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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노동법, 고용계약 종료 절차와 주의사항
2020-05-13 김도형 이스라엘 텔아비브무역관

- 이스라엘 노동법이 인정하는 합법적 해고 -

- 고용주가 반드시 알아야 할 청문(Hearing) 절차 가이드라인 -

 

 

 

이스라엘 노동법에서 합법적 고용계약 종료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근로자가 지시나 규정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기록한 문서(충분하고 합리적인 근거)와 근로자의 과실에 대한 변호 기회 보장(공정한 과정)이 필수적이다. 특히, 변호 기회는 청문(Hearing)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구현되며, 절차상의 사소한 하자라도 고용주에게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스라엘에서 청문은 근로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합법적 수단이자, 근로자가 고용주에 대항력을 가질 수 있는 마지막 보루라는 법 인식이 강하며, 대부분의 판례에서도 이를 지지한다.

 

이스라엘의 노동분쟁 환경

 

이스라엘의 노동법은 해고에 관해서 만큼은 특히 엄격하다. 법적으로 고용주는 근로자에 대한 사전 통지 및 적절한 보상의 이행 없이 고용계약을 종료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성별, 인종, 국적, 종교, 나이, 임신, 출산, 개인적 지위, 성적 취향, 장애 등 직원의 행동이나 업무와 관련이 없는 차별적인 이유로 고용주가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을 금지하는 다양한 법령이 있으며, 심지어 부패나 비위사실이 드러난 직원이라도 해고는 매우 제한적으로만 가능하다.


법적으로는 이스라엘에서 해고가 거의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다. 현지 대법원이 발표한 2018 사법 연감(Judicial yearbook)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이스라엘 전역에서 벌어진 노동 관련 소송은 총 5만4,980건에 달한다. 그 중에서도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노동 분쟁(Labor Dispute)이 2만2,145건으로(40.5%) 단연 1위이다. 소액 소송을 다루는 신속 재판(9,480건, 17.4%)에도 노동 분쟁 유형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걸 감안하면 거의 절반에 가까운 소송이 바로 해고에 관한 다툼이었다고 과언이 아니다. 노동 분쟁 소송이 평균 11.8개월, 신속 재판이 평균 6.1개월이 걸리는 걸 생각해 보면 과정이 수월할 것 같지도 않다.

 

노동법은 엄격하고, 재판은 길고 험난한데 왜 이리 소송이 많은 걸까? 현지 일간지 Globes는 그 이유로 이스라엘이 가진 세계 최대의 변호인단을 꼽는다. 이스라엘은 전체 인구의 6%가 변호사이고(58,000명), 인구 대비 변호사 비율이 세계 1위(139명당 1명이 변호사)이다. 이들이 쉬운 소송을 부추기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에서 소송은 지극히 일상적인 일이 된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속에서 해고에 따른 노동 분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고, 이는 한국의 이스라엘 진출기업, 혹은 진출 희망 기업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스라엘 노동법과 사법 시스템

 

이스라엘 법은 1948년부터 발전해 온 독립된 제정 법과 판례법이 합쳐져서 한 덩어리를 이루고 있는 형태이다. 법조문이 기본이 되는 대륙법과 개별 사건들이 모여 법리의 주춧돌이 되는 영미 법이 조화를 이루고 있고, 여기에 모세 5경이 불리는 구약 성서의 유대교적 전통 율법 요소가 가미되어 지금의 독특한 구성을 가지게 되었다.

 

노동법의 경우에도 법 조문에 상세한 내용이 담겨 있지 않고 현재 사건과 사실관계가 유사한 과거 법원의 판결이 현재 사건을 영향을 미치는 판례법 근간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융통성이 낮은 편이다. 따라서, 현지 사정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기업이 전문가의 도움 없이 조문에만 의존해서 결정을 내렸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1969년 제정된 노동 법원의 법률(the Law of the Labor Court)에 따라 이스라엘은 전국에 총 6개의 노동 법원을 두고 있다. 주요 거점 도시인 텔아비브, 예루살렘, 하이파, 비어셰바 및 나사렛에 각각 지방 노동 법원(Regional Labor Court)가 있고, 예루살렘에 중앙 노동 법원(National Labor Court)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중앙 노동 법원은 노동법 분야의 최고 권위를 가지고 지방 법원의 지방 법원의 판결에 대한 항소 법원의 역할을 수행한다.

 

합법적 계약종료(해고)의 요건과 함정

 

그렇다면, 합법적으로 고용계약을 종료해서 소송을 피할 수는 없을까? 이에 대하여 이스라엘 노동법은 교과서적인 답변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다만, 합리적인 근거와 공정한 절차를 강조할 뿐이다. 이스라엘 노동법이 해고를 위한 충분하고 합리적인 근거로 간주하는 것은 직원이 이행하지 않은 업무 지시의 사례를 날짜와 함께 기록한 문서이다. "효율적이지 않다" 또는 "충분하지 않다"와 같은 상투적인 이유는 해고의 사유로 인정하지 않는다. 공정한 절차는 근로자에게 자신의 입장을 말할 수 있는 청문(Hearing)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 과정에는 1) 청문 통지, 2) 청문 개최, 3) 결과 통지의 세 단계가 포함된다.

 

특히, 청문은 근로자 해고를 결정하려는 고용주에게 아킬레스건과 같다. 부당 해고에 관한 대부분의 소송이 바로 이 청문과 관련된 절차적 문제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법조문에도 고용주가 청문을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만 명시할 뿐 구체적인 행위 규정을 담고있지 않아,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쉬운 소송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근로자나 혹은 근로자의 법률 대리인이 청문 절차의 하자를 문제 삼을 때 고용주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가 된다. 현지어로 된 판례를 접할 기회가 없는 외국 투자기업은 더욱 치명적이다. 이스라엘 노동법은 청문을 근로자의 권리영역으로 바라보는 법 인식이 뚜렷하고, 이스라엘 노동법의 근간이 되는 대부분의 과거 판례도 이를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판례로 살펴본 청문(Hearing)의 이해

 

(신명기 1:16) 또한 그때에 나는 너희의 재판관에게 명령하였다. ‘너희 동족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잘 듣고 의롭게 재판하여라. 동족간 문제뿐만 아니라 동족과 이방인 사이도 그렇게 하여라.  

(신명기 1:17) 너희는 재판할 때에 한쪽을 편들어서는 안 된다. 낮은 자의 말이나 높은 자의 말이나 똑같이 들어 주어라. 재판은 하느님께 속한 것이니 사람을 두려워하지 마라. 그리고 너희가 감당하기 힘든 송사는 나에게 가져오너라. 내가 그것을 들어 주겠다.’

 

청문(Hearing, 히브리어 Shimua)은 성서에 기록된 고대 재판의 심리를 현대의 사법시스템으로 재해석한 절차이다. 율법에서 비롯된 탓에 당사자의 마음가짐이나 자세를 규율하는 추상적인 내용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판례에 따르면, 고용주는 현대의 청문에서 판관의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반드시 선의와 열린 마음(히브리어 Nefesh Hafetsa)으로 근로자의 주장을 경청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 또한 고용주는 재판을 이끄는 판관처럼 청문의 과정을 공정하게 운영해야 할 법적 의무를 가지며, 이를 준수하지 않은 경우 근로자에게 부당 해고에 따른 보상을 해야할 책임이 있다.

 

(청문 통지) 직원에 대한 계약 종료를 검토하는 고용주 해당 근로자에게 반드시 서면으로 청문의 개최를 고지해야 한다. 통지서에는 고용주가 계약 종료를 고민하는 모든 사유를 적시하여, 근로자가 자신의 변론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때, 이후 해고 결정을 내리게 된 사유가 최초 고용주가 적시한 해고 고민 사유에 포함돼 있지 않으면 부당해고로 간주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하고, 공정한 청문을 위해서 통지서에 고용주의 최종 결정이 포함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통지서는 근로자가 자신의 주장을 준비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갖고 보내야 하고(최소 개최 48시간 전, 주말제외), 근로자가 본인 외 가족 또는 법률 고문 등을 대리인으로 선정해서 청문에 함께 참석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해야 한다.

 

(청문 개최) 청문의 목적은 계약종료 사유로 언급된 사건에 대해 근로자가 자신의 입장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함에 있다. 따라서, 청문 동안 고용주는 근로자에게 문제점을 공개적이고 공정하게 제시해야 하며, 고용계약 종료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직원의 답변을 듣고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심리 중 양 당사자는 법적 및 기타 진술이 모두 허용되며, 근로자는 대리인을 통해 진술할 수 있다. 고용주는 청문 동안 회의록을 기록하고, 근로자의 주장이 빠짐없이 기록된 것에 대한 확인으로 근로자의 서명을 받은 후 사본을 근로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결과 통지) 청문 이후 관련 고용주는 근로자의 주장을 진지하고 철저하게 검증하고, 진심으로 고려한 후 합리적으로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만약 직원을 해고하기로 최종 결정한 경우라면, 고용주는 청문 후 48시간(주말 제외) 이내에 서면으로 계약종료 사실과 해고 일자를 명시한 청문 결과를 근로자에게 통지해야 한다. 이때 해고 일자는 해당 근로자의 근속연수에 따른 법적 사전통보 기일을 반영하여야 한다. 통상 1년 이상 한 고용주 또는 한 직장을 위해 일한 근로자라면 해고 예정일자로부터 최소 한 달 전에 통지를 받을 권리가 있다. 고용주가 해고 사전 통보 기일을 준수하지 않았다면, 사전 통지가 제공되지 않은 기간 동안 근로자의 급여와 동일한 금액을 근로자에게 보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또한, 해고 결정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는 경우 노동 법원은 고용주에게 근로자를 복직시키거나, 불법 해고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명령할 수 있다.

 

고용계약이 종료되면 고용주는 퇴직 근로자에게 근무 시작일과 종료일을 명시한 경력 확인서를 제공해야 한다. 계약이 종료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또는 퇴직 근로자의 서면 요구 날짜 중 빠른 날짜로부터 7일 이내에 해당 서한을 제공하지 않은 고용주는 형법(1977) 61조(a)(1)에 따른 벌금형에 처해진다.

 

주요 판례로 살펴본 청문(Hearing) 권장 절차 (요약)

 

1. (사전 통지) 고용주는 근로자 해고 결정에 앞서 청문(Hearing)을 진행해야 하고, 청문의 개최 최소 3일전 근로자에게 이를 서면으로 안내해야 한다.   

2. (통지 내용) 청문 개최 통지서에는 고용주가 고용 종료를 고려하는 모든 사유가 포함되어야 하며, 청문 개최 전 최종결정을 내려서는 안 되므로 청문 개최 통지에 최종 결정이 전달되지 않아야 한다. 또한 고용주는 근로자가 법률 대리인, 가족 등과 함께 청문에 참석할 수 있다는 것을 안내해야 한다 

3. (청문의 진행) 고용주는 사전에 준비된 시간 계획에 따라 청문을 진행하여야 하며, 청문에서 논의된 양방의 주장을 바탕으로 회의록을 작성하고, 근로자의 확인 서명을 받은 후 사본을 근로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4. (청문의 원칙) 청문은 고용 종료 사유에 대해 근로자가 스스로를 변호를 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것이므로, 고용주는 선의와 열린 마음(히브리어 Nefesh Hafetsa)으로 근로자의 주장을 고려해야 하며, 최종 결정은 전문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에 근거해야 한다. 

5. (결과 통보) 청문에 따른 고용주의 최종 결정은 청문 종료 후 48시간 내 서면으로 계약 종료 사실과 적법한 해고 일자를 명시하여 근로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자료: 이스라엘 대법원, 이스라엘 법률 홈페이지 www.nevo.co.il, 이스라엘 일간지 Globes, 노동법 전문 로펌 및 변호사 홈페이지 다수, 텔아비브 무역관 종합


 

※ 이 원고는 현지의 주요 판례를 기초로 작성된 정보로, 법적 도움이 필요한 경우 법률대리인의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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