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 세정제 판매 급증에 따라 호주 제조사에서 원자재 수요 증가 –

- 수입 세정제 가격 경쟁 치열, 성분이나 패키징 등에서 차별화 필요 -

호주 내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정부차원에서 개인위생용품 수급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시장 규모가 지속 증가하는 추세이며, 소비자 구매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 방문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온라인 시장에서도 개인위생용품을 포함한 의료 소모품의 판매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추세이다.

호주 온라인 의료용품 소매시장 규모는 지난 5년간 연평균 6.7%의 성장률을 나타내 4억2700만 호주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또한 향후 5년간 연평균 5.2%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당 시장에서 일반 의료 소모품이 68.5%의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며 의사 및 의료진이 사용하는 보호복, 소독제, 살균제, 일회용 기구, 장갑, 붕대, 거즈 등이 포함된다. 해당 제품군은 대부분이 사용자에게 익숙한 평준화된 제품으로 프리미엄 브랜드의 수요가 낮아 가격 경쟁력이 시장진입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호주 온라인 의료 소모품 시장은 글로벌 브랜드 보다 중소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높은 편이다.

호주 온라인 의료용품 시장 품목별 점유율

자료: IBIS World

호주 손 세정제 수요 급증에 정부 태스크포스팀 구성

호주의 경우도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초기부터 감염 예방과 방지를 위한 손 씻기와 손 소독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WHO에서 권장한 바와 같이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씻는 것이 제일 좋고 어려울 시에는 손 세정제(hand sanitiser)를 사용해야 한다. 호주에서는 3월부터 소비자들의 손 세정제 사재기로 인해 곤욕을 치르며 대형 슈퍼마켓, 약국 등에서 제품을 구매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호주 정부의 손 위생관리 포스터

자료: Australian Government

손 세정제 공급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가격이 평소의 5배 이상 폭등했으며 호주 산업자원부 장관 카렌 앤드류스(Karen Andrews) 주재의 긴급 회의가 소집되기도 했다. 가격 인상의 원인은 소매점이 아닌 재고 소진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높은 가격을 책정한 공급업체에 있었으며 제조사에서 손 세정제의 생산량을 크게 늘려 현재는 가격이 안정된 상황이다. 앤드류스 장관은 호주가 현지 수요를 충족시킬 산업 기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손 세정제 대량 구매를 자제하라고 언급했다.

지난 4월에 발표된 호주 위생산업협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지에서 손 세정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협회에 소속된 44개의 기업 중 29개사가 손 세정제 시장에 진출했다고 한다. 병원, 클리닉, 노인요양원 등 헬스케어 분야, 소비자, 식음료 산업, 학교 및 교육기관, 농업 순으로 소비량이 많다. 손 세정제를 생산하는데 꼭 필요한 원부자재는 에탄올(ethanol), 이소프로필 알코올(isopropanol), 펌프용기, 스프레이 등으로 현지 제조사의 절반 이상이 에탄올, 이소프로필 알코올, 용기 및 펌프, 뚜껑 등의 원자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현지 학교에서 손 세정제 사용 확대

자료: ABC News

1958년 애들레이드에 설립된 손 세정제 제조사 Dominant 에 따르면 현지 생산에 필요한 원료들은 주로 중국, 미국, 유럽, 한국, 일본, 인도에서 수입하고 있다. 호주 산업자원부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이 현지 공급체인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손 세정제 태스크포스 팀을 만들어 제조사와 원자재 생산업체를 연계한다. 또한 새로운 업체들이 손 세정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적극 독려했다.

공급 부족으로 손 세정제 시장에 뛰어 든 주류업체

호주가 손 세정제 부족 현상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된 것은 다름아닌 주류 제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이었다. 호주 내 주류 생산 업체들은 알코올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손 세정제를 자체적으로 만들기 시작해 현지 시장의 변화에 적극 대처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호주 내 손 세정제 수급에 큰 기여를 했다.

Bundaberg Rum은 1888년에 설립된 주류 제조사로 130년의 역사와 함께 퀸즐랜드주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호주 손 세정제 제조사가 에탄올 수급의 어려움을 겪게 되자 지역사회 지원을 위해 10만 리터의 에탄올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50만 리터의 손 세정제를 만들어 학교와 의료진에게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시드니에 소재한 주류회사 Archie Ros 사의 경우도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브랜드의 손 세정제를 출시했다. 진, 위스키, 보드카 등을 생산하는 라인을 500ml의 손 세정제 4500개를 제조하는 것으로 전환했으며, 출시 즉시 매진됐다고 한다. Archie Rose의 대표는 주류 회사의 경우 주정부 허가, 위험물 승인, 원료 확보, 전문지식이 풍부하기 때문에 손 세정제 생산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에 지속 성장하고 있는 만큼 향후 지속적으로 손 세정제를 생산할 계획이다.

주류 회사를 통해 생산된 손 세정제

자료: 각 기업 홈페이지

호주산과 수입산 손 세정제 경쟁

손 세정제 공급에 어려움을 겪던 코로나19 초기와 달리 현재는 저가의 수입산 제품이 들어오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지 미디어에서는 호주 소비자와 주정부에서도 가격적인 이유로 현지에서 생산된 제품보다 해외 제품을 선호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러한 비판에 서호주 주정부에서는 지역에서 제조된 손 세정제 20만 개를 우선적으로 구매해 병원에 공급할 계획임을 발표한다.

호주와 글로벌 브랜드 제품은 현지 슈퍼마켓, 약국, 드럭스토어, 하드웨어 매장, 청소용품 매장 등에서 광범위하게 유통 중이다. 가격은 보통 200ml 기준 3.50 ~ 9호주 달러, 500ml 기준 6 ~15호주 달러이며 휴대하기 편리한 소용량 사이즈도 인기가 많다. 호주 대형 슈퍼마켓 체인 Woolworths에서 판매하는 Balnea 브랜드의 손 세정제는 Woolworths 독점 공급 제품으로 개발한 것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생산해 가장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한국산 손 세정제의 경우 화장품 매장, K-뷰티 온라인 쇼핑몰, 한인마트를 중심으로 유통이 되며 가격은 200ml 용량이 10호주 달러, 500ml 용량이 14호주 달러이다. 화장품 네이처리퍼블릭의 2ml 사이즈의 소용량 손 세정제도 호주의 한국 패션 쇼핑몰 Yes Style에서 100개 단위로 판매하며, 소비자가격은 36.72호주 달러이다.

호주 손 세정제 소비자가격 

자료: 각 기업 홈페이지

호주 TGA에서는 Covid-19 긴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올해 새로운 규정을 발표 후 3월 28일 부로 시행하기에 이른다. TGA에서는 손 세정제의 성분과 함량이 일정 기준에 맞게 제조되고 광고, 라벨이 되어 있는 제품은 일반 소비자용(화장품)으로 분류돼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발표했다. 승인 없이 유통이 가능한 제품은 에탄올 손 세정제와 이소프로필 알코올 손 세정제에 해당된다. 이는 호주에 손 세정제를 신속하게 공급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당 성분 기준은 WHO와 미국 FDA의 조언을 참고해 결정됐다.

호주 TGA의 손 세정제 관련 규정

자료: TGA

호주 바이어에게 듣는 손 세정제 시장과 유망 품목

호주 의료용품 수입업체인 M사의 경우 KOTRA 멜버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수술이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어 봉쇄가 풀리면 개인위생용품 및 의료 소모품의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호주 내 코로나 19의 초기 확산 당시 손 세정제 사재기로 인해 제품 수급에 혈안이 된 업체들이 많았다고 한다. 추후 호주 내 손 세정제 수급이 원활하게 되자 많은 물량의 손 세정제를 수입한 기업들의 경우 재고 부담을 덜기 위해 제품을 반값에 내놓은 경우도 있는 상황이다.

M사에서는 지속적으로 손 세정제 시장의 변동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며 가격경쟁력과 함께 살균력이 뛰어난 성분과 흡수력, 친환경 또는 소용량으로 휴대성이 뛰어난 패키징 등 차별화된 제품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참고로 향후 수입 가능성이 있는 제품은 이소프로필 알코올 살균 티슈라고 한다. 해당 살균 티슈는 병원이나 의료 현장에서 사람 손이 많이 닿는 표면인 병원 침대, 책상, 의자, 전화기, 난간 등을 살균 세척하기 위해 주로 사용되는 제품이며 호주 내에서 유통되는 대표 브랜드로는 Rediwipe와 ISO Wipe라는 제품이 있다.

시사점

호주의 경우 제조업의 쇠퇴로 인해 해외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으며 코로나 19의 여파에 따라 시장 변동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생활필수품 수급 문제를 해외에 의존하는 방안은 안일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개인위생용품 및 의료 소모품 등을 포함한 호주 내 주요 제조산업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높아지고 있어 향후 호주 제조업의 변화를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코로나 19로 인해 앞으로도 개인위생용품 및 의료 소모품 등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향후 1년간은 시장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조 기반 형성 시 원자재 수요 상승이 기대되는 추세로 우리기업에서도 호주 시장의 변화를 주시해야 할 것이다.

자료: IBIS World, TGA, Business Insider, AJP, ABC News, KOTRA 멜버른 무역관 인터뷰 및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