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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미래산업을 만들어 가야 할까?
  • 외부전문가 기고
  • 스웨덴
  • 스톡홀름무역관 이수정
  • 2019-11-20
  • 출처 : KOTRA

나승위 NSW & Nordic AB사 대표 겸 작가    



 

스웨덴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 말뫼는 한국에 “말뫼의 눈물”로 알려져 있다. 120년간 말뫼 시민들의 삶을 지탱해줬던 코쿰스(Kockums)라는 조선소가 문을 닫으면서 중공업 도시 말뫼의 상징이었던 “골리앗 크레인”이 울산의 현대중공업에 단돈 1달러에 팔렸는데, 이 “골리앗 크레인”이 한국으로 떠나던 날 조선소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이 작업복을 입고 손을 흔들며 눈물을 흘렸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사실 크레인과의 이별은 단순히 “코쿰스”라는 조선소의 폐쇄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말뫼로서는 산업 기반을 바꾼 역사적 의미를 가진 사건이었다.


얼마 전 말뫼의 전 시장 일마르 레팔루(Ilmar Reepalu)씨와 만나 인터뷰할 기회를 가졌는데 Ilmar씨는 1994년부터 2013년까지 19년간 말뫼 시장직을 역임하시면서 말뫼가 “중공업 도시”에서 “지속 가능한 친환경 청정 도시”로 이행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셨던 분이다.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미래를 만들어 가야할까? 현재 세계기후변화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16세의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이다. 최근에는 뉴욕에서 열린 2019 UN 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 세계 정상들에게 격정적인 연설을 한바 있다. 그런데 그레타 툰베리에게 선배가 있었으니 1992년 당시 12세의 캐나다 소녀 세번 스즈키이다.


세번은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지구정상회담에 참석해서 멸종 동물들과 지구 온난화에 대해 언급하며, 더 이상 생태계를 파괴하지 말 것을 어른들에게 강하게 호소했다. 이 연설은 <6분 동안 세계를 침묵시킨 소녀 The Girl who Silenced the World for 6Minutes>란 제목으로 세계 많은 매체의 헤드라인으로 채택돼 전 세계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줬다.


그래서 그 연설 이후 지구 생태계는 좋아졌는가? 사람들은 그저 강렬한 인상만 받았을 뿐 행동으로까지 연결시키지는 않았다. 눈 앞에 있는 내 자식을 위해서라면 “짧은 안목”으로 무슨 일이든지 하면서 “긴 안목”으로 장차의 후손을 생각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그래서 그레타 툰베리가 등장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세상 한 모퉁이에 세 번의 연설에 감동을 받아 변화를 꾀한 도시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말뫼이다. 일마르 레팔루 시장은 세번이 인류가 어떤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지를 정확히 제시했다고 생각하고 말뫼를 미래의 도시로 만들 계획을 세웠다.

“우리의 미래는 공장산업에 있는 것이 아니라 환경산업에 있다. 자, 젊은이들이여, 여기 말뫼를 봐라! 여기 너희들이 꿈꾸는 미래의 도시가 있다. 말뫼는 산업 도시에서 환경 도시로 변할 것이고 유럽에서 가장 지속 가능한 도시가 될 것이다. 이런 도시가 가능하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주자!”

정말 멋진 비전이 아닌가? 나는 일마르 레팔루 시장님께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이후 말뫼는 “중공업 도시”에서 “지속 가능한 친환경 청정 도시”로 콘셉트가 완전히 다른 도시로 탈바꿈했다. 물론 말뫼를 전혀 다른 성격의 도시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수많은 논의와 설득의 과정을 거쳐야 했는데 그러한 끈질긴 노력의 결과로 말뫼는 전 세계의 많은 건축가들과 환경운동가들이 방문해 배워가는 모범 도시가 됐다.

그렇다면 “지속 가능한 친환경 청정 도시”에서는 어떤 제품들이 경쟁력이 있을까? “친환경 도시” 콘셉트는 도시의 외관만을 바꾼 게 아니라 사람들의 사고 방식과 제품 선택 기준도 바꿨다. 스웨덴 사람들은 제품의 친환경 여부를 꼼꼼히 따진다.


식품이라면 각종 화학 첨가제가 없거나 적어서 인체에 유해하지 않아야 한다. 단지 식품 안전성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식재료가 자라는 토양, 생산 방식, 공급 라인도 환경 표준에 맞춰야 하며 1회용 도시락 용기도 인체와 자연에 무해한 재질로 바뀌고 있다. 이에 더해 비건 또는 채식 레스토랑이 성업 중이고 글루텐프리 제품의 판매량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겨냥한 특화된 제품 개발도 무척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몸에 직접 닿는 화장품 역시 꼼꼼한 소비자들이 성분에 관한 문의를 많이 하기 때문에 판매업자들이 가장 먼저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이 전성분이다. 이에 더해, 동물 테스트 여부까지 따지는 사람들도 많다.


이제 “친환경”과 “지속 가능성”은 스웨덴 전반을 아우르는 기조가 됐다. “싸게 사서 사용하다 쉽게 버리는” 소비패턴을 선도해 온 스웨덴의 “골리앗 가구업체” 이케아(IKEA)도 2012년부터 “사람&지구에 바람직한 People&Planet Positive” 이란 모토로 지속 가능성 전략을 세워 추진 중이다. 스웨덴에서는 1회용 소모품 가격도 상당히 비싼 편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스웨덴 시장을 생각해 본다면 지구의 지속 가능성에 기여하는 친환경 제품이어야 한다. 어디 비단 스웨덴 시장뿐이랴! 인류와 지구를 구하는 미래 산업의 방향성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기업들의 목표가 생산 단가를 낮추고 계속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사람들의 소비를 촉진시키는 것이었다면 앞으로는 공정 거래를 기반으로 오래 쓰고 다시 쓸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쪽으로 그 목표가 바껴야 하는 당위성이 절실해졌다. 이제 사람들이 제품을 단순히 물건으로 보지 않고 그 속에 내재돼 있는 “지속 가능성”이란 “가치”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그런 기업의 제품이야말로 세계 어디서나 판매의 “지속 가능성”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 이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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