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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일본 기업인이 말하는 '한일 파트너십의 시너지 효과'
  • 외부전문가 기고
  • 일본
  • 나고야무역관 김현희
  • 2019-12-16
  • 출처 : KOTRA

노리마쓰 대표이사, 카오루 주식회사 MIRUGATE


한국의 솜사탕 사업을 일본에서 전개


한국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것은 약 10년 전이다. 지금까지 한국과 형식적인 사업은 해왔지만 ‘우리 회사만의 방식으로’ 사업을 벌인 적은 없었다. 그러나 2019년부터는 조금씩 재미있는 일을 시작하게 됐다. 한국과 인연을 맺고 1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드디어!  


필자의 본업은 광고기획이지만 한국과 처음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은 문외한인 음식이었다. 이렇게 한국 파트너 회사와 함께 솜사탕 사업을 시작했다. 올해 여름부터 일본 대형 쇼핑몰을 중심으로 이벤트 판매를 시작한 캐릭터 솜사탕 제조 및 판매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 레시피를 따라 만든 토끼나 곰, 오리는 어디선가 본 것 같기도 한 기시감을 불러일으키고 다소 저렴해보이는 아우라를 풍기지만 당초 내 예상과는 달리 일본 아이들에게 꽤 인기가 있었다. 역시 모든 일은 시작해보지 않으면 안된다.


‘결심했다면 우선 시작해본다’


이미 중국과 비즈니스를 해 본 경험이 있는 필자는 이 말을 모토로 삼아왔었지만 한국과의 솜사탕 사업을 통해 이전에 써왔던 필자 방식의 ‘돌진하는 힘’은 한국 측 파트너에게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를 들면 필자의 파트너는 일본어가 가능한 직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시장에 진출하려고 한다. 한국에서 잘 팔리고 있으니 일본에서도 ‘틀림없이 먹힌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하곤 한다. 심지어는 ‘짝퉁’이 아닐까 의심되는 솜사탕 캐릭터에 대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우기며 아무렇지 않게 파려고 한다. 조금 이야기를 과장한 부분이 없진 않지만 대체적으로 그러한 방식으로 그들은 ‘돌진’해온다. 


그러나, 소위 ‘일본적인 발상’에 빗대면 보통 사업은 이렇게 하지 않는다.


이 또한 조금 과장해 이야기하자면 일본인의 대다수는 해외시장에 진출한다면 사전에 면밀히 현지조사를 하고 현지의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해 육성한다. 일본에서 잘 팔린다고 외국에서도 잘 팔릴 것이라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사전 현지조사를 중시하는 것이다.

더욱이 ‘짝퉁’같은 캐릭터는 빼고 진출할지 고민하며, 짝퉁이라고 손가락질 받지 않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 뒤 상품화에 나선다. 전형적인 ‘일본인상(像)’같고 대체적으로 이러한 방식이 실패확률이 적긴 하지만 필자 자신도 사전 조사나 조정에 몰두하다가 아이디어는 번뜩 떠올랐지만 결국 시작해보지 못하고 끝이 나는 일을 몇 번이나 경험해왔다.


애초에 관습이 다른 나라이기 때문에 어느 쪽이 ‘옳다, 그르다’고 주장하는 것은 비생산적이고 이러한 경향이 모든 기업이나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조금은 과격하게 분류해 보자면 한국 기업은 ‘돌진형’이고 일본 기업은 ‘조정형’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돌진형’과 ‘조정형’의 협업으로 성공을 노린다


앞서 말했듯이 한국 측 파트너는 한국식 방법론을 갖고 저돌적으로 ‘돌진’해오지만 그 ‘돌진’이라고 하는 이름의 도전이 그대로 ‘돌파’, 즉 성공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바로 여기서 일본 측의 ‘조정’이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우리 회사의 솜사탕 사업을 예로 들자면 한국 기업의 레시피대로 솜사탕을 만든다 해도 안전성이나 위생측면에서 신중한 일본 쇼핑몰에서는 판매허가를 받을 수 없다. 따라서 재료나 포장을 바꾸는 등 필자 회사의 직원이 쇼핑몰 담당자와의 여러 ‘조정’을 반복한다. 
또한 접객 등 서비스의 경우 쇼핑몰 기준에 맞추기 위해 우리 회사가 한국 측 파트너에게 일본식 서비스를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조정’을 반복한다. 그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드디어 첫 점포를 내는데 성공했고 이로써 성공을 위한 스타트 지점에 서게 됐다.  


이러한 한국 기업과의 비즈니스를 통해 발견한 것은 일견 무모해보이는 ‘돌진’이라도 ‘조정’에 따라서는 의외로 잘 풀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 회사가 판매하는 캐릭터 솜사탕은 동물을 형상화한 솜사탕에 스티커를 붙여 눈이나 입을 만드는데 이것은 아마도 일본인으로서는 좀처럼 내기 어려운 아이디어일 것이다. 비록 스티커를 사용하면 풍부한 표현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티커 자체가 저렴해보이기도 하고 위생 문제로 판매허가를 못 받을 것이라 지레 짐작하고 회피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한국측 파트너의 이러한 아이디어를 쇼핑몰 측에 부딪혀 보자는 심정으로 얘기해보니 의외로 손쉽게 허락을 받았고 때로는 미팅 중, 이러한 아이디어가 ‘재미있다’는 평까지 받았다. 
 
또 일견 ‘짝퉁’의 소지가 있는 캐릭터 의상에 관해서는 일본인인 필자는 애당초 짝퉁 문제를 걱정해 쓰지 않으려 했지만 한국 기업의 의지를 꺾을 수 없어 변호사에게 상담해보니 의외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견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솜사탕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러한 한국 기업의 코뿔소같은 ‘돌진’을 일본 기업이 원만히 ‘조정’하는 것이야말로 사먹는 아이들로 하여금 더욱 매력적인 솜사탕을 만들 수 있고 우리 사업의 성공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소 추상적이고 과격한 이야기가 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필자는 이번 솜사탕 사업을 통해 앞으로 한국과의 비즈니스에 새로운 빛 줄기를 발견한 기분이 든다. 

한류 문화는 도쿄의 신오오쿠보 코리안타운과 같이 특정 장소를 중심으로 꽃 피웠지만 일본의 ‘조정’ 거친다면 좀 더 우리 주변에서 새로운 존재로서 꽃 피울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더 ‘돌진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고무함과 동시에 보다 많은 ‘돌진하는 사람들’과 협업할 기회가 늘어난다면 그것은 꽤나 재미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가져본다.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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