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바이 정부, 라마단 맞이 통행금지 등 코로나19 대응 조치 일부 완화 -

- 변화한 라마단 생활양식으로 전자상거래 및 배달 서비스 성장 전망 -

이슬람에서 가장 신성한 달이자 무슬림의 5대 의무 중 하나인 단식을 행하는 라마단이 2020년에는 4월 24일부터 시작됐다. UAE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3월 말부터 시행했던 통행 및 영업 제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있음에도 올해 라마단의 모습은 사뭇 달라질 것으로 보이며, 그에 따른 경제적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2020년 4월 24일부터 시작된 이슬람에서 가장 성스러운 달 라마단

이슬람력 9월에 해당되며 ‘신성한 달(Holy month)’이라고 불리는 라마단(Ramadan)이 올해는 4월 24일부터 시작됐다. 무슬림들은 29일에서 30일간 지속되는 라마단 기간 중 해가 떠있는 동안에 식음, 흡연, 성생활 등을 하지 않고 종교활동에 매진하며 자선, 인내, 감사에 집중하면서 신과 영적으로 가까워질 수 있다고 믿는다.

라마단 기간에 행하는 단식은 이슬람의 5대 의무 중 하나로 어린이와 노약자를 제외한 건강한 성인은 반드시 행해야 한다. 단식은 하루 5번의 기도 중 첫 번째 기도인 파즈르(Fajr)부터 네 번째 기도이자 일몰시 행하는 기도인 마그립(Maghirb)까지 행하게 된다. 마그립 기도 시간을 알리는 아잔(Adhan)이 울리면 단식을 깨는 첫 식사를 하게 되며 이를 이프타르(Iftar)라 한다. 해가 진 시간 동안은 식음이 가능하며 파즈르 기도 시간 전, 단식을 재개하기 전 마지막 식사를 수후르(Suhoor)라 한다.

또한 단식을 통해 가난한 이웃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그들을 위한 자선활동을 행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다수의 기업, 단체, 개인이 이프타르나 수후르 식사를 무료배식하거나 기부하기도 한다.

두바이, 라마단 맞이 코로나19 대응 조치 완화

UAE 정부는 3월 26일부터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모든 도로 및 대중교통수단을 소독하는 국가 방역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소독은 오후 8시부터 오전 6시까지 시행했으며, 동시간대 모든 공공시설 및 대중교통 운영을 중단하고 응급상황 외 모든 거주민의 외출을 금지했다.

한편 두바이 정부는 위의 조치에 이어 4월 4일부터 통행금지 조치를 24시간으로 강화했으나 라마단을 맞이해 단계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기 시작했다.

두바이 정부의 규제 완화 및 보건 준수 지침 상세 내용

자료: Government of Dubai Media Office

뒤이어 움알콰인 정부는 4월 29일부로 아부다비 정부는 5월 2일부터 쇼핑몰 등 영업재개를 공식적으로 허용했다. 동시에 재운영 시 준수해야 할 방역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제한적이나 일부 쇼핑몰이 영업을 재개했다.

코로나19로 변화된 라마단 풍경

UAE 보건예방부(MoHAP)와 국가위기재난관리청(NCEMA, National Emergency Crisis and Disaster Management Authority)은 라마단 기간 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모임 및 집단 예배와 개인의 배식을 금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라마단 중 활동 제한으로 인해 올해 라마단에는 전통적인 라마단과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2020년 라마단 중 UAE 내 활동 제한 내용

자료: Ministry of Health and Prevention

가족, 친구들과 모여 이프타르, 수후르 등 식사를 함께하기 위해 외식을 하거나 집에 초대하는 것이 보편적이었으며 그로 인해 요식업이나 식료품 소매업이 활성화되는 시기였다. 그러나 올해는 식당 및 카페의 제한적인 운영과 더불어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소수 인원이 가정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보편적인 이프타르의 모습이 됐으며, 일부 영상통화 플랫폼을 활용해 원격으로 식사를 함께하기도 한다.

전통적인 이프타르 모습(좌)과 온라인 이프타르 모습(우)

자료: Gulf News, The Guardian

모스크 방문 예배도 금지돼 TV나 온라인 매체를 통해 가정에서 예배를 보고 자선행위도 온라인으로 행하게 됐다.

변화된 라마단 풍경으로 전자상거래 및 배달 서비스 성장 전망

라마단 기간에는 낮 시간 중 단식과 업무시간 단축으로 인해 생산력은 감소하지만 소비심리는 활성화되는 특징이 있다. 특히 역설적이게도 단식 종료 후 식사 준비와 라마단 종료 후 3일간 지속되는 연휴인 ‘이드 알 피트르(Eid Al Fitr)’를 준비하기 위한 식음료품 소비가 증가하며, 더불어 연휴 준비를 위한 의류 소비도 증가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YouGov의 2018년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UAE 인구의 약 76%가 라마단 기간 중 계획적 혹은 충동적으로 소비하는 “라마단 쇼퍼(Ramadan Shopper)”이며, 주요 관심 품목은 식료품 및 신선식품(55%), 의류(51%), 휴대폰(39%) 등이다.

라마단 기간 중 주요 소비 품목 설문조사 결과

(단위: %)

주: 2018년 기준 설문조사 결과

자료: YouGov

또한 YouGov의 2020년 라마단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55% 이상이 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인해 사교활동, 자선활동, 필수품 구매 시 온라인 매체 사용이 전년 라마단 대비 증가할 것이라 답변했다.

2020년 라마단 기간 온라인 활동 증감 전망 설문조사 결과

(단위: %)

주: 본 설문조사는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대상으로 시행

자료: YouGov

기업들은 실물 상점을 통한 영업활동에 제약을 겪으면서 해당 기간 수요에 충족하기 위해 애플리케이션이나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배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UAE의 대형 건설사 이마르(Emaar)는 자사 소유 쇼핑몰이자 UAE 최대 규모의 쇼핑몰인 두바이 몰을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눈닷컴(noon.com)에 가상 상점 형태로 입점했다. 또한 현지 기업 마지드 알 푸타임 그룹(Majid Al Futtaim Group)은 산하 유통업체 까르푸(Carrefour)의 온라인 플랫폼과 쇼핑몰을 결합해 운영하고 있다. 기존에 실물 쇼핑몰 운영에 집중했던 기업들이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결합을 통해 해당 기간 판매 유지에 힘쓰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라마단 판촉도 진행하고 있다.

UAE 대형 쇼핑몰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입점 모습

자료: noon.com, www.carrefouruae.com

Zomato, Deliveroo, UberEats, CareemNow 등 음식 배달 플랫폼에 신규 등록 식당 및 카페가 늘고 있으며, 라마단 맞이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 외에 두바이 시청(Dubai Municipality)은 도축장에서 직접 고기를 구매하고 집으로 배달 받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수를 늘렸다. 애플리케이션에는 투르키(Turki), 샤밥알프리즈(Shabab Al Freej), 알마와쉬(Al Mawashi) 등이 있다.

도축장 주문 및 배달 애플리케이션

자료: Google Play Store

시사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산업이 침체기를 맞았으나 라마단을 맞이한 정부의 대응 규제 완화와 소비 심리 활성화로 인해 요식업 및 전자상거래 부문은 일부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 요식업계 A사의 관계자는 KOTRA 두바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통행금지 조치가 완화됨에 따라 식당 운영이 가능해졌으나 정부의 위생관리지침으로 방문 손님에 대해 체온검사를 실시하고 손소독제 사용을 권고하는 등 위생관리에 각별히 주의하고 있다. 라마단인 만큼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며, 저녁시간대 주문이 급증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로 악화된 매출의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통행 및 영업 규제 조치 완화 이후에 UAE의 일일 확진자 수는 400~500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기진출한 한국 기업과 현지 거주자 경우 확산 현황을 예의주시하고 보건당국의 지침을 따를 것을 권장한다.

자료: UAE Ministry of Health and Prevention, YouGov, Government of Dubai Media Office, 현지 언론 및 KOTRA 두바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