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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벨기에 사람들의 뱃속에는 벽돌이 있다.
  • 외부전문가 기고
  • 벨기에
  • 브뤼셀무역관 이윤진
  • 2017-12-04
  • 출처 : KOTRA




윤웅희 KU Leuven 석사과정 졸업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은 프랑스 파리와 함께 아르누보 양식으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시내를 따라 산책하다 보면 유명한 건축가인 빅토르 오르타(Victor Horta)나 앙리 반 데 벨데(Henry van deVelde)의 작품이 아니더라도, 도시 곳곳에서 그들의 영향을 받은 많은 건축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1, 2차 대전으로 인해 폐허가 된 영토를 재건하며 쌓인 기술들로 벨기에의 건축복원술은 유럽에서도 널리 알려진 바 있습니다. 하지만 벨기에에는 건축과 관련된 이와 같은 역사적인 사실보다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바로 집에 대한 벨기에 사람들의 현재 진행형의 관심과 애착입니다.

 

벨기에 속담 중에 모든 벨기에인은 뱃속에 벽돌을 지닌 채 태어난다(De Belg wordt geboren met een baksteen in de maag)”는 말이 있습니다. 이 속담은 내 집을 장만하고자 하는 보편적인 기대를 넘어 타인이 만든 집을 구매하기보다는 자기가 거주할 집을 스스로 짓고자 하는 집에 대한 벨기에 사람들의 남다른 애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집에 대한 벨기에 사람들의 이러한 유별난 애정은 세계적인 건축가들을 탄생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때론 특이한 결과물들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아파트 문화가 지배적인 한국과는 달리 벨기에에서는 개인주택을 흔히 볼 수 있는데, 덕분에 벨기에의 주택가에는 안팎으로 집주인들의 취향이 많이 반영된 집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중의 몇몇 집들은 벨기에의 못생긴 집들: 따라 하지 마시오(Belgian ugly houses: Don’t try this at home)”라는 블로그에 소개되어 SNS를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져 2015년 책으로 출간되기도 했습니다. 아직도 새로운 포스팅이 올라오는 이 사이트를 방문하면 괴상하리만치 독특한 개성을 가진 집들과 함께 벨기에인의 고집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관련 링크 : http://uglybelgianhouses.tumblr.com).


벨기에의 특이한 주택 모양  

     자료원 : uglybelgianhouses.tumblr.com

 

하지만 이렇게 생긴 집이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지었을 거라고 생각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벨기에의 집 수리공들은 작업복을 입고 출근했다 람보르기니를 타고 퇴근한다는 농담이 있을 만큼 유럽국가 중 인건비가 높기로 유명한 벨기에에서도 특히 집수리 관련 인건비는 더욱 비싼 실정입니다. 물론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불법으로 값싼 인건비를 내건 업자들도 있으나, 비용을 조금 더 지불하더라도 일 잘하는 업자에게 공사를 맡기기 위해 2년 이상 기다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만큼 벨기에 사람들은 집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벨기에 사람들의 집에 대한 애정은 취미생활로도 이어집니다. 대규모의 공사나,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라면 자신이 직접 집이나 정원에 손을 대는 일도 흔합니다. 일찍이 한국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DIY붐이 일었던 것처럼, 벨기에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필요한 가구를 직접 만들거나 페인트칠을 하고, 뒷마당에 정원을 가꾸는 등 세대를 막론하고 일상적인 일들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덕분에 벨기에 곳곳에는 집이나 정원에 관련된 다양한 DIY 상품들을 파는 상점들이 많이 있습니다. 조립식 가구로 유명한 세계적인 기업 Ikea 뿐 아니라 Brico, Gamma, Hubo, Mr.Bricolage 등의 하드웨어 체인, 정원관리용품을 취급하는 Aveve 등의 상점들은 벨기에 어디를 가던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제품의 포장지에 적힌 낯선 네덜란드어와 불어를 넘어 설 수 있다면, 이런 DIY 상점들은 새로운 취미의 즐거움을 넘어 벨기에 사람들의 일상을 엿보게 하는 수많은 단서들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벨기에라고 하면 초콜릿, 와플 혹은 감자튀김 등의 먹거리들이 먼저 떠오르지만, 정작 벨기에 사람들의 뱃속에는 벽돌이 있다는 사실은 벨기에 사람들의 삶과 생활을 이해하는데 많은 힌트를 주고 있습니다. 혹시 벨기에 사람과 대화를 하게 되었을 때, 변덕스러운 날씨 이야기 말고 무슨 이야기를 더 해야 할지 막막해진다면 집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신중하고 보수적인 성향이라 쉽게 친해지기는 어렵다고 알려진 벨기에 사람들이지만, 그들이 소중히 여기는 집이나 정원에 관한 주제로 대화를 하다 보면, 아마도 그 사람의 취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 초대라는 기회로 이어질지도 모릅니다.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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