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부터 계속된 불황에 비관적인 전망과 우려 –

- 주력시장 위축, 신기술로 인한 위협, 프랑화 강세 등이 주요 원인 –

- 올해부터 스위스니스 법안 시행 -

 

□ 스위스 시계 산업 동향

  ㅇ 스위스 연방 관세청(EZV)에 따르면 스위스의 총수출은 2016년 기준 전년대비 3.8% 증가한 210억7000만 스위스 프랑을 기록. 스위스의 주력 수출품목 중 제약∙의약산업의 호조가 이러한 상승세를 이끈 반면, 기존 효자품목이었던 시계 산업만은 위축세를 보임.

  ㅇ 스위스 시계산업협회(Federation of the Swiss Watch Industry)에 따르면 2016년 스위스의 시계 수출규모는 194억 스위스 프랑(약 22조3000만 원)이며, 전년대비 20억 스위스 프랑(2조3000만 원)인 9.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됨.

    - 연간 스위스 시계 수출액 규모가 200억 스위스 프랑 이하를 기록한 것은 2011년 193억 스위스 프랑 이후 최초임. 최근 불경기로 인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약 15% 성장했던 시계산업은 2009년 글로벌 경제 위기 때 수준으로 돌아감. 최근 감소세는 2009년 당시만큼 급격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남(총수출량과 수출액이 각16.9%, 22.2% 감소).

스위스 시계 수출동향

                                                                                                                            (단위: 백만 스위스 프랑)

자료원: 스위스 시계산업연맹(Federation of the Swiss Watch Industry)

□ 시계 산업 수출 불경기의 주요 원인

  ㅇ (주요 수출 시장의 위축) 영국(5위) 제외 10대 수출 대상국에서 마이너스 성장

    -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반 부패 정책으로 고가 명품을 더 이상 뇌물로 주고받거나 은닉 재산으로 다루지 못하게 되면서 중국의 수요가 급감했음. 또한 반 부패법 시행 이후 중국과 홍콩에서의 스위스 명품시계 매출은 각각 25%, 22% 가 하락함. 이로 인해 제1, 제3 수출대상국인 홍콩과 중국으로의 전체 수출규모가 각 25.10%, 3.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남.

    - 유럽 시장의 경우 잇달아 발생한 테러 사건으로 유럽을 찾는 관광객 수가 줄어들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됨. 10대 수출대상국 중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로의 수출이 각 19.6%, 10.3%, 10.4% 감소하는 등 강한 위축세를 기록했음.

스위스 시계 주요 수출국 현황

                                                                                                (단위: 백만 스위스 프랑, %)

자료원: WTA, 스위스 시계산업연맹(Federation of the Swiss Watch Industry)

스위스 시계품목의 주요 수출국 추이

자료원: 스위스 시계산업연맹(Federation of the Swiss Watch Industry)

스위스 시계 대륙별 수출 증감률

자료원: 스위스 시계산업연맹(Federation of the Swiss Watch Industry)

    - 같은 정책에 영향을 받았으나 홍콩과 중국 대상 수출규모의 감소세가 차이가 나는 이유는 전자가 단가가 높은 럭셔리 최고급제품 중심이고 후자가 쿼츠 등 저급품 중심이기 때문임.  특히 3000프랑 이상의 럭셔리 시계 매출이 12% 감소했는데, 이는 전체 시계 수출 감소분의 80%를 차지함.

쿼츠시계-메카니컬 시계의 판매액과 판매량

                                                                                (단위: 백만 스위스 프랑)

자료원: 스위스 시계산업연맹(Federation of the Swiss Watch Industry), 딜로이트

중국-홍콩 시장의 판매액과 판매량

                                                                                        (단위: 백만CHF)

자료원: 스위스 시계산업연맹(Federation of the Swiss Watch Industry), 딜로이트

  ㅇ  신기술 출현으로 위협받는 고전(Classic) 시계

    - 시장분석기업인 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2016년 4분기 전 세계 스마트 워치 판매량은 810만 개로 스위스 시계의 판매량 790만 개를 돌파함.

    - 2014년 애플 워치 출시 당시 조너선 아이브(Jonathan Ive) 애플 부사장은  “애플 워치가 스위스 시계산업을 곤경에 빠뜨릴 것”이라고 언급하며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들과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음. 이는 스마트 워치가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Wareable Device Market)이 아닌 전통 시계 산업군에 포지셔닝을 한 것으로 스마트 워치가 전통적 시계와 시장점유를 두고 경쟁을 이어갈 것을 시사함.

    - 이러한 스마트 워치 시장에 대응해 스위스 고급시계 브랜드에서 자체 고급 스마트 워치를 출시하는 추세임. 태그호이어(TAG Heuer)는 지난해 구글(Google)·인텔(Intel) 등과 함께 1400프랑(약 169만 원) 대의 자체 고급 스마트 워치를 출시한 바 있음. 그러나 높은 가격으로 인해 2015년 4분기 기준 전체 스마트 워치 시장의 약 1%를 차지하는 등 큰 성과를 내지 못함.

  ㅇ (환율 요인) 지속되는 프랑화는 강세

    - 2015년 스위스 중앙은행(SNB)의 고정환율제 폐지로 스위스 프랑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제품 제조비용이 상승했음. 때문에 해외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됐고 수출에 주력하던 기업들은 타격을 받음.

    - 스위스 중앙은행의 고정환율제 폐지 발표 후 프랑은 유로화 대비 약 13%, 미국 달러 대비 약 12% 상승했으며 스와치 그룹 등 스위스 시계업체 주가는 평균 15% 이상 폭락함.

유로화 대스위스 프랑화 추이

자료원: 블룸버그(Bloomberg)

 

  ㅇ (기타 요인) 2016년 스위스 연방각료회의에서 통과된 새로운 ‘스위스니스(Swissness)’* 법안에 따라 기존의 50% 이상이었던 스위스산 부품 비율이 60% 이상으로 규격화되며 2017년 1월 1일부터 ‘스위스 메이드’ 표식 부착 규제가 강화됨.

    * 스위스 십자가와 같은 시각적 이미지뿐만 아니라 스위스산임을 나타내는 문구 등을 이용한 국가 브랜드 마케팅

    - 스위스 시계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통과된 법안이지만 이러한 규제와 보호장치가 오히려 스위스 시계산업을 망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음. 이자벨 슐럽(Isabelle Schluep) '스위스 취리히대학교(UZH) 부속 기업책임 및 지속가능성센터(CCRS)' 연구원은 스위스 시계 산업 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경쟁을 억제하는 독과점 구조와 정부의 시장 개입을 지적함.

    - 스위스 정부의 지원을 받는 스위스 최대 시계기업 스와치(Swatch) 그룹이 스위스산 부품을 독과점 하고 있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

□ 주요 기업 동향

  ㅇ 세계 1위 명품 시계 그룹 스와치의 2016년 총 판매액은 75억5300만 스위스 프랑으로 전년대비 10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3.6% 하락했음.

    - 스와치 그룹은 브레게(Breguet), 블랑팡(Blancpain), 오메가(Omega) 등 럭셔리 브랜드 뿐 아니라 저가 플라스틱 시계 스와치(Swatch)를 보유한 스위스 브랜드

    - 스와치 그룹의 대표 상품 중 최고급 시계군인 브레게, 블랑팡, 오메가는 중국인 소비자들에게 매우 선호되는 브랜드였지만, 상하이 ‘차이푸품질연구소(财富品质研究院)’의 ‘2016년 사치품보고서(China Luxury Report)’에 의하면 중국의 경제 발전속도가 더뎌지면서 중국인 소비자들의 시계 선호도 또한 변화되고 있고 과거와는 달리 고급시계를 구매하는 패턴에 변화가 생겼다고 분석됨.

    - 스와치 그룹은 스마트 워치 분야 도전, 글로벌 스포츠 행사 스폰서 위임 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노력에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중

  ㅇ 세계 2위 명품 시계 그룹 리슈몽(Richemont)은 2016년 말 250여 명의 인원 감축을 발표했음. 이와 같은 인원 감축안에 대해 노동조합과 여전히 대립중인 상태임. 리슈몽은 앞서 2016년 초에도 350여 명의 인원 감축을 발표했다가 재교육·명예퇴직 활동을 통해 규모를 줄여 100여 명을 감원한 바 있음.

    - 리슈몽은 까르티에(Cartier), 바슈롱 콩스탕탱(Vacheron Constantin), 피아제(Piaget), 몽블랑(Montblanc) 등 럭셔리 브랜드를 보유한 스위스 브랜드임.

    - 리슈몽은 2016년 총 판매액으로 11억760만 유로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6%의 성장률을 보임. 리슈몽 또한 그간 지속적인 판매량 감소세를 보였었지만 2016년 크리스마스 기간을 맞아 까르띠에 등 명품 시계군 판매량이 증가했음.

□ 전망

  ㅇ 스위스 시계 기업들은 계속되는 불황을 타개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진행 중이며, 2016 연간 리포트 등을 통해 2017년에는 긍정적인 전망을 예견함. 스위스 시계 산업 연맹은 또한 "이러한 불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17년에는 지금의 상황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함.

  ㅇ 한편, 딜로이트가 시계 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2016년 시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54%가 향후 12개월 내 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보임. 2015년 시행됐던 해당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2%가 부정적인 전망을 했음.

스위스 시계 전망에 관한 설문조사

자료원: 딜로이트(Deloitte)

  ◦ 특히 주력시장이었던 홍콩과 중국 시장의 회복세가 가장 우려되며, 새로운 시장으로 미국과 인도 등이 언급되고 있음.

    - 스와치 그룹의 태그호이어는 최근 뉴욕과 미국 기타 도시 축구팀의 공식 타임키퍼가 되는 등, 기타 스위스 시계 업체들 또한 4~5년간 주력해오던 아시아 시장이 아닌 미국 시장 등 새로운 지역으로 초점을 돌리는 추세임.

□ 시사점

  ㅇ 세계 최고의 시계 수출국이었던 스위스는 대외적으로 최근 몇 년간 중국을 비롯한 주요 수출대상국의 수요 감소, 스마트 워치 등 신기술 대체제의 등장, 스위스 프랑화의 강세로 인한 수출마진 감소 등 복합적 요인으로 수출 위축기를 겪는 중임. 대내적으로는 럭셔리 시계기업의 독점체제와 IoT로 옮겨가는 혁신 골든 타이밍을 놓친 것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음. 올해부터 시행되는 스위스니스 법안은 산업 보호라는 좋은 취지를 갖고 있으나, 경쟁력 악화라는 부작용 또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음.

  ㅇ 스위스 시계산업의 위축은 글로벌 시계 산업의 트렌드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으므로 국내 기업이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음. 브랜드 가치가 강한 럭셔리 시계의 위축은 한편으로는 중국 중심의 글로벌 경기 침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으나, 전통 시계를 스마트 기기가 대체해나는 과정이라고 해석할 여지도 있음. 일부를 제외하곤 글로벌 네이밍밸류가 약한 국산 제품은 럭셔리화보다는 스마트 기기화에 집중하는 대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음. 즉, 기계식 무브먼트 등 통상적인 부품 외에 디스플레이 및 제어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IoT화에 필수인 통신 연결(connectivity)를 위한 부품에 대한 수요의 확대에 대응해야 할 것임.

  ㅇ  장기적으로 3D 프린터의 발달로 인해 소형 부품의 수입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으나 스위스니스 법안이 시행됨에 따라 단기적으로 중저부가가치 부품에 대한 수요는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편임. 해당 법안의 시행에 따라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부품은 국산 것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중 일부를 해외소싱으로 돌려 대처하는 방법 등을 고려 중임. 국내 기업들은 상기한 혁신기술의 부품 외에 이러한 중저가 단순부품의 수요를 적극 잡아내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임.

 

자료원: FHS, Bloomberg, Deloitt, NZZ, Tages anzieger, Swissinfo, China Luxury Report, WTA, Swatch group 홈페이지, Richemont group 홈페이지, 조선일보, 매일경제, KOTRA 취리히 무역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