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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닛산, 기술 경시 대가 치러
2007-08-30 신태철 일본 오사카무역관

소니·닛산, 기술 경시 대가 치러

 

보고일자 : 2007.8.30.

신태철 오사카무역관

stc69@kotra.or.kr

 

 

□ 실적은 회복세, 그러나 여전히 빈약한 차세대 히트상품

 

 ○ 최근 소니가 발표한 2007년 1/4분기(4〜6월 기준) 결산은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약 3.7배 증가한 993억 엔으로 나타났음.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과 츄바치료 지사장으로 구성된 경영체제하에서 2005년 9월 채택한 소니그룹 중기경영방침에서는 최종연도(2008년 3월)에 연결영업 이익률 5%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을 감안하면 올해도 1/4분기의 이익수준은 목표 달성을 향해 순조로운 출발을 한 것으로 보임.

  - 참고사항 : 일본의 회계연도는 4월 1일〜3월 31일로 1/4분기는 4〜6월(우리의 2/4분기에 해당)기간에 해당함.

 

 ○ 소니에 앞서 발표된 닛산의 1/4분기 결산은 연결영업 이익이 3% 감소한 1484억 엔, 연결 순이익은 16%나 감소했음. 6월 말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실적부진의 이유에 대해 질문을 받은 카를로스 곤 사장이 “신규로 투입할 신차가 없다.”고 힘없이 답변한데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현재의 닛산이 안고 있는 문제는 일과성으로 끝날 문제가 아닌 상황에 처해 있음.

  - 곤 사장은 1999년에 닛산 리바이벌플랜, 이어서 닛산 180계획을 발표하고 각 계획상에 내세운 목표를 하나같이 달성했으나 그 내용을 뜯어보면 계열 해체에 의한 조달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불요불급한 개발비용도 삭감함해 7년이 지난 현재 환경기술, 안전기술에서 도요타자동차, 혼다에 크게 뒤처져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중임.

 

                                                    소니·닛산자동차의 재건계획 비교

구 분

 소니

닛산

계획명

소니그룹 중기경영방침

닛산 리바이벌플랜

발표일

2005년 9월 22일

1999년 10월 18일

기한

2007년도까지의 3개년

2002년도까지 3개년

최종연도

영업이익률 목표(%)

5.0

4.5

제조거점의 합리화

11개 공장 폐쇄

차량조립공장 3개처, 엔진공장 2개처에서 생산중단

구매비용 절감

-

1145개사에 이르는 부품.자재 거래처를 600개사

이하로 축소 20%의 비용절감

인원절감

1만 명

2만1000명

코스트절감

2000억 엔

연결베이스로 1조 엔 절감

그룹계열개편

-

계열 1394개사의 주식 매각 현금화

자산매각.

有利子負債절감

1200억 엔의 자산매각

1조4000 억 엔에서 7000억 엔 이하로 절감

(판매금융 제외)

            자료원 : WEDGE 2007년 9월호

 

 ○ 가격을 인하해서 판매대수 점유율을 확보했으나 높은 이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매력있는 신차가 없는 상황의 닛산과 유사한 문제를 소니도 안고 있음.

   - 트랜지스터 라디오·브라운관TV(트리니트론)·홈비디오(베타막스)워크맨·핸디캠 등등 기술의 소니는 항상 새로운 것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것을 모토로하는 회사였음. 그러나 1994년 시판한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이후로는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할 히트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음.

 

 ○ 실적 회복의 견인차로 여겨지는 브라비아는 액정TV 업계에서는 후발주자에 불과함. 삼성전자와 합작으로 패널의 안정조달체제를 확립한 이른바 시간절약 전략과 브라운관 TV, 기타 상품에서 수년간 배양해 온 SONY브랜드의 신용으로 만회에 성공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임. 평판TV시장은 구미, 일본 국내시장 확대추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각 메이커의 패널 생산능력, 조립 체제의 증강으로 가격하락이 더욱 가속되면서 소니의 TV관련사업은 적자에서 벗어나고는 있으나 벌써 회복세는 약해지고 있는 상황임.

 

□ 연구소 폐쇄에 차세대투자 축소, 자유분방한 사내체질의 상실

 

 ○ 소니가 진정 부활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소니의 회사 내부사정에 눈을 돌려보면 소니가 단기적인 성과를 위해 본래 장기적인 시점에서의 제품만들기(모노즈쿠리, モノづくり) 정신이 상실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대체적인 시장의 평가임.

  - 새로운 기능, 부가가치를 가진 획기적인 제품은 선행 투자, 착실한 마케팅 활동의 토대 위에서 태어나는 것으로 어느날 갑자기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소니의 딜레마가 있음.

 

 ○ 스트링거, 츄바치 체제 이전부터 구조개혁으로 소니는 엔터테인먼트 로봇(AIBO) 등 현재 실적 향상에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는 프로젝트, 연구소를 과감하게 정리했음. 소니의 이같은 사례는 닛산이 항공우주 부문을 매각하는 등 꿈을 버리고 V字 회복기에 선행기술 연구개발을 압축해 자체 완결주의를 버리고 모듈화한 부품조달을 가속해 첨단기술의 개발 현장에서 점차 멀어져 갔던 과정과 매우 유사함.

 

 ○ 소니는 2006년초 화상.영상처리기술로 알려진 소니 기하라연구소·경영기법 등을 연구해오던 소니 나카무라연구소 등의 독립계열의 연구소를 본부조직으로 통합, 7월에는 로봇 등의 연구를 담당해오던 소니 인텔리전스 다이내믹스연구소도 통합함.

 

 ○ CCD등 소니가 주요 제품에 채용한 핵심기술은 대부분이 중앙연구소에서 개발함. 기하라연구소는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SCE)가 2000년에 발매한 화상처리 반도체(그래픽 신세사이저, GS)의 개발에 크게 공헌함. 이같은 일련의 개발 테마, 활동은 그대로 잇는다고 소니는 발표했으나 회사 외부에 굳이 치외법권적 연구소를 설치한 의미는 목전의 이익에 직결된 상품이 아니고 미래의 히트상품을 만들어내는 기반기술 개발에 뒀어야 함. 더욱이 사업을 담당하는 본부의 통합은 말그대로 선행투자에 과감하게 도전해 온 창업이래의 정신이 후퇴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냄.

  - 전형적인 사례가 바로 반도체의 차세대 투자 축소라고 할 수 있음. 소니는 과거 3년간의 투자액 4600억 엔 가운데 2000억 엔을 점하는 고성능 반도체(cell)관련 투자를 대폭 축소한다는 방침을 세웠음. 게임기 PS3용으로 개발한 cell의 투자는 향후 신중하게 검토, 적극적으로 선행투자를 한 방침에서 180도 방향 전환

  - cell은 6월에 SCE를 퇴임한 큐타로 전임회장(현 명예회장)이 네트웍시대의 핵심부품으로 심혈을 기울여온 차세대 반도체인데, 5000억 엔의 개발투자 회수에는 장기적인 사업전략과 상품전략이 필요해 단기 실적향상에 급급한 현재의 소니 경영진에게는 불필요한 지출로 여겨짐.

 

 ○ 물론 채산성을 도외시하고 기술개발에 거액의 투자를 계속하나 회사 경영이 되는 것은 아님. 그러나 IR설명회 등에서도 이번 결산기의 영업이익 목표외에는 언급하지 않고 차기 이후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현 경영진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시장관계자들이 의구심이 현재의 소니의 실상임.

 

 ○ 소니는 중장기적인 전망, 비전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은 편임. 한 소니OB는 90년대 말에 조직된 네트웍 컴퍼니제도·밸류밴드 등의 성과주의적인 인사제도가 채택된 무렵부터 목전의 이익에 매달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증언하고 있음.

  - 실제로 당장의 이익에 직결되지 않은 야심찬 상품일수록 개발단계에서 거부되는 경향이 강하고 그런 제품의 고객이 어디에 있는가 라는 식의 질타가 이어져 의기소침하는 기술자가 적지 않았다고함.

 - 컴퍼니제도는 2005년에 사업본부제도로 개정돼 종적조직의 폐해는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지난해 자유분방한 소니의 제품만들기의 상징인 중앙연구소가 매각돼 본부조직으로 흡수되면서 기술자는 목전의 이익에 매몰되지 않을 수 없는 경향이 강해짐.

 

 ○ 이같은 시각은 시장의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음. 소니의 주가는 7000엔 전후를 정점으로 상승세를 타지 못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음. 시장관계자 사이에서는 현상을 뛰어 넘을 성장 기대감이 없다는 사인이라는 지적이 많음.

 

□ 스트링거의 본심은 전자보다는 영화·음악 부문이라는 의구심

 

 ○ 소니가 이같은 지향성에 빠진 배경으로 곧잘 회자되고 있는 것이 외국인 CEO에 의한 통치체제임. 미국소니를 재건해 영화부문에 권력기반을 두는 스트링거회장 입장에서 일본 소니의 그것도 일렉트로닉스부문의 장래보다도 미국법인을 중심으로 풍부하게 확보하고 있는 영화·음악 등의 콘텐츠를 살릴 수 있는 기기를 어떻게 선보일 것인가가 최대의 관심사라는 시각도 많음.

 

 ○ 실제로 소니의 다른 한 OB는 “소니 입장에서 Manufacture(제조)를 의미하던 M은 Money(돈), Music(음악)을 의미하게 됐다.”면서 동사가 영화·음악·보험분야에 진출하면서 제품만들기 정신을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하게 됐다고 지적하고 있음.

  - 이는 부품의 불량률 개선이 지연돼 미일에서 초기 판매 확대에 실패한 PS3의 사례에도 잘 나타나고 있음. 소니가 마츠시다 전기산업 등과 공동 개발한 대용량 DVD규격 “블루레이 디스크” 드라이브를 장착한 것이  최대의 실패 원인이었음.

  - 이같은 배경에는 대히트한 PS2의 발매시에 DVD드라이브를 내장해 DVD보급에 일조를 한 성공 체험이 작용하고 있는데 PS3는 PS2와 마찬가지로 게임의 신작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단계에서 발매됨으로써 실패함.

 

□ 축소균형노선을 버리고 제품 만들기의 본령 지향 필요

 

 ○ 제품 만들기를 본업으로 하는 메이커가 수익을 확대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미래를 내다보는 긴 안목과 현재의 경영환경을 바탕으로 수익을 올리는 추진력, 그리고 이 두가지 시야를 연결, 꿈을 실체적 형상화해 시장을 창조하는 제품을 시의적절하게 투입하는 담력을 겸비하는 것임.

  - 성장을 위해서는 장래의 전망에 입각한 지속적인 선행투자와 창조성을 가진 인재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당장의 수익에 급급하는 축소균형노선으로는 장래가 없다는 사실임.

 

 ○ 환경 등 최첨단 분야의 투자를 축소한 닛산은 도요타, 혼다에 크게 뒤처져 기술의 닛산은 지난 이야기가 됨. 소니도 예전의 요소기술 개발을 게을리하지 않고 획기적인 신기술제품을 판매, 치밀한 마케팅으로 유행을 선도하고 시대를 개척해 온 모습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음. 닛산, 소니의 V자회복의 앞날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인가, 그 내용이 과연 무엇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시점임.

 

□ 시사점

 

 ○ 일본 자동차메이커 빅3(도요타, 닛산, 혼다) 가운데 유일하게 닛산 만이 추락하고 있음. 닛산 쇼크의 원인은 여러 가지로 지적되고 있음. 판매부진과 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이 엔저라는 호재를 상쇄할 정도로 컸고 더욱 중요한 것은 적기에 신모델을 출시하지 못함으로써 업계 흐름을 타지 못했다는 점, 즉 연구·기술개발을 게을리했다는 점이 추락의 주된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음.

 

 ○ 소니도 최근 실적 향상을 이뤘다고는 하나 이런 추세가 언제까지나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장의 평가임. 1950년대에서 1970년대에 걸쳐 트랜지스터라디오(TR-55)·테이프레코더(G형)·탁상용전자계산기·가정용 비디오 테이프 레코더(VTR)·가정용 컬러TV(트리니트론 방식)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놀라운 기술개발력을 무기로 “소니 신화”라는 급성장과 고수익을 달성해 왔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마저 들게 함.

 

 ○ 자동차왕국, 전자왕국의 대표주자 닛산, 소니가 회생을 위해 외국인 CEO 영입으로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안되는 지경에 이른 것도 따지고 보면 본래의 장기인 기술개발을 게을리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원인을 찾을 수 있음. 글로벌 경쟁체제로의 편입이 가속되는 상황에서 닛산, 소니의 사례는 우리 기업에 시사해 주는 바가 적지 않다고 할 수 있음.

 

 

자료원 : WEDGE 9월호, 소니.닛산 홈페이지(경영계획)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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