있는 알제리 산업계에 회복세가 찾아오기를 희망하고 있다. 알제리 최대 기업 C사의 R이사는 알제 무역관과의 유선 인터뷰에서 “그동안 여러 가지 산업 다각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알제리 경제 및 산업 발전에는 큰 성과가 없었는데, 이는 해외의 선진 기업들에게 알제리 내에서의 사업 기회를 제공하여 전반적인 산업 인프라를 업그레이드 하려는 노력보다는 원유 수출로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것에 큰 비중을 두었던 정책적 헛점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며 이번 투자규정 개정에 대해 “성장 잠재력이 큰 알제리 시장의 매력도를 더욱 높여줄 수 있는 조치이며, 이를 통해 해외 유력 기업과 적극적인 협력을 희망한다” 고 하였다.

R이사는 “외국인투자가 지분 제한이 풀리면서 무엇보다 서비스산업 분야에서 큰 발전이 기대된다”고 하며 금융, 물류, 유통 등 기업환경 개선에 핵심적인 요소를 하는 사업지원 서비스 분야의 경우,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의 규제로 발전이 미비하지만 이 분야에 대한 수요는 알제리 경제가 성장하고 발전할수록 확대될 수 밖에 없는 바, 적극적인 외국 유망기업들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그 밖에도 관광산업 분야에서도 많은 사업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알제리는 발전 잠재력이 매우 높은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차원의 발전전략 부재, 외국기업 진입에 대한 원칙적인 제한(지분제한 규정), 정책적 관심 부족 등으로 유사한 환경과 자원을 보유한 인근 모로코, 튀니지 대비 관광산업이 현저하게 낙후되어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에 관광 인프라 개발, 숙박 및 요식업 시설 운영 등 선진 노하우를 보유한 외국인투자가들에게 알제리는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새로운 유망 시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사점

2019년 한 해 동안 이어진 경제사회적 갈등 끝에 2020년 초 탄생한 알제리 신 정부는 집권 초 국정과제로 경제활성화를 위한 기업환경 개선을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위해 전 정권에서 경제 위기 관리를 위해 도입한 규제들을 손 보았고, 연 초에 수입 관련 FOB조건 의무 규정 등을 보다 유연하게 수정하는 등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2020년 수정재정법 제정과 이에 따른 투자법 개정 움직임 등은 폐쇄적이고 규제가 많은 알제리의 기업 환경을 개선하여 내, 외국인의 투자를 활성화해 경제에 활력을 더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과거에도 외국인투자유치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투자법이 개정되었었으나 곧 큰 반대에 부딪쳐 무산된 역사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알제리 정부의 움직임은 보다 긴 호흡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료: 알제리 일간지 El watan, Liberté, 관영통신 APS, 주알제리대사관, 알제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