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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진화하는 중국 상표브로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2020-07-02 김성애 중국 베이징무역관

 이종기 한국변리사, China Science(中科) 특허법인

 

 

 

최근 중국 상표법이 개정됐다. 2019111일 시행된 제4차 상표법 개정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악의적 출원은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그동안 중국 상표브로커들에 의해 많은 피해를 입었던 우리 기업에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출원인의 악의적 출원뿐만 아니라 상표대리사무소도 이를 알고 수임할 수 없도록 했고 상표대리사무소가 법률서비스업 이외의 타 상품류에 상표등록을 했을 경우 이를 이의신청 및 무효사유로 추가했다. 우리 기업이 대응할 수 있는 수단들이 그만큼 다양해졌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 상표브로커가 예년에 비해 그 수단이나 방법들이 날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그 대응도 간단치가 않다. 보다 세밀한 분석과 전략이 필요하다. 실무적으로 유용한 전략들을 알아보고자 한다.

 

1. 상표브로커의 악의성 입증에 주력하자

 

2018~2019년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이 주관한 상표브로커 대규모 공동대응 용역사업에서 필자가 속한 특허사무소가 한국의 특허사무소와 공동으로 53개 우리 기업의 중국 상표브로커를 대상으로 한 이의신청과 무효심판을 담당한 적이 있었는데 우리 기업이 53건 모두 100% 승리하는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다.

 

이 중에서 중국의 완구업자인 상표브로커 라예귀를 대상으로 한 이의신청 6건 및 무효심판 14건의 경우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사실 이기기 쉽지 않은 싸움이었다. 중국 상표브로커는 이미 상표를 우리 기업보다 먼저 출원, 등록해서 활발히 사용하고 있었던 반면에 우리 기업들의 경우 상표브로커의 출원일보다 늦거나 심지어 한국 국내에 상표출원조차 하지 않은 기업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특허사무소에서 중국 바이두 등을 통해 상표브로커의 과거 행태를 조사했더니 완구제작 업체인 상표브로커가 과거에도 중국 내에서 정품완구공장과 대리상을 대상으로 악의적으로 고소했고 이를 통해 부당한 이득을 취득한 사실, 중국 완구공장들이 중국 정부에 라예귀와 같은 해적판 업체에 대한 공동 단속을 호소한 사실 등을 찾아냈고 이를 증거자료로 제출해 상대방의 악의성을 적극 부각시키는 전략으로 나갔다. 결과는 이의신청 및 무효심판 20건 모두 우리 기업이 승리했다.

 

우리 기업과의 직접적인 관련은 없더라도 상표브로커의 과거의 악의적 선점행위나 타인의 상표권 침해행위가 있었는지를 찾아내서 이를 증거로 제출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개정된 상표법 제4(사용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악의적 출원은 등록을 금한다.) 규정과 관련 개정 상표법 후속으로 제정된 <상표출원행위의 규범에 관한 규정(2019.12.1. 시행)> 8조에서 '상표법 제4조의 적용여부에 있어서출원인의 출원상표 수량, 상품류, 상표거래 현황, ② 출원인의 경영상황, ③ 과거에 악의적 선점행위 유무, 타인의 상표권 침해행위 존재 여부, ④ 출원상표와 타인의 일정한 지명도를 갖춘 상표와의 유사 여부, ⑤ 출원상표와 유명인의 성명, 기업명칭 등과의 유사여부 등을 고려해야 한다' 라고 규정했다.

 

여기에서 주목할 부분은과거에 악의적 선점행위 유무와 타인의 상표권 침해행위 존재여부이다. 상표브로커는 통상 과거의 유사한 이력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 기업이 상표브로커를 대상으로 이의신청이나 무효심판을 제기했을 경우 상표브로커의 과거 행태를 파헤쳐서 과거에 악의적으로 타인의 상표를 선점했거나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했던 사실을 찾아내 이를 증거로 제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하겠다.

 

2. ‘기타 부정당한 수단으로 등록한 상표’ 임을 집중 공략하자.

 

상표법 제44조 제1항은 '등록된 상표가 기만 수단 또는 기타 부정당한 수단으로 등록받은 경우 무효선고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기타 부정당한 수단’이란 상표심사기준, 최고인민법원 규정, 법원판례 등을 종합해보면 분쟁상표 등록인이 기만적 수단 이외에 상표 등록질서를 어지럽히거나 공중의 이익에 손해를 가하거나 부당하게 공공자원을 점용하거나 또는 기타 방식을 써서 부정당한 이익을 취하는 등의 방식으로 등록한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정당한 사유 없이 상표를 대량으로 사재기 하는 행위, 등록 후 실제 사용도 하지 않고 사용 준비도 하지 않으며, 부정당한 이익을 편취할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타인에게 상표를 판매하려거나, 타인에게 거액의 양도비용, 허가사용료, 침해배상금을 요구하는 등의 행위 등은 진실한 사용의도가 분명히 결여된 기타 부정당한 수단으로 등록된 경우에 해당된다.

 

기타 부정당한 수단을 이처럼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있으므로 무효심판시 이 조항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위의 용역사업에서 47건의 무효심판에 대해 중국 상표평심위원회의 심결문을 분석한 결과, 무효의 근거 조항이 바로 상표법 제44조 제1항이었다.

<사례: 출원인과 공모하여 타인의 상표를 선점한 행위도 기타 부정당한 수단에 해당>

 

쟁의상표 “설명: EMB000035540621 ”의 무효심판청구 사건에 있어 상표평심위원회는 

 (1) 피청구인 조욱방과 청구인(청구인 상표 “설명: EMB000035540622 )은 고액의 상표양도 협의를 한 적 있고 협의과정에서 조방욱은 제18류에 청구인의 상표와 유사한 상표를 출원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본인명의 아닌 다른 회사 이름으로 상표를 출원했다.

 (2) 상표법 제44조 제1항 '기타 부정당한 수단'의 규정 적용 시, 등록한 상표의 구성, 등록 당시 및 등록 후의 행위, 진실된 사용의사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 피청구인의 등록한 상표는 33건으로 많은 것은 아니지만 본인 또는 관련 회사 명의로 동일 출원인의 상표를 여러 류에 걸쳐 반복적으로 등록한 행위는 정상적인 상표등록질서를 교란한 것이다.

  - 상표법 제44조 제1항 ‘기타 부정당한 수단’ 규정을 적용함에 있어서 출원인 본인의 출원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출원인과 공모행위가 있거나 특정 신분관계 또는 기타 특정관련이 있는 자의 출원행위도 고려해야 한다.


(2019.9.9., 국가지식산권국 상표평심위원회)

 

3. 공동대응 방식도 적극 활용해 보자

 

최근의 중국 상표브로커는 하나의 상표브로커가 한 두 개가 아닌 수십 개 혹은 수백 개의 상표를 선점하는 형태로 바뀌어져 가고 있다. 이는 곧 하나의 상표브로커로 인해 피해를 입는 기업 수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동일한 상표브로커에 여러 기업이 피해를 당했을 경우에는 피해를 당한 기업들이 공동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적극 고려해 볼만 하다.

 

위 사례 53개 상표브로커 용역사업의 경우에도 하나의 상표브로커와 관련된 여러 기업이 연합성명서에 공동으로 서명하고 이 연합성명서를 상표평심위원회에 제출한 것이 상표무효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생각된다.

 

여러 기업이 공동으로 대응하게 되면 한 개 기업의 증거자료만으로는 상표브로커의 악의성 입증이나 신의성실원칙 위반 등을 주장하기에 부족할 수 있으나 여러 기업이 각자의 증거자료를 취합하게 되면 악의성 입증 등이 더욱 용이할 수 있다. 소수의 기업이 아니라 다수의 기업이 피해를 당했음을 입증하게 되면 상표브로커의 악의성이 더욱 분명해지고, 공정한 시장경쟁질서를 어지럽힌 행위임을 주장하기에 훨씬 강한 설득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동대응을 하게 되면 공통의 자료를 활용할 수 있어 비용도 절감되며, 기업 간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어 기업의 지재권 분쟁대응 역량을 높일 수도 있다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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