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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관 르포] 카테고리 이노베이터(Category Innovator), 실리콘밸리가 앞서나가는 이유
  • 직원기고
  • 미국
  • 실리콘밸리무역관 고영준
  • 2018-11-16
  • 출처 : KOTRA

- 혁신(innovation)은 발명(invention)과 달라 -
- 세상에 없던 것을 창조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가 없어 -
- 우리가 친숙하게 알고 있는 분야를 혁신하는 방향으로 개척하는 것이 지름길 -

고영준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발명(invention)과 혁신(innovation)의 차이


화가이자 조각가, 발명가, 건축가, 기술자, 해부학자, 식물학자, 천문학자, 지리학자, 음악가 등으로 통칭되는 이탈리아 출생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최후의 만찬’과 ‘모나리자’를 통해 아직까지 우리에게 가까이 있는 존재이다. 그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림뿐만이 아니라,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인류가 지금 영위하고 있는 다양한 제품들을 300~400년 전에 이미 설계했다. 헬리콥터, 탱크, 비행기 등 많은 것들을 스케치하며 연구했고, 그가 메모한 창작 노트가 담긴 자료만 해도 600페이지가 넘는다고 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헬리콥터(Aerial Screw) 설계도

Aerial Screw word_image

자료원: historylists.org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혁신, 스타트업, 기업가정신 등으로 통칭되는 실리콘밸리 문화는 발명보다는 혁신에 가깝다. 그것도 점진적인 혁신이 아니라 와해적인 혁신 말이다. 혁신이 기존에 과학자들이 추구했던 발명과 본질적으로 다른 것은 발명은 자연을 모방해 그것이 인간의 생활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드는 것인 반면, 혁신은 기존에 존재하나 스타트업 또는 기업이라는 중간 매개체를 통해 고객들에게 보다 많은 가치가 전달되는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아직 기업의 최소 기능 제품(Minimum Viable Product)을 정하지 못한 잠재 기업가들은 세상에 없던 것을 창조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것이 아니라, 실리콘밸리에 와서 실제로 선배 기업가들이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고 그 결과물이 얼마나 가치를 창출하고 있어서 투자자금이 몰리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할 것이다.

 

카테고리 크리에이터(Category Creator)


2013 Harvard Business Review에서 발간한 ‘Why It Pays to Be a Category Creator(왜 카테고리 크리에이터가 돼야 하는가)’에 따르면,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500년 넘게 커피를 마시고 있었지만 그 커피를 마시기 위한 방법이 1990년대에 등장한 큐리그(Keurig)사에 의해 획기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회사는 2004년 미국의 개인 가정커피 시장에 K-Cup의 형태를 통해 진출했다. K-Cup은 개당 미국에서 50센트에 판매되고 있으며 200가지가 넘는 맛이 난다. 기존 방법으로 커피를 끓인 비용 대비 10배 정도로 비싸지만, 고객들은 큐리그(Keurig)사가 개발한 타입의 커피를 소비해 나오는 속도와 편리성의 급부를 선택하기 위해 그 대가를 기꺼이 지불하고 있다. 큐리그(Keurig)사에서 나오는 커피메이커와 팟(pod) 2012년 미국 내 매출액은 38억 달러를 초과했으며, 4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한 바 있다.

 

큐리그(Keurig)사는 점진적인 혁신을 통해서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범주를 창출함으로써 이러한 결과를 달성했다. 이는 모든 형태의 기업이 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방향이다.

 

수익성 있는 카테고리 창출이 가능한지 알아보기 위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포춘(Fortune)에 등재된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 100개를 조사했다. 카테고리 창출에 도움이 된 13개 회사의 매출 증가율이 지난 3년간 5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가치 기준으로는 3년간 시가 총액이 74% 증가했다. 이 분석 결과는 명확하다. 카테고리 크리에이터는 훨씬 빠른 성장을 경험하고 점진적인 혁신만을 시장에 내놓는 회사보다 훨씬 더 높은 투자 가치를 얻는다는 것이다.

 

카테고리 창출은 일반적으로 대기업에는 예외적인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닐슨(Nielsen)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유수의 소비재 회사 중 13%만이 2008년에서 2010년까지 획기적인 혁신을 도입했으며 획기적인 비즈니스 모델도 만들어냈다. 대기업은 카테고리 창출을 위한 자원, 역량, 성장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시장 내 많은 리더들은 새로운 진입자가 획기적인 제품 및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것을 관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고위 간부들에게 왜 그들의 조직이 카테고리 창출을 추구하지 않는지에 관해 물을 때, 우리는 같은 세 가지 대답을 얻었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 비해 스타트업이 혁신적인 카테고리를 창출하는데 더 낫다거나, 현재 기업들은 그런 것들을 추구할 여유가 없다거나, 현재 기업이 처해 있는 시장은 성숙돼 있고 고객들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접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등의 답변이다. 오랄비(Oral-B)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볼 때 칫솔과 같은 소비재 시장에서 고객들이 숨겨진 니즈를 갖고 있으리라고 보기는 쉽지 않다. 당시 칫솔 시장은 수동 칫솔( $1)과 플러그인 전기($50 이상)로 나뉘어져 있었다. 두 개의 카테고리 사이에 진입이 가능한 크레스트(Crest) 5달러짜리 배터리 구동 스핀브러시(SpinBrush) 2000년에 1000만 대가 판매됐다. 질레트(Gillette)의 경우 듀라셀(Duracell) 배터리 회사를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배터리로 구동되는 칫솔은 어찌보면 회사가 만들어야 할 분명한 제품군이었다. 이후 오랄비(Oral-B)는 내부적인 검토를 거쳐 약 8달러짜리 하이브리드(hybrid)형태의 ‘수퍼 프리미엄 수동’ 카테고리의 칫솔을 만들었다. 그 칫솔은 여전히 고객이 직접 칫솔질을 하지만 ‘파워 부스트’ 형태의 전력을 제공할 수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칫솔이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는 오랄비 펄사(Pulsar)이다.

 

카테고리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한 네 가지 방법으로 첫째 현재 시장을 넘어서 볼 수 있는 적합한 사람들을 배치하라. 둘째 시장동향 조사를 실시하라. 기존의 시장동향을 이해하는 데 지나치게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는 않은지 유의하고, 향후 행동을 예측하는데 관심을 가지는 게 좋을 것이다. 셋째 자원과 인센티브에 대해 창의적으로 생각하라. 카테고리 창출을 위한 예산 수립을 고려하고, 비록 단기적인 이익을 제공하지는 못하지만 회사를 새로운 영역으로 옮길 수 있는 아이디어에 투자할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위험 회피가 카테고리 크리에이터가 되는데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회사 내부의 문화를 자세히 살펴보고 자신이 그중 한 명이 아닌지 확인하는게 중요하다. 새 범주를 시작하면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아주 크기 때문이다.

 

카테고리 이노베이터(Category Innovator)


2018년에 K-Global@Silicon Valley 2018 행사에는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과 많은 투자가들이 참여해 올해에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이 중요시해야 할 키워드들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중 투자 포럼에서 사회를 보았던 알토스 벤처스(Altos Ventures)의 호남 대표가 시장에 나와 있는 수없이 많은 스타트업들 중에 양질의 기업을 선발하고 투자에 이르기까지의 의사결정 포인트를 무엇인지 주제를 제시했다. 이 때 미국 내에서 약 5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전통적으로 유명한 벤처캐피털 회사인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의 채대권 Principal은 카테고리 이노베이터(Category Innovator)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카테고리 이노베이터는 쉽게 말해 최근에 와해된(disrupted) 각 산업 분야에서 1등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을 의미한다. 조금 정확하게는 각 산업군에서 산업을 개척한 First Frontier가 아니라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독보적인 Last Survivor를 의미한다. 검색시장을 예로 들었을 때 예전에 알타비스타, 라이코스, 야후가 시장 개척자였으나 지금은 야후를 빼고는 대부분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었고, 구글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카테고리 이노베이터 예시

· 운송(Transportation) 우버(Uber)

· 숙박(Hospitality) 에어비앤비(Airbnb)

· 음악(Music) 스포티파이(Spotify)

· 검색(Search) 구글(Google)

· 이커머스(Ecommerce) 아마존(Amazon)

 

상기에 언급된 기업들은 대표적인 카테고리 이노베이터에 해당된다. 클라이너 퍼킨스와 같이 역사와 전통이 깊은 투자기업들은 구글, 제넨테크, 아마존 등이 비즈니스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부터 카테고리 리더로서 기업 가치를 눈여겨보고 투자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앞서 저자가 ‘[무역관 르포] 실리콘밸리의 유니콘을 통해 비쳐본 투자 트렌드’를 통해 언급한 데스크톱 메탈(Desktop Metal)사를 포함해 스포티파이, 슬랙 등의 기업에도 투자를 진행했다.

 

해당 기업들의 공통점은 고객들에게 시장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몰입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했다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창업가들이 그렇지만 세상에서 풀지 못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일종의 선교사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고도 지칭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점진적인 문제해결이 아닌 급진적인 해결을 통해 시장을 새롭게 창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례로 구글 X 2010년에 구글 내 Top Secret Lab으로 출발했다. 구글이 알파벳 지주회사로 변경되면서 2015년 알파벳 자회사에 포함됐고 현재 회사 정식 명칭은 ‘X’이다. X는 문샷(moonshot) 프로젝트로 명명되는 프로젝트 선정 기준으로 아래 3가지의 요소가 중복된 문제를 타깃으로 잡는다.


  ① 거대한 문제(Huge Problem): 백만 명 또는 십억 명 이상의 인구가 영향을 받음.

  ② 급진적인 해결책(Radical Solution): 와해적 혁신을 통한 문제해결방식이 요구되는 것

  ③ 돌파구 기술(Breakthrough Technology): 이를 가능케 하는 혁신적인 솔루션을 보유할 것

 

'X'가 추구하는 문샷 프로젝트의 벤다이어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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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에서 선정한 프로젝트들은 4가지의 단계를 거쳐 알파벳 산하의 독립된 자회사로 승격이 가능하다. 프로토타입(Rapid Evaluation) → 선별(The Foundry) → 프로젝트 구성(X Project) → 분사, 스핀오프(Graduation)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X의 첫 번째 프로젝트인 웨이모(Waymo)의 경우 선정부터 분사까지 약 8년의 기간이 소요됐다. 알파벳은 외딴 곳에 인터넷을 제공하는 ‘프로젝트 룬(Loon), 무인 항공택배 서비스인 ‘프로젝트 윙(Wing)’ 등을 분사했으며, 알파벳 지주사 안에 일종의 이니셜별로 혁신적인 기업을 보유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K-Global @ 실리콘밸리 2018 그리고…


K-Global@Silicon Valley는 주요 IT기업을 포함한 국내 혁신기업들이 실리콘밸리에서 수출, 마케팅, 투자, IR 등 다양한 사업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는 융복합사업이고 올해로 7회차를 맞이했다. 올해에는 ‘Ready to Build Tomorrow?(내일을 만들어갈 준비가 되어있는가?)’를 주제로 4차 산업혁명 분야 중 한미 공동 관심 분야인 △ 미래자동차, △ 로봇, △ 인공지능(AI), △ 가상(VR)·증강(AR) 현실, △ 빅데이터 및 클라우드를 테마로 개최됐다. 향후에도 첨단산업 분야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할 예정으로 카테고리 이노베이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잠재력이 있는 한국 기업들이 항상 주지하고 지켜보아야 할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차년도 사업과 관련해 아이디어가 있으신 분들은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의 문을 두드리면 적극 반영할 예정이니 2019년과 그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를 해주길 바라며 이번 글을 마치고자 한다.

 


자료원: Harvard Business Review, Historylists.org, Nielson, Kleiner Perkins, Google X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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