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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관 르포] '아기상어' 분쟁으로 알아보는 2차적 저작물의 보호범위와 저작권 침해 입증요건
2019-02-09 임소현 미국 뉴욕무역관

박다미 변호사, KOTRA 뉴욕 무역관

 

 


새해 들어 한국 기업이 만든 동요가 미국 빌보드(Billboard) Hot 100 차트의 상위권에 진입하는 전례 없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금까지 빌보드 차트 입성 전적이 있는 K-pop 가수는 싸이, 방탄소년단, 씨엘, 원더걸스 정도에 불과하지만 ㈜스마트스터디가 제작한 아기상어 (Baby Shark)가 당당히 그 계보를 잇게 되었다. 아기상어가 2019년 1월 2주 차 Hot 100 차트의 32위 에 등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스마트스터디의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출판사의 KOSPI 주가가 1월 16일 하루 만에 30%나 폭등하기도 했다. 2015년 11월 25일 YouTube에 최초로 공개된 아기상어 는 작년 미국 전역에서 연예인들과 일반인들의 아기상어 댄스 (Baby Shark Dance) 동작 따라하기가 유행하면서 본격적으로 유명해졌다. 또한, 2018년 9월 19일 NBC의 The Ellen DeGeneres Show와 9월 26일 CBS의 The Late Late Show with James Corden 과 같은 공중파 방송을 타면서 급격한 인기 상승곡선을 그린 바 있다.


스마트스터디의 아기상어 뮤직비디오 스크린 캡처


자료원: https://www.youtube.com/watch?v=R93ce4FZGbc


단순한 멜로디와 반복되는 리듬으로 기억하기 쉽고 중독성 강한 아기상어의 원곡은 북미권에서 구전으로 전해지는 작자 미상의 포크송(folk song)이다. 적어도 1900년대 초반부터 어린이 캠프 등지에서 널리 불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저작권이 만료되어 누구나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는 공중영역(public domain)에 있기에 세계 각국에서 만들어진 무수한 버전의 리메이크작들이 존재한다. 스마트스터디가 선보인 아기상어도 구전 포크송을 재해석·편곡한 수많은 개작물 중 하나이다.


조니 온리의 아기상어 뮤직비디오 스크린 캡처


자료원: https://www.youtube.com/watch?v=hkHdx0 yWaow


그런데 작년 하반기부터 제기된 표절 논란으로 미디어가 시끌벅적하다. 뉴욕주에 사는 어린이 엔터테이너 겸 동요 작곡가 조니 온리(Johnny Only)는 구전 포크송 아기상어를 재해석한 리메이크작을 2011년에 만들었다고 한다. 여러 캠프장 순회공연에서 얻은 호응을 바탕으로 온리가 수영장에서 어린이들과 촬영한 뮤직비디오 를 YouTube에 게재하고, 2012년 5월에 Banana Ram Sam Interactive라는 음반에 수록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은 2018년 6월 1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아기상어를 선거로고송으로 활용하고자 온리에게 문의했고, 그 당시만 해도 공중영역의 구전 동요라고 생각했던 온리는 이를 순순히 허락했다. 그러나 이후 스마트스터디에서 자유한국당 측에 해당 로고송의 사용 중지를 요청하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하자 온리는 스마트스터디를 대상으로 자신이 주장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비로소 하게 되었다고 한다. 결국 2018년 6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스마트스터디를 저작권 침해로 제소하여 2019년 1월 31일부터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기고문에서는 본 소송이 미국에서 진행된다고 가정하고, 2차적저작물의 저작권법 보호 범위와 저작권 침해 입증요건에 대해 살펴보겠다.

2차적 저작물의 저작권법 보호 범위

미국에서 저작권을 행사하려면 헌법과 저작권법이 요구하는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저작권법은 독창적인 저작활동에 의해 유형물에 고정된 표현(expression)을 보호하며, 대표적인 연방대법원 판례들에서 명시하였듯이 헌법에서 요구되는 독창성 요건은 “최소한의 창작성(modicum of creativity)”에 의해 판단한다.

2차적 저작물(derivative works)이란 기존의 저작물을 기초로 개작, 변형, 또는 각색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을 일컬으며, 편곡물(musical arrangement)은 2차적 저작물의 범주에 포함된다.” 그러나 2차적 저작물 전체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것은 아니다. 연방 저작권법 17 U.S.C. § 103 조항에서 명시하고 있듯이 저작권의 보호대상에는 2차적 저작물이 포함되지만, 2차적 저작물 중에서 기존 자료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권리를 부여하지 않으며, 저작자가 기존 자료를 불법적으로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도 보호하지 않는다. 또한, 해당 저작물의 기초가 된 기존 자료와 구별되는 저작자가 새로이 기여한 부분에 대해서만 법의 보호가 미친다.

미국에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기 위한 선결조건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기 위해 저작권 등록이 반드시 요구되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저작물의 등록 혹은 예비등록 없이는 미국 법원에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 미국 저작권청 등록 저작물 데이터베이스(https://cocatalog.loc.gov/)를 조회해보면 온리는 등록한 내역이 없는 반면, 스마트스터디는 2018년 11월 7일에 Baby Shark를 녹음물과 음악 저작물 형태로(등록번호 SR0000823609) 등록했음이 확인된다. 따라서 온리는 자신의 2011년작 Baby Shark를 저작권청에 등록하기 전까지 미국에서 저작권 침해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

저작권 침해 주장의 입증 요건

저작권 침해가 성립하려면 첫째, 원고가 해당 저작물에 대해 유효한 저작권을 갖고 있다는 점과, 둘째, 피고가 원고의 저작물을 허락 없이 도용했다는 점 두 가지를 모두 입증해야 한다. 이때 단순히 두 작품에 존재하는 공통점들을 밝혀내는 정도로는 불법 도용 요건을 만족할 수 없으며, 피고가 독자적으로 창작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원고의 저작물에서 그대로 베꼈으며, 베낀 양 또한 방대하여 두 작품이 상당히 유사(substantially similar)하다는 점을 보여주어야 한다.

조니 온리가 승소하기 위한 요건들

1. 온리가 해당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해야

위와 같은 법적 요건을 해당 저작권 침해 소송에 적용해보자. 먼저, 온리의 2011년작 아기상어 뮤직비디오가 유형 매체(즉, 해당 영상저작물을 담은 디지털 파일)에 고정된 표현이기에 저작권법 17 U.S.C. § 102 조항에서 요구하는 기본조건은 만족한다. 그 다음으로 온리의 편곡물이 헌법에서 요구하는 창작성 요건 또한 만족한다는 점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비록 구전 포크송 원작에는 없지만 온리가 개작 과정에서 독창적으로 가미한 부분(원작과는 달라진 가사, 멜로디, 리듬, 화음, 악기 편성 등의 음악적 요소)이 상당하다는 점을 피력해야 한다.

저작권청에 이미 등록을 마친 저작물은 저작권의 유효성에 대한 추정을 받기 때문에 만일 온리가 저작권 등록을 이미 했다면 자신의 편곡작이 최소한의 창작성 기준을 충족한다는 것을 먼저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 같은 유효성 추정은 원고의 등록된 저작권이 무효하다는 증거물을 소송과정에서 피고가 제시함으로써 반박 가능하다. 따라서 설령 온리가 등록된 저작권을 보유 중이라 하더라도, 스마트스터디에서 온리가 구전 원작에 추가한 요소들이 지극히 미미하거나 독창적이지 않다고 법원을 설득하면 온리의 저작권은 유효하지 않다고 인정된다.

2. 온리의 저작물 중 저작권법으로 보호받는 부분을 스마트스터디가 도용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온리의 저작권 침해 주장이 성립하려면 스마트스터디가 온리의 2차적저작물 중에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요소들을 불법으로 도용했음을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피고가 순순히 원고의 저작물을 베꼈음을 시인하거나, 피고가 도용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증인의 진술을 확보하는 경우는 현실적으로 극히 드물다. 따라서 법원에서는 피고가 원고의 작품을 접했다는 다른 정황 증거물들을 검토하거나 두 작품의 지극히 높은 유사성에서 도용사실을 추론한다. 특히 우연의 일치, 독자적인 창작과정, 혹은 공통적인 출처의 존재 정도로는 납득이 불가할 정도로 유사점들이 두드러질 경우, “현저한 유사성 (striking similarity)”을 갖추었다고 간주하며, 법원은 피고가 실제로 원고의 작품을 도용한 것으로 인정한다.

저작권 분쟁 케이스에 사용되는 유사성 분석 (substantial similarity test)은 (1) 해당 작품을 구성하는 각각의 표현 요소들을 객관적으로 비교 분석하는 외적 유사요소 분석과, (2) 일반인 청중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전반적인 유사성을 비교하는 내적 유사요소 분석으로 구분된다. 음악 저작물에서 관찰되는 외적 유사요소 분석은 전문가 증언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통상적으로 저명한 음악학자들이 전문가로 나와 원고와 피고의 각 입장에 유리한 분석결과를 설파하는 형태로 진행되며, 이를 들은 배심원들이 내적 유사성과 종합하여 최종적으로 두 작품 사이의 유사성 판단을 한다.

아기상어의 경우, 두 버전의 1절 가사와 조성이 동일하고, 멜로디라인, 리듬, 후반부 빨라지는 템포 변화 등이 비슷하다. 그러나 이러한 유사점들이 구전 포크송에서 비롯된 요소라면 온리가 저작권 침해라고 주장할 수 없다. 대신 원작 포크송에는 없지만 온리가 독창적으로 가미한 부분을 스마트스터디가 도용했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밝혀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양측의 전문가 증언 대결이 치열하리라 예상된다. 특히 공유저작물인 포크송이 정형화된 악보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세대를 거쳐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기 때문에 온리가 원작에서 새로 추가한 범위를 정확히 가리는 데에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있다. 또한, 배심원들이 곡 전체적인 느낌이 주는 주관적 유사성을 판단할 때에도 구전 포크송 원작에 존재하는 요소들을 배제하고, 온리가 기여한 부분만을 비교해야 한다. 이처럼 세심한 분석과정을 거쳐 두 작품 사이에 법리적으로 “현저한 유사성”이 발견될 경우, 법원은 스마트스터디가 온리의 편곡 버전을 도용한 것으로 간주할 것이다.

시사점

지금까지 조니 온리와 스마트스터디의 아기상어 저작권 침해 소송이 미국에서 이루어질 경우 예상되는 주요 쟁점들을 미국 저작권법에 입각하여 분석해보았다. 2차적저작물의 저작권은 기존 원작에 대한 저작권 보호와는 별개로 존재하며, 이미 공중영역에 진입한 원작을 바탕으로 파생된 두 2차적저작물들 사이의 저작권 침해 사실을 입증하려면 저작권법의 보호가 미치는 독창적인 요소와 저작권이 만료된 요소를 정확히 구분 후 유사성을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이를 수식으로 단순화하여 표현한다면 다음과 같다:
{(온리의 2011년작 아기상어 – 구전 포크송 아기상어) – (스마트스터디의 2015년작 아기상어 – 구전 포크송 아기상어)} – 저작권법으로 보호되지 않는 요소들 = ???
위의 결과가 괄목할 만하다면 법원에서 온리의 손을 들어줄 확률이 높다. 그러나 유사성을 분석함에 있어 이 같은 세부 차이점을 배심원들에게 주지시켜 당사자의 입장에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하겠다.

스마트스터디는 핑크퐁 (Pinkfong)이라는 브랜드로 모바일앱, 게임, 동요, 도서, 오디오책, 장난감, TV 및 공연물,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새로운 콘텐츠를 출시할 때마다 미국 저작권 등록 뿐만 아니라 상표 출원·등록도 활발히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아기상어는 빌보드 Hot 100 차트 진입 이후에도 1월 3주차 38위 , 4주차 37위 , 5주차 36위 로 30위권대를 굳건히 사수하고 있어 한동안 이 열기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모쪼록 본 저작권 소송을 잘 마무리 짓고, 아기상어가 더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활용되어 글로벌 시장에서 선방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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