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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관 르포] 스페인 여심 사로잡은 ‘메이드 인 코리아’ 화장품
  • 직원기고
  • 스페인
  • 마드리드무역관 이성학
  • 2016-12-28
  • 출처 : KOTRA

- 한국 화장품의 우수한 가성비, 디자인, 혁신성 등에 매료 -

- 성공적인 시장진출을 위해 현지 유통업체와의 마케팅 협력 필요 -




□ 한국 화장품에 관심 집중


유럽은 요즘 K-뷰티, 즉 한국 화장품에 주목하고 있다. K-pop(케이팝)에서 시작된 한류 열풍이 어느덧 화장품 산업에까지 그 열기가 전파됐고, 동양여성들이 더 오랫동안 젊음을 유지한다는 유럽인들의 인식이 자연스럽게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힘입어 기존 유럽 또는 미국계 글로벌 빅 브랜드들이 장악하는, 난공불락과도 같아 보였던 유럽 화장품 시장에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소비성향이 유별나게 보수적이라 기존에 사용하던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스페인 여성 소비자들조차도 최근 들어 한국 화장품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특히 BB크림이나 마스크팩과 같이 기존 글로벌 브랜드들이 딱히 신경 쓰지 않았던 틈새시장을 공략한 결과, 스페인 소비자들은 한국 화장품을 참신하며 혁신적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 화장품의 현지 시장 진출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정도에 불과하지만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불가능해 보였던 일이 가능케 됐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현재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스페인 시장에 얼마나 자리를 잡았는지에 대해 진단해 보고,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어떠한 점이 필요한지 알아보도록 하자.


□ 한국 화장품, 어디까지 왔나?


한국 화장품의 현지 시장 진출은 기대 이상으로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일단 SKIN79가 2012년에 마드리드에 단독 매장을 오픈한 것을 필두로, 2015년에는 미샤가 바르셀로나에 단독 매장을 열었다. 또한, 스페인 최대 화장품 유통기업 중 하나로 전국에 약 131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세포라(Sephora)사가 2016년 초부터 한국 화장품 코너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국에 71개의 매장을 보유한 또 다른 화장품 유통업체인 프리모르(Primor)도 여러 국내 브랜드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와 같은 대도시는 물론 지방 소도시에서도 한국 화장품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거나 일부 취급하는 개인 사업자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들은 오프라인 매장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 운영도 병행하고 있고, 전국 곳곳의 소비자들이 한국 제품을 주문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스페인 소비자들은 한국 화장품의 어떠한 점에 매료되는 것일까?

현재 현지에서 한국 화장품을 취급 중인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과 인터뷰한 결과, 한국 제품을 찾는 스페인 소비자들은 우수한 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과 기존 브랜드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매료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제품의 효능 또한 우수해 한 번 한국 화장품을 써본 손님의 재방문율이 높으며, 한국 화장품을 접해 본 지인으로부터 입소문을 듣고 매장을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특히 스페인 소비자들은 K-뷰티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BB크림과 기능성 시트 마스크팩, 수분크림 등을 가장 많이 찾는다고 한다. BB크림의 경우 일반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인 파운데이션보다 가볍고, 잡티와 안색 개선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어 현지 소비자들의 호응도가 높다. 일회용이며 즉각적인 피부 개선 효과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트 마스크 팩과 수분크림, 현지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천연재료로 만든 여러 미용크림 등이 현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화장품 코너를 운영 중인 프리모르(위)와 세포라(아래)




자료원: KOTRA 마드리드 무역관


□ 현지 언론의 뜨거운 반응


한국 화장품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은 일부 소비자들의 입소문으로만 그치고 있는 건 아니다. 현지 주요 언론들도 앞다투어 한국 화장품이 스페인 시장에 상륙하고 있으며, 성공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분석하고 나섰다. 현지 주요 일간지 중 하나인 엘문도(El Mundo)는 2016년 8월 22일 '한국 화장품의 성공 비결은?'이라는 기사(기사원문보기)를 통해 한국 화장품의 강점을 ① 가격 대비 우수한 효과, ② 혁신적인 아이디어, ③ 눈에 띄는 참신한 외관 디자인(예: 과일 모양 케이스, 동물 모양 시트 마스크 등), ④ 우수한 품질, ⑤ 거대한 아시아 시장에서 큰 성과를 이룬 경험 등을 손꼽았다. 또 다른 유력 일간지인 엘파이스(El Pais)도 2016년 9월 20일 '한국 화장품의 새로운 열풍'이라는 기사(기사원문보기)를 통해 창의적인 패키지 디자인, 천연원료, 합리적인 가격 등을 한국 화장품이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 수 있었던 비결로 지목했다.


언론뿐만 아니라 SNS상에서도 한국 화장품을 주제로 한 콘텐츠가 늘고 있다. 한국 화장품의 주요 잠재 소비층인 젊은 여성들은 일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 화장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며, 한국 화장품을 주제로 한 유명 블로거나 유투버 등의 리뷰나 후기를 접하고 있다. 이러한 온라인 이슈화는 때때로 일반 언론 매체를 통한 정보 제공방식보다 더욱 파급력이 커, 한국 화장품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입소문 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다. 한 예로, 약 4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한 뷰티 전문 스페인 유튜버의 경우, 2016년 10월 23일 '한국 화장품 특집' 영상을 통해 자신이 경험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정보와 후기를 공유했고, 이는 2016년 12월 23일 기준 11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영상보기).


□ 시장 진출, 이제부터 시작이다


스페인 소비자들이 드디어 한국 화장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분명 우리 기업에는 희소식이지만 축배를 들기엔 아직 이르다. 냉정히 말해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아직 소수의 얼리어답터(Early Adopter)에 불과하며, 전체 소비시장 규모를 따져봤을 때 아직 한국 화장품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거나 회의적 또는 부정적인 편견을 갖고 있는 소비인구가 압도적으로 많다. 대부분의 현지 소비자들은 아시아에서 만들어진 화장품에 대해 익숙하거나 편하지 않기 때문에 조금 호기심이 생기더라도 괜히 사용했다가 자신의 피부를 망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고 있어 구매를 망설인다. 화장품은 가전제품이나 IT 기기와는 달리 피부미용이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아무리 겉모습이나 설명이 좋아보여도 브랜드 자체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선뜻 손이 잘 가지 않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또한, 화장품을 유럽시장에 판매하기 위해선 매우 까다롭고 복잡한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히 유럽시장 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화장품은 GMP(Cosmetic Good Manufacturing Practices)에 맞춰 ISO22716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는 소비자의 안전을 위한 국제 화장품 표준화 기준으로, 화장품 생산에 연관된 제조·유통업체들이 갖춰야 할 조건들이 명시돼 있다.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인증을 받기까지 최소 6개월 많게는 1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며, 상당히 부담스러운 비용도 감수해야 한다. 게다가 이러한 인증을 받은 업체는 출시 전 해당 제품을 유럽 화장품 신고포털(CPNP, Cosmetic Product Notification Portal)에 등록해야 한다. 현지에서 한국 화장품을 전문적으로 판매 중인 M사에 따르면, 제품 용기부터 화장품 원료 하나하나 유럽 기준에 부합해야 하므로 이를 인증하기 위해서는 관련 서류가 많게는 100여 개가 필요할 만큼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까다롭다고 한다. 제품을 등록하기 위해서도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등록 후에도 당국서 허가 승인을 받기까지 3~4개월이 소요될 만큼 진행 속도도 더디다고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우리 기업이 화장품을 단순히 수출한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현지 유통 파트너와 함께 적극 마케팅에 나서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화장품은 제품 그 자체를 판매한다기보다는 브랜드가 가진 어떠한 고유의 이미지를 판매한다는 특성을 갖고 있으므로,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개발하고 이를 널리 알리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가끔 일부 한국 화장품 제조업체들은 현지 유통업체가 인증 취득은 물론 마케팅까지 모두 해결해주기를 바라는데, 현지 유통업체는 이미 인증을 다 갖추고 있고 마케팅 비용이 적게 드는 한국의 소수의 유명 브랜드 제품만을 원해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더군다나 이미 한국 화장품을 취급 중인 현지 업체들도 나름대로 SNS나 현지 언론 매체 등을 통해 홍보를 하고 있지만, 유럽이나 북미산 화장품이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현지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는 역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마케팅 활동에 있어 한국 기업 측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내심 바라고 있다.


한국 화장품은 이제 운명의 기로에 서 있다. 앞으로 소비자들에게 더욱 사랑을 받아 현지 시장의 대세로 성장할 수도 있고, 반대로 조금씩 인기가 시들어져 비주류에 머물 수도 있다. 과거 1990년대에도 한국 홍삼이 스페인 건강식품 시장에서 반짝 인기를 누린 적이 있으나, 그 인기가 꾸준히 이어지지 않아 현재는 건강식품 매장에서 한국 홍삼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극도로 보수적인 유럽 화장품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지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서서, 현지 일반 소비자들이 신뢰하고 사랑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스페인 화장품시장을 뒤흔드는 5가지 트렌드



자료원: 현지 언론 및 KOTRA 마드리드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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