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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핀란드로부터 배울 점
  • 외부전문가 기고
  • 핀란드
  • 헬싱키무역관 성새롬
  • 2018-04-27
  • 출처 : KOTRA

디자인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핀란드로부터 배울 점

- 우리도 고부가가치 산업발달을 위해 한국만의 디자인경쟁력 키워야 -

 

 

 

핀란드는 세계 시장에서 스웨덴·덴마크·노르웨이와 함께 노르딕 디자인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북구 디자인 강국이다. 대표적으로 핀란드 디자이너 알바 알토(Alvar Aalto)는 독특한 가구와 조명, 식기와 같은 인테리어 제품으로 업계에서 ‘모더니즘의 아버지’로 불린다. 이딸라 (Ittala, 주방용품), 마리메꼬 (Marimekko, 의류), 아르텍 (Artek, 가구) 등의 브랜드 역시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매년 꾸준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핀란드 디자인의 대표 주자이다.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는 2012년 세계 디자인 수도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디자인을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발달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시도하고 있는 핀란드의 사례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 모두를 위한(design for all), 지속가능한(sustainable) 핀란드 디자인

 

핀란드 디자인은 단순한(simple), 기능적인(functional), 자연적인(natural) 디자인으로 표현된다. 절제된 단순미와 실용성, 재료의 본래 그 자체의 질감을 최대한 살린 자연미와 뛰어난 기능성을 표방한다. 헬싱키 디자인 박물관 이사 겸 디자인 디스트릭트 협회 회장 피야 레티넨(Ms. Piia Lehtinen)은 KOTRA와의 인터뷰에서 핀란드만의 디자인 스타일의 배경을 핀란드 역사에서 찾는다. 핀란드는 약 650년에 걸친 스웨덴 지배 이후 100년간의 러시아 통치를 거쳐 지난 해 독립 100주년을 맞았다. 여타 유럽 국가와 달리 왕실 역사가 없는 핀란드는 독립 이후 재건 과정에서 국민들이 직접, 자신의 필요에 맞는 제품들을 발전시켜 왔다. 이 과정에서 서민을 위한, 모두에게 평등한(equal for all) 디자인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핀란드 디자인이 생활용품에 특히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서민의 필요에 의해 발전’되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피야 레티넨은 또 다른 핀란드 디자인의 특징으로 ‘지속가능성’을 꼽는다. 핀란드인들은 디자인에 있어 자연과 사람의 지속적인 공존을 추구한다. 일례로 핀란드 알토 대학교 디자인 학부에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라는 전공이 존재할 정도로 지속가능성은 핀란드 디자인 산업의 중요요소이다. 핀란드 사람들은 본인이 쓰던 가구나 식기 등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경우도 많다. 그 만큼 제품 교체주기가 전반적으로 느린 편이다. 1930년 출시된 알바 알토의 Savoy 화병은 현재에도 여전히 “핫”한 베스트셀러이다.

 

□ 핀란드 디자인 산업의 ‘지속가능한’ 경제적 효과

 

이러한 특성으로 봤을 때 핀란드 디자인은 상업성과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핀란드의 디자인 산업은 실제로 국가적으로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핀란드 디자이너 협회인 Ornamo의 자료에 의하면, 핀란드 디자인 산업의 연간 매출규모는 2015년 기준 32억 유로에 달한다. 게임, 소프트웨어 등 디지털 컨텐츠로 창출되는 가치까지 합하면 연간 매출은 39억 유로(약 4.5조원)에 달하며, 이는 핀란드 전체 GDP의 1.9%(2천 90억 유로)에 상응하는 규모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디자인 산업의 매출규모는 약 15조원에 달해 전체 GDP 대비 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또 놀라운 점은 핀란드 디자인 산업은 중소 디자인 전문기업이 전적으로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OECD 발표 결과, 핀란드의 디자인 전문기업은 약 2천개사로 한국의 50%에 지나지 않는다(한국 4,900개사). 그러나 우리나라 인구와 GDP 규모를 감안한다면, 핀란드에는 한국보다 많은 수의 디자인 전문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핀란드 디자인 업계에 독점적인 위치를 누리고 있는 기업이 없다. 따라서, 핀란드 디자인 산업은 일부 스타 플레이어가 아니라 수많은 디자인 전문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에 의해 발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핀란드 디자인 산업이 자생적으로 결실을 맺은 ‘Helsinki Design District’

 

핀란드 디자인산업의 발전에는 정부, 그리고 지역사회가 기여한 바도 크다. ‘Helsinki Design District(이하 HDD)’는 디자인 업계, 학계 및 정부의 협업을 통해 디자인 산업의 클러스터가 도심에 구축된 대표 사례이다. HDD는 헬싱키 디자인 박물관에서부터 푸나부오리(Punavuori), 크루누하카(Kruunuhaka)를 거쳐 울란린나(Ullanlinna)까지 헬싱키 시내 중심에 걸쳐 있는 지역으로, 아티스트의 오픈 스튜디오부터 빈티지 샵, 갤러리, 카페, 그리고 디자인 기업의 플래그십 스토어까지 핀란드 디자인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최근에는 디자인 디스트릭트 하나만을 방문하기 위해 핀란드를 찾는 관광객도 늘어나고 있을 정도이다.

 

HDD는 2005년 헬싱키 디자이너 및 예술작가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커뮤니티에서 시작되었다. 현재 참여하고 있는 회원사는 공방을 겸한 카페부터 마리메꼬 같은 대기업까지 매우 다양하다. 누구나 HDD 협회의 심사를 거쳐 회원이 될 수 있으며, 협회는 디자이너 혹은 디자인 기업이 사회에 미칠 영향과 창출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를 기준으로 기업을 선정한다. 일단, 회원 가입시 공동 마케팅 프로그램이나 교육 기회가 제공된다. 모든 회원사는 HDD라는 공동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으며, 매체를 활용하여 손쉽게 자체 마케팅과 홍보를 추진할 수 있다. 또한, 회원기업 대상교육도 실기되며, 주제는 UI/UX 디자인 방법론 같은 전문분야에서부터 알리페이 도입 및 사용방법과 같은 실용적인 분야까지 디자인 기업 및 소상공인이 필요로 하는 모든 분야에 걸쳐 있다.

 

□ 한 발짝 물러나서 지원하는 헬싱키 시의 지원정책

 

헬싱키 시는 HDD 운영 예산의 대부분을 지원하고 있다. 놀랍게도 헬싱키 시에는 세계 유일의 CDO (Chief Design Officer)라는 국장급 직책이 있을 정도로 시정(市政)에서 디자인 산업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상당하다. CDO는 헬싱키의 모든 디자인 정책을 결정하며, 기업-대학-헬싱키시의 산학연 디자인 프로젝트 및 연구 활동에도 관여한다.

 

헬싱키 시는 디자인 산업을 ‘무체물 투자(intangible invest)’이지만 매우 투자할 가치가 있는 대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산업에 대한 지원원칙은 간단하다. 즉, 시당국은 지원을 하되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HDD가 구체화 되는 과정에서도 헬싱키 시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다. 현재에도 HDD의 프로그램은 회원사가 자율적으로 기획하여 위원회의 승인을 받거나, 헬싱키 디자인 박물관의 기획에 의해 추진된다. 회원사는 세미나와 교육을 통해 노하우를 공유하고 컨설팅을 하는 등 자율적인 교류를 통해 성과를 창출한다. 핀란드 경제고용부 산하 무역진흥기관인 Business Finland가 부분적으로 관여를 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런 경우에도 직접 지원이 아니라 회원사의 수요에 따라 마케팅 컨설팅을 지원하는 등의 간접지원 형태를 취하고 있다.

 

실제 Business Finland의 컨설팅 사례를 살펴보면, ‘Design Lab’이라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돋보인다. Design Lab은 디자이너, 마케터, 연구원, 알토 디자인대학 학생 등 프로젝트에 따라 다양한 인력이 협업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연구소다. 디자인 랩의 최초 프로젝트는 HDD의 경험 디자인 개발 및 차별화를 위한 마케팅 전략과 디자인 콘셉트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현재에도 디자인 랩은 디자인기업의 수요에 맞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디자인 랩은 알토 디자인 대학과의 유기적인 협업을 하고 있어 산·학간 연계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학생들은 프로젝트에 참가함으로써 경력을 쌓는 동시에 연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그리고 기업은 학생들의 재능을 활용해 성과를 내는 방식으로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

 

또한, 헬싱키 박물관은 업계 네트워킹 활성화를 위해 ‘Design Club’이라는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디자인 클럽은 콘퍼런스, 세미나 및 네트워킹 행사를 통해 다양한 협업 기회를 제공한다. 여기에는 디자인 기업뿐 아니라 은행, 부동산까지 디자인 클럽의 회원으로 가입하여 디자인과 비즈니스를 넘나드는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핀란드 디자인 산업은 업계·대학·정부의 유기적인 협력에 기반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정부는 디자인산업 발전을 전통적인 방식의 정책지원 보다 기업의 수요를 우선한 프로젝트 방식으로 지원한다.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는 예산을 절감하고, 더불어 실질적인 성과를 얻어낸다. 정부의 지원정책은 업계의 문제와 해결책도 디자인 기업 당사자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심지어 헬싱키 시는 DDH에 대해 지원을 개시한 이후 금년에 들어서야 회원사의 경제적 성과를 측정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국의 디자인 산업은 세계시장에서 조금씩 진가를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 디자인 산업의 잠재력에 비해 우리의 인식 수준은 여전히 미흡하다. 심지어 서울은 헬싱키보다 2년이나 빠른 2010년 세계 디자인 수도에 선정되었으나, 이를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최근 넛크래킹 현상으로 인한 고부가가치 소비재산업 육성이 뜨거운 이슈이다. 이 같은 현실에 디자인 산업의 육성은 우리에게 과제이자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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