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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관 르포] 번영과 정체의 기로에 선 이스라엘 하이테크 산업
  • 직원기고
  • 이스라엘
  • 텔아비브무역관 윤주혜
  • 2018-12-07
  • 출처 : KOTRA



 

윤주혜 KOTRA 텔아비브 무역관

 

많은 사람들에게 이스라엘은 스타트업 국가(Startup Nation)’라 알려져 있고 전 세계에 손꼽히는 스타트업의 요람이라 여겨지고 있다. 이스라엘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말 기준 4,326 개사가 운영되고 있으며 (201811월 말 스타트업 네이션 센트럴의 비공식 통계로는 약 6,107개사), 해마다 700여개의 신규 스타트업이 탄생한다. 특히 미래 첨단산업이라 일컬어 지는 자율주행, 인공지능, 로봇 분야에서 독보적인 다수의 스타트업 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 글로벌 IT 기업들이 실리콘밸리 다음으로 눈독을 들이는 곳이기도 하다.

 

이미 4차 산업혁명의 태동과 함께 첨단기술로 발상지로 유명세를 치렀던 이스라엘은 다국적 글로벌 기업의 진출이 매우 높은 편이다. ‘외국기업의 진출 러시가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이스라엘에 첨단 산업을 뿌리내리게 했다는 어느 경제칼럼니스트의 분석처럼 이들 글로벌 기업이 이스라엘 산업발전에 기여한 바는 크다. 경제부 발표 따르면 2018년 기준 320개의 다국적 기업의 R&D 센터가 이스라엘에 진출해 있고, 이 기업들의 수출 규모는 2017년 기준 428NIS(118억 달러) 수준으로 국가 전체 수출의 약 21%를 차지한다. 첨단기술 산업의 근간을 이룬다는 R&D 분야의 지출에서도 이스라엘은 다른 OECD 회원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편인데, 이러한 R&D 지출액의 50% 이상은 현지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스라엘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현지 진출 외국기업(하단 표 주석의 1) 2))R&D 지출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6년도에는 전년 대비 7.8% 증가한 306.5NIS (85억 달러)를 기록했다.

 

R&D 지출 규모

(단위: 백만 NIS)

구분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이스라엘 기업

12,275

13,915

12,994

13,580

14,263

16,241

외국기업 R&D센터1)

14,989

16,185

17,800

18,609

19,899

21,783

외국기업2)

6,561

7,640

7,200

7,923

8,514

8,867

R&D 지출

34,276

37,739

37,994

40,113

42,677

46,891

자료원: 이스라엘 통계청 2018년 발간 자료(http://www.cbs.gov.il/hodaot2018n/29_18_308t7.pdf)

* 1) 외국기업 R&D센터 : 외국인 소유 기업 중 이스라엘에 전문 R&D 센터가 설치된 기업

2) 외국기업 : 외국인 소유 기업 중 이스라엘에 전문 R&D 센터가 설치되지 않은 기업

 

이스라엘이 글로벌 기업의 진출을 지렛대 삼아 첨단기술(High Tech) 산업의 눈부신 발전을 이뤄낸 그 배경에는 현지의 강한 스타트업이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우선 글로벌 기업 R&D 부문의 현지 진출을 유인하는 촉매제가 되었고, 방위산업 분야에서 개발된 선도적인 기술을 민간 분야로 스핀오프 하는 공급자 역할과 함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외국의 투자를 끌어내는 첨단기술의 첨병 역할까지 겸했다. 말 그대로 첨단기술 분야의 전천후 전략자산이었다. 현지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이 첨단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이름없는 스타트업을 직접 인수하거나 지분을 투자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였고, 인수금액이 원화로 15조 넘어 세기의 딜(deal)이라 불렸던 사례도 있었다.

글로벌기업과 스트타업의 조합은 결과적으로 이스라엘 땅에 첨단기술 개발에 최적화된 생태계를 조성하였고 전 세계 각계각층의 인사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높은 실업률이나 저조한 해외투자 유치로 골머리를 앓던 각국 정부에게도 이스라엘의 사례는 사막의 오아시스였다.

 

모두가 앞다투어 이스라엘의 생태계와 노하우를 배워야 한다고 소리를 높이고 있을 때 정작 이스라엘은 말못할 고민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었다. 그 속사정을 들여다 보면 어느정도 이해가 간다. 이스라엘 첨단기술(High Tech) 산업의 경쟁력은 일부 스타트업의 대 성공이 부각되면서 의도와 달리 실제보다 다소 부풀려진 측면이 있고, 잘 알려지진 않지만 현지 스타트업의 실패율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더욱이 최근에 제기된 전문 인력 부족 문제는 향후 이스라엘 첨단기술 산업의 미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계의 현지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명할 정도로 상황이 심상치 않다. 현지 언론도 이스라엘 정부에 현재의 성공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미래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문제 원인을 살펴보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의 실패율은 95.5%, 성공률은 단 4.5%

 

이스라엘 경제지 The MarkerShlomo Meital 기자는, 이스라엘을 창업 융성국가이자 동시에 창업 실패국가라 칭하며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시장의 높은 실패율에 대해 지적한다. Mobileye, Waze 등 일부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큼 크게 성공한 것도 사실이지만, 이들의 눈부신 성공 스토리 이면에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절대 다수(95.5%)가 실패했다는 진실이 감춰져 있다고 기자는 전한다. 어느 누구도 이 점을 들춰내고 싶어하지 않지만 막상 생업 현장에서는 신규 설립된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1년도 채우지 못하고 결국 폐업하기 일쑤이며 단 4.5%만이 성공업체(생산단계 이상의 스타트업)로 분류되어 생명을 이어가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실패율

(단위: 개사, %)

구분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영업 중인 스타트업

3,045

3,476

3,827

4,069

4,331

4,326

성공업체

34

45

162

207

181

198

성공 업체 비중(%)

1.1

1.2

4.2

5.0

4.1

4.5

자료원: 이스라엘 통계청

 

이스라엘의 자랑이었던 높은 스타트업 신규 설립 비율도 최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6년에는 전년도 대비 16% 하락한 625개의 스타트업만 신규로 등록되는데 그쳤다. 한편 스타트업 폐업 규모는 증가했다. 이스라엘 기업청에 폐업을 신고한 스타트업의 수는 전년도 대비 29% 증가한 396개에 달한다. 셈 빠른 현지 언론들이 스타트업 시장의 성장 둔화를 우려하며 실패 이유와 원인을 점검하고 하루 빨리 대책마련을 해야 한다고 아우성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신규설립/폐업 규모

(단위: 개사)

구분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신규 스타트업 설립 규모

563

675

704

712

750

625

스타트업 폐업규모

153

199

191

263

307

396

자료원: 이스라엘 통계청

 

교육분야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스타트업의 높은 실패율이 현지 고등학교 및 대학교에서 제공하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 교육이 충분하지 않은 데서 기인한다고 지적한다. 기업가정신과 국가 경제성장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비영리 국제연구단체 GEM(Global Entrepreneurship Monitor)은 최근의 조사결과를 인용하여 이스라엘 고등학교 및 대학교에 개설된 기업가정신 교육 프로그램은 과정 자체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참여율도 저조하여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스라엘 최대 공과대학인 테크니온(Technion)의 졸업생 중 스타트업을 설립한 창업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중 과반수(50%)가 창업을 하기 이전 기업가정신 교육 또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테크니온 공대는 2006년부터 학교 부설 전문기구(Bronica Entrepreneurship Center)를 설치하고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기업가정신 함양과 창업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매우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선발과정 탓인지 참여율이 높지는 않다. 평균적으로 한 해에 창업을 희망하는 100개의 팀이 신청을 하지만,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 소수의 팀만 연 단위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폐쇄형 지원 시스템이다. 센터 개소 이래 지금까지 교육받은 기업 중 단 20개 스타트업만이 기업청에 정식으로 등록되었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여전히 창업을 권하는 사회 분위기가 팽배하다. 소수의 성공사례를 부각시키며 마치 누구라도 창업만 하면 성공은 당연히 뒤 따라올 것처럼 과장하며 청년들을 선동한다. 시류에 편승해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창업지원 기관이나 브로커들 역시 창업지원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뿐 아니라 창업과 관련한 충분한 교육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들에겐 그저 창업자체가 중요해 보인다. 많은 청년들이 창업의 꿈을 꾸며, 너무나도 쉽게 창업을 시도하지만 대부분이 바로 실패하는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기본적인 교육 부족은 물론이고 준비조차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창업 실패율이 높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Shlomo Meital 기자는 이스라엘이 스타트업 실패율을 낮추고 스타트업 국가라는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대학교에서의 기업가 정신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그 중요성을 충분히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스라엘 첨단기술 산업은 전문인력 부족으로 빨간 불

 

2016년부터 이어져온 이스라엘 첨단기술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이자 가장 큰 숙제는 시장내 전문인력의 부족이다. 스타트업 국가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이스라엘의 첨단기술 산업은 전문인력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이다.

 

이스라엘내 전문인력이 부족해진 첫 번째 이유는 교육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스라엘은 정부 예산의 20%를 교육부문에 투자할 만큼 공교육 강화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지만 현지 중고등 학생들의 수학, 과학 실력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최근 10년간 이스라엘의 이공계 학생 수가 현저하게 감소하면서 과학 교사의 수도 덩달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최근 일부 대학에선 수강생을 채우지 못한 과학 관련 과정이 줄줄이 폐지되고 있다. 고등교육위원회(Council For Higher Education)에서 집계한 이스라엘 대학교의 학과별 학생 수를 살펴보면, 수학과 컴퓨터 관련된 이공계 학생 비중이 인문계보다 특히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수리 및 컴퓨터과학을 기피하는 교육 현장의 위기로 말미암아 첨단기술 산업의 기반이자 미래로 까지 추앙 받던 과학기술 분야는 단숨에 이스라엘 IT 산업 미래의 가장 큰 걸림돌로 전략해 버렸다.

 

2017년 기준 대학교 학과별 학생 수

(단위: %)

 

자료원: Council For Higher Education

 

줄어든 이공계 학생들 수만큼이나 교육수준의 격차도 문제다. 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약 10%를 차지하는 하리딤(정통파 유대인 계층)은 유대교 교리와 율법 연구를 평생의 업으로 삼는 계층으로 국가 징병제에 참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일체의 경제활동도 하지 않는 빈곤층이다. 이들을 위한 종교인 학교는 일반 학교와 달리 대부분의 교과 과정을 히브리어와 토라(유대교 성서)에 기록된 역사와 시, 족보, 율법 등에 할애한다. 추가 교양과목으로 초등학교 수준의 수리, 과학, 경제를 배우기는 하나 교과 수준 상 이들 계층을 산업분야의 전문인력으로 성장시키는 데는 무리가 있다.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아랍 인구도 대표적인 교육 소외 계층이다.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이들은 이스라엘 영주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지만 교육기회와 환경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과 불평등을 경험하고 있다. 이스라엘 전체 IT 인력 중 아랍계가 차지하는 비율이 1% 미만인 것만 보아도 이들에게 교육이 얼마나 제한적인지 가늠할 수 있다. 이러한 계층별 교육 격차와 일반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가 맞물려 이스라엘 IT 시장에 심각한 전문인력 기근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인력부족의 두번째 원인은 인재의 해외 유출이다. 그나마 가용한 국내의 전문 인력이 이스라엘을 빠져나가는 것이라서 오히려 교육보다 더 시급한 문제다. 현지 노동 시장이 협소한 탓에 이스라엘의 고학력자들은 기회만 주어진다면 더 좋은 환경과 보수를 찾아 해외로 떠나려고 한다. 이스라엘 통계청에 따르면 이스라엘 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내국인 중 3년 이상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인구가 2017년 기준으로 약 32천명에 달한다고 한다. 특히 박사학위 소유자들의 해외 체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분야별로 보면 수학, 컴퓨터과학, 기계공학 분야 등 현재 이스라엘 첨단기술 산업에 가장 필요한 분야의 고학력자들의 비중이 특히 높다. 그도 그럴 것이 해외에는 고학력 전문가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학교나 연구소, 기업의 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국내보다 더 많은 연구 기회를 보장하고 관련 지원을 아끼지 않는 최상급 근무지가 많다. 더욱이 급여나 복리후생 면에서도 국내에 비해 월등히 좋은 처우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스라엘 정부가 이들 전문인력의 국외 유출을 막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스라엘 내에 전문 인재가 선호하는 대학이나 연구기관의 수가 비약적으로 늘지 않는 한 해외 체류 고학력자 비율은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내걸고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이스라엘 고학력자들을 유인하려고 애쓰는 한편 혁신 비자 등 외국인 전문가의 유입을 장려하는 신규 정책을 추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시장수요를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자료원: 이스라엘 경제지 The Marker, Globes, 이스라엘 통계청, 텔아비브 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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