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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의 WTO 개혁 구상안 발표 배경과 속내
2019-01-08 이윤진 벨기에 브뤼셀무역관

- EU, 무역 분쟁 생존 전략으로 WTO 개혁 선택 - 

- 미국, 중국 등 주요국과 협의 중이나 반영 여부 불확실 -




□ 개요


  ㅇ EU집행위는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 WTO) 개혁 구상안을 발표하고 WTO 주요 회원국과 협의를 추진해오고 있음.

    - 이는 국제무역 환경 흐름에 맞춰 WTO를 개혁하고 그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의 수립이 필요하다는 유럽 이사회 요구에 의한 것임.

    - 주요내용은 ① 규제(보조금, 개발도상국) 현대화, ② 규정 준수 감시 기능 강화, ③ 분쟁 조정 시스템 중단 문제 해결임.


□ 배경


  ㅇ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교역 상대국과의 무역적자를 해소하는데 집중했으며 이러한 미국의 기조는 필연적으로 대미 무역 흑자를 보는 국가들과의 무역 분쟁을 심화시킴.

      ·트럼프 대통령은 러스트벨트(Rust Belt) 지역의 지지로 대선에서 승리하며 미국 산업 및 노동자를 보호한다는 목표로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로 대변되는 보호무역주의를 펴고 있음. 

      ·2017년 미국 통계국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무역 적자국은 ① 중국(3750억 달러), ② 멕시코(710억 달러), ③ 일본(690억 달러), ④ 독일(640억 달러), ⑤ 베트남(380억 달러), ⑥ 인도(230억 달러), ⑦ 한국(230억 달러), ⑧ 캐나다(180억 달러)로 나타남.

    - 미국 상무부가 올해 1월에 발표한 반덤핑 및 상계관세 조사 착수건을 살펴보면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 1월 20일부터 2018년 1월 16일까지 약 1년간 84건의 조사가 착수됐으며 이는 전년 52건에 비해 62% 급증한 수치임.

    - 이에 더해 미국은 올해 중국, EU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고 무역 분쟁을 야기해 세계 무역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킴.


미-중 통상분쟁 추이

일자

미국

중국

2018.7.6.

34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

같은 규모로 응전

2018.8.23.

16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

같은 규모로 응전

2018.9.24.

2,0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 5,745개 품목에 10%관세 부과 (내년 1월부터 25% 부과)

600억 달러 규모 미국산 수입품 5,207개에 5-10% 관세 부과

누적

중국산 수입액의 약 50%에 관세부과

미국산 수입액의 85%에 관세부과

자료원: KOTRA 브뤼셀 무역관 구성


미-EU 통상분쟁 추이 

일자

미국

EU

2018.5.31

EU, 캐나다, 멕시코산 철강·알루미늄에 각각 25%, 10%

 관세부과

(한국,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은 미국과 협상으로 면제)

28억유로 규모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 부과

WTO에 미국 제소 

2018.6.22

EU산 수입 자동차에 20% 관세 부과 경고

3,000억 달러 규모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 부과 보복 경고 

2018.7.25

트럼프 대통령, 장 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간 면담으로 관세 부과 보류 

자료원: KOTRA 브뤼셀 무역관 구성


    - 이후 미국은 중국과 12월 1일 정상회담을 갖고 향후 90일간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며 미중 무역 분쟁에 휴전 국면을 보임. 그러나 중국의 불공정관행에 대한 구조적 변화가 이행되지 않을 시 보류했던 25% 관세를 다시 부과할 것으로 보여 상황을 속단하기 어려움 . 


  ㅇ 미국의 이러한 행보는 EU가 수호하는 다자무역주의에 위협이 되고 있으며 EU는 현재와 같은 무역 분쟁이 심화될 시, EU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함.
    - 유럽 싱크탱크 브뤼겔은 8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재와 같은 무역 분쟁 심화 시 최악의 경우 관세가 30~60% 상승할 것이며 글로벌 밸류체인으로 인해 이 영향이 해당국뿐만이 아니라 연관 산업 내 타국 기업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함.
    - 아울러 무역분쟁 심화 시 장기적으로 미국, EU,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GDP per capita)이 3%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함. 이는 2008년 경제위기에 버금가는 규모라고 밝히고 경제규모가 작은 국가들은 더 큰 영향을 받아 아일랜드, 캐나다, 스위스, 멕시코, 한국의 경우 10% 이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봄.
    - 보고서는 해결책으로 3가지를 제시함. ① 주요 교역국(캐나다, 일본 등)과 협력해 다자주의 공격에 대해 적절하고 강력한 보복을 취할 것, ② 연합 수준에서 복수국과 협의를 통해 WTO의 기능과 규제를 변경할 것(분쟁조정기구 운영, 발전 수준에 따른 호혜성 조건, 보조금과 국영기업, 지적재산권 관련 규정), ③ 미국의 WTO저지를 중단할 수 없을 경우 일련의 국가들과 우회 전략을 수립할 것 


□ EU의 WTO 개혁안 주요 내용 


 (1) 보조금 투명성 강화 및 규제 강화 


  ㅇ 보조금 투명성 강화

    - WTO는 보조금으로 인해 시장이 왜곡되고 국제무역이 저해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회원국에 보조금 현황 제출을 의무화했으나 2018년 3월 기준 WTO 회원국 과반수가 자국의 보조금 운영 현황을 WTO에 제출하지 않고 있음.

    - EU는 보조금 현황 제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유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할 것을 제안함. 

      ·① 보조금 현황 제출이 없는 경우, ② 다른 국가에 의해 보조금이 알려진 경우(역통지)에 해당국이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추정하고 제재(해당국이 반박하는 경우에만 유죄추정 해제)


  ㅇ 금지보조금 확대

    - WTO는 경쟁적인 보조금 지원과 이에 대한 상계 관세 부과로 국제분쟁이 증가함에 따라 보조금의 종류를 무역왜곡 효과 및 정도에 따라 금지보조금, 조치가능 보조금, 허용보조금으로 구분하고 상계 조치 부과절차를 명료화함.

    - EU는 이러한 기준에도 불구하고 국제무역을 상당히 왜곡시키는 보조금들을 추가로 금지보조금으로 지정할 것을 제안함.

      ·① 무제한적 보증, ② 명확한 구조조정 계획이 없는 기업에 대한 보조금, ③ 이중 가격제 등 


 (2) 개발도상국 혜택 제한


  ㅇ 개발도상국 졸업 도입 

    - EU는 공정무역을 위해 개발도상국 중 무역규모나 경제규모가 선진국과 필적하는 곳들을 졸업시켜 개발도상국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할 것을 제안함. 

    - 이를 위해 졸업 전까지는 과도기간을 주고 각 국에 현재 누리는 개발도상국 혜택을 명확화하고 언제 WTO의 의무를 이행할 것인지 로드맵을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하는 등 졸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제안함. 


  ㅇ 개발도상국 특별대우* 축소 

    주*: Special and Differential treatment, SDT(S&D)

    - EU는 향후 협정에서 최빈개발도상국(The Least Developed Countries, LDCs)을 제외한 모든 개발도상국에 특별대우를 제한할 것을 제안함.

    - 현존 협정의 개도국 특별대우는 유지되며 회원국이 추가적인 개도국 혜택을 요청하는 경우 다음 사항에 근거하여 사안별로 판단함.

      ·특별대우의 영향과 해소 시 예상되는 이익에 대한 경제적 분석, 다른 WTO 회원국에의 영향 평가, 적용 기한과 적용 범위의 구체화 등


 (3) WTO 감시 기능 강화


  ㅇ 모니터링 강화 및 지원정책 확대

    - EU는 WTO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하기 위해 위원회의 의견에 대해 회원국이 답변하도록 의무화하고 위원회 의견과 회원국의 답변을 WTO 공개 DB에 게재해 정보 투명성을 강화하며 불이행 회원국은 제재할 것을 제안함.

    - 아울러 소규모 개발도상국들이 기한 내에 WTO 규정 준수 보고에 어려움을 겪을 시 이를 보조하기 위해 정보제공, 워크샵, 우수사례 공유를 제안함.


  ㅇ 규정 비준수 제재 강화 및 역통지 활성화

    - 의도적이고 악의적인 규정 비준수 시 WTO 소송 제한, WTO 의장국 제한, 다른 회원국의 답변 검색 제한 등 제재를 제안함.

    - 타국의 보조금, WTO 규정 비준수 등을 제 3자가 신고하는 역통지 제도를 활성화하고 역통지된 회원국에 대한 제재 강화를 제안함.


 (4) 분쟁 조정 기능 활성화 


  ㅇ 상소기구(Appellate Court)위원 비선임 문제 해결

    - WTO 상소기구는 WTO 회원국 간 분쟁 시 최종 분쟁 해결 수단으로 사실상 국제통상법 상 최고 심판 기관임.

    - 그러나 현재 해당 기구는 미국의 반대로 임기가 종료된 위원의 후임을 선정하지 못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음. 

      ·WTO 상소기구는 위원 7인으로 구성되며 현재 4명이 임기종료로 공석이고 남은 3명도 각각 2019년 말, 2020년 말에 임기가 끝남.

    - EU는 상소기구 정상화 및 권한 강화를 위해 위원 증원 및 임기 연장, 단임제 도입, 상근직 변경 등을 제안함.


  ㅇ WTO 분쟁 조정 체제 향상

    - 미국은 WTO 분쟁 조정 체제에 대한 우려*를 사유로 상소기구 위원 선정 절차 개시를 반대함.

    주*: 상소기구 임기 종료 위원이 임기 중 배정받은 분쟁을 이후에도 계속 담당(15조), WTO 패널 및 상소기구가 회원국의 국내법을 평가, 분쟁해결에 필요하지 않은 권고적 의견을 제시, 심리 기간이 너무 짧은 점 등   

    - EU는 미국이 제기한 문제에 아래와 같이 해결방안을 제안함. 

      ·분쟁해결제도 15조 등 임기 종료 상소기구 위원에 대한 전환 규정 법제화

      ·분쟁해결제도(Dispute Settlement Understanding, DSU) 17.5항의 소송 90일 제한을 양측이 합의할 경우 예외토록 수정

      ·시간절약을 위해 상소기구 위원이 분쟁의 모든 이슈가 아닌 분쟁 해결에 필요한 이슈에 대해서만 의견 제출하도록 수정

      ·상소기구 사무국 자원(인력 등)을 확장

      ·회원국과 상소기구 간 접촉을 정례화해 회원국으로부터의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고 선례구속을 억제 


 (5) 기타 


  ㅇ EU는 국영기업(State-Owned Enterprises, SOE) 스크리닝 강화, 외국인 투자가에 대한 차별적 대우 및 시장 접근 장벽, 기술이전 강요, 그 외 무역 왜곡적 정책에 대한 규제, 디지털 무역 보호, WTO 규제 제정 과정 강화 등을 제안함. 


□ 시사점 및 전망 


  ㅇ 트럼프 행정부는 중간선거 이후에도 지지기반 유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분쟁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됨.

    - 그러나 미국이 취하고 있는 각종 보호무역주의는 글로벌 밸류 체인에 편입된 자국 기업에게도 피해를 입혀 정책목표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음.

    - 일례로 미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품목은 중간재가 필요없는 농산품이 많으나 중국의 대미 수출 품목은 수입산 부품이 많이 들어가는 전자제품이 큰 비중을 차지해 미국이 부과한 관세가 자국 기업에도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알려짐.


  ㅇ EU의 WTO 개혁 구상안은 다자무역주의 수호와 무역기구 정상화 관점에서는 필요한 시도로 보임. 디지털 통상 규범에 있어서는 개발도상국에 사다리걷어차기로 비춰질 수 있어 개혁안 통과에 난항이 예상됨.

    - 2017년 12월에 개최된 WTO 각료회의에서 미국 주도로 디지털 무역 규범이 논의됐으나 인도, 남아공, 인도네시아 등 반대로 합의에 실패함.

    - 이들 국가는 새로운 이슈를 논의하기 전에 식량안보 공공비축 보조, 개도국 특별긴급수입제한 등 조치가 먼저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입장 차이를 보임. 


  ㅇ EU는 WTO 개혁 초안 발표 이후 주요 WTO 회원국과 협의를 해왔으며 중국, 한국, 캐나다, 호주, 인도, 멕시코 등 주요국의 지지를 얻었음. 그러나 지난 12월 12일 제네바에서 개최된 WTO 각료회의에서 미국에게 개혁안을 거부당함.

    - EU집행위 관계자는 KOTRA 브뤼셀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EU와 미국 간 무역 이슈(철강, 자동차 및 부품 등), NATO 분담금 이슈 등 WTO 개혁 이외에도 다른 이슈들이 산재해 있어 종합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힘.  


  ㅇ 이에 따라 WTO 개혁은 2019년에도 관련국 간 협의가 지속될 예정. 추이를 지속 모니터링해 예상 효과와 대응 방법을 파악해야 할 것으로 보임. 



자료원 : EU집행위, 브뤼겔, CEPS, 로이터, KIEP, 무역협회, 한국은행, KOTRA 브뤼셀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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