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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수소경제 활성화 본격화
2020-07-31 심은정 벨기에 브뤼셀무역관

-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회복과 탄소배출량감소목표 달성을 위한 해결책으로 각광받는 수소’ -

- 수소경제활성화를 위한 유럽연합 주도의 투자유치, 인프라 구축 및 연구 혁신개발 확대전망 - 

 

 

 

EU 집행위원회(이하 EU집행위)는 7,500억 유로 규모의 코로나19 경제회생기금 계획을 발표하며 수소경제 활성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수소기술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여 수소생태계 형성,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기진작과 기후중립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EU집행위에 따르면, 2050년까지 청정수소는 전 세계 에너지 수요의 24%를 담당할 것이며 그로 인한 연간 매출액은 6,300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 세계 순수소(Pure hydrogen)수요변화

(단위: 년도, Metric ton)

자료: 국제에너지기구(IEA)

 

청정수소 생산기술 상용화의 필요성 증대

 

물에서 추출되는 수소는 자원의 양이 풍부하여 국제정세에 따른 가격변동이 적은 안정적인 자원이다. 연료로 사용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하지 않아 해운, 항공과 같은 중대형 운송수단의 동력으로 활용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철강, 화학과 같은 에너지집약산업의 탈탄소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유럽에서 소비되고 있는 수소의 96%는 화석연료로부터 생산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연간 1억 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있다. 따라서 풍력, 태양과 같은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하여 생산된 청정수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초기단계의 청정수소산업은 기술개발 및 인프라 구축이 미흡한 상황으로 화석연료로 생산된 수소에 비해 경제성이 낮은 편이다. 예를 들어, 화석연료를 이용한 생산비용은 1kg1.5유로로 저렴한 반면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청정수소의 생산단가는 2.5~5.5유로로 형성되어있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청정수소기술의 상용화, 인프라 구축, 시장형성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EU집행위, 수소전략발표

 

20207, EU집행위는 에너지 부문의 온실가스배출량 감축을 위한 EU에너지시스템통합전략과 수소전략을 발표했다. EU에너지시스템통합전략(EU Strategy for Energy System Integration)에서는 순환에너지시스템 구축과 수소에너지 활용을 강조하고 있으며, 수소전략(EU Hydrogen Strategy)은 수소 생산량을 증대하기 위한 규정 마련, 투자유치, 수소 수요촉진 및 연구개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청정수소기술이 성숙단계에 진입하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EU집행위는 단기간 내 수소생산량 증대를 위해 화석연료를 이용한 기존방식의 수소생산이 불가피 하다는 입장이다. 대신, 탄소포집 및 저장(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기술을 이용하여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최소화 할 계획이다. 유럽환경국(EEB)등 일부에서는 이러한 허용이 화석연료기업의 편의를 봐주는 것이며 청정수소로의 전환을 지연시킬 것이라 우려했다. 이에, EU집행위는 과잉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전기분해에 이용하여 생산단가를 낮추고, 생산과정부터 소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수소의 상용화를 위해 생산인프라 구축 3단계 계획을 수립했다.

 

EU수소전략 3단계 계획

: 물을 수소로 전기분해하는 장비

자료: EU집행위

 

2020~2024년 동안 유럽연합 내 6기가와트(GW)의 수전해설비를 설치하여 1백만 톤의 수소생산을 지원할 예정이며, 2025~2030년까지 최소 40기가와트(GW)의 수전해설비를 확보하고 생산량을 최대 1만 톤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2030~2050년에는 완성도가 높아진 청정수소기술이 탈탄소화가 어려웠던 화학, 철강분야에서 대규모로 활용 가능해짐에 따라, 현재 에너지공급원구성(Energy Mix)2%를 차지하고 있는 수소의 비중이 2050년까지 23%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청정수소연맹결성

 

EU집행위는 EU회원국 장관과 산업관계자들이 모인자리에서 수소산업에 대한 투자유치 및 공급망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유럽청정수소연맹(European Clean Hydrogen Alliance)을 결성했다. 티에리 브르통 EU내부시장담당집행위원은 수소는 유럽의 에너지 독립성 강화를 위해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원이며, 청정수소연맹을 통해 2024년까지 50~90억유로, 2030년까지 260~440억 유로의 규모의 수전해설비 투자기금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2020500개사가 참여한 청정수소연맹은 2024년까지 1,000개사, 2050년까지 2,000개사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경제 선점을 위한 산업계의 움직임

 

EU집행위의 수소전략 발표이전에도 이미 미래 수소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위한 회원국 및 산업계의 노력이 분주하다.

 

(인프라) 20205, 프랑스 천연가스운송사업자 GRTgaz와 독일의 Creos Deutschland는 천연가스 인프라를 수소운송네트워크로 전환하기 위한 공동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독일 사아르, 프랑스 로레인, 룩셈부르크 남부지역을 잇는 70km의 파이프라인을 순수소(Pure hydrogen) 운송용으로 변환할 예정이다. GRTgaz 측은 파이프 인근에 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설비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가스인프라 전환 및 국경 간 수소네트워크 확대 시범지역으로 설정된 이 지역은 수소생산에서부터 소비, 전후방산업이 모두 위치해 있어 유럽의 수소밸리(Hydrogen valley,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 따옴)로 불리고 있다. 이외에도, 독일정부는 20206월 초 국가 수소전략(National hydrogen strategy)’을 통해, 독일의 수소생산량을 2030년까지 5기가와트, 2040년까지 10기가와트로 늘리고 관련 산업과 연구에 70억 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독일 다임러와 스웨덴 볼보그룹은 20204월 각각 12, 6억 유로를 출자하여 트럭용 수소연료전지 개발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세계 2대 트럭제조사의 합작 투자는 연료전지 기술투자 중 가장 큰 규모로, 양사는 10년 내 수소동력 중장비 차량의 상업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EU집행위 탄소배출량절감목표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체는 10년 내 트럭의 CO2배출량을 30% 감축해야 하지만, 일반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리튬배터리는 차체중량이 무겁고 장거리 수송에 활용되는 운송트럭에 적합하지 않아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수소트럭은 제조단가가 높을 뿐만 아니라 최근 유가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연료비용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짐에 따라 일반경유트럭 대비 수요창출의 어려움이 제기되고 있다. 다임러 트럭사업부 최고책임자 마틴 둠은 유럽연합과 회원국 정부가 탄소배출량에 근거한 통행요금을 설정하거나 유럽 전역에 수소연료 충전소를 확충하는 등 수소차량수요 증대를 위한 장려정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항공) 코로나19로 항공여객 수요가 급감하면서 전 세계 항공사들은 신규 항공기 구매계획을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프랑스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는 7,500대의 미판매분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와중에도 20206월 주문량이 0건을 기록하는 등 경영악화에 직면하자 7월 초 15,000명의 일자리 감축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150억 유로 규모의 지원금계획을 발표하고 2035년까지 바이오연료 및 수소에너지를 동력으로 하는 탄소중립(carbon-neutral)항공기 개발 및 생산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유럽운송환경연합(European Federation for Transport and Environment)의 윌리엄 토즈 사무총장은 KOTRA 브뤼셀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전기화가 어려운 해운과 항공 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한 수소전략은 시기적절하며 향후 EU집행위는 항공사와 해운회사들의 탈탄소연료 이용을 장려할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사점

 

수소에너지의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프라 비용, 생산 및 운송 기술 상용화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시장형성 지연에 대한 우려가 있어왔지만, EU집행위의 주도적인 전략 수립과 투자유치를 통해 기술개발, 비용절감, 수요창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다. 전환기간 동안 EU집행위는 증기메탄개질로 생성된 수소를 완전히 배제할 계획이며 이로 인해, 현존 수소설비의 탈탄소화를 위한 탄소포집 및 저장(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기술의 중요성도 함께 대두되었다. 유럽의 천연가스 최대 수출국인 러시아에서도 천연가스의 탈탄소화 문제에 관심을 보임에 따라 관련분야 기술 및 장비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될 전망이다. 유럽연합의 최종목표는 청정수소로의 전환임에 따라 청정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장비 및 인프라 산업도 더욱 활성화 될 것이며, 청정수소와 재생에너지 기술은 평행선상에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