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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의 코로나 슈퍼전파지로 지목된 재래시장
2020-05-15 김홍지 페루 리마무역관

- 리마 도매시장 감염조사에서 최대 40%까지 감염사실 밝혀져 –

- 열악한 위생시설로 배달-소매-소비자까지 감염시키는 주요 경로 –

- 재래시장 현대화, 빈곤층 냉장고 보급 등이 향후 유망해질 듯 -




페루의 코로나 슈퍼전파지로 지목된 재래시장
자료: RPP 일간지

강제격리에도 불구, 매일 이용하는 재래시장이 전파의 주범

페루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심각한 상황으로 진행되고 있다. 남반구 지역은 확산이 덜할 것이라는 처음 예상과는 달리 최근 확진자는 매일 3000~4000명씩 늘어나 5월 10일 현재 6만 7307명을 기록하면서 확진자 수에서 세계 13위, 중남미 2위의 확산세를 보여주고 있다. 

확진자가 소수 발생했던 3월 중순부터 사회적 강제격리 조치를 통해 거의 두 달째 통행금지 조치를 내렸지만 필수업종 종사자와 식료품 구입을 위한 통행만은 허용했는데 최근의 확진자 증가 추세는 정부의 기대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이에 페루 보건당국은 영업이 허용된 식료품 유통 분야의 감염실태 파악을 위해 4월 마지막 주 리마의 주요 도매시장인 Caqueta와 San Felipe시장을 불시에 점검했고 Caqueta에서는 842명 중 163명, San Felipe에서는 631명 중 261명의 상인들이 신속진단키트 검사에서 양성자로 확진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신들이 감염된 사실도 모른 채 시장에서 상품 판매와 고객 응대를 하고 있었다. 시장을 방문했던 Jorge Montenegro 농림부 장관도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아 자가격리된 상태이다. 
전문가들은 페루의 재래시장이 열악한 보건환경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파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국가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페루 재래시장 운영 현황

통계청이 지난 2016년 실시해서 2017년에 발간한 ‘전국재래시장 통계조사’에 따르면 당시 전국에는 2612개의 식료품 판매시장이 운영됐으며, 이 중 47% 가량인 1232개 시장이 인구가 집중된 리마에 소재했다. 각 시장별 매장의 경우는 2016년 당시 2612개 시장에는 모두 32만 8946개 고정판매소가 설치됐으며, 이 중 27만 3733개 판매소가 운영되고 있었고 대부분은 식료품, 채소, 과일 등의 상품을 취급하고 있었다. 

리마 시립 시장관리공사(EMMSA)의 전 개발국장은 RPP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페루에는 모두 43개의 도매시장이 운영되고 있어 이들이 여러 소매시장과 쇼핑센터로 제품을 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제품을 공급, 구매하고 판매 및 배송하는 과정에 엄청난 사람들이 매일 움직이고 있다. 각 매장에서 일하는 점원 한 명씩만 있다고 해도 60만 명에 가깝다. 

도매시장에 드나드는 사람의 규모도 손님을 제외하더라도 엄청나다고 밝혔다. 리마에서 제일 큰 Santa Anita 도매시장의 경우 700개 판매점의 상인과 보조점원 1명씩을 합하면 1400명에 3000명 정도의 수렛꾼과 하역일꾼, 매일 도착하는 트럭 500대에 소매상 1만 명과 그들이 이용하는 택시까지 합치면 이 시장에 매일 아침 드나드는 사람만도 2만~3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감염경로

매일 벌어지는 판매과정에서 다양한 역할의 사람들이 움직이게 된다. 운송업자, 도매상, 소매상, 점원, 수렛꾼, 하역일꾼에 일반 소비자들도 들린다. 현재의 코로나 발병시기에 재래시장은 매우 큰 잠재적 전염경로가 될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식료품 구매를 위해 시장을 간다고 가정하면 식료품의 유통이 가장 큰 전염경로가 되면서 도매상과 소매상 그리고 최종소비자들까지 감염시켜 현재의 상황을 만들었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페루의 민간조사기관인 GRADE의 전문가는 이 상황에 대해 “재래시장의 운영에 대한 규정과 이들의 보건상태를 감독하는 기관도 있지만 이러한 규정을 지키도록 한 적이 없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예전과 같은 조건과 상황이 바뀌지 않고 있고 바꾸기도 아주 힘들다. 하지만 그걸 바꿔야 한다면 지금이 바로 그 때”라고 지적했다. 

재래시장 운영규정

페루는 지난 2003년 6월 보건부 시행령을 통해 재래시장 운영의 보건규정을 마련해서 시행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모든 시장은 “자체보건위원회”를 두고 모든 사람의 안전을 보장하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10조에서는 물품의 원활한 통행을 유지하기 위해 통로는 2미터 이상의 너비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위생환경을 위해서 근로인원에 맞춰 화장실을 구비하도록 하고 각 화장실에는 비누와 종이타월 또는 건조기를 구비하도록 했으며, 손톱관리도 반드시 하도록 했다.(14조)  
20조에서는 식료품을 취급하는 상인의 경우 반드시 장갑을 사용해야 하며, 이는 손을 씻는 것으로 대체할 수도 없게 했다. 또 36조를 보면 매주 소독 시행과 매달 하루는 전체 휴무소독도 하도록 돼있다. 이 경우 시청 보건당국이 이를 감독하도록 했고 여기에는 음식물을 놓는 표면의 미생물방역도 포함돼 있다. 

향후 정책방향과 과제

페루의 전염병 전문의는 각 시장의 관리에 대한 통일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건강한 시장을 유지하려면 상인들이 전염되지 않도록 필요한 정책들을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을 멀리 떨어뜨리는 것이 목표지만 현재 운영되는 시장을 개선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페루에 2600개 이상의 시장에 매일 수 백만 명의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는데 어떻게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코로나19 전파속도를 늦추는 보건조치를 취하게 할 것인가?

현지 전문가는 도매시장부터 시작해서 소매시장까지 감염여부 관리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모든 소매상인들은 물건을 도매시장에서 공급받고 있다. 만약 도매시장에 전염자가 만연한다면 바이러스는 소매상으로 확산될 것이며, 최종소비자를 아무리 검사한다고 해도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현재 실행되고 있는 입장객 제한, 출입자 관리, 마스크와 장갑 등 위생도구 착용과 함께 고객의 집중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각 시장과 매장의 실시간 고객숫자를 알려서 피크타임을 피하게 한다든지 영업시간을 늘려서 사람들을 분산시키는 방법도 검토해야 한다고 한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정부는 5월 11일부터 야간 전면통행금지 시작시간을 저녁 6시에서 8시로 늦춰 시장 방문을 분산시키도록 했다.  

낮은 냉장고 보급률도 문제

한편 사람들이 장을 보는 횟수를 줄이는 방법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장애물이 있다. 통계청이 실시한 지난 2017년 총인구조사에 따르면 전체 770만 가구 중에서 49%만이 냉장고나 냉동시설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변두리나 빈곤지수가 높은 지역에서는 거의 대부분 냉장고가 없어서 매일 또는 이틀에 한 번 꼴로는 장을 봐야 한다고 한다. 예전에 냉장고 없이 장기보관이 가능한 식재료를 많이 먹자는 식습관 개선 캠페인을 한 적도 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시사점과 진출방안

우선 재래시장 보건실태 개선과 관련된 제품이나 아이디어에 대한 수요가 높다. 도매시장 상인들의 광범위한 전염실태가 알려진 직후인 지난 5월 2일 대통령은 담화에서 재래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과 각 시청의 보건관리 개선에 대한 특별예산을 지시한 바 있다. 
재래시장 감염실태 발표 이후 정부와 시청에서는 재래시장에 대한 보건환경 개선을 위해 매장마다 비닐로 가림막을 설치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고 시장 근무자들의 마스크와 장갑 착용을 철저히 감독하고 있다. 

페루의 코로나 슈퍼전파지로 지목된 재래시장
자료: RPP 일간지

그러나 관련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러한 땜질식 처방과는 별도로 재래시장의 현대화와 근무자들의 위생상태를 개선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개선이 가능한 상품과 방안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또 지난 인구조사에 따르면 페루 가정에 냉장고 보급률이 49%밖에 되지 않는데 이는 페루의 1인당 국민소득(2018년 기준 7300달러 수준)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편이다. 코로나 위기 이후 서민들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보급형 냉장고 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으므로 관련 상품의 보급 확대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자료: 페루 통계청, 보건부, RPP 등 일간지 및 KOTRA 리마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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