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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제 분쟁해결 노하우 : 계약서의 중요성
2019-05-15 이효봉 싱가포르 싱가포르무역관

유지연 변호사, 싱가포르 운앤바줄 (Oon & Bazul)로펌  

 



해외로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지역이 동남아시아가 되면서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에 회사 설립 등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큰 기업들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이젠 한국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로의 사업 확장을 당연한 수순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면, 글로벌 비즈니스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지금에도 우리나라 기업들은 국내에서 하던 관습이 국제 무대에서 그대로 통할 것이라고 여기고, 계약서 없이 구두로 일을 하거나 인간적으로 친하면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생각하고 일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필요한 절차와 형식이 있는데도 일을 너무 쉽고 편한 방법으로 진행하려고 하기도 합니다.

특히, 사업 초기 단계에는 수익보다 지출이 많아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약서를 형식적으로만 만들거나, 주위의 경험 많은 非전문가의 “이렇게 해도 지금까지 아무 문제 없었다” 는 말만 믿고,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아마 법률전문가에게 지불해야하는 법률 조언 관련 비용일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한글 계약서도 아니고 외국인과 그것도 영문으로 된 계약서로 거래를 할 때에는 더 주의 깊게 살펴 봐야 되며, 내가 지금 서명하는 계약서가 향후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또한, 내 권리를 보호 받을 수 있는지 제대로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1. ‘계약서 :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바이블'

계약서 작성 및 문구 구성은 사적자치의 원리가 적용되는 영역입니다. 즉, 법률 행위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인들 간에 각자의 권리와 의무를 명확히 적시하고 상호간 의무를 이행하기로 하는 ‘약속’ 입니다. 자기가 영위하고자 하는 사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계약서이며 사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를 수 있는 바이블과 같습니다.

 

2. 계약서 문구 오류 사례

아프리카의 한 나라에서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많은 비용과 시간, 노력을 들인 한국 기업이 있었습니다.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 우선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하는MOU도 체결하고, 사업 타당성 조사도 하고 보고서도 작성하여 제출하였는데, 갑자기 예고도 없이 상대방이 한국 기업이 제출한 보고서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공개입찰로 바꿔버리는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뒤늦게 체결된 계약서 문구를 확인하며 혹시 보호받을 수 있는 길이 없는지 알아보았지만, 계약서에 포함된 ‘confidentiality’ (기밀유지조항)의 문구가 ‘shall’이 아니라 ‘may’로 되어 있어 강제력이 전혀 없는 조항을 담고 있었습니다. 만일 계약서 작성시 기밀유지조항이라도 제대로 확인하고 수정 및 보완을 미리 하였다면, 차후에 계약 위반을 이유로 배상을 청구해 볼 수 있는 길이라도 고려해 볼 수 있었을 텐데 이 기업은 그동안 들인 노력과 비용이 허사로 돌아가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3. 준거법과 관할권 문제

영문으로 된 계약서를 체결할 때에는 문구나 단어 선택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합니다. 준거법 이슈는 애매모호한 표현이 있거나, 같은 문구를 두고 서로 다른 해석을 하여 의견 불일치가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계약 내용을 해석하는데 어떤 법을 적용 할 것인지 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물품을 수출하는 회사가 외국의 바이어와 계약을 체결할 때 대략 세가지 옵션이 있을 수 있습니다.

1) 현지 준거법 및 관할권 적용 시

수출을 하는 나라마다 각각의 계약서에 그 나라의 법을 준거법으로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즉, 말레이시아에 수출 시 말레이시아법을, 인도네시아에 수출 시 인도네시아법을 준거법으로 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게 되면 계약서를 체결할 때마다 각 나라의 변호사들을 통해 현지법에 따른 자문을 미리 구하고 계약을 체결하여야 하므로 법률 비용이 많이 들게 됩니다. 또 현지법에 따라 같은 법률행위이더라도 권리와 의무를 다르게 상정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예측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방법은 예외적인 상황이 아닌 한, 그다지 추천하지 않습니다.

2) 한국 준거법 및 관할권 적용 시

수출하는 나라에 상관없이 모든 계약서를 한국법을 준거법으로 하고 한국 법원에 관할권을 두는 경우입니다. 한국 기업들에게 어쩌면 가장 편리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상대방이 이러한 조건에 쉽게 합의를 해 줄지도 의문이고, 만일 상대방이 계약을 위반하는 경우가 생겨 한국법원에서 소송으로 판결문을 받아 상대방 국가의 법원에서 한국법원의 판결문을 강제집행을 하려고 할 때는 여러가지 이슈가 발생할 수 있으며 나라에 따라서 해외 법원의 판결문이 집행이 되는 정도도 다 다릅니다.

3) 제 3국 준거법 및 관할권 적용 시

모든 계약서를 계약 체결 당사자 나라의 법이 아닌 제3국의 법을 준거법으로 하고 어느 한쪽 계약 당사자의 법원이 아닌 제3국을 중재지로 선택하는 경우입니다. 지금까지 한국 기업들이 체결하는 영문계약서에는 영국법이 준거법으로 지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영국법이 어떤 내용인지는 잘 모르면서 다른 나라 법보다는 나을 것이다 라는 기대감 같은 것이 작용했거나, 예전 계약서에 포함된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서 붙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최근 준거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영국법 선택이 한국 기업에게 그다지 큰 이점이 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면서, 영국법과 가장 근접하면서도 아시아권 내에서 가장 중립적인 이미지의 싱가포르법이 준거법으로 많이 선택되고 있습니다.  

 

4. ‘모든 분쟁은 계약서에서 시작’

비지니스도 사람이 하는 것이라 의견 불일치로 인한 분쟁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분쟁이 생겼을 때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면서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계약서 조항에 당사자들이 분쟁 해결 방법을 명시할 수 있습니다.

국제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중립성을 위해 어느 쪽의 법원도 아닌, 제3국을 중재지로 선택하여 중재로 분쟁을 해결한다는 조항을 포함하는 것이 거의 일반적입니다. 세계적인 중재지로 손꼽히는 곳이 런던, 파리, 싱가포르인데, 최근 한국 기업들의 싱가포르국제중재원 (SIAC) 이용율률 2011년 12건 정도에서 2018년 41건 (싱가포르에 설립된 한국법인 관련 중재사건은 제외)으로 300% 이상 증가하였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진행되는 ICC사건까지 포함한다면 한국 기업들의 싱가포르 중재 이용률은 위 숫자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기업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점은 중재에 드는 시간 및 비용, 그리고 중재판정문을 받고 난 후 강제집행이 어느정도 가능할지, 중재인들이 얼마나 중립적으로 양 당사자들의 의견을 들어줄지 일 것입니다.

1) 중재 소요기간

보통 중재에 드는 기간은 중재인이 1인, 혹은 3인에 따라 다릅니다만, 일반적으로 12개월에서 18개월 정도의 기간이 소요됩니다. 중재를 시작하게 되면 그때부터 ‘팩트’ 파악과 이를 ‘법률’ 문제에 적용하는 과정을 통해 서면이 준비되고 증인진술서도 마련됩니다.  중요한 법률 이슈에 따라 전문가 증인이 필요한 경우도 상당히 흔합니다.

2) 중재 비용

중재가 시작되기 전에 얼마만큼 증거나 입증 자료 등을 문서로 빠짐없이 잘 준비해 두었는지 중재에 드는 비용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회의나 협상 등 계약 이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업무 행위를 하면서 구두로만 내용을 나누고 이를 문서화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모든 내용을 기록으로 남겨둬야 분쟁 상황에 처할 때 유리한 방향으로 사건을 끌어갈 수 있습니다.

 

5. 기고자 의견

법 집행이 엄격하기로 유명한 싱가포르의 중재판정문은 절차상의 큰 하자가 없고, public policy에 반하지 않는 한 다른 나라에서 강제집행이 될 확률이 다른 중재지판정문에 비하여 상당히 높습니다. 그리고 필자의 경험으로는 같은 아시아권의 중재인일 수록, 한국에 대한 이해가 유럽권 중재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고, 한국기업들의 비지니스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SIAC에서 근무하며 싱가포르 중재판정문을 130건 이상 검토하며 느꼈던 점은, 한국 기업을 보는 외국 중재인들의 시선이 우리가 스스로를 보는 것과는 상당히 다르구나 하는 것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외견상 한국 기업들은 이미 글로벌 플레이어가 이미 되었거나 되어가고 있습니다. 해외 어디를 가도 한국 기업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인데, 그 정도면 당연히 계약서를 대하는 태도나 프로젝트 실행 방식에 있어서도 글로벌 프랙티스를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런 생각이 중재판정문에도 묻어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한국 기업들이 중재사건에서 지는 경우에 많이 나오는 문구인데, 해외에서 계약서를 체결할 때는 기업인으로서 충분히 상업적인 판단을 하여 계약서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고 체결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계약서 내용에 대한 파악과 관리는 한국 기업들이 반드시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끝으로, 최근 한국에서도 국제중재산업 활성화를 목표로 대한상사중재원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분쟁 발생지가 중동 등 해외 라는 이유로 양측 당사자가 모두 한국 기업인 국제중재 사건이 런던이나 파리에서 영어로 진행되면서 엄청난 법률비용을 해외에 지불하고 있는 대규모 중재사건들이 꽤 많습니다. 사실 이런 사건들만이라도 굳이 해외에서 진행을 할 것이 아니라 합의가 가능하다면 한국을 중재지로 하고 대한상사중재원에서 한국어로 진행하면, 한국 기업들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실용적으로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방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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